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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기루 님의 서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건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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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잠만보
작품등록일 :
2017.07.05 00:10
최근연재일 :
2017.08.02 17:5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01
추천수 :
12
글자수 :
33,706

작성
17.07.27 20:00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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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8화. 특별수사본부(#4)

DUMMY

"저는 원래 하던대로 할게요"



반장은 걱정스러운 듯 인상을 썼다



"이번 사건은 좀 큰 편인데 괜찮겠냐?"



"아시잖아요. 대신 후방지원은 많이 받을게요"



"맘대로 해라"



.

.

.

.

사실 처음에 성원이 서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이런 전례는 없었다.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는데 지원을 마다할 리 없었고, 그럴 권리도 없었다. 하지만 처음 온 성원이 선배형사들을 제치고 홀로 사건을 해결해나갈수록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루는 한사코 지원을 마다하는 성원에게 반장은 그 이유를 물었던 적이 있었다


"얌마, 너는 왜 그렇게 독고다이로 수사를 할려 하냐? 니 실력은 알겠는데 동료들은 뻘로 있는게 아냐. 귀찮다 해도 같이 수사해가면서 노하우도 알려주고 리더쉽도 키우는거지"


벌써 성원을 차기반장으로 찍어 놓은 반장은 성원이 수사실력과는 별개로 동료들을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추길 바랬었다


성원은 반장의 말을 듣고 뜬금없이 질문을 하나 했다


"반장님은 왜 경찰이 되셨어요?"


"뭐야 내가 먼저 물어보니까 자식이.... 처음엔 먹고 살려고 했지 임마. 근데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세상엔 너무 나쁜놈들이 많더라. 그래서 적당히 할 수가 없어. 피해자들이나 유가족들을 보면 쉬면서도 사건 생각이 난단 말이지... 지금은 내가 죽기 전까지 한 놈이라도 더 잡고 갈려고 한다 왜"


"하하하하"


"왜 웃어? 상사가 우습냐? 진지하게 말을 해줘도 자식이.."


성원은 미묘한 표정으로 웃다 점차 쓸쓸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반장님은 깨끗하시네요"


"당연하지, 임마 내가 하루에 두번 이상은 씻어.... 아니 근데 이놈이 왜 이렇게 동문서답을 해"


"반장님.. 저는 경찰 오래 안할겁니다"


장난 그만치라고 혼내려던 반장은 성원의 진지한 얼굴에 말을 아꼈다


"제가 경찰에 들어온 이유는요... 사건 하나 때문입니다. 그 사건만 해결되면 저는 미련없이 그만 둘 생각입니다.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정이 들어버리면 떠나기 힘들것 같아서요.. 그리고 이상하게 제 곁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다치거나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까지 혼자 수사했었습니다. 마음이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장난스러운 모습이 아닌 이렇게 진지한 성원의 태도를 처음 본 반장은 마음이 복잡했지만 그 이상 성원에게 묻지 않기로 했다


"흠.... 그럼 죄송해야지 임마. 내가 얼마나 불편했는데. 원래 최소 3명이상은 있어야 수사진행이 가능한건 알지? 아주 다른 애들 이름 끼워넣느라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다. 뭐 개들은 가만히 있다가 포상받으니 좋아는 했다만"


헛기침을 하며 짜증스럽게 말을 하는 반장이었지만 성원은 어째선지 그런 반장에게 더욱 미안하고도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이제부터는 최소 3명이상은 같이 하겠습니다. 자료수집이나 넘버링같은 후방지원은 많아도 상관없습니다. 저 때문에 더이상 반장님에게 폐를 끼칠 순 없으니까요"


"내 생각해주는 척 하지 말고 그게 원칙이야 임마"


성원은 말을 마치고 돌아가는 반장에게 웃으며 자리에서 한마디 덧붙였다


"대신 나머지 2명은 제가 고를겁니다. 그리고 반장은 절대 안 할거에요. 전 반장님처럼 대머리는 되기 싫거든요"


"저런 망아지같은 놈. 쯧쯧"


혀를 차며 자리로 돌아가는 반장의 얼굴에도 성원의 작은 성의에 탐탁치 않지만 엷은 미소가 걸려져 있었다

.

.

.

.



회의가 끝난 후 긴 타원형테이블에는 '세가구 연쇄살인사건 특별수사본부' 라는 명패가 세워져 있었고 자리엔 혜린과 진화, 성원이 앉아있었다


"진짜 우리로만 되겠어? 이번 사건은 조금 힘들어보이던데"


혜린이 걱정스레 말했다


"걱정마 걱정마. 이 내가 누구냐? 이제껏 해결 못한 사건이 없는 김성원이라 이거야. 나한테 사건이 맡겨진 순간 이미 해결됐다고 봐야지. 핫핫핫!"


"옳소! 옳소!"


성원과 진화는 콩트를 하듯 주고 받으며 말했다. 혜린은 어째서인지 홀로 걱정해줬던

것이 열받았지만, 사건해결에 팀원과의 불화만큼 지장을 주는것이 없으니 한번 참기로 했다


"그래서 어떡할건데. 진화씨는 데스크 맡으실거고, 나는 평소처럼 하고?"


"음...하긴 그러는게 평소보다 수사 자체는 낫겠구만. 사실 데스크하면서 현장까지 조사하는게 워낙 힘들어야지"


"그러니까 누가 혼자 다 떠맡으래? 남들 10명정도 모여서 하는걸 자기가 다 혼자 할수 있다고 박박 우기니까 그렇지"



계속 웃으며 호응만하던 진화는 자기(?)라는 말에 아웅다웅 싸우고 있는 두사람에게 조금 수줍은 얼굴로 물었다


"저기... 근데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요.."


"뭔데요? 이제부터 팀이니까 편하게 말해요"


혜린은 성원의 목을 한손으로 잡으며 대답했다


"저... 혹시.... 두분은 사귀는 사이에요?"



갑작스런 질문에 혜린은 성원의 목에서 황급히 손을 때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예??? 아뇨 무슨 아직 저는 그런 마음 하나도 없거든요. 그냥 불쌍해서 같이 있어주는거에요? 아직 진화씨가 잘 모르나 본데..."


횡설수설하며 진화에게 설명하는 혜린을 보며 성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진화야. 너가 남자라면 혜린이랑 사귀겠냐? 나 정도 되니까 혜린이 옆에서 다 받아주는거야. 저 성질머리 감당하다가 내가 열반에 다 들겠다"


"뭐라고?? 저...저.."


많이 당황한듯 혜린은 갑자기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급히 자리를 떴다. 그런 두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던 진화는 눈치채지 못하게 미소를 띄며 성원에게 말했다


"그럼.. 기회는 있는거네요?"


"뭐가?"


대답하지 않은채 웃기만 하는 진화에게 성원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데스크는 너가 감당할 수 있단 말이지? 위에서도 많이 빡셌겠지만 내 쪽이 더 힘들수도 있어. 내 성향상 현장지원은 거의 안받는 편이라 말이야"


미안하다는듯 성원은 진화에게 말했다


"대신 후방지원은 든든히 부탁해놨으니 단순한 자료나 증거목록들은 다른 형사들한테 도움받도록 해. 조금 미안하네, 내가 이래서"


"헤헤, 괜찮아요. 애초에 힘들거란거 알고 지원했는걸요. 그래도 오빠랑 같이 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네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래도 서 안에서는 왠만하면 오빠라고 부르는 것보단 팀장님이나 이름으로 부르는게 낫겠어. 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 편이 수사하는데 더 도움될 것 같아"


단호한 성원의 말에 진화는 살짝 움찔했지만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팀장님!"


"좋아. 그럼 오늘 밤부터 바로 현장들어간다!"

.

.

.

.



같은 시각 서 내의 여자 화장실안.

아까부터 거울앞에 서 있는 혜린은 얼굴이 빨개진 채 똑같은 말을 웅얼거리고 있었다.




'싫다곤 안했어.. 싫다곤 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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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처음 쓰는 글이다 보니 아직 미숙한 것이 많습니다. 17.07.27 49 0 -
10 10화. 현장수사(#2) 17.08.02 16 0 9쪽
9 9화. 현장수사(#1) 17.08.01 19 0 7쪽
» 8화. 특별수사본부(#4) 17.07.27 22 0 7쪽
7 7화. 특별수사본부(#3) 17.07.26 38 0 8쪽
6 6화. 특별수사본부(#2) 17.07.25 36 0 7쪽
5 5화. 특별수사본부(#1) 17.07.21 38 1 9쪽
4 4화. 김형사(#2) 17.07.18 58 2 7쪽
3 3화. 김형사(#1) 17.07.14 55 3 8쪽
2 2화. 그 사건(#2) 17.07.06 77 3 7쪽
1 1화. 그 사건(#1) 17.07.05 14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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