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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망자의 루데나 이야기

루데나 연대기 붉은 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바다망자
작품등록일 :
2014.04.22 13:46
최근연재일 :
2014.07.11 16:56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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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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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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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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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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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2)

Saga of Ludena




DUMMY

한 스미스는 아스트라이아 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여정의 문 앞에 서서 그것을 가만히 주시하고 있었다. 과거 미스테르리안 제국이 힘을 잃고, 아스트란 왕국이 마법사 협회와의 공식적인 대립을 선언했을 때, 아스트란 왕국에 있던 모든 여정의 문들은 파괴되었다. 허나 제국이 힘을 잃고 몰락한지 오래되었지만, 아스트라이아 성과 미스테르리안 성을 이어주는 여정의 문은 유일하게 남아있었다. 아스트란 왕국이 미스테르리안 성을 수호한다는 증명으로서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파괴되진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작동은 하는지, 이미 30명의 태양기사들이 이 문을 통해 미스테르리안 성으로 떠났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탓인지, 30명이 통과하고 난 뒤 여정의 문은 갑작스럽게 힘을 잃어버렸다. 미스테르리안 성에는 그림자 기사들이 있긴 하겠지만, 태양의 기사들이라면 문이 다시 열릴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한은 사실 이렌디아의 봉인 따윈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법사들이 그 사건을 빌미로 미스테르리안 성에 들어선다면, 그 성에 있는 여정의 문을 통해 아스트라이아 성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 왕에게는 가장 큰 걱정거리일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한은 이 문을 다시 작동시키기 위해 불려 나온 왕실 마법사들에게 다가갔다.


"여정의 문이 다시 열리는데 얼마나 걸리겠는가?"


그의 질문에 마법사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희는 그저 마법부여를 전문으로 하는 마법사들입니다. 기사단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저희 능력으로는 내일 아침이나 되어야 문이 열릴 겁니다."


한은 한숨을 쉬었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기에 더 이상 닦달할 수는 없었다. 아스트란 왕국에서는 마법부여사 들을 제외한 그 어떤 마법사들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마법의 사용은 왕국 내에선 현장에서 처형이 가능한 정도의 중죄이기에,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마법사들조차도 아스트란 왕국과 그 주변국을 오는 것은 상당히 꺼리는 편이었다.


한은 어제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생각들이 다시 떠올라 인상을 찌푸렸다. 월리엄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가 가져온 펜던트는 진짜였다. 그리고 그 붉은 빛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한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문득, 한은 월리엄이 자신을 불러내 이렌디아의 예언 이야기를 한 것이 기억났다. 붉은 달의 예언과 붉은 달의 힘을 가진 자의 탄생에 관한 생각이 떠오르자 한은 점점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흥! 서부인 마법사 첩자 따위는 온 루데나에 널려있다고. 아스트란 왕국을 제외하곤 말이야. 옛날엔 '진실의 눈'들이 많이 돌아다녔지만 말일세.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냐. 그 위협은 우리 내부에 존재한단 말일세.'


월리엄이 그에게 한 말이 기억나자 한의 불안감은 확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 조금 야비한 인상을 가진 자가 한에게 다가왔다. 그의 부관인 테시우스였다.


"기사단장님. 단장님의 명령에 따라 비밀리에 월리엄 라이누스의 동태를 조사해보기 위해 떠났던 5명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을 두고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한은 그 말을 듣자마자 무언가 결심한 듯 태양의 기사들을 불러 모았다. 모인 기사들 앞에 서 한은 말했다.


"태양의 기사들이여. 미스테르리안 성으로 가는 임무는 잊는다. 우린 아스트라이아 성으로 돌아간다!"


기사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투구에 가려진 그들의 얼굴엔 당황한 표정이 서렸으리라 그는 생각했다. 기사단장이 왕의 명령을 거부하라 지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관 테시우스는 놀라 한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우리가 아스트라이아 성으로 돌아가게 되면 왕에 대한 반역죄가 적용됩니다! 기사단장님!"


테시우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은 태양의 기사들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무언가 큰 음모가 우리를 이곳으로 보냈다. 우린 당장 돌아가야 한다!"


한이 말을 마치고 뒤로 돌아선 순간, 그는 테시우스가 자신을 향해 무언가를 휘두르는 것을 보았다. 둔탁한 것에 머리를 맞은 고통과 함께 한은 정신을 잃었다.


앞줄에 서있던 기사들은 테시우스의 행동을 보고 그를 제압하려 했다. 하지만, 뒤에서 다른 기사들이 휘두르는 검에 그들은 맥없이 쓰러졌다.


테시우스는 혀를 차며 말했다.


"빌어먹을. 아무래도 눈치 챈 모양이군. 기사단장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묶어 놔라. 아직 이자는 이용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나는 라이누스님께 보고하러 가겠다. 어차피 태양의 기사들이 30명이나 저 편으로 사라졌으니, 우리 임무는 성공이라 봐도 될 것 같군."


테시우스는 말을 타고 어딘가로 떠났다. 그의 명령에 남은 기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몇 명은 놀라 도망치려 하는 왕실 마법사들의 등에 석궁을 겨눠 화살을 박아 넣었고, 몇 명은 죽은 동료들의 시체를 옮겼고, 다른 몇 명은 한 스미스를 들어 업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

아스트라이아 성은 태양의 기사들이 출전할 때와는 다르게, 어두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갑자기 낀 먹구름 때문이기도 했지만, 검은 갑옷을 입은 전사들 백 명 정도가 왕궁을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 앞에는 월리엄 라이누스가 있었다. 성에는 수많은 경비병들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막지 않았다.


어느 새 왕궁 앞까지 도달한 전사들은 그들을 가로막는 왕실 경비대와 맞닥뜨렸다.


왕실 경비대장이 앞으로 나와 월리엄 라이누스에게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지만, 차갑게 웃는 라이누스의 손짓 한 번에 경비대장과 경비대들은 화살 세례를 받았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기에 경비대들은 손써볼 틈도 없이 쓰러져나갔다.


라이누스와 그의 전사들은 왕궁으로 들어섰다. 왕궁에는 다른 경비대들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새, 왕좌가 있는 알현실 앞까지 도달한 그들은 알현실의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라울 왕과 열 명 남짓한 태양의 기사들이 있었다.


라울 이몰레인은 라이누스와 그의 전사들을 보더니 분노하여 소리쳤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신성한 태양의 궁에 군대를 이끌고 들어오다니! 라이누스. 대체 뭐 하는 짓인가!"


라울 왕의 분노에 라이누스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태양의 궁? 예전까지는 그랬지요. 하지만 오늘 전 이 곳에 진정한 태양으로서 서기 위해 왔습니다. 이몰레인 왕. 아니, 저주받은 태양이여."


그의 대답에 태양의 기사들은 검을 빼어 들고 라이누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라이누스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들에게 외쳤다.


"그들은 태양을 섬기는 자들이 아닌가? 저기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저 자가 그대들의 진정한 태양이라고 생각하는가? 저 자는 거짓된 태양이다! 그리고 내가 여기 그 증거를 가지고 왔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라이누스는 초승달 펜던트를 꺼내 들었다. 그 너무나도 강렬하게 빛나는 붉은색에 태양의 기사들이 잠시 주춤거리자, 라이누스의 전사들이 달려들었다. 비록 태양의 기사들이 아스트란 왕국의 최정예 전사들이긴 했지만, 수적으로 너무 열세였던 그들은 금세 제압당했다.


라이누스는 제압당한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전사들에게 지시했다. 그리고선 펜던트를 든 손을 높이 추켜올린 채 말했다.


"이 펜던트는 이렌디아 여신의 힘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저주받은 붉은 달, 엘리리카의 아가씨의 힘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잘 보아라! 이 빛이 얼마나 강렬하게 빛나는지! 그 저주받은 피가 얼마나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었는지를!"


그리고선 라이누스는 펜던트를 라울 왕을 향해 던졌다. 펜던트의 붉은 빛에 왕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선 그의 검을 꺼내 들었다.


"월리엄 라이누스! 네놈이 감히 아스트란의 태양인 나 라울 이몰레인을 저주받은 달이라 모욕하느냐! 아스트란 왕국을 지금껏 이끌어왔던 내가 어찌 붉은 달의 피를 가졌단 말이냐!"


라울 왕의 분노에 찬 말에 라이누스는 검지로 땅에 떨어진 펜던트를 가리켰다. 그것이 증거라고 말하는 듯.


라이누스는 다시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미 그대의 신하들과 전사들은 당신이 붉은 달의 피를 가졌다 하며 당신을 섬기길 거부하고 있소. 이렌디아 여신을 섬기는 사제의 유물이 그대가 붉은 달의 피를 가졌다 증명하고 있는데 어찌 부인하고 있는가! 거짓된 태양이여!"


라이누스도 자신의 검을 빼든 채, 라울 왕을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당신도 아스트란 왕국의 전사지. 비록 저주받은 달의 피를 가졌지만 말이오. 그러니 당신에게 명예를 지킬 기회를 주겠소. 검을 드시오!"


라이누스는 말을 마친 뒤 주변을 둘러보며 전사들에게 크게 외쳤다.


"너희들도 잘 보아라! 거짓된 태양의 최후를! 진정한 아스트란 왕국의 태양은 나 월리엄 라이누스란 것을!"


둘은 서로에게 달려들었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알현실에 울려 퍼졌다.




Red Moon


작가의말

다시 목요일이네요.

배를 언제 다시 타게 될련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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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하) (1) 14.07.11 242 0 10쪽
18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3) 14.06.10 208 0 9쪽
17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2) 14.06.05 194 1 13쪽
16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1) 14.06.02 198 1 6쪽
15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4) 14.05.29 160 1 8쪽
14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3) 14.05.26 205 0 10쪽
»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2) 14.05.22 172 0 10쪽
12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1) 14.05.19 181 3 10쪽
11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4장 : 여신의 의지(2) 14.05.15 160 0 13쪽
10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4장 : 여신의 의지(1) 14.05.12 246 1 10쪽
9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3) 14.05.08 91 1 8쪽
8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2) 14.05.05 417 1 9쪽
7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1) 14.05.01 159 1 11쪽
6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3) 14.04.28 246 1 11쪽
5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2) 14.04.24 263 2 13쪽
4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1) 14.04.22 186 3 11쪽
3 1막(붉은 달의 아이들) 1장 : 모든 것의 시작(2) +2 14.04.22 298 3 8쪽
2 1막(붉은 달의 아이들) 1장 : 모든 것의 시작(1) +2 14.04.22 275 5 4쪽
1 프롤로그 +2 14.04.22 290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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