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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망자의 루데나 이야기

루데나 연대기 붉은 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바다망자
작품등록일 :
2014.04.22 13:46
최근연재일 :
2014.07.11 16:56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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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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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8,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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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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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3)

Saga of Ludena




DUMMY

“이젠 술도 대충 깬 것 같고, 진지하게 이야기할게.”


빅토리아와 알리스타는 서로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녀의 숙소로 들어올 때 까지는 그 어떤 위협도 없었다. 알리스타는 자신이 느꼈던 그 살기가 잘못 느낀 것 이길 바라며 빅토리아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로 했다.


“일단, 이렌디아 아가씨의 힘이 왜 우리 같은 필멸의 생명에게 부여되었는지는 대충 알아?”


빅토리아는 알리스타에게 질문을 던진 뒤 그녀 앞에 있는 컵의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뭐, 선과 악의 싸움을 종결 짓고자 이렌디아 여신이 만들어낸 일종의 ‘구세주’ 같은 존재 아닌가? 내가 알고 있는 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정도야. 자세한 건 조사를 안 해봐서 모르겠군.”


알리스타의 무성의한 대답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는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렌디아 아가씨는 그런 이유로 생명체들에게 막대한 루나의 힘을 줄 정도로 어리석진 않아. 이 세계의 루나의 흐름을 관리하는 여신이라면 아마 더 엄청난 이유가 있었겠지. 물론 나도 이유를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예언에 의하면 이렌디아의 힘을 가진 아이가 결국에는 선과 악의 전쟁을 일으킨다고 하잖아? 대체 왜일까? 그 이유는 간단해. 이렌디아 아가씨는 그 어떤 편도 들지 않는 중도의 입장을 가진 여신이기 때문이야. 과거 미스테르리안의 반역 이후로 봉인되기 전에 폴라리스의 편을 들지 않고 분쟁에 개입하지 않았던 신은 이렌디아뿐이야. 루데나의 루나에 자신의 사념이 들어가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컵에 있는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알리스타. 붉은 달의 아이는 이 루데나에 오직 한 명이어야 해. 한 명이어야만 선과 악, 이 둘 중 어느 것이 승리할지 모르는 전쟁을 일으키고, 루데나에 구원, 혹은 절망을 가져오게 되어있어. 그런데 만약에, 두 명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 이 이야기는 사실 잘 알려진 이야기는 아니긴 한데…….”


알리스타는 빅토리아의 말을 잠시 끊고 끼어들었다.


“잠깐! 붉은 달의 아이가 두 명이라고?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붉은 달의 아이는 오직 한 명만 태어나는 거 아니었어? 전설에 의하면 이렌디아 여신이 봉인되기 전 물려준 힘을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오직 단 한 명…….”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알리스타의 말을 빅토리아가 다시 끊은 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만약 두 명이라면, 둘 중의 하나는, 세계를 집어 삼키게 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를 부수게 될 거야. 이 예언에 의하면 루데나에 찾아오는 건 오직 절망뿐이 아닌가 싶기도 해.”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둘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먼저 깬 쪽은 알리스타였다.


“넌 그럼 지금 붉은 달의 아이가 두 명이 태어났다고 하는 거야? 너라면 알 수 있잖아? 그게 정말이야?”


알리스타의 질문에 빅토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도 확신을 할 순 없어. 정말로 붉은 달의 아이가 두 명인지는.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해. 루데나 서부, 특히 이 카이제르스에서 가까운 어딘가에서 분명히 강한 루나의 기운을 느꼈어. 다만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나면 루데나의 동부에서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야.”


빅토리아에 말에 알리스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서부에 한 명, 동부에 한 명이 더 있다는 이야기인데, 루데나의 동부는 아스트란 왕국의 영역이다. 아스트란 왕국의 영역에서는 루나의 흐름을 인간이 멋대로 손대는 것이 금기시되는, 즉 마법 반대주의자들의 영역이다. 그런 곳에 이렌디아 여신이 엄청난 루나의 힘을 가진 아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인가? 그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두 명이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분명히 서부 아니면 동부야. 그런데 동부 쪽에서 느낀 루나의 기운은 무언가 많이 슬펐어. 마치 이렌디아 아가씨가 울고 있는 듯한…….”


빅토리아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가 마치 이렌디아 여신의 감정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알리스타는 팔짱을 낀 채로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정말 이 루데나에는 두 명의 붉은 달의 힘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예언은 두 명 모두 루데나에 큰 피해를 주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판이다. 대체 이 상황이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은 붉은 달의 아이가 세상을 구할 존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빅토리아의 말에 의하면 그 존재 자체는 선이 될 지, 악이 될지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알리스타는 빅토리아에게 다른 질문을 하려 빅토리아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는 빅토리아가 등지고 있는 창문 밖 건물 지붕에 누군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찰나의 순간에, 그 검은 그림자가 석궁을 들고 빅토리아의 등을 노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알리스타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피해! 어서!”


하지만 석궁의 화살은 카이제르스의 밤공기를 가르며 알리스타의 돌발행동에 당혹스러워 하던 빅토리아의 등에 정확히 명중했다. 빅토리아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쓰러졌고, 그녀가 쓰러진 것을 본 알리스타는 그녀를 쏜 범인에게 분노를 담아 ‘마법 미사일’을 날려 보냈다. 운 좋게도 범인은 도망가기 전에 ‘마법 미사일’에 피격 당해 힘을 잃어 지붕에서 굴러 떨어졌고 알리스타는 크게 소리를 질러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뒤 바로 범인을 찾기 위해 ‘점멸’을 시전 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리스타는 골목에서 자신의 ‘마법 미사일’을 맞고 쓰러진 범인을 찾아냈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는지 꿈틀대고 있는 범인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 알리스타는 그를 들어 올려 벽에 밀친 뒤 소리쳤다.


“이 개자식! 대체 넌 누구냐!”


알리스타의 분노 섞인 목소리를 들은 범인은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하게 웃었다.


“당신이 누구건 간에, 이미 돌아간 운명의 수레바퀴를 다시 되돌릴 순 없어. 모든 것이 루나의 흐름대로 이루어진 일이지.”


알리스타는 그의 대답에 더욱 분노하여 그의 얼굴에 주먹질을 한 뒤 다시 소리쳤다.


“대체 누가 사주한 일이지? 네놈 뒤에는 누가 있는 거냐!”


그러자 그는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들었다. 들린 손 위에는 하늘을 수놓은 별과 밝게 빛나는 달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의 손이 축 떨어졌다. 숨이 끊어진 것이다.


알리스타는 그를 붙잡은 손을 놓고 하늘을 다시 바라보았다. 푸른빛이 비치는 도시 위의 하늘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 하늘에 떠오른 것은 엘리리카, 붉은 색의 달이었다.


알리스타는 다시 빅토리아에게 돌아갔다. 아직 그녀는 살아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상태는 전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알리스타는 빅토리아의 머리를 안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비키. 괜찮아?”


그녀의 표정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리스타를 보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죽겠어. 나 죽는 거지?”


알리스타는 그녀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봐! 이 녀석 괜찮은 거지? 어? 상태는 어때?”


알리스타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마법사 협회의 경비원에게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곤란합니다. 화살에 남부 지역에서만 나는 독초의 독이 묻어 있었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알리스타는 그의 멱살을 부여잡고 그를 노려보았다.


“지금 네가 할 말이냐! 이 카이제르스에서 이렌디아 여신의 사제가 암살당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말에는 강한 분노가 실려 있었고, 경비원은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리스타 역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알리. 그만해. 아무래도 이렌디아 아가씨가 정해준 운명은 여기까진가 봐…….”


빅토리아가 알리스타의 옷단을 잡고선 말했다. 알리스타는 경비원에게서 손을 놓은 뒤 무릎을 꿇고 빅토리아에게 말했다.


“젠장! 내 잘못이야. 너를 여기로 오라고 하는 게 아니었어! 협회에서 너를 불러줄 수 있냐고 했을 때 안 된다고 말을 했어야 했어!”


알리스타는 자책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빅토리아는 아무런 말도 없이 알리스타의 무릎에 손을 올려놓았다.


“네 잘못이 아냐. 알리. 내 부주의 탓이지 뭐…….”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려 했으나 그녀의 몸에 퍼진 독의 고통으로 인해 미소는 금세 일그러졌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자신이 가진 마지막 힘을 짜내었다.


‘알리스타. 내 말 들려?’


알리스타는 빅토리아가 자신에게 ‘속삭임’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가진 생명 루나는 간신히 생명이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속삭임’ 마법을 사용하여 그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보아 그녀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할 것이라고 그는 느꼈다.


‘알리. 루데나에 태어난 붉은 달의 아이는 분명히 서부 어딘가에 있어. 반드시 그 아이를 찾아서 마법사 협회에서 그 아이를 관리해줘. 그 아이가 루데나를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그 아이를 도와줘. 그리고 아스트란 왕국을 조심해. 그 곳에서 느낀 기운은. 분명히 보통 기운이 아니야. 그리고.......’


빅토리아의 속삭임은 도중에 멈췄다. 그 순간 알리스타는 그녀에게서 루나의 흐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을, 즉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이렌디아의 마지막 사제인 빅토리아 클레멘타인은 카이제르스에서 정체 모를 누군가에게 암살당했고, 알리스타의 분노와 슬픔이 섞인 외침만이 방을 뒤덮었다.


그날따라 떠오른 루데나의 달은 유난히도 붉었다. 마치 빅토리아의 피를 머금은 듯 선홍빛으로…….


마치 붉은 달, 엘리리카가 떠오를 때마다 온 세상의 모든 종족이 그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붉은 달의 힘을 가진 자들은 온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의 탄생은 역사가들에 의해 기록될 것이며, 그의 행적은 그와 그 주변인들의 운명을 뒤바꿀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게 될지는, 그도, 그들 주변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붉은 달의 예언




Red Moon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이 글이 올라갈 때 쯤이면 아마 전 일본에 있을 것 같군요. ㅎㅎ;

여자친구랑 만나기로 해서 일본 여행을 가있습니다.

문피아는 글 예약 올리기가 쉽게 가능해서 참 좋은거 같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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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1) 14.06.02 198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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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3) 14.05.26 205 0 10쪽
13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2) 14.05.22 172 0 10쪽
12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1) 14.05.19 18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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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3) 14.05.08 91 1 8쪽
8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2) 14.05.05 417 1 9쪽
7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1) 14.05.01 159 1 11쪽
»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3) 14.04.28 247 1 11쪽
5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2) 14.04.24 263 2 13쪽
4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1) 14.04.22 186 3 11쪽
3 1막(붉은 달의 아이들) 1장 : 모든 것의 시작(2) +2 14.04.22 298 3 8쪽
2 1막(붉은 달의 아이들) 1장 : 모든 것의 시작(1) +2 14.04.22 275 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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