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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679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8.23 08:01
조회
347
추천
9
글자
12쪽

나비효과

DUMMY

“···.”


“···으음..”


“하..하하..”


테이블 하나를 두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막달레나와 정원사들.

그들 사이에 흐르는 냉랭한 기류에 크로우는 어색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크로우로부터 대략적인 설명을 듣긴 했지만, 여전히 막달레나에 대해선 이래 저래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녀의 손에 한번 죽은 데다가 좋아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어야 했던 아샤트리아는 물론이고.

일전의 전투로 인해서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입은 정원사들까지


일단 크로우의 언니이고, 아울러 그녀가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영 찝찝한 부분이 가시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후.. 일단.. 이전의 일에 대해선 사과하도록 할게. 어쨌든 내 실수로 인해서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이 사실이니까.”


“그렇게 사과를 하고 싶으면 당장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아테나..”


“···알겠습니다. 그 사과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크로우의 말에 여전히 불편한 기운을 내뿜으면서도 일단은 사과를 받아들이는 아테나.

그녀를 필두로 다른 이들 역시 앞으로 이 일에 대해선 이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고마워. 그럼···얼추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난 이만 일어나도록 할까?


“응 벌써 돌아가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조금 더 있다가 가는 게..”


“나도 그러고 싶긴 한데.. 일이 조금 심하게 밀려있어서 말이야.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적당히 둘러대는 것도 해야 하고..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다시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줘.”


막달레나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고, 이에 크로우 역시 안타까움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누나.”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막달레나와 크로우.

이어서 다른 정원사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막달레나는 이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대로 크로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웃!”


“저..”


“큭···”


그대로 크로우의 몸을 끌어 안아주는 막달레나.

이를 본 정원사들의 얼굴에는 경악과 더불어 미묘한 살기가 떠오르기 시작했으나, 막달레아는 이에 대해서 1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 정말로.. 이렇게 내가 있는 곳에 와 주어서..”


“고맙긴.. 나야 말로 미안해. 누나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버렸어..’


그리고, 그런 막달레나의 태도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반응해주는 크로우의 모습.

이에 정원사들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막달레나에 대한 감정을 무럭무럭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큭.. 주군의 명만 아니었어도..’


‘저 재수없는 아줌마가 감히 우리 앞에서 파파를···’


‘진작부터 알아 봤지만 정말로 귀찮은 존재로군.. 내가 의욕을 내서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로..’


‘본래부터 마음에 안 들었지만 역시 저 여자는 우리와 상종할 수 없는 운명이겠군요..’


‘개인적인 원한은 이미 충분하지만 이것으로 저 여자를 적대할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습니다.’


‘죽인다··· 내 저 년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인다..’


그렇게 남매간의 따스한 우애를 나누는 막달레나의 행위는 본의 아니게 크로우에게 골치 아픈 숙제를 한아름 안겨주게 되었다.


*


성도 롬.

대륙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교회 세력의 중심부이자. 과거 대 제국의 심장이었던 장소.


그리고, 이곳의 대외적인 수장이자 대륙의 정세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존재인 교황은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화려한 성당의 복도를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성녀님께서는 아직까지 돌아오시지 않으셨다고?”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출현한 마법사들은 제법 강적이라고 하던데.. 어쩌면 지금까지도 전투를 진행하고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약간의 걱정이 담겨 있는 주교들의 말.

그러나, 이를 들으면서도 교황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으음.. 하지만 그분의 사전에 강적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사실부터 난 믿을 수 없네. 그분의 힘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나로선..”


비록 근래 들어선 사소한 권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관계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교황은 여전히 그녀에 대해서 존경심과 경외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어렸던 시절, 단신으로 마법사들을 쓸어버리는 그녀의 압도적인 위용을 그의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한 명조차 상대하기 힘든 천사를 수천.. 혹은 그 이상으로 부리시는 분이다. 그런 분에게 대적할 수 있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어. 오직 삼라만상을 창조한 신 만이 가능한 부분이다.’


더군다나 그녀는 그 신에게 조차도 인정을 받은 존재, 그녀의 절대적인 강함에 대해서 교황은 완전한 확신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식이 없으시다는 것은 역시 묘한 부분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역시 무슨 일이 있는 것은..”


“말씀 중에 죄송한 말이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헉!”


그 순간, 주교의 뒤쪽에서 들리는 목소리.

이에 주교의 얼굴에는 한 순간 당혹감과 더불어 약간의 공포가 깃들었다.

아울러 교황 역시 조금 놀라긴 했으나 그의 얼굴에는 그럴 줄 알았다는 약간의 평온함이 감돌고 있는 중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마리아 막달레나 아나스타님.”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교황, 이에 맞춰서 막달레나 역시 예의의 표시로 고개를 숙였다.

원칙상 교회의 정신적 지주이자, 실질적인 창시자인 막달레나의 서열이 더 높긴 했지만 대외적인 지도자이자 그녀와 동등한 권한을 지니고 있는 교황에게는 그녀 역시 존중의 의사를 나타내고 있었다.


“안 그래도 조금 늦으셔서 이에 대해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일은 잘 끝내고 오셨는지요?”


“그럭저럭 이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는 대단한 녀석들 이었지만 그래 봤자 마법사의 한계는 명확한 법이지요, 진정한 신의 힘 앞에서 그들의 일그러진 능력은 아무 쓸모가 없으니까요.”


“과연 그렇겠지요. 그런 점에서 여전히 미숙한 성기사들의 자질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막달레나의 교육 아래 신의 능력인 오오라의 사용법을 익히고 있는 존재인 성기사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아직 막달레나의 능력에 발끝에라도 닿는 자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들을 나무랄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최근 교육 방식이 개선되면서 제법 괜찮은 기량을 지닌 이들이 나오고 있으니 곧 성과가 보이겠지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교황.

이에 대해서 막달레나는 약간 어조를 바꾸어, 안타까움이 담겨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건 그렇고.. 여전히 생각을 바꾸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비록 제가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권한을 넘겨드리긴 했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 그 수는 그다지 좋지 않아 보입니다만.”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의 뜻은 변함이 없습니다. 주님의 위대한 제국이 언제까지 세속적인 권력에 좌우되는 것을 그냥 방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후···”


교황의 완고한 의사표시에 막달레나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유능하고 의욕도 많은 인물이긴 했지만, 전임자들에 비해서 자기 고집이 강하며 권력에 대한 욕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교황.


그가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지에 대해서 대강 알고 있는 막달레나의 입장에선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부모 말을 안 듣는 자식을 보는 입장이란 이런 걸 말하는 것이겠지..’


그렇게, 다시 한번 교황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막달레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 그러시다만.. 뜻대로 하십시오. 단, 일이 잘못 되었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감당하셔야 할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니.”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한 뒤, 막달레나와 교황은 자신이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벌인 가벼운 신경전 이었지만, 이것이 가져올 결과를 고려하면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막달레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안타까운 기분을 느끼며 막달레나는 대성당 내부를 걷기 시작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막달레나님.”


“성녀님을 뵙습니다. 주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그녀가 누군가를 마주칠 때마다 들리는 무수한 인사들.

그 중에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기도를 올리거나 심지어는 눈물을 글썽이는 자들까지 있었다.


교회의 창시자이자, 구세주가 친히 선택한 인류의 보호자.

성서에서 까지 이름이 언급되는 그녀를 직접 본 것은 독실한 신앙을 지닌 이들에게 있어선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익숙하게 받아 들이면서, 그때마다 막달레나는 자비로운 미소를 담아 답변을 해주었다.


귀찮거나 피곤한 기색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상처 입은 어린양들을 하나하나 돌보는 목자와 같이 은혜와 자비심이 넘치는 모습.


그렇게 마지막 한 사람에게 까지 자애로운 미소를 남겨준 뒤, 막달레나는 드디어 그녀의 개인실 안에 들어와 문을 닫았다.


“하아..”


그 직후 무거운 한숨을 내쉬는 막달레나.

그러나, 이는 성녀로서의 역할에 대한 피로로 인한 것도 앞날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도 아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까지 억지로 눌러 참아 왔던 감정으로 인해서였다.

그것은 바로..


“예에에에에!!!!”


방금 전의 신중한 정치가의 모습과 자애로운 성녀의 모습을 한번에 날려버리는 요란한 환호성.


지금 그녀는 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녀의 모습을 보고 들을 수 없는 것이 확실한 이 공간 안에서 허공에 주먹질을 하면서 정신 없이 날뛰면서 마음껏 기쁨을 발산하고 있었다.


“요셉이를 찾았어! 예정보다 천 년이나 빨리 내 동생을 찾아냈어! 그것도 평행 세계의 뭔가가 아니라 진짜로 퓨어한 내 동생 한요셉이야!”


어린아이 마냥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아나스타는 여과 없이 감정을 펑펑 터뜨리고 있는 중이었다.


몇 번을 다시 생각해도 너무나도 기쁘기 그지없는..

천 년을 살아온 그녀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하늘의 선물.


그 사실에 대해서 막달레나는 대략 한 시간 동안 누구보다도 솔직하게 기쁨을 발산한 뒤, 간신히 그 감정을 가라 앉힌 채 그대로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의 입가에는 행복으로 가득한 미소가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이제는 슬슬 다른 쪽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


“후.. 그건 그렇고.. 이러면 결국 예정된 결말을 바꿀 수는 없는 건가? 결국 교황은 뜻을 바꾸지 않을 태고.. 그렇게 되면..”


교황의 단호한 태도를 다시 한번 떠올리며 막달레나의 얼굴에서는 기쁨이라는 감정이 완전히 지워지고 걱정만이 남게 되었다.


이 뒤에 벌어질 일의 심각 성은 그 정도로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리하게 나서서 상황을 바꾸려 하지는 않았다.

이미 무수한 경험을 통해서 어차피 세상의 큰 흐름은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막달레나는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황의 저런 성격을 고려하면.. 역시 한동안 크로우에 대한 일은 비밀로 붙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 정치에 대한 일조차 이렇게 빡빡하게 나오는데 하물며 마법사들에 대한 태도를 쉽게 바꿀 가능성은..”


그 순간, 문득 막달레나의 머리 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맞아.. 그렇다면..”


교황의 태도나 다가올 미래를 변경할 방책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달레나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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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백설여왕 +2 20.08.14 371 6 10쪽
51 백설여왕 +2 20.08.13 40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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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이별수업 +2 20.08.09 436 8 11쪽
46 이별수업 +2 20.08.08 446 7 11쪽
45 이별수업 +4 20.08.07 532 8 20쪽
44 이별수업 +2 20.08.06 493 9 12쪽
43 전조 +4 20.08.05 487 9 11쪽
42 슈타인의 인간 +5 20.08.04 481 11 12쪽
41 슈타인의 인간 20.08.03 491 10 10쪽
40 슈타인의 인간 +4 20.08.02 515 9 12쪽
39 슈타인의 인간 +1 20.08.01 519 9 10쪽
38 슈타인의 인간 +6 20.07.31 542 9 12쪽
37 눈물의 여왕 20.07.30 556 8 13쪽
36 눈물의 여왕 +2 20.07.29 579 10 13쪽
35 눈물의 여왕 +4 20.07.28 561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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