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60,671
추천수 :
1,192
글자수 :
486,831

작성
20.08.03 08:14
조회
490
추천
10
글자
10쪽

슈타인의 인간

DUMMY

괴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자들이 그를 부르는 단어.

동시에 날카로운 화살보다도 그의 마음에 깊이 박혀 고통을 전해주고 있는 단어.


처음 세상을 인식했을 때 그는 이 세상이 아름다운 장소라 생각했다

길가의 작은 들풀부터 웅장한 산과 끝을 알 수 없는 하늘까지.


그러나.. 그가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존재들

인간이라는 자들과 접촉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그를 본 순간 다짜고짜 괴물이라 부르며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으며, 일부는 쇠붙이를 들고 그를 내쫓으려 들었다.


그리고, 몇 번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비로서 깨닫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자신만큼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그는 인간이 아닌, 괴물이라는 흉측한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을


그렇게 스스로에 대해서 인식하게 된 그는 인간들의 눈을 피해 살아가려고도 시도를 해보았으나, 이내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어느 감정에 의해 그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외로움과 고독.


비록 인간들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른 이들과 함께 살기를 원하였다.

먼 발치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협력하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자신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의 갈증에 못 이겨 그가 행한 시도는 계속해서 안 좋은 결과만을 불러오게 되었다.


산짐승에게서 인간들을 구해주었을 때, 그들은 짐승이 아닌 자신을 더 두려워하였으며,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해주었을 때 사람들은 그가 아이를 해친다 생각했다.

불이 난 곳에서 사람들을 구해주었을 때는 사람들이 부을 지른 범인이 그일 것이라 생각하며 분노에 차 그를 죽이려 들었다.


그렇게 모든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고, 그의 외로움 역시 점점 커져가던 그때..

그의 머릿속에는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을 만든 존재.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앞에서 자신을 신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던 존재..

그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생명을 부여해준 그라면 분명 자신을 받아들여 줄 것이라 생각하며 그는 ‘신’이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에 뜨지 않도록 어둠을 틈타서 은밀하게.


비록 그곳으로 갈수록 사람들의 수는 점점 더 많아졌고, 그를 쫓는 병사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났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에게 남은 길은 이것뿐이었기에..

그의 ‘신’ 외에 그에게 구원을 줄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믿었기에..


*


“뭐라고?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엘리의 아버지의 집에 다녀온 직후 들려온 소식에 슈타인 대공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아직까지 괴물을 잡지 못했다니. 시간을 이렇게 주었는데 지금까지 뭘 한 건가?”


“죄.. 죄송합니다. 놈이 워낙 재빠르게 움직이는 터라..”


“거기다가 화살도 잘 듣지 않는다 합니다. 궁수들이 여러 번 저격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화살을 튕겨냈다 하더군요.”


“제길..”


생각했던 것 보다 귀찮게 흘러가는 상황에 슈타인 대공은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

이제 곧 있으면 그와 약혼녀의 결혼식이 있는 중요한 날이었다.


그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인 만큼 불미스러운 걱정거리를 남겨두고 싶지는 않았다.


“확실하게 처리하도록 해라.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 앞에 있는 중대한 행사에 방해가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더불어 백성들의 안위 역시 중요한 만큼 병력을 더 투입하고 용병들도 모집하도록.”


“알겠습니다 대공전하.”


그의 명령에 따라 신하는 충직하게 고개를 숙인 뒤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병사들의 추가 동원.

그리고 괴물을 처치하기 위한 용병을 모집하는 포고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


기억을 더듬어 그는 자신이 태어난 도시 근처까지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그라나, 간신히 이곳까지 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짙은 절망이었다.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는 수많은 인간들.

과거에 이곳을 떠났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인간들이 불을 밝힌 채 성곽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무리 그라 해도 저만한 자들에게 들키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괴물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대로 숲으로 돌아가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방법도 존재하긴 했다.


그러나.. 다시금 그런 삶을 택할 바에는 차라리 작은 희망에 기대어 목숨을 걸어보겠다고.

그는 그렇게 선택을 하였다.


*


“괴물이다! 괴물이 나타났다!”


소란스러운 목소리에 병사들은 일제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나갔다.

미리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던 만큼 신속하게 행동에 나서는 병사들.


동시에 이 일에 참여한 용병들 역시 한 무리가 되어 그곳을 향해 달려나갔다.

괴물을 사냥해 주민들을 지킨다는 보람과 대공이 내건 후한 보상금에 의욕적으로 몰려가는 그들.


그러나.. 소리가 난 곳에 도착한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불타버린 작은 창고.

괴물이라 불릴만한 것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직후, 이 모습을 본 몇몇 사람들은 한가지 사실을 눈치 치며 다급하게 성으로 달려갔다.


“네.. 네 녀석.. 어떻게 여기까지..”


경비병들을 쓰러뜨리고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난 괴물에 대공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것


그것은 무시무시한 얼굴을 한 채 천천히 대공에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이에 대공은 급하게 검을 뽑아 들었다.


“···”


그의 행동에 위협을 느꼈는지 한 순간 걸음을 멈추는 괴물.


그러나, 이내 그것의 얼굴은 천천히 일그러지기 시작하면서 그 흉측한 얼굴 위에는 누구도 알 수 있는 분노의 기운이 서리기 시작했다.


“크으으으..”


눈가에서 피와 같은 붉은 액체를 흘리기 시작하는 괴물

이에 대공은 검을 쥔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녀석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자신을 죽이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이는 괴물의 모습.

그 흉측한 외모와 같이 그것에게서 느껴지는 추악한 분노의 감정은 대공마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역시 단순한 짐승 같은 녀석이군. 하긴.. 시체를 이어 붙여서 만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험하다 생각하며 대공이 녀석의 빈틈을 노려 처치할 기회를 엿보고 있던 그때였다.


“슈타인!”


“! 에.. 엘리?”


다음 순간 문이 열리면서 다수의 호위병을 대동한 채 들어오는 엘리.

아마도 그가 위험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병사들을 모아온 것이리라.


그러나, 이런 위험한 장소에 사랑하는 약혼녀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대공은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했다.


“물러서 엘리! 이 괴물은 위험하다! 호위병들에게 맡기고 어서 피해!”


“네? 하.. 하지만..”


그때..


“크아아악!”


“커억!”


다음 순간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호위병들을 향해서 몸을 던지는 괴물.

거구의 몸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렵한 움직임에 호위병들은 한 순간 당혹감에 휩싸였고, 그 찰나의 순간 괴물은 무지막지한 괴력이 담긴 팔을 휘둘러 호위병들을 날려버렸다.


“헉!”


순식간에 처리된 호위병들과, 이로 인해서 괴물과 무방비 상태로 마주하게 된 엘리.


이에 슈타인은 급하게 검을 들고 괴물에게 달려갔으나 이미 거리가 너무 멀리 벌어져 있었다.


엘리를 향해서 자신의 거대한 손을 들어올리는 괴물.

이에 대공은 자연스럽게 이후에 벌어질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괴물의 손에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약혼녀의 모습이.


이에 대공의 마음 속에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던 그때였다.


“큭···”


다음 순간, 갑자기 손을 멈춰버린 괴물.

마치 무언가에 붙잡힌 듯 몸을 떨면서 괴물의 손은 허공에 그대로 정지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찰나의 틈을 대공은 놓치지 않았다.


“하아아앗!”


온 힘을 다해서 검을 휘두르는 대공.

그러자, 치켜들고 있던 괴물의 팔에 검이 박히면서 깊숙한 상처가 났다.

생각 이상으로 단단한 몸에 이를 잘라낸 대엔 실패했지만, 이로 인해 상당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괴물은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 앉게 되었다.


“엘리! 괜찮아?”


“ㄴ..네. 전.. 괘..괜찮··· 아요..”


여전히 두려움에 떨면서 이야기하는 엘리.

이에 대공은 서둘러 바닥에 떨어져 있던 무기를 집어 든 채, 괴물에게서 엘리를 보호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그런 대공을 증오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괴물.


이에 대공은 두려움을 느끼는 와중에도 약혼녀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괴물을 공격할 준비를 하였다.


그때.


“쾅!”


“대공 전하!”


갑자기 방문이 열리면서 그곳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다수의 병사들.

그들은 창과 검으로 신속하게 괴물을 포위하면서 동시에 대공와 엘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형을 갖추었다.


“이걸로 끝이다 이 사악한 괴물!”


괴물을 향해서 서서히 다가가는 인간들.

그러나, 어째서인지 더 날뛸지도 모른다는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괴물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마치 자포자기 한 듯한 그것의 모습


이에 대공은 사태가 무사히 일단락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약혼녀를 부축한 채 서둘러 그곳을 떠났다.


아울러 그 순간에도 그 괴물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끝내 눈치채지 못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4 황제의 굴욕 +1 20.08.26 314 7 10쪽
63 황제의 굴욕 +4 20.08.25 360 9 12쪽
62 나비효과 20.08.24 339 9 11쪽
61 나비효과 +2 20.08.23 347 9 12쪽
60 나비효과 20.08.22 350 10 11쪽
59 나비효과 20.08.21 358 7 11쪽
58 나비효과 +2 20.08.20 355 7 12쪽
57 나비효과 +4 20.08.19 368 8 10쪽
56 나비효과 +6 20.08.18 363 7 12쪽
55 나비효과 +2 20.08.17 371 5 10쪽
54 백설여왕 +2 20.08.16 370 4 12쪽
53 백설여왕 +2 20.08.15 372 7 9쪽
52 백설여왕 +2 20.08.14 370 6 10쪽
51 백설여왕 +2 20.08.13 405 7 11쪽
50 백설여왕 +4 20.08.12 418 8 10쪽
49 백설여왕 +4 20.08.11 458 8 9쪽
48 이별수업 +6 20.08.10 446 9 11쪽
47 이별수업 +2 20.08.09 436 8 11쪽
46 이별수업 +2 20.08.08 446 7 11쪽
45 이별수업 +4 20.08.07 532 8 20쪽
44 이별수업 +2 20.08.06 493 9 12쪽
43 전조 +4 20.08.05 487 9 11쪽
42 슈타인의 인간 +5 20.08.04 481 11 12쪽
» 슈타인의 인간 20.08.03 491 10 10쪽
40 슈타인의 인간 +4 20.08.02 515 9 12쪽
39 슈타인의 인간 +1 20.08.01 519 9 10쪽
38 슈타인의 인간 +6 20.07.31 542 9 12쪽
37 눈물의 여왕 20.07.30 556 8 13쪽
36 눈물의 여왕 +2 20.07.29 579 10 13쪽
35 눈물의 여왕 +4 20.07.28 561 1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