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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향 님의 서재입니다.

크라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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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14:52
최근연재일 :
2016.05.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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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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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9,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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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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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플레임(2)

DUMMY

범위는 반경 7.5km··· 길이만 15km 정도 되는 방대한 지역에서 나타났다. 즉 대전 대부분이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천천히, 누군가 집중해서 보지 않는 한 알아차리기 힘들기에 닳고 닳은 능력자나 센터의 분석가들도 전혀 이 전조현상을 분석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던 거였다.


그럴 만도 한 게 공무원들의 제초작업은 풀이 길다고 하는 게 아니라 대대로 날을 잡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식물이 좀 빨리 자란다고 해서 바쁜 사회의 일반인들은 그저 날이 더우니 잡초들이 무성하다고 생각하지 신경 쓰지도 않는다. 능력자들이나 분석가들이 보는 건 마력상승 정도, 하지만 이 정도 마력의 상승은 일상적인 현상 하지만 넓게 보면 식물의 성장이 바로 이 일대만 일어나는 특이현상이란 걸 따졌을 때 엄연히 말해 분석가들의 실수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아니 실수라기보단 설마 그게 이곳에 출몰할 줄 그들도 몰랐겠지. 지금까진 식물의 성장 따윈 관심도 없을 테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현은 어떤 산을 올라 그 일대를 조사했다.


‘역시나 없군···’


누군가의 무덤 앞에 서서 아현은 어떤 기계를 들고 조사를 시작했다.


조금이나마 틀리기 바랬던 결과들은 무심하게도 차곡차곡 맞아 떨어지고 아현이 예상했던 증상들이 발견되자 안색이 쓸쓸히 변했다.


‘없어진 지 오래됐네··· 길어봤자 일주일.’


예상보다 일주일 정도 일렀다. 조사··· 아니 확신을 위한 탐색을 마치고 아현은 한가지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연방이 괴수의 발견을 발견할 가능성은 현재로 볼 때는 제로, 지금 상태로 만약 태현이 합류한다고 가정해도 겨우 서포트 E등급인 아현과 C등급 하위급인 태현이 감당할 수 없다. 즉 조용히 일을 치르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뜻이었다.


‘생령의 씨앗··· 그것을 얻어야 한다.’


포이즌아이비의 코어인 생령의 씨앗 특히 홍콩 사태 이후 3년 만에 동기화를 마친 첫 개체(first blood)에선 많은 효능이 있기에 장래 아현의 계획에 큰 바탕이 되었다. 때문에 아현의 머릿속은 아직은 부족한 전력이지만 어떻게든 이것을 차지해야만 했다.


“휴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오늘 소주하러 갈 참인데. 태현이도 같이 가자.”


좋은 일이 있으면 술 한잔! 슬픈 일이 있으면 술 한잔! 아무 일이 없어도 술 한잔!


그를 만나고 인부들은 그가 누구고 왜 왔는지 물었지만, 솔직히 잘 몰랐다. 태현도 어쩔 수 없이 오랜만에 보는 친구라 기억이 잘 안 났다고 둘러댈 수 밖에 없었다. 술고래인 이씨아저씨는 오늘 태현의 친구를 만났다는 핑계 삼아 술 한잔하러 가자고 그를 꼬드기고 있었다.


‘대체 그거랑 술이랑 무슨 상관이람!’


하지만 태현은 음주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어차피 아현과 만나야 했기에 정중히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요!”


태현을 뺀 나머지 인부들이 먼저 퇴근하고 태현은 잠시 생각할 생각을 가졌다. 그놈의 의도가 뭔지, 왜 접근했는지 등등··· 하지만 그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었기에 오히려 머리에 혼란만 가중될 뿐 더 나아진 건 없었다.


‘에이씨 안 돌아가는 머리, 돌려서 뭐하냐? 머리만 아플 뿐인데. 우선 만나보고 결정해야지.’


만에 하나 장난으로 접근했을 경우 혼쭐을 내줄만한 무력은 가지고 있었다. 비록 공안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지만 그 정도 눈가림은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충분히 해봤기에 태현은 밖을 나섰다. 설사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상관없었다. 국가에서 공인하지 않았지만 내심 자신의 등급은 D등급에서 한 단계 랭크업을 거친 C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는 어쩌다 운이 좋게 피했지만, 만약 저놈이 악의를 가지고 접근했다면 단숨에 뼈까지 태워주리라.


심란한 머릿속을 뒤로하고 하루 일과가 끝난 태현은 공사장 앞에 서 있는 차를 봤다.


아현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자


그의 이름을 빼고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지만, 돈도 있어 보이고 사람이 공사장에 다닌다고 무시하거나 깽판 치지 않는 것을 보며 왠지 나쁜 의도로 온 것 같지는 않았다.


‘만나보면 알겠지.’


단단히 각오를 다신 태현은 아현에게 다가간다.


“그래 무슨 일이지?”


“늦었네?”


“그래서 뭐?”


‘뭐 15분 20초간 머리 굴렸단 건가··· 어차피 답도 나오지 않을 텐데.’


퉁명스럽게 반문하는 그를 보고 아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냐 타지.”


“뭐..?”


태현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아현은 운전석에 앉아 문을 닫았다.


그런 아현을 보며 황당하다는 듯 쳐다보았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고 시동을 걸었다.


“말하자면 긴 이야기니깐 근처 카페라도 가자고”


“하..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잔뜩 힘이 들어간 바퀴에 바람이 빠진 느낌이었다.


공사장에서 20분 정도 운전해 시내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근대.. 몇 살인데 반말이지?”


태현의 말에 아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23살 너도 23살이지? 편하게 말하길래 나도 그냥 놨어.”


사실 아현은 20살이지만 그동안 살아온 세월은 어마어마하다.


몇 살 차이 나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한테 말놓기가 싫어 그냥 같은 나이라고 둘러댔다.


‘약간의 거짓말은 관계를 맺는데 윤활유 작용을 하니깐..’


“그..그래? 뭐 그렇군..”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제길 잘생겼는데 동안이기까지 하네.’


그러고 보니 운전도 능숙하고 뭔가 어른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서로서로 탐색(사실 일방적으로 태현이 아현을)하는 동안 어느 한적한 카페에 도착했다.


“내가 사지 먹고 싶은 걸 골라.”


태현은 아메리카노를 골랐고 아현은 생크림이 듬뿍 올라간 모카초코를 주문했다.


‘뜻밖에 애 취향이네.’


분위기로 봐선 에스프레소나 더블샷을 시킬 분위기인데 의외로 달달한걸 주문했다.


어느 정도 상대방을 파악한 태현은 짐직 눈을 부라리며 아현을 바라보았다.


“다시 한 번 소개할게. 내 이름은 김아현 서포터다.”


아현은 말을 하며 자신의 자격증을 내밀었다.


“서포터..?”


건낸 자격증을 확인하자 태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E급이라고?’


아무리 E급이라고 해도 서포터면 그냥 일반인이었다.


“하.. 설마 말하려는건..?”


“그래 너의 서포트를 하고 싶다.”


“어이가 없네! 어이가 없어.”


잔뜩 힘주고 이 녀석을 따라온 자신이 바보처럼 보였다.


뭔가 대단한 게 있는 줄 알았더니 능력자 곁에서 붙어먹으려던 벌레였다.


“미안하지만 사람 잘못 찾아왔어. 나는 센터에서 제적돼서 헌터활동은 물론이고 능력발현도 제한된 상태야.”


태현이 비웃으며 말하자 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그럼 왜 날 찾아왔지? 미안하지만 난 헌터를 할 생각이..”


“지금 당장 던전에 들어가진 않아, 그리고 내 말을 들으면 하게 될 거야. 당장 지금부터..”


아현은 태현이 보기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말했지만, 그저 어떻게 하면 순진한 헌터를 이용할까 하는 사기꾼 그 이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 태현을 보며 아현은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하나 꺼냈다.


“받아.”


“이게 뭔데??”


“돈이야 5억”


“뭐···?”


태현은 봉투 안을 살펴보는데 백지수표 한 장이 들어있었다.


“외국을 통해 세탁한 돈이니깐 세금도 안 떼일 거야.”


“···뭐지?”


일반인과 다름없는 서포터 랭크지만 서슴없이 거금을 내놓는 아현을 보며 다시금 긴장감이 생겨났다.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널 고용하는 돈이라고 생각해둬.”


“무슨 짓을···. 꾸미는거지..?”


단순히 경호원이나 잡일을 시키기 위해 5억 원이란 돈을 주진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지. 첫째, 죽을 수도 있는 일, 동생이 한 명 있다고 했지? 만약 죽으면 내가 책임지고 동생의 병원비 교육비 앞으로 살아갈 생활비까지 후원해주지. 재단으로 만들어서 줄 테니 걱정 마.”


태현··· 그러니깐 되도록 플레임이 죽지 않게 하겠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 특히 이번 일은 너무나 전력이 적었기에 아현이 생각하기에도 죽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둘째, 네 서포트 랭크를 올릴 거고 너는 복귀시킬 거다. 집행유예가 아직 13년하고 좀 더 남았지? 그걸 내가 해결해주고 마음껏 능력을 쓰게 만들어줄게.”


사실 횟수로 500여 번의 회귀 동안 플레임을 만난건 거의 최근이었다. 바로 3년 전 저지른 실수로 인해 복역 후 15년간 능력 발현을 금지했기 때문인데, 능력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받는 형량은 일반인과 비슷하지만, 능력에 대한 집행유예가 길어 그 기간 동안 던전에 출입해 헌팅을 할 수도 능력을 발휘 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태현이 집행유예가 풀릴 시점이 거의 멸망 직전인 시점이라 그 전에 아현이 죽거나 혹은 활동하더라도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 태현이 죽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아현의 사정, 태현은 두 번째까지 말했을 때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그러나 세 번째 조건을 듣는 순간 태현의 눈동자는 급격히 흔들렸다.


“셋째, 일이 잘되면 네 동생도 살릴 수 있을 거다.”


“뭐··· 라고?”


“이번 일이 잘되면 얻는 생령의 씨앗이···”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알고 있는 거냐?”


태현의 눈이 차갑게 변했다. 하지만 아현의 기세는 그 정도 꺾이지 않았다.


“지금 내가 5억을 주고 너한테 거짓말을 하는 것 같나? 아니면 내가 지금 네 동생 가지고 시시덕덕 떠들만큼 가볍고 천박한 사람으로 보인 건가?”


“그··· 그건···”


오히려 아현의 몇 마디에 태현이 당혹스런 모습을 보였지만 아현은 안색을 풀지 않고 마치 충고하듯 조용하고 나직하게 말했다.


“제안을 하면 판단은 네 몫에 맡기겠어. 하지만 듣는 자세가 문제가 된다면 내가 제안하고 네가 선택할 선택지들은 어느새 기회의 신 카이로스의 뒤통수처럼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간 상태가 될 거야.”


“후··· 미안 내가 너무 흥분했다.”


“아니야. 이 정도는 각오하고 말한 거니깐. 솔직히 말해 능력까지 나올 줄 알았거든.”


“하하하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능력을 보일 정도로 이성을 잃진 않았다고.”


태현의 말에 아현은 일부러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대 동생을 살릴 수 있다니 무슨 말이야?”


“생령의 씨앗이라는 코어가 있다. 그것만 있으면 돈은 많이 들지만, 병을 고칠 수 있어.”


“코어? C급 이상 괴수들 죽이면 나오는 그거? 정말이야? 그게 어디서 어느 놈 잡으면 나오는 건데!?”


세희를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자 태현의 눈이 화등작만하게 커지며 아현을 바라보았다.


“그건 내 제안을 받으면 말해주지.”


딱 잘라서 더 이상의 정보 제공을 거부한 아현,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현은 태현의 기분을 이해하고 있었다.

DAE.png




안녕하세요 수미향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따듯한 봄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출처로 대략적인 면적을 잡으세요.


지도 출처: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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