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펩티드 님의 서재입니다.

검 속에서 1000만 시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펩티드
작품등록일 :
2019.04.19 16:14
최근연재일 :
2019.05.30 17: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71,056
추천수 :
6,177
글자수 :
241,747

작성
19.05.01 17:55
조회
10,853
추천
173
글자
13쪽

12화-스카웃 제의를 받다?

DUMMY

진흙에 둘러싸였다고 하는 게 맞을 정도로 본체가 보이지 않는 머드 트롤 군주가 먼저 서이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원래도 작은 크기가 아닌데 반쪽짜리 군주가 되면서 더욱 커지고 진흙까지 잔뜩 붙어 있어 마치 빌딩이 움직이는 듯 했다.


후우웅!!

그런데 덩치가 커지고 진흙이 잔뜩 묻은 탓일까, 느려도 너무 느렸다.

서이수는 너무 간단하게 머드 트롤의 손을 피하고 손에 쥔 얼음 창을 놈의 머리에 찔렀다.


퍼석!!


“젠장!”


낮게 욕을 내뱉은 서이수는 뒤로 살짝 물러나서 상대와 주변을 관찰했다.

안타깝게도 머드 트롤의 진흙이 잔뜩 붙은 머리에 박힌 얼음 창은 깊게 박히지 못하고 그대로 부서졌다. 그나마 얼음 창이 박혔던 흔적도 다시 진흙이 채워져 언제 그랬냐는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느리지만 천천히 계속해서 움직이는 머드 트롤.

다른 머드 트롤 쪽 상황도 비슷했다.

헌터들이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지만 머드 트롤들을 뒤덮은 진흙만 잠깐 걷어내는 게 다였다.

그마저도 다시 진흙이 붙어 원래대로 돌아간다.

보통의 C급 머드 트롤이었으면 한방에 박살났을 공격도 진흙 때문에 막히고 있었다.


“한 점만 노려! 진흙부터 걷어내고 바로 본체를 찌른다!”


놈들의 패턴을 확인한 서이수가 다시 지시를 내렸다.

한도겸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재능뿐만 아니라 제법 보는 눈도 있다고 생각했다.

약했던 상대가 갑자기 강해지면 보통 고집을 부리면서 하던 방식을 계속 쓰는 경우가 많은데 서이수는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상황이 변하진 않았다.

서이수는 아이스 볼 형태의 냉기를 머드 트롤에게 난사한 뒤 얼어붙은 놈의 진흙을 박살내고 본체를 타격하려 했지만,


-그워어어!!!


촤아아악!!!


“!”


몸이 느린 거지 진흙을 조종하는 힘이 느린 건 아니었다.

순식간에 얼어붙은 진흙은 털어내고 다시 질퍽질퍽한 진흙을 뒤덮은 놈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느려서 피해는 없었지만 이쪽도 피해를 주지 못하는 상황.

게이트 안에서였다면 전혀 문제없는 경우였지만 밖에선 다르다.

놈들이 느린 건 어디까지나 헌터들, 그것도 제법 상위의 헌터들 기준이다.


“대표님, 계속 밀리는데요?”


조 실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한도겸에게 말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벗어나면 도심이다.


“알아.”


한도겸도 알고 있다.

아직 나설 타이밍이 아니라서 보고 있을 뿐이었다.


‘슬슬 기자들이 올 때가 됐는데.’


소란이 일어난 지 벌써 10분이 넘어가고 있다.

주변이 모두 방음 처리되는 것도 아니고 분명 소리를 들은 기자가 올 때가 됐다.


“응?”


주변을 살피던 한도겸은 의외의 인물을 발견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오라는 놈은 안 오고 이상한 놈이 왔네?”

“예?”

“저거.”

“어? 한강현?”


한도겸이 가리킨 곳을 본 조 실장은 이상한 놈의 정체가 누군지 알아채고 한도겸과 같은 표정을 지었다.

대현 에너지 대표 이사, 한유성의 장남 한강현이었다.


“뭣들 하는 거야!! 뒤로 물러서지 말고 빨리 잡아!!”


차에서 내린 한강현은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헌터들을 쪼았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아는지 모르는지.


“저거 도움도 안 되는 놈이 왜 왔답니까?”

“글쎄, 왜인지 알 것 같기도 하고.”

“??”


헌터들에게 잔소리를 해댄 한강현은 곧바로 서이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와주겠답시고 설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한강현의 재능이다.

A급으로 나름 준수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저건 뭐, 멍청해도 정도가 있지.


“다 얼려놓은 놈을 녹이고 있네. 쯧.”


발화 재능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덩이를 만들어 머드 트롤에게 날리고 있는데 둘의 재능 등급이 비슷하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비켜요!! 저리 가서 다른 헌터나 도와요!”

“아니, 난 그냥 이수씨 도와주려고···.”


괜히 방해만 됐다.

그런 한강현을 쫓아내려는 서이수였지만 그 정도로 물러서면 재벌 3세가 아니다.


“거기! 그것들 놔두고 여기 다 붙어! 이놈만 정리하면 다른 놈들은 이수 팀장이 금방 정리할 거야!”

“그렇게 되면 머드 트롤들이 민간인들이 위험합니다!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헌터들에게 돌아가던 한강혁은 제 딴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지 머드 트롤들을 막아서고 있던 헌터들을 몽땅 불러 모았다.

헌터 한 명이 반발했지만 막무가내식 명령에 어쩔 수 없이 한강현의 말대로 움직이는 헌터들.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


사실 알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저 반쪽짜리 머드 트롤 군주를 다른 머드 트롤이 도심에 풀리기 전에 잡을 수 있다면.


“대표님, 기자 왔습니다.”


재미난 구경을 하고 있는데 조 실장이 마침 기자가 왔다고 알렸다.


“저 말도 다 들었겠지?”

“예. 아까부터 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움직이자고.”


한도겸이 검을 꺼내며 말했다.

모든 헌터가 반쪽짜리 군주에 집중하고 있어 다른 머드 트롤은 장애물 없이 도심으로 쭉쭉 나아가고 있는데, 검을 든 한도겸은 바로 그 앞에 섰다.


“대표님!! 위험합니다!!!”


옆에선 조 실장이 그를 말리는 척하며 소리를 질러 기자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스윽.


마그마 골렘의 핵으로 만들어져서 화기를 잔뜩 머금은 검붉은 검을 든 한도겸.

조 실장의 말리는 척에도 앞으로 성큼성큼 나서며 가장 앞에 있는 머드 트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다리 하나가 잘리며 기우뚱 거리는 놈.


그워어어!!

한도겸은 자세가 무너져 내려온 머리를 그대로 태산(泰山)의 힘을 담은 검으로 박살낸다.


퍼억!!!


단 두 번의 검로(劍路)로 헌터들이 애먹었던 머드 트롤을 잡은 것이다.


찰칵!! 찰칵!!


그 모습을 담는 기자의 빠른 손놀림을 확인한 한도겸은 탄력을 받은 듯 놈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검이 썩 마음에 들었다.

1000만원 짜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제법이야. 아직 제대로 개화도 못했는데.’


신누리의 재능은 이제 막 싹을 틔웠다.

그런데도 이 정도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됐다.


그워어어어!!!!


자신들의 동족을 죽인 한도겸이 자신들의 안으로 파고들자 놈들이 그를 향해 포효했다.

잠시 딴 생각은 접어두고 그는 다시 검에 집중했다.

바람이 살랑살랑 검에 머문다 싶더니 어느새 세찬 바람이 되고, 세찬 바람은 다시 칼바람이, 칼바람은 결국 작은 태풍이 되어 그의 검에 머물렀다.


후우우우웅!!!!


검을 든 한도겸을 중심으로 마치 태풍처럼 바람이 불었다.

검의 성질 때문일까 그냥 바람이 아니라 아주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바람이었다.

덕분에 주변을 질퍽하게 만들던 진흙이 말라 모래바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바람은 어느새 광풍(狂風)이 되고, 광풍에 열기와 모래까지 더해져 사방을 모래 폭풍으로 뒤덮었다.


“찍어!! 무조건 찍어!! 저건 대박이다!”


그림 같은 한도겸의 모습에 어느새 기자들은 그에게 집중했다.

서이수도 화려하지만 저쪽은 머드 트롤을 아직도 제대로 저지하지도 못하고 질질 끌고 있는 반면 이쪽은···.

미친 듯 사방으로 휘젓는 그의 검에 따라 모든 것이 갈려나가고 있었다.


콰가가가가가!!!!


“읍!!”


멀리 떨어진 기자들에게까지 모래폭풍을 선사하며 주변의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는 한도겸의 검.


‘미쳤다. 이건···, 잠재력 SSS급이 아니야!’


기자들은 다 같은 생각을 했다.

한도겸의 실력은 이미 SSS급이라고.


***


“응?”


한편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서이수는 뒤에서 느껴지는 강한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돌아봤다.


“저 사람은 뭐야?”


그녀가 뒤돌아봤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나 있었다.

한도겸 홀로 미친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곳에 서서 그녀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머드 트롤과 진흙으로 가득했던 곳에는 마른 흙만 쌓여 있는 곳에서 한도겸이 그녀를 보고 고갯짓을 했다.


“??”


무슨 의미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던 서이수는 금세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팀장님!!”

“!”

머리 위에 드리운 그림자는 분명 머드 트롤이 만든 게 분명했고, 팀원들의 외침에 서이수는 생각할 것 없이 아이스 실드를 만들어 웅크렸다.


콰아앙!!!


머드 트롤의 손이 아이스 볼이 된 그녀를 날려버리고,


-그워어어!!!


자신을 계속 방해하던 서이수를 처리한 머드 트롤은 한도겸을 향해 피어를 날렸다.


씨익.


하지만 한도겸에게 그런 피어가 통할 리가 없다.

검 속에서 저것보다 더한 것들도 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똑같이 만들기도 했다.

자아가 분열되는 게 아닐 정도로 자신의 의식도 분리 시켜 경험을 쌓았다.

그에 비하면 저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깡이 제법이네.”


한도겸이 피어를 날린 머드 트롤의 머리 위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서이수가 어느새 놈의 머리 위에 있었다.

그것도 무식하게 큰 아이스 해머를 들고.


“흡!!”


쿠우웅!!


한도겸에게 집중하고 있던 머드 트롤은 서이수의 일격에 잠시 멍해졌고 그 작은 틈은 너무 치명적이었다.


푹!!!

부서진 진흙 틈으로 아이스 스피어를 꽂아 넣은 서이수는 그대로 놈의 본체를 얼려버리며 전투를 끝내버렸다.


퍼석!···.


“후우-.”


머드 트롤이 완전히 부서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내쉰 서이수는 어느새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한도겸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


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대표이사실.


-대현 에너지에서 관리하던 게이트가 붕괴하면서 오늘 또 다시 고정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출현했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상황이 종료되었지만 또 다시 고정 게이트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데요. 이번 일에 대한 대현 헌터 매니지먼트의 대표이사 한도겸씨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도 한도겸의 이름이 인터넷 검색어에 떡하니 자리 잡았다.

목적이었던 대현 헌터 매니지먼트의 주가는 쭉쭉 올라갔고, 수많은 인터넷 기사에는 그의 이름이 제목으로 차지했다.


[한도겸과 서이수가 **하는 영상.]

-한도겸과 서이수의 머드 트롤과 전투하는 영상입니다. SS급 헌터로 이미 1년 전 갱신했던 서이수씨도 고전했던 머드 트롤을 한도겸씨는...


↳아, 기레기 제목 뽑는 것 보소.

↳어그로 겁나 끄네.

↳와 대박. 잠재력 SSS가 아니라 그냥 SSS급 아님?

↳그건 아닌 듯, 서이수가 상대한 머드 트롤은 뭔가 달랐음.

↳한도겸이 상대했으면 금방 끝났을 것 같은데?

↳너 한도겸이지?

↳존버는 승리했다!

↳미친 아직도 그걸 가지고 있었음?


자극적인 제목을 뽑은 기사의 영상을 보다가 댓글을 본 한도겸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눈치 겁나 빠르네.”

“그거 그냥 드립입니다. 드립.”


조 실장이 한도겸의 중얼거림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알아. 너 할 일 없냐? 왜 여기 있어?”

“제가 할 게 뭐가 있습니까? 회사에 일이 없는데.”


조 실장의 말대로 보유하고 있는 헌터의 수가 적으니 점점 관할 지역이 줄어들어 할 일이 없었다.

애초에 조 실장의 일은 한도겸의 비서직이기도 했고.


“서이수씨랑 연애설도 났는데요?”


그때 옆에서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던 이연희가 재미있는 기사를 찾았다는 듯 화면을 돌려 보여주며 말했다.

제목도 자극적으로 뽑은 기사에는 기자의 망상이 한껏 적혀 있었다.


“어째 대표님이 한 일보다 이게 더 시끄럽네요.”

“쯧.”


이연희의 말에 한도겸이 혀를 찼다.

어떻게 이 판국에 남의 연애 얘기에 관심을 둘까.


지이잉!


“응? 잠시만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이연희가 갑자기 울린 전화를 받았다.


“네, 맞습니다만. 네? 대표님을요? 어···, 일단 얘기는 해볼게요. 예, 다시 연락드릴게요.”

“??”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전화를 끊은 이연희는 한도겸을 향해 뭐라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이잉!!


또 한 번 울리는 전화에 다시 전화를 받는다.


“네, 대현 헌터 매니지먼트입···. 네? 서이수씨요? 아, 지금 대표님 옆에 계세요. 네? 저희랑요? 지금 오신다고요?? 아···, 네네 뭐, 딱히 할 일도 없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이연희가 아까보다 더 황당한 표정으로 입을 뗐다.


“지금 서이수씨가 여기 온다는데요? 아, 그리고 그 전 전화에서는 화검문에서 대표님 좀 보고 싶다고 하는데요?”

“서이수? 화검문?”


둘 다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었다.

하나는 SS급 헌터였고 또 다른 하나는 아주 유명한 헌터 가문이었으니까.


“네. 서이수씨는 저희 회사랑 계약하고 싶다고, 그리고 화검문에서는 대표님을 스카웃하고 싶다 네요.”

“뭐?”


한도겸의 되물음에 이연희는 그저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 속에서 1000만 시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13화-잘 먹겠습니다. +5 19.05.02 10,573 170 13쪽
» 12화-스카웃 제의를 받다? +6 19.05.01 10,854 173 13쪽
11 11화-대립과 동맹(2) +11 19.04.30 11,272 181 13쪽
10 10화-대립과 동맹(1) +5 19.04.29 11,911 187 13쪽
9 9화-변화의 원인 +3 19.04.28 12,729 190 13쪽
8 8화-게이트 붕괴 +4 19.04.27 13,274 204 13쪽
7 7화-묵은 때를 벗겨내고 +4 19.04.26 14,128 229 14쪽
6 6화-재벌가 망나니가 검을 쥐면 +6 19.04.25 14,469 233 13쪽
5 5화-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5 19.04.24 15,235 232 13쪽
4 4화-망나니를 건드린 대가 +6 19.04.24 16,078 254 13쪽
3 3화-다이아몬드코팅 플래티넘 수저를 물다 +3 19.04.24 16,893 264 13쪽
2 2화-장물아비 +8 19.04.24 19,212 263 13쪽
1 1화-저주 받은 검 +23 19.04.24 23,572 26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