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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티드 님의 서재입니다.

검 속에서 1000만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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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티드
작품등록일 :
2019.04.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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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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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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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DUMMY

5화-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


한 편, 한도겸이 나가고 서재에 혼자 남은 한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유철은 비교적 쉬운 상대다.

원래 욕심에 비해 능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맡기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평균치 이상은 하는 놈인데, 한도겸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물어 뜯겼다.

하지만 한 회장은 그래서 더욱 아쉬웠었다.

한도겸의 아버지, 한유혁이 있었다면 그의 아들인 한도겸이 좀 더 안정적으로 천천히 자리를 꿰찰 수 있었을 것이다.

3년의 공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장남인 한유혁의 능력도 형제들 중에선 제일 좋았으니 자연스럽게 대를 이을 수 있었을 텐데···.


‘쯧. 차라리 사고를 치지 말던가.’


한유혁을 떠올린 한 회장은 한숨만 쉬었다.

어린 나이에도 한 회장이 전무 자리를 줄 정도로 한도겸의 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단순히 능력이 좋다고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아니다.

다른 자식들의 능력이 그 정도는 안 되더라도 밑에 사람들 중엔 분명 그보다 뛰어난 자가 있다.

그 틈을 부모라는 울타리도 없이 뛰어들어서 쟁취해야 했다.

과연 그 자리에 가기까지 얼마나 독해져야만 했을까.

아마 마음에 칼을 갈아도 여러 개를 갈았을 것이다.

제 어미라도 살아 있었으면 나았을까?


‘아니지, 그걸 지킨다고 더 독해졌을 녀석이야.’


부모의 그늘이 없는 상태에서도 저렇게 컸다.

삐딱 선을 탄 장남의 아들이라 처음엔 회장도 신경을 덜 썼고 그 때문에 한도겸은 홀로 이 거대한 그룹의 하이에나들 틈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속으로 얼마나 칼을 갈았을까.

항상 앞에선 실실 웃지만, 그 안에 속내를 감추는 게 회장의 눈에는 보였었다.

저러다 망가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위태해 보이기도 했다.

한도겸이 갑자기 쓰러졌다는 말을 들었을 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한 편으로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런데···, 이상하게 여유가 있어 보였어.’


3년 만에 일어나자마자 급하게 일을 처리하기에 그걸 주의시키려고 불렀었다.

그런데 막상 마주한 한도겸은 오히려 여유로워보였다.

꾸며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여유.

자신이 가진 것이 많았을 때 나오는 그런 여유가 한도겸에게 보였다.


‘다행이긴 한데 영문을 알 수 없군. 여유로운데 사고를 칠 것 같단 말이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으로 한 회장은 고민에 빠졌다.


***


한 회장과의 개인 면담을 끝내고 저택을 나온 한도겸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조 실장의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매니지먼트로 가자.”

“바로 말입니까?”

“빨리 손절해야지.”

“알겠습니다. 어? 가변성 게이트?”


조 실장이 네비게이션 화면에 뜬 경고 알림을 보고 말했다.


“여기 우리 매니지먼트 관리 구역인데요, 어떡할까요? 여기부터 가보시겠습니까?”

“현장이라, 좋지.”

“그럼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목적지가 바뀌었다.

어차피 한 번 확인해봐야 한다.

게이트 변이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너무 많이 진행됐으면 계획을 수정해야 될 수도 있다.


‘그놈 말대로 하는 건 별로지만 진행이 너무 많이 됐으면 세상 망가지는 것부터 구해야겠지.’


...


한도겸을 태운 차는 여유 있게 벚꽃 구경까지 하며 게이트가 발생한 곳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둘을 태운 차 뒤로 빵빵거리는 클랙슨 소리가 울렸다.


“너무 느리게 갔나?”

“시속 60입니다. 도심에서 이 정도면 전혀 안 느립니다만?”


한도겸의 말에 조 실장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뒷사람이 급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옆에 차선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뒤에서 빵 할 필요가 있을까?


부와아앙!!!


“차 자랑 하고 싶었나 봅니다.”


던전 게이트, 헌터, 몬스터.

판타지 같은 일이 세상에 일어나고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차는 외제차가 비싸고 좋다는 인식이 강했다.

한도겸이 타고 있는 차는 대현 자동차에서 만든 국산 고급 세단이지만 가격으로 따지면 지금 이 차를 추월하고 있는 황소와는 차이가 많이 났다.

물론 뜯어보면 이건 그냥 세단이 아니라 개조된 거라 저 황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비용이 투자된 거지만.


부아아앙!!!


“아, 새끼 겁나 거슬리게 운전하네. 들이받을까요? 한 번 사고나봐야 정신 차릴 것 같은데.”

“됐어. 그냥 조용히 보내.”


한도겸이 창밖으로 자꾸 옆에서 거슬리게 운전하는 녀석을 힐끗 보곤 말했다.


“곧 만날 것 같으니까.”

“?”


황소 안에 탄 녀석의 옷에는 대현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


그들이 도착한 곳에는 한참 분주했다.

군인과 경찰들이 게이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지 않게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고 대기 중이었고 헌터들은 게이트 앞에 모여 있었다.

먼저 떠났던 황소가 앞에 보인다.


“이야, 저걸 어떻게 본 겁니까?”


조 실장이 신기하다는 듯 물었지만 한도겸은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헌터들의 경우 제복을 입은 사람들과 대현의 유니폼을 입을 사람 둘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바로 대현의 유니폼을 입은 쪽에 황소를 탔던 녀석이 있었다.

한도겸은 한 달 간 단순히 검만 휘두르는 몸으로 만든 게 아니었다.


“이쪽으로 더 오시면 안 됩니다. 곧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나올 예정이니 거리를 유지해주십시오. 여러분들을 위해서입니다!”

“어차피 게이트 규모도 작은 것 같은데 거리만 좀 더 좁힙시다!”

“맞아!”


한 쪽에선 대포 같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연신 바리게이트를 밀어내고 있었고 그걸 또 군인과 경찰들이 막고 있었다.


“전무님, 어떡할까요?”

“들어가자.”

“예.”


그의 말에 조 실장이 손을 들어 신호를 준다.


“잠시 만요. 잠시 길 좀 열겠습니다.”


그 신호에 맞춰 어디선가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와 둘의 앞에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어? 당신들 뭐야!”

“아, 밀지 말라고!”


대포 카메라 부대를 밀어내고 마침내 바리게이트에 닿은 그들은 자연스럽게 대현의 신분증을 내보이며 바이게이트까지 뚫어버린다.

대현 기획 전략본부 신분증이었지만 그것까지 잘 알지 못하는 그들은 대현을 보고 당연히 같은 매니지먼트 소속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 저거! 대현의 한도겸이 아냐?”

“황태자다! 야! 뭐해? 찍어!”

“특종이다!”

“뭐야? 뭔데?”


만들어진 길을 통해 이동하는 한도겸을 발견한 대포 부대가 목표를 바꿔 그를 찍어대기 시작했다.

한도겸은 그런 그들을 향해 여유롭게 손까지 흔들었다.


“응? 누구야?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바리게이트 너머로 들리는 그 소란에 헌터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 더 올 사람 있어?”

“있긴, 기껏해야 D급 게이트인데 뭘 더 불러.”

“근데 저 사람들은 뭐야?”


대현의 유니폼을 입은 헌터 한 명이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검은 정장부대를 가리키며 물었다.


“?”


그러나 다른 사람이라고 알 턱이 없다.

한도겸의 행보는 어디까지나 즉흥.

아직 저들은 그들의 대표가 바뀌었다는 것도 모른다.


“어이, 황소.”


검은 정장들 사이에서 나온 한도겸이 황소를 불렀다.

그러나 답을 한 건 황소가 아니었다.


“이봐요. 누구신데 여기까지 들어온 거예요? 던전 관리국 소속은 아닌 것 같은데? 나가세요. 허가되지 않은 헌터는 불법인 거 몰라요? 여긴 대현이 이미 허가 받았어요.”


황소대신 다른 헌터가 한도겸을 향해 말했다.

이들은 뉴스도 안 보는 모양이다.

대문짝만하게 찍혀 사진이 걸린 뉴스 기사 하나라도 봤다면 알아봤을 텐데.

그게 아니더라도 헌터라면 지금 SSS급 잠재력으로 떠들썩한 그를 알아볼 법도 한데 전혀 모르는 눈치다.


“팀장님, 잠시 만요. 저 때문에 온 것 같은데요? 저 압니까?”


이번엔 황소가 나섰다.

아까 말한 여자가 팀장급이었던 모양이다.


“어, 너.”

“···.”


한도겸의 반말에 황소가 인상을 썼다.

검은 정장들 사이에 있어서 바로 손을 쓸 수 없는 게 한이었다.

뒤에 대포 카메라 부대도 있으니···.


“뭐야 너, 왜 시비야 새끼야. 혹시 돈 받으러 왔냐? 금방 갚는다고 했을 텐데?”

“꼴에 돈까지 빌리고 다니나봐?”

“이 새끼가 진짜!”


제멋대로 넘겨짚는 황소의 모습에 한도겸이 한껏 비꼬았다.

그런 한도겸의 비꼼에 황소가 주먹을 꽉 쥐고 달려들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황소의 행동은 바로 팀장이라는 여자에게 막혔다.


“김유호씨. 뭐하자는 겁니까? 개인적인 일, 여기까지 끌고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벌써 몇 번째에요? 지각, 무단이탈도 모자라서 이번엔 아예 바리게이트 너머까지 사람이 찾아오게 하다니.”


짜증을 내며 말하는 팀장의 말에 한도겸은 역시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행실이 바른 사람으로는 안 보였으니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쪽도 어떻게 들어 온 건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가서 해결하세요. 곧 게이트 오픈 합니다. 김유호씨, 필요 없으니까 같이 나가세요.”

“그건!”

“김유호. 나가.”


팀장의 말에 황소, 아니··· 김유호가 인상을 와락 쓰며 한도겸을 노려봤다.

근데 한도겸은 왜 뜬금없이 시비를 거는 걸까.

아까의 난폭 운전에 대한 보복? 아니다.


“조 실장. 저 얼굴 대조 했어?”

“예. 맞습니다. 그거 말고도 뭐가 많네요.”

“저쪽은?”

“아닙니다.”


조 실장의 대답을 들은 한도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을 뗐다.


“어이, 약쟁이.”

“!!”


한도겸의 말에 김유호가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팀장이라는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무, 무슨 소리야!?! 팀장님, 아닙니다.”


한도겸의 말에 서둘러 김유호가 변명했지만 이미 팀장의 눈에는 불신이 생겼다.

평소 행실이 좋았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것 같은 사람이라 저런 변명은 더 이상해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한도겸의 말을 완전 믿는 건 아니지만.


“게이트 오픈 합니다!! 대현 쪽, 뭐하는 겁니까!? 준비 안 해요?”


그때, 김유호에게는 동아줄이 될 말이 던전 관리국 헌터들에게서 나왔다.

아닌 게 아니라 붉은색의 거미줄에 검은 블랙홀이 걸려 있는 것 같은 게이트에서 기이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뭐해? 약 사먹으려면 일 해야지? 그쪽도 일보세요.”


한도겸의 말에 팀장과 김유호가 동시에 이를 악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도겸은 저들의 뒤에 있는 게이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변이 같은데.’


1시간씩 떠올랐던 기억 속에 놀랍게도 던전 게이트에 관한 것도 있었다.

그것도 검 다음으로 많았다.

지금 저 게이트의 경우엔 거미줄 같은 붉은색 선으로 빨려 들어가는 마나가 생각보다 많다.

변이가 확실하긴 한데, 그래도 다행히 저 정도면 아직 심각해진 정도는 아니었다.


“어어? 게이트 규모가 커진다!”

“제길! 이레귤러다! 빨리 지원 요청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

“민간인들 더 뒤로 물려!!”


헌터들이 급하게 소리를 지르는 걸 봐선 변이에 대해서 아는 듯한데, 한도겸은 이레귤러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조 실장. 게이트에 이레귤러라는 등급도 있어?”

“전무님이 3년 동안 누워 계실 때 생겼습니다.”


변이를 이레귤러라고 정한 모양이다.


“게이트가 저렇게 된지 얼마나 됐어?”

“이레귤러가 나온 지는 꽤 됐습니다. 한 1년 정도. 저렇게 갑자기 두 단계씩 올라가는 경우는 최근부터 굉장히 드물게 나오는데 그때, 병원 앞에서 생긴 가변 게이트도 그 경우였습니다. 원래는 F급으로 측정된 건데 갑자기 D급으로 올라서 사고가 났죠. 아, 아직까지 고정 게이트에서는 사례가 없습니다.”

“그래?”


조 실장에 말에 한도겸은 이제 진행단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네. 근데 꼴을 보니 또 저것들 사고 치겠는데요? C급이 제일 높아 보입니다. 게이트는 B급 될 것 같은데···.”


게이트에서 눈을 뗀 한도겸이 헌터들을 쳐다봤다.

아까와는 다르게 긴장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눈이 흐리멍텅하던 김유호도 이번엔 긴장한 듯 했다.

그러다 한도겸은 팀장이라는 여자를 보고 눈에 이채를 발했다.


‘저건 제법 쓸 만하겠는데?’


저주 받은 검 속에서 얻은 잡다한 능력 때문에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팀장이라는 여자의 재능을.

하지만 그 재능이 지금 일어날 일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아직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운영을 개떡같이 했구만.’


얼마 전에 그런 사고를 쳐놓고 일을 이렇게 처리하다니.

게이트의 등급에 비해 헌터들의 등급이 너무 낮다.

꼴에 나름 대비한다고 한 것 같긴 한데 D급 추정 게이트인데 B급 한 명을 안 붙였다.

당한 지 얼마 안 됐으면 적어도 두 단계 이레귤러는 예상하고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역시 싹 갈아엎어야 될 듯 했다.

던전 관리국 쪽은 뭐··· 어차피 저쪽은 이런 일에는 보조다.

잠시 헌터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그를 누군가의 외침이 깨웠다.


“오크다!”


확장된 게이트에서 기이한 소리가 멎고 검은 블랙홀이 입을 쩍 벌렸다.


‘잘 됐네. 이번엔 제대로 사진도 찍힐 수 있고.’


한도겸은 바로 그림을 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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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묵은 때를 벗겨내고 +4 19.04.26 14,122 229 14쪽
6 6화-재벌가 망나니가 검을 쥐면 +6 19.04.25 14,463 233 13쪽
» 5화-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5 19.04.24 15,231 232 13쪽
4 4화-망나니를 건드린 대가 +6 19.04.24 16,070 254 13쪽
3 3화-다이아몬드코팅 플래티넘 수저를 물다 +3 19.04.24 16,887 264 13쪽
2 2화-장물아비 +8 19.04.24 19,206 263 13쪽
1 1화-저주 받은 검 +23 19.04.24 23,561 26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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