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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티드 님의 서재입니다.

검 속에서 1000만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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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티드
작품등록일 :
2019.04.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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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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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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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화-망나니를 건드린 대가

DUMMY

4화-망나니를 건드린 대가






검사를 끝내고 한도겸은 다시 차를 탔다.

그리고 조 실장은 차를 출발 시키자마자 한도겸을 불렀다.


“도련님?”

“왜?”

“아까 이 팀장 전화 왔습니다.”

“그래서?”

“뭐가 그래서입니까. 박살났습니다. 아주 가루가 되도록 털렸다고요.”


조 실장의 말에 한도겸은 이 팀장이라는 여자에 대해서 떠올려봤다.


‘음···.’


그만 떠올려보기로 했다.

일처리 하나는 끝내주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밑에 사람이 괴로운 타입이었다.

아니, 갈구는 건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얼마 전에 개통한 그의 폰이 온통 그녀의 이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아마 검사결과 때문일 것이다.


“많이 혼나겠지?”

“혼나요? 흐흐흐, 도련님.”


조 실장이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한도겸을 다시 불렀다.


“100억짜리 기계 부순 건 그렇다고 쳐도 SSS급입니다. 물론 아직 잠재등급이지만 그래도 어떻게 3년 동안 누워 있던 양반이 SSS급이 될 수 있는 겁니까? 세상 참 박하기도 하지. 이미 가진 게 넘치는 사람한테···. 아, 이게 아니지. 어쨌든, 미리 대현에서 간이검사 받아보고 갔으면 이 팀장님도 뭐라 안 했을 겁니다. 근데 이게 뭡니까? 지금 실시간 검색어에 한도겸! 석자 이렇게 당당하게 박혀 있네요. 허허허. 대현그룹도 바로 붙어 있네요. 혼이 나요? 혼이 털릴 겁니다.”


조 실장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걸 처음 보는 한도겸은 조용히 이어폰을 꼈다.

그리고 노래를 틀었다.


“벚꽃 좀비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네.”

“!!!”


날씨가 참 좋았다.

3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한 벚꽃 좀비도 좋았다.


***


대현 그룹의 총수, 한수용 회장의 한남동 저택이 오랜만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하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내부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


“크흠! 겨우 각성된 걸로 뭘 이렇게 부르는 건지. 잠재등급이야 말그대로 잠재일 뿐이데.”


드디어 한 사람이 입을 뗐다.

이미 한도겸에 대한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아주 혼자 바쁘시던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느라. 일어나자마자 몬스터, 거기에 게이트를 들쑤시질 않나.”


한 번 입이 떨어지자 온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어쨌든 대화가 오고간다.

하지만 3년 만에 깨어난 조카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이게 바로 재벌들 핏줄이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조카는 파이를 노리는 경쟁자일 뿐이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달칵!


마침 사람들의 입을 떼게 만든 원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것 참, 오랜만에 보는데 아무도 반겨주질 않네요?”


한도겸이 씩 웃으며 자신의 작은 아버지들, 그리고 고모를 향해 말했다.

세 명의 작은 아버지, 그리고 1명의 고모와 사촌들이 그런 그를 쳐다본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반가움이 아니라 싸늘함뿐이었다.

과연 이 집안 식구들다웠다.

마음 같아선 그냥 다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래선 재미가 없다.


“곧 회장님 오신다. 앉아라.”

“형님은 또 안 오는 것이냐?”

“쯧. 그 양반이 오겠···? 크흠!”


마지막으로 말을 하던 한수용 회장의 3남, 한유관이 한도겸의 눈빛에 헛기침을 하며 말을 멈췄다.


‘어린놈이 독기만 가득해서. 쯧.’


속으로 한유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아는 한도겸은 그런 그를 무시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에게 가족에 대한 일은 별로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얘기였다.

특히 그게 아버지 쪽이라면.

대현 그룹의 한수용 회장의 장남이 바로 한도겸의 아버지였지만 그에겐 그냥 자식을 버리고 도망간 남자에 불과했다.

한도겸이 자신을 무시하자 한유관이 인상을 썼지만 그뿐이다.

괜히 더 건드리진 않았다.

한도겸은 어린 나이에 괜히 전무이사를 달았던 게 아니었다.


“조카, 난 그래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는 거 잊지 마?”

“아이고, 고모. 당연하죠. 덕분에 몸이 아주 가볍습니다.”


옆에 앉은 대현 제약의 대표이사이자 회장의 4녀, 한이현의 말에 한도겸이 웃으며 대답했다.

3년간 유일하게 그의 몸에 손대지 않은 게 한이현이었다.

물론 신기하다면서 연구 실험체로 쓰고 싶다고는 했다지만 말 뿐.

오히려 포션도 아끼지 않고 지원해줬단다.


달칵!


“회장님 오십니다.”


한도겸이 자리에 앉으니 마치 한수용 회장이 온다고 알린다.


스윽.


그 말에 모두가 자리에 일어서서 서재가 있는 쪽 문을 바라본다. 한도겸에게 주목했던 시선들과 태도와는 많이 달랐다.

잠시 후, 대현 그룹의 총수 한수용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계 3위, 대현 그룹.

섬유에서 시작해 중공업으로 일어서서 자동차, 전자, 화학, 통신 등등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가지고 있는 그야 말로 자본이 될 수 있는 건 다 한 다리씩 걸치고 있는 거대 그룹.

매출 600조, 순익이 무려 90조에 육박하는 실적을 매년 갱신하고 있는 대현 그룹의 주인이 바로 한수용 회장이었다.

한도겸에게는 증조부가 되는 분에게서 물려받은 작은 섬유 공장에서 이렇게 되기까지 한수용 회장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대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한도겸에게는 개인적으로 가벼운 모습도 보여주는 사람이었지만 이곳에선 아니었다.

재계에서 철의 거인이라고도 불리는 그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위압감을 느끼게 만들며 말했다.


“뭘 또 일어나? 앉아.”


성격만큼 성큼성큼 들어온 한 회장이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는 자식들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모두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밥은 집에서들 먹고 바로 본론이나 얘기하자고. 도겸이를 전무이사로 복귀시킬 것이다.”


회장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한도겸에게로 향했다가 다시 회장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바로 약하게 반발이 나온다.


“회장님, 3년이나 자리를 비운 사람에게 다시 전무 일을 맡기면 밖에서 말이 나올 겁니다. 거기에 아직 회복도 안 됐을 텐데 좀 쉬게 하시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시죠. 아직 젊지 않습니까. 그리고 각성도 하고 잠재 등급도 좋으니 다른 길도···.”


차남 한유성의 말에 한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도겸을 봤다.

그러자 한도겸이 입을 뗐다.


“직위는 돌려놓되 당장 거기에 앉는 건 양심 없는 짓이죠. 3년 동안 열일 한 사람도 있는데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작은 아버지, 아니지. 한유성 대표님?”

“크흠.”


한도겸의 말에 한유성이 불편하다는 듯 헛기침을 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한도겸을 대신해서 그룹 기획전략 본부에 자신의 사람을 꽂은 게 그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도겸은 한유성 대표를 보며 계속 말했다.


“당연히 성과는 보여드려야죠.”

“?”


다들 의아한 표정이다.

어떤 방법으로 한도겸이 성과를 낼까.


“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제가 맡겠습니다. 그걸로 일단 성과 좀 내고 눈치 봐서 그룹 본사로 들어가죠.”

“뭐!?”


한도겸의 말에 크게 반발한 사람은 지금 대현 매니지먼트의 대표인 5남, 한유철이었다.

당연했다.

대표가 바로 앞에 있는데 뺏겠다는 말을 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조용히 안 해? 어디서 언성을 높여? 잘한 게 뭐가 있다고. 이번 사건도 도겸이 아니었으면 어떡할 뻔했어? 계속 그따위로 관리 할 거야!?”

“그, 그건.”


한도겸 때문에 무사히 지나갔던 게이트 사고에 대해서 결국 한소리 들은 한유철은 사색이 된 얼굴로 다시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걸 본 한도겸은 다시 입을 뗐다.


“지저분한 게 많이 묻었더라고요.”


스윽.


한도겸이 한 뭉치의 서류를 꺼냈다.

그러자 그의 뒤에 기립해 있던 조 실장이 모두에게 하나씩 서류를 나눠줬다.

한 회장이 가장 먼저 그 서류를 보고 탁자 위에 던졌다.

그리고 한유철을 노려봤다.


“이, 이게.”


한유철이 당황한 기색으로 한 회장과 서류를 번갈아 봤다.


“한유철 헌터 매니지먼트 대표. 이게 뭐냐?”


한 회장의 시선이 한유철을 향하는 걸 본 한도겸은 서류를 보며 말했다.


“뭐긴요. 횡령, 배임, 탈세, 뇌물수수, 그리고 헌터들 데리고 재미있게도 노셨네요? 이것 참, 제약은 따로 있는데 여기서 약을 더 많이 쓰시네? 매니지먼트가 아니라 약국인가?”

“!”


한도겸이 준비한 서류는 바로 헌터 매니지먼트의 대표 한유철의 지저분한 것들이었다.

조 실장과 이 팀장이 구한 것들이 바로 이거였다.

덕지덕지 붙어 있는 더러운 것들.

특히 한수용 회장이 제일 싫어하는 게 마약인데, 한유철이 거기에 손을 댄 것이다.

본인이 직접 사용했으면 빼도 박도 못하고 아예 그대로 아웃이었을 텐데 그건 아니고 헌터들을 통해서 유통을 했다.

사실 다른 것들은 조 실장과 이 팀장이 다 찾아냈지만 마약은 아니었다.

냄새는 나는데 한유철이 어찌나 꽁꽁 숨겨두고 점조직으로 만들었는지 증거를 못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장물아비의 능력이 생각보다 더 좋아 겨우 찾아냈다.


‘D급 주제 B급 던전 게이트를 괜히 턴 게 아니지.’


간도 제대로 부운 놈이고 능력도 그쪽으로는 탁월했다.

한도겸에게 팔았던 저주받은 검도 횡령하던 것을 다시 빼돌린 것이었다고.


쾅!!!


“이놈!”


그때 한도겸의 상념을 깨는 한 회장의 분노 가득한 노성이 터졌다.

나이가 드셔서 좀 잦아들었지만 그 불같은 성격에 이런 걸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한창 때는 독종 불도저라고도 불렸던 양반이다.


“아, 아버지. 그러니까 이건.”

“닥쳐라! 넌 지금부터 당장 거기서 손 떼!”

“아버지!”


한 회장의 말에 한유철이 자신도 모르게 사색이 된 얼굴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뭐? 아버지?”

“그게, 회장님···. 이건 모함입니다!”


한유철은 실수를 하고 말았다.

차라리 바로 죄송하다고 하는 게 올바른 대처였는데, 오히려 더 회장의 화에 불을 붙여버렸다.


“모함? 한도겸. 네가 말해라. 이거 장난 친 거냐?”

“원본과 증거입니다.”


한 회장의 말에 한도겸이 자신의 것을 넘겼다.

어차피 이 일은 이 안에서 끝날 것이다.

한 회장이 이런 걸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이걸 대외적으로 터트려 집안싸움, 그것도 별로 좋은 것도 아닌 걸로 대현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

그래서 한도겸은 일부러 그룹 핵심인사들은 부르지 말고 대현의 핏줄만 불러달라고 했었다.

그룹의 핵심 인사들은 모두 한 회장이 움켜쥐고 있지만 그들에게 굳이 이런 걸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이래도? 이거 내가 들고 조사해 봐?”

“···. 죄송합니다!”

“헌터 매니지먼트에서 손 떼고 도겸이한테 넘겨. 그리고 당분간 다른 것도 손 떼. 도겸이 넌 이거 확실하게 다 털어내고. 대신 조용히 넘어가. 괜히 들쑤시지 말고. 무슨 말인지 알지?”

“예.”


한유철은 당분간 자숙, 그리고 한도겸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준 한 회장은 더 할 말이 있냐는 듯 쳐다봤다.

화를 자초한 결과였다.

그냥 헌터 매니지먼트만 넘기고 끝났을 일을 괜히 모함이라고 변명하다가 저 꼴이 됐다.

한유철의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을 본 형제들은 그를 외면했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한도겸은 속으로 회장님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하지만 그냥 회사 하나 얻자고 한 일이 아니었다.

기대와 달리 조금 시끄러울 것이다.


“니들도 대현의 이름에 똥칠을 하는 순간, 자식이고 핏줄이고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


대현은 곧 한수용 회장이었다.

대현에 먹칠하는 건 그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다 다름없는 것이다.


“예.”


서슬 퍼런 한 회장의 말에 다들 급히 대답했다.

그리고,


“도겸이, 넌 잠시 남고 나머지는 가 봐.”


한 회장의 말에 자리가 파했다.


***


조금 전, 한 회장의 서재.


“언제 이런 건 또 조사한 거냐?”


한 회장이 서류를 가리키며 물었다.

3년 간 누워 있던 놈이 맞는 건지 어떻게 일주일도 안 돼서 이렇게 파헤치다니.

물론 자신도 파헤치려고 마음먹었으면 이 정도는 금방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뭐가 낌새가 보여야 하는 거지 꽁꽁 감춘 걸 일일이 찾아낼 정도로 한 회장은 한가하지 않았다.

물론 자식이라서 느슨해진 것도 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열심히 하긴, 조 실장이 다 했겠지.”

“그것도 제가 한 거죠.”


사람을 시켜서 하는 것도 능력이다.

그걸 강조한 게 바로 한수용 회장이었다.


“쯧. 그건 그렇고. 이건 또 무엇이냐? 3년 내내 누워 있던 놈이 갑자기 헌터가 돼? 그것도 잠재력 SSS급?”


한 회장의 말에 한도겸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되더라고요.”


비록 자신을 아끼고 지지하는 한 회장이지만 검 속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진 않았다.

믿을 것 같지도 않고.


“···3년 동안 네가 진짜 누워 있었냐고 음모론까지 떴어. 조용히 하지 왜 이렇게 또 떠들썩하게 만들어?”

“그렇게 나올지 누가 알았답니까? 그리고 괜히 숨기면 더 이상하죠. 대놓고 그렇게 하니까 그래도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습니까?”


한도겸의 말도 맞았다.

숨길 것도 아닌데 숨기면 괜한 오해만 산다.

특히나 한도겸의 경우에는 더욱.

한숨을 내쉰 회장은 알겠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매니지먼트 하나가지고 되겠어?”

“딱이죠. 지금은. 어차피 하나씩 다 찾아 올 겁니다.”


3년의 공백이 아쉽지 않은 힘을 얻었으니 오히려 이쪽이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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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묵은 때를 벗겨내고 +4 19.04.26 14,122 229 14쪽
6 6화-재벌가 망나니가 검을 쥐면 +6 19.04.25 14,463 233 13쪽
5 5화-대현 헌터 매니지먼트 +5 19.04.24 15,231 232 13쪽
» 4화-망나니를 건드린 대가 +6 19.04.24 16,071 254 13쪽
3 3화-다이아몬드코팅 플래티넘 수저를 물다 +3 19.04.24 16,887 264 13쪽
2 2화-장물아비 +8 19.04.24 19,207 263 13쪽
1 1화-저주 받은 검 +23 19.04.24 23,563 26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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