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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SSS급 전함에 의식이 실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깁흔가람
그림/삽화
깁흔가람
작품등록일 :
2023.10.04 22:17
최근연재일 :
2024.04.06 20:00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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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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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8,567

작성
24.04.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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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21. Reverse Dimension(5)

DUMMY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그곳에서 어떤 것을 보셔도 놀라시면 안 됩니다.

“아, 그래 알았어.”


제국의 지하 비밀 연구소에 있는 연구원들은 시간을 넘어온 부작용 때문인지 그들에게 허락된 연구소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원격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우리는 새로운 우주, 새로운 영역으로의 여정을 준비했다. 좌표 설정이나 에너지포 예열 등등 모든 준비를 마친 뒤에도 베르거 소장은 여전히 불안이 남았는지 우리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있었다.


-애초에 이면 우주가 물리적인 공간이라기보다 관념적인 공간에 더 가깝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 여정이 될지 모릅니다. 혹시나 싶어 긴급 버튼을 누르면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놨지만 그 버튼을 누를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면 우주의 또 다른 이름은 Meta Physica였다. 고대 그리스말로 물리학 옆에, 라는 뜻이기도 한 이 단어는 형이상학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가 탐사할 이면 세계는 물리적 세계의 옆에 있는 세계이기도 했기에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형이상학적 세계로의 여정이라니, 도대체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항성도 가보고 블랙홀도 가봤지만, 이젠 관념으로 이루어진 세계라니.


사실 나는 승무원들과 전함을 두고 나 혼자 가보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두고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동료들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같이 떠나는 여정을 계획한 것이다.


그리고 내 힘이 미치는 전함 안에 있으면 어떻게든 보호가 되겠지.


“다들 준비되었나?”


함교에 앉아 승무원들을 돌아보았다. 출발 준비를 마친 승무원들은 내게 각자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알려왔다.


“그럼 슬슬 출발할까?”


출발을 알리는 방송을 통해 긴 휘슬 소리가 퍼져나갔다. 그리고 케레시스의 우렁찬 외침과 함께 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출항!”


대기권에 있던 전함은 궤도권으로 올라갔고, 우주로 나아갔다. 적당한 위치에 도착한 우리는 베르거 소장의 지시대로 특수한 에너지포를 쏘기 위해 준비했다.


“에너지 포 준비!”


전함에 있는 수많은 함포 중 하나를 개조했고, 그 함포는 특수한 에너지포를 쏴서 공간의 틈을 만들어낼 것이다.


“발사!”


에너지포에서 붉은 광선이 쏘아져 나갔다. 그리고 허공을 지지듯 타올랐고 이윽고 공간에 틈을 만들었다.


“가자!”


그리고 돌입하는 순간 특수한 좌표를 향해 공간 도약을 할 것이다. 생각보다 복잡하진 않지만 저 공간의 틈을 돌입하는 순간과 공간 도약의 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다들 집중하고 긴장해야했다.


“공간 돌입 5초전!”


특수한 계산을 해야 했기에 르네가 신호를 담당하기로 했다.


“4...3...”


다른 이들은 저마다 위치에서 이번 시도가 성공할 수 있기를 빌어야 했다.


“2...1...”


드디어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돌입합니다!”


르네의 외침에 맞춰 조타를 맡고 있던 세실리아가 외쳤다.


“공간 도약 개시!”


공간의 틈새의 돌입과 특수 좌표로의 공간 도약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순간, 전함이 어디론가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


특수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아직 통로와도 같은 곳이었다. 우리는 아직 이면 우주로 향하고 있는 과정중에 있었다.


하지만 분명 제대로 향하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저 앞에서 우리를 방해하기 위해 거인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너무 이르다! 아직 들어갈 수 없다! 돌아가라!”


우리들은 직감적으로 저 거인 너머의 공간으로 가야 함을 느꼈다. 하지만 저 거인의 손길을 뿌리치기 어려워 보였다.


“아스트럴 나이트 거신 모드로 변신! 저 거인과 맞선다!”


내 명령과 함께 케레시스가 승무원들에게 일사분란하게 명령했다. 곧 우리 전함 아스트럴 나이트는 거신 모습으로 변해 거인과 맞섰다.


“아직이다! 아직이란 말이다!”

“그건 들어가고 나서 판단하도록 하지!”


아스트럴 나이트는 거인에게 달려들었다. 두 거인은 서로 손을 맞잡으며 힘껏 밀어내기 시작했다.


“저쪽 거인이 엄청나게 힘이 센데요? 아스트럴 나이트가 쉽게 밀지 못합니다.”

“그건 우리 힘을 다 발휘하지 않아서 그래.”


나는 항성의 힘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아스트럴 나이트의 코어에 있는 항성의 힘이 새겨진 엔진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고작 이 정도냐!”


하지만 이 정도 힘에도 거인이 밀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군령자의 힘을 끌어올렸다. 아스트럴 나이트의 양 팔을 따라 검은 문자의 띠가 형성되며 감쌌다.


“크윽!”


이번엔 거인이 밀렸다. 하지만 거인도 자신의 숨겨둔 힘을 한층 개방하며 다시금 아스트럴 나이트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아직 내 힘은 다 발휘하지 않았다고!”


아스트럴 나이트의 등 뒤로 푸르게 일렁이는 원이 나타났다. 블랙홀을 통해 정보를 얻기 위한 힘이 형상화 된 것이다.


평소라면 아스트럴 나이트도 항성의 힘 이상을 쓸 일이 없을 것이다. 그 정도의 힘을 받아낼 존재를 만나기 힘드니까.


하지만 여기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인이 우리의 길을 막아서는 통에 나는 의도치 않게 내가 낼 수 있는 힘들을 전함에 구현하게 되었다.


“선주,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런 힘 써보겠어?”


거대 전함의 코어가 붉게 빛나고 있고, 두 팔은 알 수 없는 주문의 띠가 활성화 되었으며, 등 뒤에는 검은 오라 같은 원이 떠 있다.


거신의 모습에 더불어 마법과도 같은 외형이 더해진 아스트럴 나이트의 모습이 새로웠다.


“아스트럴 나이트가 마도 전사와도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군요.”


세실리아는 거신과 아스트럴 나이트와의 싸움에서의 변화를 인상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거신들이 기존의 과학 기술과 더불어 벨롱가로 인해 얻은 바이오 테크닉들을 접목해서 개량한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취하기 힘든 다양한 동작이나 출력을 매끄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아스트럴 나이트는 거기에 더불어 다양한 힘들을 구현하게 되며 더욱 독특한 모습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 모습을 세실리아를 비롯한 보석 이름을 쓰는 아가씨들이 굉장히 흥미진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이다! 그대에겐 여전히 이곳이 이르다!”


이런 아스트럴 나이트 내부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인은 여전히 우리를 막아서고 있었다. 거인은 두 눈에 빛을 내며 더욱 강대한 힘을 냈다.


아직도 이런 힘을 숨기고 있었다는 점에서 놀랐고, 이런 존재가 고작 문지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하지만 나는 이런 문지기를 만난 것이 처음이 아니다.


“그쪽 거인에게 묻는다! 혹시 유미르라는 거인을 아는가!”


이 말에 거인의 동작이 덜컥 하고 멈췄다.


“유미르를 어찌 아는가?”


여기 있었구나.


사후 영역을 지키는 문지기이자, 나와 친구가 된 유미르가 있었다. 물론 사후 영역을 떠난 이후로 만난 적도 연락을 주고 받은 적도 없지만, 어쨌든 나와 아직 연결이 된 친구이자 거인인 유미르였다.


그리고 유미르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자신이 하나 더 있다고 했다. 나는 그것이 사후 영역으로 들어가는 문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지만, 이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


이면 세계로 들어가는 이 문에서 문지기를 하고 있었을 줄이야.


“사후 영역에서 친구로 사귀었지. 이게 그 증거이다.”


나는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굳이 꺼내볼 이유가 없던 물건인 작은 화살을 꺼냈다. 유미르는 활을 썼고, 그가 사후 영역 깊은 곳으로 나를 보내줄 때 자신을 알아볼 증표로 화살을 건넸다.


하지만 그곳에서 화살을 굳이 쓸 일은 없었다. 사후 영역 깊은 곳은 슈퍼 컴퓨터가 있어서 인간들의 사망에 대한 데이터 정리만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이걸 다시 꺼내게 될 줄이야.


“유미르의 물건이 맞군.”


나는 재빨리 그에게 물었다.


“유미르의 쌍둥이, 그대 이름은 뭐지?”


거인은 우리에 대한 적의를 거두고 순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아우둠라.”

“아우둠라, 만나서 반갑다. 유미르의 쌍둥이. 나는 강수호라고 한다.”


아스트럴 나이트에서 모든 힘을 거두었다. 다시 평범한 거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아스트럴 나이트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방금까지 힘겨루기하며 밀어내려고 했던 상대와 악수를 하게 된 급격한 상황 변화에 아우둠라는 적응을 잘 못하다가 마지못해 손을 맞잡았다.


“유미르의 이름을 봐서 그대의 인사를 받아주겠다.”


서로 인사를 건네는데 성공하자 나는 곧바로 궁금한 것을 물었다.


“아까 했던 말이 궁금한데. 다짜고짜 아직 이르다니. 그게 무슨뜻인거지?”


아우둠라는 곤란한 입장이었지만, 유미르의 친구를 함부로 쫓아낼 수 없었는지 순순히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다. 이 너머는 여왕의 안식처. 아직 그대들의 출입을 허락할 수 없을 따름이다.”


여왕의 안식처? 앞으로 인류를 멸망시킬 그 여왕이 여기 너머에 있다고? 하지만 나는 짐짓 모르는 척 물어보았다.


“여왕이라니? 그게 뭔가?”

“여왕은 말 그대로 여왕이다. 세상에 시작이 있었듯, 그 끝을 맡은 존재.”


아무래도 우리가 찾던 것이 이곳에 있었다. 아직 여왕의 등장까지 예정된 시간은 한참 남았다. 하지만 그 여왕의 힘이 더 무르익기 전에 먼저 처리하면 그 마지막은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우둠라는 그 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유미르처럼 이런 중요한 공간을 지키는 존재였다. 비록 지금 친구도 아니고 적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 되어 서로 마주하고 있지만, 본래였다면 아까처럼 우리는 여기서 쫓겨나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미르와의 친분 덕에 여기 머무르게 되었으니, 아우둠라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정보를 얻어야지.


“아직 세상의 끝은 한참 남았으니 여왕이 활동할 시기도 아니고, 그러니 역으로 여왕을 찾아가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거로군.”

“바로 그것이다.”


세상의 마지막에 활동하도록 예정된 여왕이라. 무섭구만, 지금 가진 힘으로도 과연 맞설 수 있을지 모르겠어. 당장 여기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 아우둠라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데 여왕은 그보다 더 강하지 않을까?


물론 유미르의 너머에 있던 사후 영역은 컴퓨터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베로니카가 해킹해서 조작을 할 수 있기도 했다.


그러니 너무 여왕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면 세계에 이런 비밀이 있을 줄이야.”

“본래라면 이곳의 비밀을 알게 된 이들도 모두 제거해서 정보가 새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 룰이 있었어?


“하지만 유미르의 친구에게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지.”


의외로 이 거인들이 융통성이 있었다. 유미르도 그렇고 아우둠라도 인간미가 있단 말이지.


“그대들을 이곳에 세상 마지막 순간까지 가둬두도록 하겠다.”


아, 인간미 있다는 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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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21. Reverse Dimension(6) 24.04.03 164 4 11쪽
» 21. Reverse Dimension(5) 24.04.02 161 5 11쪽
177 21. Reverse Dimension(4) 24.04.01 164 6 13쪽
176 21. Reverse Dimension(3) 24.03.30 164 6 9쪽
175 21. Reverse Dimension(2) 24.03.29 166 4 12쪽
174 21. Reverse Dimension(1) 24.03.28 168 4 11쪽
173 20. 살레노미아 회전(16) 24.03.27 176 4 11쪽
172 20. 살레노미아 회전(15) 24.03.26 157 4 11쪽
171 20. 살레노미아 회전(14) 24.03.25 174 5 12쪽
170 20. 살레노미아 회전(13) 24.03.24 170 4 12쪽
169 20. 살레노미아 회전(12) 24.03.23 173 4 11쪽
168 20. 살레노미아 회전(11) 24.03.22 181 4 12쪽
167 20. 살레노미아 회전(10) 24.03.21 178 6 12쪽
166 20. 살레노미아 회전(9) 24.03.20 185 5 13쪽
165 20. 살레노미아 회전(8) 24.03.19 197 6 12쪽
164 20. 살레노미아 회전(7) 24.03.18 185 5 12쪽
163 20. 살레노미아 회전(6) 24.03.16 191 5 12쪽
162 20. 살레노미아 회전(5) 24.03.15 195 5 13쪽
161 20. 살레노미아 회전(4) 24.03.14 193 5 12쪽
160 20. 살레노미아 회전(3) 24.03.13 197 5 11쪽
159 20. 살레노미아 회전(2) 24.03.12 202 6 13쪽
158 20. 살레노미아 회전(1) 24.03.11 226 4 12쪽
157 19. 신테스 은하(14) 24.03.09 220 6 11쪽
156 19. 신테스 은하(13) 24.03.08 208 5 11쪽
155 19. 신테스 은하(12) 24.03.07 227 4 12쪽
154 19. 신테스 은하(11) 24.03.06 21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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