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분께서 자기가 쓴 글이 재미있냐는 한담을 올린 걸 보았습니다. 작성자분은 자신이 쓴 글이 재미가 없다고 한탄하셨었죠 (ㅠㅠ) 하지만 많은 분들이 댓글로 ‘재미있다’고 대답하시면서 반격하셨지만.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로 자신의 글이 재미있다고 하신 분들은 제 주관이지만 ‘쓰는 게 재미있다’는 말로 들리더군요. 그 글을 읽을 때의 재미는 별개의 이야기 같고요.
제 생각에 글을 쓰는 게 재미가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로 문피아에서 글 쓰는 분들은 모두 글 쓰는 것을 재미있어하시는 글쟁이님들이시고요. 하지만, 정녕.. 정녕 작가님들! 자신이 쓴 글이 재미있으십니까. 저는 이상하게 초반에 쓸 때는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끼다가도, 여러 차례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 글이 성에 안 차게 되더라고요. 퇴고를 하면 할수록 글의 재미가 반감되서.. 급기야는 아 나는 허섭쓰레기구나...하며 자신감을 잃고 리메에 눈독 들이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글을 엎은 적도 꽤 있고요.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리메를 하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에 다시 제가 썼던 글을 읽어보니까, 필력, 구성력, 뭐 이런걸 다 떠나서 나름..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쓴 글이라 관대해지는 걸 수 있지만 그래도 뭐 볼만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본인의 글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반응이 지극히 정상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리메이크’ 할 생각하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고 글 쓰세요. 작가님들. (누구보다 저한테 필요한 말입지요 ㅠㅠ.)
새벽 4시, 제가 예전에 썼던 글을 읽고 나서 감상에 젖어 긴 글을 싸질렀네요. 처음으로 이렇게 한담에 홍보 아닌 긴(‘긴’이 중요한 겁니다) 글을 쓰는 거라,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두렵...네요. (문피아는 천사님들만 있다지요?) 긴 글 수고스럽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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