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군요. 오늘도 한 분이 탈락하셨습니다. ㅠㅠ
* 월하수인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파이팅!!!
* 표가 너무 길다는 생각에 당일 탈락하신 분만 반영햇습니다. 혹 기 탈락하신 분들이 언잖으실까 걱정이네요.. ^^;;
[ 중계소설: 신록마관 ]
11
삼십여 년 전, 황화 중류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조수빈이란 이름의 여의(女醫) 한 사람이 마굴(魔窟) 조마라(造魔羅)에 납치되었다.
평범한 약초꾼에 불과했던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과정에서 수천 년 세월을 격해 유전된 신비의 힘을 깨달았다. 고대 신룡의 공능, 용안(龍眼)!
단 한 번 눈에 담는 것만으로 세상의 그 어떤 무공도 전부 제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용안에 의지해, 그는 조마라를 무너뜨렸고, 여인을 구했으며, 나아가 오존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비록 조마라의 대법에 당한 그의 여인 조수빈은 이미 영원한 혼수상태에 빠진 상태였지만.
그 사내, 용안의 소유자... 바로 천왕일로행 혁련칠우였다.
허나 그에게 오존의 일좌를 안겨준 용안은, 또한 그의 유일한 약점이기도 했으니… 수면선인은 바로 그것을 노렸다.
가내려의 독문병기 단비(旦匕)는 특정한 내공이 실리면 아침햇살처럼 찬란한 섬광을 발산하는 기물(奇物). 흑암관에서 펼쳐진 단비의 찬란한 광휘는 천하에서 가장 정교하고 예민한 용안을 찰나지간 마비시켰다. 용안의 기능이 멎으며 신룡의 힘 또한 사라진 혁련칠우는 내공조차 지니지 않은 일반인에 지나지 않는 터. 이미 수면선인의 오승도가 박혀 있었던 하복부에서 새삼 엄청난 고통이 밀려들며 피분수가 솟구쳤고, 급기야 혼절하기에 이르렀음이다.
그러나 힘을 잃기 전 쳐낸 그의 일장엔 과연 오존의 한 사람다운 위맹한 경력이 실려 있었으니, 이에 적중된 단비 가내려는…
“이제 곧… 근령이와 함께… 문향(文香) 언니를 만나겠죠… 아아, 용서… 받을 수… 있을까요…”
혁련칠우가 당분간 용안을 되찾지 못하게끔 시신경을 제압하는 혈도를 누르고 곁에 다가온 수면선인이 비통한 마음으로 읊조렸다.
“문향은… 문향은 너희들을 사랑했다. 용서해 줄 거야. 그녀라면, 그녀라면… 다 잊고 용서해 줄 거야. 걱정하지 마라, 내려.”
“그래요… 문향 언니라면… 왠지 그래줄 것 같아요… 언니는… 언니는…”
입가에 가는 미소를 머금은 채로 가내려의 몸이 축 늘어졌다.
*
“거짓말 하지 마!”
수면선인이 악 바친 목소리로 고함쳤다.
“미안하지만, 사실이다. ‘그’는 분명 말했다. 연무신교주가 바로 전능왕(全能王)의 후예라고, 전능왕의 모든 유산이, 수빈을 깨울 수 있는 회천신단(回天神丹) 또한 연무신교에 존재한다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타락한 강호에 하나 남은 의인(義人)이라 믿어지는 그였기에. 그 인격을, 그 명성을 의심할 수 없었어. 더구나 신교주가 보인 그 기적과도 같은 능력들… 그녀가 전능왕의 후예가 아니라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헛소리! 그녀는 성모지신(聖母之身)이었다. 그녀가 행한 기적들은 전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끌어낸 치환의 힘이었을 뿐이란 말이다!”
혁련칠우의 멱살을 움켜쥐며 수면선인이 울부짖었다.
연무신교의 처음이자 마지막 교주는 기적의 치유술을 지녔다는 문향이란 여인이었다.
어느날 세상에 홀연히 등장한 문향, 그녀의 진면목을 아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수면선인은 그 극소수 중 한 명.
문향은 ‘인간의 존엄’이란 기치 아래 귀천과 정사(正邪)를 가리지 않고 이 땅의 모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베풀었고, 은혜 입은 자들이 그녀의 가르침을 받들어 교를 이루니 그것이 바로 사랑에 힘쓴다는 뜻의 연무신교였다.
그러나 십년 전, 그녀와 연무신교는 하룻밤 사이에 세상에서 지워졌다.
누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아무도 몰랐다.
크나큰 은혜를 받았던 수만의 교인들을 비탄에 빠지게 만들었던 혈겁, 그 비사가 이렇게 밝혀지고 있었다.
“알아. 하지만 너무 늦게 알았지. 그래, 내 잘못이다. 회천신단에 눈이 멀었지. 회천신단을 손에 넣기 위해 용천왕의 권능으로 강호의 젊은 패주들을 끌어 들였다. 전능력(全能力)을 탐하는 젊은 패주들을 이용해 연무신교를 공격하고, 그 틈을 타 문향에게 접근해 그녀를 죽였다. 헌데, 죽는 그 순간에도… 문향은 나의 수빈을 위해 기도해 주더군. 아아! 미련한 놈! 이 미련한 놈!”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혁련칠우를 잠시 지켜보다, 수면선인이 긴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럼, 당신은 왜 마관에 들었지?”
“뒤늦게 문향의 정체를 알았다. 그러니 금강신존의 부탁을 내 어찌 거부할 수 있었겠는가.”
“금강신존? 그가, 그가 당신을 마관에 청했다고? 왜?”
혁련칠우의 입꼬리가 묘하게 비틀렸다. 씁쓸한 웃음. 그가 역으로 되물었다.
“자네가 역덕이지?”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소?”
“마지막 순간, 문향이 그러더군.”
“……?”
“역덕... 자네가 보고 싶다고.”
* 쓰다 보니.. 연참을 중계하며 참가자 분들의 글을 홍보해 드린다는 본 취지에 맞지 않게 너무 글 자체의 내용에 연연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ㅠㅠ
* 어쨌든 몸이 안 좋아 회사까지 쉰 마당에 중계 소설만큼은 썼습니다. 좋게 봐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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