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이면 그런 게 좋은 듯 해요.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정확히 인식해버리지만 포기하지 못해 미쳐버리거나 인성이 부서지고 돌아버리는 거나.
자존감이 대단히 낮은 주인공이 무언가에 의존해 뱉새가 황새쫒다 가랑이 찢어지듯 천천히 무너지다 부서지는 거나
갑자기 현실을 마주한(끝끝내 현실을 부정하다) 주인공이 결국 알아버리고 멘탈이 갈리는 것
사람들은 이건 난이도가 헬이다 그래서 재밌다고 하지만 전 그런게 싫네요.
삶이 괜히 희노애락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괜히 희가 제일 앞에 있는 게 아니지 않나요.
주인공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영원히 어떠한 순간에서라도 그 때를 생각하면 웃음지을 수 있도록 그때를 위해서라면 행복할 수 있도록
그렇게 노가 터지고 애가 뿜어져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중을 위한 락을 위해 아예 완전히 박았으면 좋겠어요. 마주한 비실상에 분노하고 그것에 어쩌지 못하는 자신에 분노하고 절망하다 결국 부서져내리다 처음의 희에 결국 죽진 못하는 그런 주인공을 원해요.
그래서 주인공의 자존감은 낮을 수록 좋을 거 같아요. 아무 쓸모도 없고 아무 관심도 못받아 텅빈 껍데기같은 주인공이라면 자신 옆에 존재하는 사람에 자신의 존재를 걸테고 거기서 희를 느낄 꺼고 곧 터질 상황에 스스로 목숨조차 끊지 못할 테니까요. 나따위는 아무 필요도 없고 지금 숨쉬는 공기조차도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 때문이라도, 혹은 복수나 너만이라도 살아라는 유언같은 말때문이라도 죽지 않진 않을까요?
수동적인 주인공은 싫어요. 세상은 주인공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자의 감정이입은 절반 이상은 주인공이니까 이 소설의 주제와 진행은 주인공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니까 마지막이라도 주인공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주인공이 강하지도 지혜가 있길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바보여도 돼요. 약해도 돼요. 몸치에 무력하며 매일 자기비판에 쩔어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해도 좋아요. 하지만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비록 자살이라도 전 다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 소설 혹시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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