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대여점에서 괜찮아 보인다 싶은 게임 소설을 한 권 집어들었습니다. 기대를 안고 집에 와 읽어보았더니 이게 웬일, 3~4시간 동안 투자하면 하고도 남을 전직을 소설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한 주인공은 책 반 권이 넘어가도록 못합니다. 이런 게임 소설, 재미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이런 게임 소설을 쓰고 있는데, 저는 재미있습니다. 한 10권, 20권 되는 장편으로 기획했기에 이런 것은 아니고 주인공의 레벨업이나 전직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거든요. 기획된 스토리상 재미요소가 좀 떨어지긴 하겠지만 주인공이 레벨 1을 유지하더라도 소설을 끝내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게임 소설이지만 주인공이 가지는 주인공으로서의 의미가 캐릭터의 강함과 별 상관이 없거든요.
말하자면 제 소설은 매니악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제 소설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답답하다는 말을 듣던 주인공도 요즘은 귀엽다는 말을 많이 듣는군요. 그래도 요즘도 가끔 답답하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주인공이 찌질하다는 말도 들었지요. 어느 정도 각오를 했기에 막상 맞닥뜨렸을 때엔 꽤 담담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런 제 글을, 이런 제 글의 주인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기쁜 일입니다. 예전에도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져서 너무 기쁩니다.
인기작의 반열에 들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저 외에도 제 글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저 외에도 제 글의 주인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제 글은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성공의 절반은... 글을 마무리짓는 것으로 채워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연참대전에 참가……하고 싶지만 능력이 안 되기에 그냥 지금처럼 꾸준히 써나가야겠습니다.
자신의 만화를 본 사람들에게서 좋아한다, 공감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 그것이 하나의 기적이 아닐까 한다는 말을 하신 한 만화가가 있습니다. 그분의 말씀대로라면 기적이란 것은 그리 먼 곳에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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