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판타지 세계관을 사용하는데 한자어를 쓴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시는 것이 이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독자분들이 이런식으로 생각해보실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은 분명 작가의 창작이지만 그렇게 쓰여져서 우리가 보는 작품들은 한국인인 번역가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된 거라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겁니다.
완벽하게 세계관에 부합하려면 판타지 세계관 속 언어로 소설을 써야 하겠죠. 1인칭이라면 주인공의 생각이니 그 주인공이 쓰고 있는 언어로 써야하고, 그 세계관 속 작가가 쓰는 소설 이라는 식의 설정이라면 역시 그 작가가 사용하는 언어로 써야 세계관에 부합하는 것이겠지요.
영어라면 영어, 라틴어라면 라틴어, 독일어라면 독일어 러시아어라면 러시아어(?) 스와힐리어라면 스와힐리어(?),아메리카 원주민어라면 아메리카 원주민어(?)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솔직한 심정이지만 무엇보다 한국어로 한자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혹은 한자로 된 관용어를 전혀 쓰지 않거나 혹은 최소한도만을 사용해 글을 쓴다는건 글을 쓰는 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요.
그리고 오히려 한자어를 순수 한국어로 바꾸던가 풀어 쓰는건 왠지 더 어색한 것도 어색한거지만 글의 글자수만 늘리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이렇게 안 풀어도 되는데 쓸데없이 분량만 늘어나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거지요.
작품 속에 몰입하는 분들이 가지시는 느낌의 문제인건 어쩔수 없습니다만, 한자어나 한자로 된 관용어에 대해 부자연스럽다던가 어색하다고 생각하시는건 이해할 수 있지만, 글쓰는 입장으로서 작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말하자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곤란하다는 느낌이지요.
물론 한자어의 지나친 사용은 좋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이는 일상에서도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어에서 적절한 한자어는 어쩔수 없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상 생활 속과 한국어라는 언어 자체에 문화적, 언어적으로 녹아있기 때문에 글쓰는 입장에서 되도록 세계관에 부합하도록 쓰고 싶은데도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독자분들이 그 현상을 어느 정도 양해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솔직히 글을 쓰다보면 한자어를 남발하게 될때도 있긴 합니다. 편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남발에 대해 비판받을 수는 있지만 한자어 사용 자체에 대해 거북해하시거나 위화감을 느끼신다던가 하는건 조금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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