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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es 님의 서재입니다.

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장르소설은 무엇일까

작성자
Lv.99 연목
작성
12.03.30 05:17
조회
946

아직도 장르소설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은 듯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장르문학의 본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끊임없이 변화/진화해 나가니까요. 현재 보면 외연은 분명 넓혀가고 있지만 내연의 깊이는 아직 부족한 듯 싶습니다.

장르소설과 비슷한 부류로 일명 B급영화라는게 있습니다.(혹은 있었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써야 할까요?) 많은 분야에서 이른바 ‘퓨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간단히 주변에서 보는 요리만 해도 그렇고 음악 영화 무용 의상 비주얼아트 등등.. 점점 구분이 모호해져 갑니다. 이젠 오히려 키치가 메인스트림으로 들어 오고 있습니다. 구분을 하려 든다는 것이 이제는 과거의 문화인 듯도 합니다. 아이폰이 꼭 전화기라 정의할 수만은 없는 거자나요^^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장르문학 작가분들의 작가로서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혹시 나도 모르게 스스로 쓴 글이 속해 있는, 장르문학이라고 하는 세상을 비하하고 계시지는 않은가 해서입니다.

어렸을 적 많이 듣는 얘기가 ‘만화나 보고” 이었지요..이제는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만화라는 장르가 단순히 애들이나 보는 시간때우기용 가치없는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압니다. 단지 표현하는 방식이 틀릴 뿐, 형식이 만화이기 때문에 비하 받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기생수, 베르세르크, 그머냐 살인혐의로 쫓기는 닥터 머머, 20세기 소년, 아르미안의 네딸들~!카멜레온의 시… 하도 오래되서 기억 나는게 몇 없지만 웬만한 문학작품보다도 더 제게는 영감을 많이 줬던 작품들입니다.(혹은 연재가 늦어서 그럴지도;;;) 물론 애니메이션도 그렇습니다. 지브리쪽부터 해서…이젠 만화 따위.. 라는 말은 함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사진도 초기에는 예술작품으로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20세기 후반 들어서야 겨우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지요. 이제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리 고급음식이라 해도 결국은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만 남을 뿐입니다. 헤비메탈부터 시작해서 재즈, 클래식까지 넘어가보니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만이 있더군요. 글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여기 올라 오는 글들을 보면 재능이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무려 한달에 한번 글이 올라와도 감사합니다하는 100개의 댓글은 기본이신 후생기의 가글님, 2006년부터 지금까지 쓰고 계신 귀혼환령검의 가비님, 같은 유려한 문체의 글이지만 좀 더 남자다운 무겸님, 여성스런 섬세함의 천애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시는 싱촌님^^, 요즘 뜸하신 구두룡님, 우울함님, 자건님 등등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글을 올리시는 여러 분들중에는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정말 진지하다고 보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정도는 나도 쓰겠는데 하나 써 볼까’ ’ 오 이거 괜찮은 설정같은데 한번 써 볼까’ ’난 킹왕짱으로 갈 테다’ ’나도 회귀물이나 하나 써보까; 이런 생각들이 묻어 나는 글들이 있습니다. 물론 문피아는 정식작가만을 위한 글쓰기의 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꼭 사생결단의 각오로 쓸 필요만은 없겠지요. 취미삼아 쓸 수도 있고 장난삼아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를 염두에 두신다면 자기가 쓰는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자부심이 있으면 단어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게 되고 대사 한마디에도, 지나치는 풍경묘사에도 뜻을 담으려 하게 됩니다.

‘장르소설인데 머 걍 재밌으면 다 아닌가’ 하실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에겐 스누피라 알려져 있는 찰리브라운 만화만 해도 애들 보는 만화라 보기엔 때론 심오한 내용도 많습니다. 좋은 작가는 두세가지를 동시에 하지요. 한 단어의 뜻이 꼭 한가지가 아닌 것처럼요. 배트맨이 그냥 애들 만화고 다크나이트가 그냥 액션영화이던가요? 더 내용이 풍부해진다고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배가 되겠지요.

장르문학에 문제점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문제는 시장이 결국 풀어 나가게 됩니다. 우리에게 조앤 롤링만한 상상력과 필력을 지닌 작가가 없을까요? 선진 출판문화와 시스템과 시장을 가진 영국에서도 해리포터는 출판사에서 번번히 퇴짜 맞았습니다. 훨씬 작은 시장과 경직된, 시스템이라고는 거의 없는 열악한 환경인 여기에서는 더더욱 힘든 일이겠죠. 하지만 그 부분은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할 일은 장르소설이 이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일 뿐이죠. 저는 정말 찌질한 해리 나오는 그런 소설보다 훨 재미있는 우리 작가의 소설을 보고 싶습니다. 매해 그 작가의 작품을 기다리고 싶구요. 오늘도 머리 싸매며 고생하실 작가분들께 건필을 빕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6 slowly
    작성일
    12.03.30 05:33
    No. 1

    전 개인적으로 좋게 봤네요.
    잘 읽었습니다.
    특히... 단어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게 되고, 지나치는 풍경 묘사도 의미를 담아 보려 하고.....
    많이 동감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싱싱촌
    작성일
    12.03.30 07:03
    No. 2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싱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견마지로
    작성일
    12.03.30 07:11
    No. 3

    제 소설 하나를 출판사에 메일로 보냈더니
    자기들은 장르소설만 취급한다더군요.

    제 소설은 장르소설이 아니란 말이겠죠

    미안한 이야긴데, 문피아에 등록되어 있는 모든 출판사에 다 보내봤답니다.
    돌아온 회신이 두갠가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구동성이더군요.




    그게 [이도에 만백하고]입니다.



    * 다 지나간 이야기니 그냥 우스개소리로 봐 주십시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창조적변화
    작성일
    12.03.30 07:18
    No. 4

    견마지로님의 글은 이북이나 개인지쪽으로 알아보셔도 좋은 듯 한데... 이북쪽은 아마 편하게 들어가실 수 있을 텐데... 팬층이 있으셔서 괜찮을 듯 한데... 이북 나오면 팬분들이 입소문 내주실듯...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1 견마지로
    작성일
    12.03.30 07:25
    No. 5

    창조적변화님/
    일단 출판생각은 접고, 제가 쓰고 싶은거 원없이 쓴 뒤에 생각해보려고요^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창조적변화
    작성일
    12.03.30 08:00
    No. 6

    이북쪽은 자기가 원하는 거 원없이 쓸 수 있을 텐데...하긴, 문피아도 유료화 되면 유료 연재 되는 건 자연스럽게 이북쪽으로 되는 방향을 취하겠지요. 대부분 다 그런 식으로 하고 있으니... 유료 연재로 편하게 원하는 걸 쓰시는 것도 한 방법일 듯...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3.30 08:36
    No. 7

    우리나라의 장르소설은 '대여점'에 고착화 된 게 문제겠지요...
    그리고 대여점에서 빌려서 보는 킬링타임이라는 인식....
    서점이나 도서관에는 훌륭한 양서 장르소설이 많습니다.
    외국 작품들이 대부분 이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한원
    작성일
    12.03.30 08:51
    No. 8

    글이란 결국 독자의 취향을 따라가는 것 아닐까요?
    대중성에 부합하는 글은 시류를 따라가는 것이고,
    (이건 정말 안전하고 탄탄한 길...그마저도 잘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이 반영된 글은
    새로운 시류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 독자들의 공감이 우선되어야 하겠지요.
    (가끔 "뭐 이런 게 다 있어!"하는 반응도 있겠지만^^)
    무엇이든 최초는 힘든 법이라고 생각되네요.
    제 생각엔 좋은 글은 옆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글이고,
    "아하 그렇구나!" 감탄이 나오는 글이며,
    지식을 넘어 지혜까지도 전해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이 갔나?)
    글에 대한 분류를 하는게 무의미해질 정도로
    세상이 빨리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로서 작가님들에게 보고 싶은 건
    변화를 따라 갈려고 하는 것보다는
    (한번 읽고 돌아서버리는 글)
    당장은 힘들고 괴롭더라도 색다른 시도를 통한
    좋은 글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독자들의 마인드도 많이 변해야겠지만
    작가분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가 같이하므로 해서,
    플러스 알파의 상승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봅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이게뭐야
    작성일
    12.03.30 10:54
    No. 9

    독자들이 이런것만 좋아하니까 나도...
    출판사에서 이런걸 원하니까 나도...
    이런 분들은 그냥 하청업자죠 작가가 아니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낭만냥
    작성일
    12.03.30 13:25
    No. 10

    좋은 글 감사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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