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글을 쓰던지 고질병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과제를 할 때도 그랬고, 편지를 쓰면서도 그랬고, 짧은 글을 쓸 때도 그랬고, 소설들을 (첫 장만) 쓸 때도 그랬지만...

모든 글을 쓰면 항상 지워놓고 새로 쓰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심지어 룸메이트 과제를 해주는 것인데도 한 장 분량의 글쓰기를 새벽 세 시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망발을 하지를 않나, 편지도 세 장 쓰면 두 장 반 이상을 새로 써버리지를 않나...

더 골치 아픈 건 이렇게 해놓고 얼마 뒤에 다시 보면 또 다시 8할은 지우고 남은 2할은 새로 쓰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500자나 1000자 정도 되는 단문은 몰라도 3000자를 넘는 분량을 쓰게 되면 도저히 완성이 안 됩니다.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도저히 괜찮은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욕심이 과해서 괜찮은 글인데도 자꾸 수정하려 드는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저 글을 고치고 싶은 게 습관이 되어버린 걸까요(...)

[Scintill..]

글에 조금 더 자신감을 붙여보시는게 어떨지요

[[탈퇴계정]]

고치는 것이 습관이실수도 있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일수도 있어요. 7년의 밤, 네 심장을 향해 쏴라, 28을 쓴 정유정 작가의 인터뷰가 생각나네요. 3개월동안 초고를 완성하고 2년 동안 퇴고한다구요. 퇴고가 끝났을 때 초고에 썼던 문장이 남아있으면 실패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롤창조]

읔!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질문이군요.
솔직히 쓰고 나서 제가 쓴 작품을 보면 고칠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고치면 고칠수록 내용의 전개는 이상해지죠.
그래서 전 쓴 후에 더 나은 글을 쓰자는 취지로 쓰고 있습니나.
그렇게 나가다 보면 세월이 흘러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겠죠?
너무 글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바로바로 고치시지는 마시고 다 쓰고 글을 읽어봐서 이상하면 바꾸는 건 어떨까요?

[롤창조]

있습니나. 아닙니닷! 있습니다. 입니다.
모바일로 칠려니 힘드네요. ㅠ ㅠ

[넋서리]

작가는 아니지만..
한권분량을 써놓고서 한 6개월동안 고치기만을 반복하다가 포기한 적이 있군요,
조언드리자면 쓰신것은 그대로 두고 새로 써보시는게 어떨런지? 그래서 써둔 것들을 비교해 보는겁니다. 그 중에 가장 나은 방향으로 써나가시면 발전이 있겠지요.
계속해서 고치기만 하면 스토리나 문법이나 나아지기야 하겠지만 본인의 필력이 나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요.(저는 그랬습니다.)

[취록옥]

연참대전에 참가해 보십시오.
퇴고보다도....올리기에 바빠집니다.(ㅠ.ㅜ)
다만, 로니에르 님 같은 성격이시라면,
연참대전 이후에 수정하시느라 연중을 하실 가능성이 농후해지겠지요....;;

[충과환]

문장도 중요하지만 서사력이라고 해야할까요. 이야기의 틀을 잘 짜고 인물과 사건을 개연성있게 얽어 내야 좋은 소설이 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묘사와 대사가 계속되도 전체적인 흐름이 이상하고 재미가 없으면 외면받을거에요. 그러니까 이야기를 먼저 다 쓰는 것만 주목하고 다른 것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셔요. 좋은 콘티! 연출력! 두 가지만 쟁취하면 세부묘사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