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제가 보던 글 하나가 연재중단 되었습니다.
이유는 리메이크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이야기와 너무 달라져 버렸다.
더 이상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없다.
이대로는 더 이상 뒷 이야기를 써나갈 수 없다.
작자 분이 밝히신 리메이크의 이유였습니다.
문피아에서 보던 몇 안되는 글이었기에 일단 안타까움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죠.
거의 한 십년 전 일입니다.
저도 연재중이던 글의 챕터 하나를 리메이크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몇 챕터였는지 기억이 나네요. 처녀작의 세번째 챕터였습니다.
인터넷에 올리지 않은 부분도 아니었고, 이미 챕터가 반 이상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당시 인기가 없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봐주시던 분들은 대부분 읽으신 이후였죠.
당시에 리메이크를 한 이유는 위의 작자분과 비슷했습니다.
이야기 전체에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조연이 등장하는 챕터 였는데, 어째 쓰다보니 그 조연의 성격이 처음 구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져 버린 데다가, 이야기 자체도 꼬여버려서 이대로 뒷 이야기를 이어 쓰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그래서 염치 불구하고 독자분들께 사죄의 공지를 올린 뒤 챕터 하나를 통채로 다시 썼었습니다.
그때 만약 그 챕터를 리메이크를 하지 않았다면 그 글을 완결지을 수 있었을까.
굳이 그 챕터를 리메이크 했어야 했을까.
기억이 흐릿하긴 했지만 당시에 전 리메이크 결과에 대해 꽤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미 공개하고, 진행까지 하던 챕터를 통채로 갈아엎고 새로 썼다는 사실에 꽤나 민망해 했죠.
리메이크.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