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글을 많이 쓰고 읽어봤지만, 읽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쓰는건 남의 취향에 맞게는 못쓰겠더라고요.
저랑 취향이 잘 맞는 몇몇 친구들이나 재밌다고 제 글 보지, 저희 엄마나 교회 목사님이나 그런 글을 쓸 바엔 연애라도 해서 좀 더 밝고 긍정적인 글을 쓰라고 하시고요...
동화같은걸 한편 써도 완결이 되는 건 속된 ‘동심파괴물' 뿐이라서 진지하게 절필을 해 볼까 생각해 봤습니다.
실제로 1년 넘게 펜을 놔 봤으니까요.
인기있는 글, 선작 막 사오백씩 되고 추천도 막 넘쳐나는 글들(남들한텐 별 거 아닌 수치지만)은 항상 완결을 못 맺었습니다. 왜일까요? 곰곰하게 생각해보니 쓰다가 제가 재미가 없더라고요. 언젠가부터 의무감에 절어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아마 저같은 사람이 좀 있을 겁니다. 저 섬나라에도 제가 우상시 여기는 우로부치 겐이니 다자이 오사무니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도 김동인이니 이상이니 많은분들이 계시고...
사실 제가 쓰는 ‘동심파괴물'이나 속된 ’시류를 타지 않으려 애쓰는 글들‘이 재밌으려면 그 작가는 인생을 깊이있게 깨달은 사람이여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단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성숙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러나 딱히 글로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여태까지 완전히 펜을 못놓는 이유는 내가 전하려는 인생 이야기가 다른사람들에게 ‘나'를 전하는 창구가 되기 때문일 겁니다.
제 억울함, 답답함, 일기장 따위에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여러 주제를 진중하게 다뤄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펜을 못 놓습니다. 아무리 가망 없어도 저는 이런 글에 재능이 있지 다른 글에 재능이 있지 않아요.
아마 저같은 사람이 많을 겁니다. 어떤 분은 글이 인기가 없으니 그냥 접어야 겠다고 연중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글에 담긴 인생고민이 와 닿는데다 감동적인데도 인기를 이유로 글을 접는 작가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 작가분들을 보면서 안타깝습니다. 저는 해당 작가분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러 찾아갑니다. 글을 즐거우려고 읽는 독자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처럼 외로워서 읽는 독자분들도 있을 거란 얘깁니다.
이해합니다만, 연중은 말아 주세요. 저는 작가분들 개개인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것도 일기장 따위에는 쓸 수 없는 진중한 고민을 담은 글이요.
즐겁고 기분좋은것도 문학이겠지만, 이쪽도 문학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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