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재밌는 글을 쓰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그 후회를 하며 연습장에 수많은 습작을 남겼습니다.
제가 처음 글쟁이의 꿈을 가졌을 땐, 보통 종이에 글을 쓰거나 돈이 많으면 타자기를 구입해서 쓰곤 했어요.
타자기가 집에 있긴 했는데, 타닥타닥거리는 소리가 거슬릴때가 많아서 대부분은 종이와 펜으로 습작을 남겼습니다.
그 습작으로 100p 노트로 10권분량 정도 쌓였을 때입니다.
(100p노트 1장당 들어가는 수는 앞뒤 합쳐서 500자 가량됩니다.)
“노력하고 있구나. 네게 한 번 더 기회...”
“재밌는 글 쓸 수 있게 해주세요!”
입으로 초를 세기 전에 바로 본론부터 꺼냈습니다.
신의 표정이 조금 뾰루퉁해지더군요.
“치사하구나.”
“치밀한거에요.”
“좋아, 들어주지.”
“진짜죠? 재밌는 글 쓸 수 있는거죠?”
“그럼.”
그리고 신은 손가락 열개를 들었습니다.
“자, 그럼 누구에게 어떤 재미를 주고 싶은지 말해보렴.”
그리고 손가락을 하나씩 굽히기 시작합니다.
“겁나 치사! 시작이라고 말이라도 해주던가!”
“치밀하다고 해다오.”
“에, 그러니까 대중적인 느낌으로 만인에게 사랑 받을...”
“추상적인 표현은 안된다.”
아직 굽혀지지 않은 손가락은 4개뿐입니다.
시간이 없었어요.
저는 제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했습니다.
“20,30대 여성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그 연령층에게 재미를 줄 수 있게 해주세요!”
제 요청에 신은 너무도 자애로운 마리아의 표정으로 말해줬습니다.
“저기... 그런다고 네가 솔로를 탈출할 수 있진 않아...”
*****
“아까는 내가 말이 좀 심했던 것 같아, 그러니까 그만 화 풀렴.”
“혼자있게 해달라고 했잖아요.”
“아니, 그러지 말고. 자, 자. 응? 괜찮아. 이해한단다.”
“...하아.”
신의 위로에 저는 삐진 마음을 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며 제가 말할 소원을 정리해봤어요.
대중적인 느낌으로, 제가 원하는 판타지 장르의 독자층에게 재미를 줄 수 있도록.
그리고 신을 향했는데...
하아...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겁니다...
신은 너무도 행복한 표정으로 마지막 손가락을 굽히고 있었어요.
“1. 땡.”
그리고 신은 다시 사라졌습니다.
신이 사라질 때 제가 한 말을 한담에 그대로 적으면 삭제될듯 해서 적을 순 없개새끼어요.
*****
1편에서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말은
장르소설의 작가가 가장 중요시 해야하는건 ‘재미’라는 겁니다.
재미를 찾으세요. 목적이 베스트셀러라면요.
이번 2편에서 전달하고 싶은건
그 재미를 어느 연령층에게, 무슨 재미를 전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저도 아직 그 답을 못찾고 있습니다.
그때 신이 그대로 튀어버십새끼려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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