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장자의 대붕이야기를 아시나요?
조금 쉽게 각색해서 풀어보겠습니다.
아주 커다란 새가 있습니다.
이 새는 덩치가 너무 커서 지금껏 날아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땅을 기어 다니며 다른 짐승들한테 해코지를 당합니다.
그런 대붕을 보고서 지나가는 여러 새들이 말합니다.
너는 정말로 불필요하게 큰 날개를 가졌다고.
나무와 바위에 걸려서 상하기만 하는 날개 따위 잘라버리라고.
새들은 자신의 작은 날개를 펼치고서 자랑합니다.
이것으로 우린 나무 위에도 갈 수 있고, 강물도 넘을 수 있다고.
새는 자유롭게 날아야 한다고.
자유롭게 날지 못한다면 날개를 잘라서라도 편하게 걸어 다니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에 태풍이 닥칩니다.
새들은 모두 태풍을 두려워해서 동굴로 숨어들었습니다.
태풍은 무서우니까요!
태풍 같은 건 인생에 필요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때.
움츠리고 있던 대붕은 그 태풍을 맞아서 날갯짓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물론 그 태풍이 멎으면 대붕은 자신의 덩치를 감당 못하고 다시 추락할지도 모릅니다.
하나 한 번 날아오른 대붕은 하늘의 끝을 볼 것이고, 지평선의 끝을 볼 것입니다.
잡새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광경을 볼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잡새가 되고 싶습니까? 대붕으로 살고 싶습니까?
대붕으로 살고 싶은데 너무 괴롭나요? 못 버티겠나요?
그러면 어쩌겠습니까, 날개를 자르고 잡새를 흉내내야죠.
태풍을 피해서 동굴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붕으로 살고 싶습니까?
그럼 오랜 세월 모진 고통 속에서 태풍을 기다려보세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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