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퇴마록 작가 이우혁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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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최말단, 최약자인 작가, 그중에서도 소설가 집단.
작금의 현실이 너무도 참담하고 어이가 없어 결국 몇 자 적는다.
(거의 초보) 작가, 소설가 아니면 이하의 내용은 차라리 보지 않으시길 권한다.
작가를 사회적 최말단이라 한 말은 결코 비아냥이나 엄살이 아니다.
작가라는 직업, 한국에서의 사회적 평가가 뭔지 아나?
"무직자" 와 동등한 취급을 받는다.
에이, 설마. 베스트셀러 내고 유명해지고 그러면 달라지겠지? 아니다.
여전히 "무직자"와 동등한 취급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아, 선생님 책 잘 읽었고 팬입니다.'해도 사회적인 입장으로
딱 돌아가고 나면...
그냥 "무직자"로 밖에 취급 안한다. 직접 겪고 하는 말이다.
피땀흘려 살아가는 노동자 분들. 그래도 협동조합도 있고 회사 소속이다.
작가는 이들 이하의 처우, 굳이 비교하자면 자판깔고 길바닥 장사하는 영세상인
취급정도 받는다. 어쩌면 그 영세상인들도 '점포'가 있으니 더 나은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출판사와의 관계는 있지만 정식 직원도 아니고,
사대보험이니 사회보장이니
쥐뿔도 없다. 공연히 이름나면 각종 세금, 보험료들만 최고가로 오르고
'어, 이건 너무 과한거 같은데요'하면 '돈 많이 벌면 내야지, 무슨..'하며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돈많이 버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고 그러는지 기가 막힌다.
뜯어가는건 최고 시절 기준으로 무조건 뜯어가고, 대우하는건
최악, 나락에 떨어져 쫄딱 망했을 때의 준비적 시각으로 대우해준다.
이런 이야기를 시시콜콜 하는건 어리광을 피우자는게 아니라,
우선 멍~~~~하니 막연하게 '한 번 뜨면 부자된다'는 생각 같은 걸 가진
후배(라고 해도 되겠지?)들이 불쌍해서 하는 말이다.
작금의 출판시장은 바닥중의 바닥이라, 절대 그런 일 앞으로 안생긴다.
역대 손꼽는 성공을 거둔 나도, 비슷하게 성공한 몇몇 문인분들 중에도
책팔아서 부자된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믿어도 된다. 망상을 깨라.
소설가는 혼자 버텨내야 하며, 아군은 하나도 없다.
믿을건 오로지 자기가 낸 작품 뿐인데...
왜 요즘 작가 지망생들은 자기 작품을 떨이 취급해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지
이해가 안간다.
뭐, 작품의 질을 올리고 수준이 어쩌고 하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안하겠다.
나름대로는 다 최선을 다해 쓰는 것일텐데 그런 것 주관적 잣대로 뭉뚱그려
그렇게 말할 수 없으니까.
그러나 왜 자기 작품을 함부로 굴려서 무조건 공개해야 한다는 덫에 걸려든
사람이 이리도 많은지. 정말 통탄할 일이다.
작품이 모자라면 차차 깨우쳐 나가면서 다듬고 고쳐 나가면 된다.
모자란 것을 무조건 들이대 박살나고, 아이디어 독창성 미리 다 무료공개해야 한다는
지금 상황은 누가 만들었나?
온라인에서 이런 (작가들 입장에서는 다단계 사기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행위가
넘쳐나는 현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그런 공개적 글은 다 예비지망생들이 습작 형태로, 스스로 원해
무료배포하는거라 생각해왔다. 또 그런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 누가 온라인 연재란 것을 이렇게 하게 만들었나? ***
작품 전체를 다 올리게 해서 독자들 평가를 받는다고?
이게 작가들을 선출하여 기회를 주는, 시장 부흥방식이라고?
왜 내 눈에는 그렇게 안보이는지 모르겠다.
정말 작가들을 선별하는 방식이라면 왜 최종 소비자인 독자들을 그 잣대로 삼지?
그리고 왜 작품을 초기단계, 미숙상태에서 안달나서 공개하게 만들지?
출판사와 편집부의 관계는 단순한 오타 교정만으로 맺어지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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