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그의 글을 접한 것은
'크레타파크'라는 이름의 소설이 시작이었다.
중간 Mr. Market과, 지호라는 글이 연재되었던 것 같지만,
보지 못했다.
사실 이 때는 문피아에 거의 오지 못하던 때가 아닌가 싶다.
이후에 레인보우 파이어를 보았고,
그림자 사나이를 보았다.
스키마라는 글로 처음 출판했다는 이야기를 줏어들었고,
중간중간 다른 글도 있었던 것 같지만
크레타파크와 레인보우파이어, 그림자사나이를 정독했었다.
그리고 다시 연재되는 Mr.Market을 읽고 있다.
그의 글에는 그만의 향기가 있다.
어떻게 보면 다분히 시적이기도 한
독특한 문단과 문장의 구성은
확실히 이색적이다.
그의 글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현실을 배경으로 하며,
꽤나 스케일이 크다는 것이다.
1인칭 주인공의 시점이 서술하는
세계와 주인공의 대립은
종종 여러가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상식이 버무려진 그의 글은
담백하면서도 상큼하다.
허세부리기 좋아하고,
허영에 분탕질치는 나로서는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이국적인 배경과,
그들 주인공이 속한 세계의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몹시도 흥미롭게 다가와 몰입하게 만들었고,
그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그런 주변의 것들로부터
그의 이야기가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그들 주인공들, 그들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의지. 그것이다.
크레타파크에서도 그랬고,
레인보우 파이어에서도 그랬다.
그림자 사나이에서도 물론이다.
Mr. Market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 주인공은 소심한 현대인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인간이 가진 힘에 대해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질식할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에서도
그들은 가벼운 농담과
적절한 허세
그리고,
놀라운 의지로 그들의 뜻을 관철해낸다.
'긍정적'이라는 의미를,
'낙관적'이라는 단어와 명확히 구분해낸다.
나는 그의 글속에서,
그가 펼쳐놓은 세계와
인간 군상들의 행로에서
내가 가야할 지침을 발견하곤 한다.
숙련된 기술공이
까마득한 후배에게 스치듯 건네는 요령같기도 하고,
어느날 술자리에서 건네는 한탄같은 문장이
비수처럼 가슴에 박혀서 끙끙거릴 때도 있다.
무엇보다도, 더욱 좋은 것은,
정말 연재가 성실하다는 것.
하지만 슬픈 것은,
이 몸은 포탈을 열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이상입니다. 게시판에서 추천글로나마 평대를 사용하는 것이 거리낌이 있으나 감히 캔커피님의 문체를 흉내내어 써보았습니다. 부디 기분상하시거나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들 아시고 선작해놓으시고 재밌게 보시는 글일텐데, 추천글을 올리려니 뻘줌한 마음이군요. 그래놓고 포탈도 없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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