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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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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
작품등록일 :
2022.11.05 23:33
최근연재일 :
2024.07.03 21:48
연재수 :
279 회
조회수 :
21,640
추천수 :
323
글자수 :
1,614,533

작성
23.11.14 19:49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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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모두를 데려갈 생각인가요?(6)

DUMMY

"라이즈님 아침 입니다~"



간만에 푹심한 침대에서 눈을 뜨니

이것 만큼 좋은 것이 또 없었다.



"좀 만 더 자면 안될까?"



"헌던님께서 목욕준비와 식사준비를

이미 다 마치셨습니다."



나를 깨우러온 언데드 엘프가

목욕과 식사라는 명목으로

다시금 나의 잠을 깨웠다.



"흐험~ 알았어~ 일어나면 되잖아"



내 온기가 가득한 이불 밖으로 나왔지만

생각과는 달리 실내에는

따듯한 온기로 가득했다.



'그래도 헌던이 신경은 많이 썼네'



밤사이 지어진 거대한 천막

그 안에는 내가 아무리 굴러 다녀도

떨어질거 같지 않은 거대한 침대와

이동식 화로

거기에 이곳 천막과 어울리지

않을거 같았던 각종 가구와 장식품이

천만 곳곳에 놓여 있었다.



"아무리 보여주기 식이라지만

저런 장식품은 좀 아니지 않나?"



이 문제에 대해서

지난 밤 헌던과 한 이야기가 있었다.




* * *




"에? 그럼 이 일을 헌던이 맡겠다고?"



"네, 앞으로는 이쪽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제 감독하에 이루어 질 것입니다."



"뭐야... 쿠테타야?"



"쿠테타가 가능하겠습니까?"



하기사 당장 내가 마나 공급만 끊어도

이곳에 있는 헌던을 비롯한

수 많은 언데드들은 몇일을 가지 못하고

모두 쓰러질 것이 분명했다.



"근대 왜 헌던이 이 일을 맡겠다는 거야?"



"더이상 저들의 횡포를

보고만 있을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딱히 저들은 잘 못한게 없는거 같은데..."



내 말대로 저들은 상단주의

집을 턴 것 말고는

범죄라고 할만한 일들을

저지른 적이 없었고

심지어 상단주의 집을 턴것도

그가 이미 사망했기에

털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았다.



"아니요, 저들은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무슨 잘못?"



"라이즈님께 무례하게 행동을

했기 때문 입니다."



"에? 그게 이유야?

그게 어떻게 잘못이야!


그리고 나한테 좀 무례하게

행동을 할수도 있지

그런거 가지고 잘 못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아?"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곳에 있던 상단주들에게는

지금처럼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았던 걸까요?"



"그건... 그래도 그들이 나름

먹고 살만한 일감도 물어다 주고

도시도 별 문제 없이 운영해 줬기 때문에..."



"말은 바로 하셔야 합니다.

일감을 물어다 준 것이 아닌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했을 뿐이고

이 도시의 운영도 실질적으로는

하메네이님이 다 도맡아 하신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

그런 상단주들에게 만큼은

더할나위 없이 깍듯하게 대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럼... 돈이 많아서?"



"돈은 라이즈님 께서도 많으신데요?"



"그럼 난 뭐가 문제 인데..."



헌던의 논리에 반박을 할수가 없었다.



"라이즈님 께서는 언제나

그들에게 좋은 사람의 모습만을 보이셨지

정작 그들에게 라이즈님의 위엄을

보이신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훑어 보았다.


그냥 편하다는 핑계로

후줄근 하게 입고 있던 옷

거기에 최근에 공사로 인해

그 위로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고

손톱 여기저기에는 시커먼 때가

잔뜩 껴서

나를 모르는 이가 봤다면

분명 한명의 노동자로 밖에

보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겉으로 보이는 외형보다는

그가 가지고 있는 마음과 의지가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이란

그런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한 족속들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제가

라이즈님의 위엄을

그들에게 보여줄수 있도록

이곳에 관한 모든 일들을

저에게 위임해 주셨으면 합니다."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분명 사실이였지만

이런 일에 관해서는

헌던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으니

결국 그의 뜻을 따를수 밖에 없었다.



"그럼... 부탁 좀 할께"



"이럴땐 부탁이 아니라

명령을 내리시면 되는 겁니다."



"알았어! 헌던이 원하는대로 해!"



"그 명령 받들겠습니다."




* * *




"도대체 뭘 어쩔려고 이러는 건지..."



꼬르륵~!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라

배속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냥 밥 부터 먹고 씻으면 안되나?"



하지만 이미 헌던이 시키는 대로

말없이 따르기로 약속을 했으니

그의 말대로 목욕을 먼저

진행할수 밖에 없었다.



"누가 하라는대로 하는건 딱 질색인데...

그래도... 그게 헌던이니까...

참아야지 어쩌겠어..."



그렇게 목욕을 하기 위해

말 없이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환장 하겠네..."



내 목욕을 위해 따로 마련된

거대한 천막

그 천막 안에는 나무로 지어진

거대한 욕조와

기지에서 생산한 값비싼 입욕제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탕에

잔뜩 뿌려져

그 은은한 향이 사방에 흘러 넘쳤다.



"옷은 저희가 벗겨 드리겠습니다."



그때 내 시중을 들겠다며

가까히 다가오는 언데드 엘프들



"어~! 제발! 목욕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너희들은 그냥 나가 있어!"



"하지만... 헌던님께서..."



내가 그들의 시중을 거부하자

당황하는 언데드 엘프들...



"그냥 시중을 들었다고 거짓말을 해


물론 그 거짓말이 걸리더라도

다 내가 책임질 테니까!


목욕은 그냥 나 혼자 할수 있도록 해줘"



"하지만..."



그럼에도 엘프들은 물러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결국 헌던이 가르쳐준

필살기를 쓸수 밖에 없었다.



"이건 명령이야..."



그러자 잠시 서로를 바라보던 엘프들은

고개를 숙인체 천막 밖으로 몸을 옮겼다.



"배우자 마자 바로 써먹는 거야?"



"아이씨! 깜짝이야!"



그순간 천만 구석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고

깜짝 놀라 그곳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블러드가 있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



스윽~



나는 곧장 옷을 벗어던지고

준비된 욕조 안에 몸을 담궜다.



"으~ 좋다!"



"이왕 목욕을 하는거

아까 그 엘프들에게

몸을 좀 씻겨 달라고 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거 아니야?"



"그건 죽어도 절대 못해!"



"왜 다른 사람이 니 몸에 손을 대는게

그렇게 싫어?"



"그런게 아니고...

그냥 씻는거 먹는거 자는거

그런 것 만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싶을 뿐이야"



"좋아! 이해했어~


그런데 막상 이런 호사를 누리니까

기분이 어때?"



"물론 좋기는 한데..."



쪼르륵~



팔을 타고 흘러내리는

부드러운 입욕제에서

코끝을 간지럽히는 부드러운 향이

흘러 나왔다.



"이런 맛에 중독될까봐 무섭다"



"하하하하~!"



내 말을 듣던 블러드가

갑자기 자신의 배를 잡고는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왜?! 나 나름 진지하게 말을 한건데!"



"하하하~ 아! 내가 웃어서

기분이 상했다면 미안~


그런데 넌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되"



"내가?"



"내가 여지껏 본 너라는 사람은

이런 사치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말고

지금은 그저 그 동안의 고생을

날려버린다 생각하고

헌던이 시키는 대로만 따르면서

휴식을 만끽하면 될거 같아"



"내가 그런 사람인가?


근대 어째 너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거 같다?!"



내가 블러드를 향해 질문을 던지자

그는 자신의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간 뒤 그 손가락을

쪽하고 빨았다.



"니 과거의 기억은

내가 다 맛을 봤잖아~"



"너 이럴때 마다 좀 징그러워..."



"어떻게 보면 그럴수도 있겠네"



내 말을 듣고도 블러드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툭!



그때 무언가를 조용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블러드



"그 화려한 옷은 뭐야?"



"헌던이 너 목욕이 다 끝나면

이 옷으로 갈아 입으래"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화려한 장식이 잔뜩 들어가 있는 옷

그에 걸맞는 여러 장신구들 까지

테이블 위에 함께 놓여 있었다.



"그냥 편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으면 안될까?"



"이곳에 전권을 위임받은 헌던의 명령이라

그렇게는 안되겠는데요?


그리고 헌던이 그러더라고

너가 안 입겠다고 뻐팅기면

내 힘을 이용해 강제적으로 라도

입혀서 데려 오라고"



"이 망할놈의 명령..."



정말 참기 힘든 억압의 순간이였지만

내가 내린 결정

결국은 이 모든 일들을

헌던의 뜻대로 따를수 밖에 없었다.



"그래 입는다 입어!"



결국 목욕을 마치고

블러드가 건내는 그 화려한 옷들을

억지로 착용하고는

곧장 식사가 준비되어 있는

천막을 향해 움직였다.



"걸음걸이가 왜 그렇게 이상해?"



"자꾸 옷이 이상한 부위에 껴!"



분명 정확한 치수대로

내 몸에 맞게 재단이 된 옷이였지만

실용성 보다는 보여주기 식이 강한

옷의 디자인 상

걸음걸이 하나하나에

걸치고 있던 옷이 따라주지 않아

무척이나 불편하게 느껴졌다.



"풉! 입다보면 익숙해 질꺼야"



"그만 좀 웃지!"



"....."



그렇게 블러드의 놀림을 받으며

음식이 차려져 있다던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고~ 신이시여!"



천막 안을 길게 가로지르는

거대한 테이블

그 위에는 화덕에서 갓 구운듯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각종 빵과

윤기가 흐르는 신선한 과일들

육해공을 총 망라한 각종 고기들이

여러 향신료들과 함께 구워져

테이블 전체를 뒤 덮고 있었다.



"헌던..."



내가 그런 헌던을

날카롭게 노려 봤지만

헌던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는

이 테이블에서 제일 상석이 되는 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킬 뿐이였다.



"와서 앉으시지요"



꼬르륵~!



의미없이 너무 가지수가 많다고

그에게 따지려 했지만

음식냄새를 맡은 내 배가

다시금 요동을 치기 시작했고

결국은 못이기는 척

헌던이 안내하는 자리에 착석했다.



딱!



그러자 손가락을 튕기며

주위에 신호를 보내는 헌던

그와 동시에 천막 한켠에서 대기중이던

언데드 엘프들이 각종 음식들을

조금씩 나누어 커다란 은제 접시 위에

하나둘 담아내기 시작했다.


가지수가 많아서 인지

분명 조금씩 담는다고 담았지만

접시 안에 가득 차 버린 음식들


그리고는 그 음식이 가득 담긴 은제 접시를

내 자리 앞에 조용히 가져다 놓았다.



"헌던, 이걸 다 먹으라고?"



"풉!"



내가 접시에 담긴 음식들을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짓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블러드는

결국 참았던 웃음을 터트렸고

그럼에도 헌던은 침착한 얼굴로

접시에 담긴 음식들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빵과 과일

그리고 고기들은 모두

이번에 저희 랫맨들이

한해 동안 열심히 일을 해서

얻은 결과물들 입니다.


비록 전부 드시는 것은 다소 힘드시겠지만

최소 그들의 노력을 생각하시어

모두 맛을 보아주시는 것이

그들의 노력을 치하하는 길이라

생각 됩니다."



헌던의 그 이야기를 듣자

눈 앞에 놓여있는 음식들이

이제는 좀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을께"



"맛있게 드셔 주시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그들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꾸욱~



남자라면 역시 고기!


포크를 들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잘익은 스테이크 한 조각에 찔러 넣었다.



쭈욱~



분명 만들고 나서도 한참 시간이

지났을 텐데도

스테이크 조각의 육즙은

그대로 그 안에 갇혀있었고

포크를 찌름과 동시에

갇혀 있던 고기의 육즙이

밖으로 흘러 나왔다.



얌~ 음~



결국 입 안으로 들어온 스테이크

그리 강한 저작 작용도 없었건만

이빨이 고기에 닿자 마자

스테이크는 그대로 사르륵 녹아내리듯

부드럽게 씹혔고

순식간에 입안 가득 진한 육향과

고기를 구울때 들어간

갖가지 향신료의 향이

입안 가득 펑펑 터지기 시작했다.



꿀꺽!



"진짜 맛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입안에 있던

스테이크 조각은 그대로 사라져 버렸고

아쉬운 마음에 바로 다음 음식으로

포크를 가져갔다.



"천천히 드십쇼~"



그런 모습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헌던

하지만 곧이어 천막 안으로 등장한

뱀파이어를 바라보며

그는 얼굴에 있던 온화한 표정을

순식간에 싹 지워 버렸다.



"무슨 일인가요?"



"도시에 있던 시민들이

라이즈님을 뵙기를 청합니다."



"아무런 연통도 없이

불쑥불쑥 찾아오고

굉장히 예의가 없는 분들이군요"



헌던은 시민들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그럼 그냥 돌려 보낼까요?"



"아니요, 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럼에도 헌던은 굳이 그들을 막지 않았다.



탁!



나를 보러 온 손님들을 위해

잠시 먹는것을 멈추고

들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식탁 위에 가지런히 올려 놓았다.



"라이즈님 께서는

식사를 마저 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그래도 나를 보러 손님들이 오셨다는데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밥을 먹을수는 없잖아"



"이렇게 아침식사 시간때

아무런 연통도 없이 불쑥불쑥

찾아오는 이들은

손님이라고 할수 없습니다.


그러니 저들은 제가 응대하겠습니다.


라이즈님께서는 부디

마음 편하게 식사를

마저 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분명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무언가 강한 압박 같은 것이 느껴지는

헌던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내 주장을 펼칠수는 없었고

나는 그저 내려놨던

포크와 나이프를 다시 들고는

음식을 먹는대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윽~



그때 천막에 입구가 열리며

마을 사람 몇명이 천막 안으로 들어왔고

그런 그들을 헌던은 당장이라도

잡아 먹을듯

날카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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