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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

슬기로운 해결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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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0
최근연재일 :
2022.04.13 10:05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43,433
추천수 :
1,933
글자수 :
1,494,302

작성
21.09.21 10:05
조회
103
추천
7
글자
12쪽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8)

DUMMY

로레이드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곧바로 동료들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치즈는 계단에서 높이 뛰어오르며 발로 공적의 등을 힘껏 차버렸다. 공적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내 앞에 넘어졌고, 나는 그의 목에 검을 찔러 넣었다.


"치즈! 마침 잘 만났어. 일단 날 따라와."


그렇게 나는 도중에 만난 치즈와 함께 동료들을 찾아 나섰다. 가장 먼저 여자 숙소를 찾아냈고, 문을 두드린 다음 급하게 방문을 열어젖혔다.


"너 또 우리 방에 그냥 들어오면 어떻게 한다고 했지?"


마리아는 손을 내게 향하며 말했고, 이제는 미린마저 마리아에게 감화했는지 쇠뇌를 내게 조준한다. 나는 급하게 손을 휘두르며 소리쳐본다.


"아잇, 그런 게 아냐! 지금 선내 반란이 일어났다고!"


마리아는 내 말을 듣고 유심히 살펴보더니 손을 내렸다. 저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것만 봐도 이제는 겁이 날 정도니 미치겠다.


"흠, 그래. 지금 네 행색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 설마 이렇게까지 해서 우리 방에 들어오려는 바보는 아닐 테니까."


아무래도 마리아는 내가 마검을 들고 있는 걸 보고 이상함을 눈치챈 것 같다. 바깥이 이렇게 소란스러운데 숙소는 생각보다 방음이 잘 되는 편이었다.


"아니라니까... 으왓!"


옆에서 공적 한 명이 날 보더니 무작정 달려들기 시작했고, 나는 곧바로 그의 검격을 막아내며 뒤로 물러났다. 치즈가 대신 나서서 맞붙으려는 순간, 옆에서 볼트가 날아와 공적의 머리를 정확히 꿰뚫었다.


"읏챠... 좋아, 그러면 각자 움직여보자고. 기껏 모은 마력을 금방 사용해야 하다니. 이러다가 과로사로 죽는 거 아닌가 몰라."


"미린은 엔진실 쪽을 지켜줘. 마리아는 복도 쪽을 청소해주고. 나는 다른 녀석들을 더 불러올게."


"나는 뭘 하는 게 좋겠느냐?"


내가 여자 동료들에게 하나씩 보호마법을 두르는 동안 옆에서 로지가 거들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여기 치즈와 함께 있어줘. 치즈, 로지를 잘 부탁해."


아무래도 로지를 이런 전투에 참여시키고 싶진 않았다. 치즈도 내 뜻을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로지와 함께 남아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달려 나간다. 이전에 꽤나 많은 선원들이 들어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설마 그 사람들 모두가 공적인 게 아닐까?


이미 남자 숙소 쪽에는 방문이 열어젖혀 있었고, 다른 공적들을 하나씩 쓰러뜨리는 중이었다. 나는 곧장 동료들과 합류했고, 레벨은 날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맥!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이 난리가 났는데 너만 없어서 얼마나 걱정했다고."


"모두들 무사해서 다행이야. 너희들은 모두 괜찮지?"


레벨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방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이, 공적들이 갑자기 문을 열며 들이닥쳤다고 한다.


트레빌은 급하게 짐을 싸면서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포드는 쓰러져 있는 공적의 시체를 발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선내 반란이 일어났다고 하던데 대체 이놈의 비행선은 한 번도 편할 수가 없는 거냐."


"그러게, 포드. 네 말이 맞다."


"흠, 일단 주변의 공적들을 처치할 생각이긴 한데. 너는 어디로 갈 거냐?"


"난 조타실 쪽으로 가볼게. 주변 정리가 끝나면 레벨 너도 조타실 쪽으로 와줘."


레벨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다시 동료들과 헤어지고 계단을 올라 조타실 쪽으로 향했다.


"하앗!"


복도에는 이전에 봤던 다른 승객이 권법으로 공적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정갈한 드레스를 입고 저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꼭 치즈를 보는 것만 같다.


"대체 이 비행선은 뭘 잘못 먹었나? 공적들이 끝도 없이 나오네."


그건 딱 내가 하고픈 소리였다. 여성은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저번에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버텼던 거 같은데 아직도 타고 있었군요? 전 다르헨이라고 해요."


"맥과이어야."


"그나저나 선내 반란이라니... 대체 이런 선원들을 누가 생각 없이 모집한 건지."


그 생각 없는 녀석이 지금 조타실에 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 다시 내 본분을 떠올리고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조타실로 향했다.


다행히 공적들이 조타실에 들어오진 않은 것 같다. 만약 조타실이나 엔진실과 같이 중요한 곳을 점령했다면 우린 꼼짝없이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


조타실 문을 벌컥 열자 루리카는 안대를 쓰고 의자에 앉아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아으아아! 깜짝 놀랐다구! 문 앞의 팻말 안 보이냐구. 관계자 외 함부로 들어오면 안 된다구!"


설마 그 팻말이 이런 용도로 쓰려고 한 거였나? 어쩐지 내가 이전에 막 들어올 때는 신경도 안 쓰더니 이제 와서 신경을 쓰고 있네.


"루리카, 지금 선내 반란이 일어났어. 바로 옆에 부르봉인가 뭔가 하는 공적단이 쳐들어오고 있다고."


"공적단? 공적단은 또 무슨... 으아아아아!!"


루리카는 조타실의 창밖에 보이는 거대한 비행선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랬다. 지금까지 잠만 자니까 저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겠지.


"저놈들은 대체 언제까지 날 쫓아올 거냐구! 근데 반란은 무슨 소ㄹ... 끄아아악!!"


갑자기 비행선이 요란하게 울린다. 루리카는 있는 힘껏 타륜을 움직여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갈고리에 제대로 걸린 것 같다구! 어쩌면 좋냐구..."


"후우, 좀 있다가 확인할게. 대체 이번에 새로 뽑은 선원들 뭐가 문제였던 거야? 그 녀석들이 죄다 반란을 일으켜서 지금 이 난리가 난 거라고."


"에에? 그런 거였냐구? 비행선에서 무료봉사하구 싶다구 해서 모두 고용했던 거라구..."


맙소사, 기존의 선원들은 대체 왜 이런 비행선에 왜 일하고 있나 싶다. 선장 마인드가 이 모양인데 지금까지 죽어나간 선원들이 너무나도 불쌍하다.


하지만 일단 지금 일어난 일부터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나는 조타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른 동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나저나 저 공적단들과 무슨 관계야? 매기와 원수사이라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는 어떻게 아는 거냐구?"


"그런 이야기는 우리에게 먼저 알려줘야 하지 않았어? 난 그냥 이런 공적의 습격이 남부에서는 흔한 건 줄 알았는데."


"우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부끄러웠다구..."


"에휴, 됐어. 어차피 큰 기대는 안 했으니까."


루리카와 대화를 마치고 다시 조타실 밖을 보니 멀리서 레벨이 달려오고 있었다. 레벨은 나를 확인하고는 좀 더 속도를 내서 조타실 앞에 도착했다.


"많이 기다렸지?"


"아니, 빨리 왔어. 다행히 놈들은 조타실에 쳐들어오진 않은 것 같아. 하지만 곧 모르지. 내부는 어떻게 됐어?"


"기존의 선원과 추가 선원들이 섞이다보니까 우리가 막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 그래도 하나하나씩 처리하다보면 언젠가는 다 해치울 수 있겠지."


나는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거대한 비행선의 갈고리 때문에 우린 점점 그 비행선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레벨, 저 갈고리 처리하려고 시도해봤어?"


"응, 근데 이전과 다르게 워낙 단단해서... 그렇다고 함부로 뽑아버렸다간 비행선이 다 부서지고도 남을걸?"


곤란하다. 이전에는 제법 약했기 때문에 도중에 자르는 게 간단했던 건데 이번에는 그런 방법은 통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이제 어떡하면 좋냐구..."


생각보다 끌어들이는 속도가 빨랐는지 어느덧 공적의 비행선과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 쪽에서 갈고리 2, 3개를 더 쏴서 완전히 고정시켜버렸다.


"오히려 잘 됐지. 저놈들과 가까워지면 그 때를 노려서 비행선을 습격하자고."


"저들을 죽인다구? 안 된다구!"


레벨의 말을 들은 루리카는 고개를 휙휙 저으며 떼를 쓰고 있었다. 레벨도 지금 이 상황이 납득이 안 되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응? 지금까지 공적들 죽일 때 아무 소리도 않다가 갑자기 지금 와서 왜 그래?"


"아무튼 안 된다면 안 되는 거라구! 나만 믿으라구. 내가 직접 가서 협상하고 오겠다구."


대체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지금 이 녀석의 모습만 보면 벌벌 떨면서 언제 오줌을 지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리고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괜히 이 녀석이 잡히면 우리 모두 죽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죄 없는 승객이나 선원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냥 이 녀석들 다 무시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해 길드하우스로 바로 도망치는 방법도 있다. 나는 떠나려는 그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무슨 일 일어날 것 같으면 우리에게 신호 보내."


"그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말라구."


도저히 믿음이 안 간다. 나는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제 어쩌면 좋지?"


"어쩌긴 뭘 어째. 일단 뒤따라가 보자. 정말로 해결책이 있는 건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


대체 무슨 해결책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의 선택을 굳이 말리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선장의 뒤를 따라가며 주변 동향을 살폈다.


여기저기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우리 쪽 선원들과 공적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소리겠지.


"모두 그만 싸우라구!! 너희들에게 할 말이 있다구."


선장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싸우는 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우리 앞에 공적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루리카, 맞나?"

"키 작고 청록색 머리인 거 보면 맞는 거 같은데."


루리카는 공적들의 모습을 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살짝 떠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으으...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구... 너희들 무료봉사하러 왔다구 하지 않았냐구..."


"대체 요즘 세상에 무료봉사를 해주는 게 어딨다고 그래? 어쨌든 우리를 따라와라. 선장님께서 널 아주 보고 싶어 하시거든."


공적들은 루리카를 붙잡고 복도를 걸어갔다. 우리도 그들의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갔고, 마침내 우리는 비행선의 출입구 근처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이미 갈고리가 걸려있었고, 공적의 비행선에서 내려온 녀석들이 이미 주변을 점령해 우릴 지켜보고 있었다.


루리카의 목소리를 들은 선원들도 근처에 다가와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나는 동료들 옆으로 천천히 걸어가 루리카의 모습을 지켜봤다.


"대체 무슨 일이야? 갑자기 공적들이 싸움을 멈추고 이쪽으로 오던데."


"그러게나 말이다. 루리카가 공적들과 협상한다고 하던데. 잘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마리아는 지금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제법 호기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트레빌은 이미 루리카를 걱정스럽다는 눈치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아, 드디어 선장께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구나."


터벅터벅 꽤나 큰 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공적들은 한 명씩 자리를 비켜주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서 젊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 저 여자가 바로 볼랑스 공적단의 선장, 매기일 것이다. 그리고 저 거대한 비행선의 이름은 아르멜리스 호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선장님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렇게 온 건지... 한 번 들어나 볼까?"


공적 중 한 명이 잽싸게 다가와 드럼통을 내려다놓았고, 매기는 그 자리에 앉았다. 루리카 쪽에도 드럼통을 내려놓자 그도 마지못해 자리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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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2부: 눈을 뜨다 (2) 21.10.12 101 7 12쪽
133 2부: 눈을 뜨다 (1) 21.10.11 111 6 12쪽
132 2부 Prologue: 주마등 21.10.08 103 6 2쪽
131 Epilogue: 즐거운 식사 시간 (2) 21.10.05 104 7 13쪽
130 Epilogue: 즐거운 식사 시간 (1) 21.10.04 107 6 13쪽
129 집으로 돌아가는 길 (5) 21.10.01 108 7 12쪽
128 집으로 돌아가는 길 (4) 21.09.30 107 7 12쪽
127 집으로 돌아가는 길 (3) 21.09.29 107 7 13쪽
126 집으로 돌아가는 길 (2) 21.09.28 106 6 13쪽
125 집으로 돌아가는 길 (1) 21.09.27 117 7 13쪽
124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11) 21.09.24 105 5 13쪽
123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10) 21.09.23 106 7 13쪽
122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9) 21.09.22 102 7 12쪽
»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8) 21.09.21 104 7 12쪽
120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7) 21.09.20 106 7 14쪽
119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6) 21.09.17 106 5 12쪽
118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5) 21.09.16 112 7 12쪽
117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4) 21.09.15 107 7 12쪽
116 Intermission: 첫 만남 21.09.14 108 7 9쪽
115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3) 21.09.14 107 7 12쪽
114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2) 21.09.13 150 7 12쪽
113 하늘과 모래 사이에서 (1) 21.09.10 112 7 13쪽
112 Intermission: 치즈의 하루 (2) 21.09.09 105 7 9쪽
111 Intermission: 치즈의 하루 (1) 21.09.09 107 7 9쪽
110 제국이여, 불타올라라! - 앙그랏산 공방전 편 (20) 21.09.08 110 6 12쪽
109 제국이여, 불타올라라! - 앙그랏산 공방전 편 (19) 21.09.07 108 7 12쪽
108 제국이여, 불타올라라! - 앙그랏산 공방전 편 (18) 21.09.06 106 7 13쪽
107 제국이여, 불타올라라! - 앙그랏산 공방전 편 (17) 21.09.03 112 7 12쪽
106 제국이여, 불타올라라! - 앙그랏산 공방전 편 (16) 21.09.02 10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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