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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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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70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6.25 18:00
조회
378
추천
1
글자
10쪽

종전

DUMMY

끝없이 추락하는 데이드릭은 생각했다.

정의는 끝내 이 세계에서 이뤄지지 않는 건가. 자신의 무력함은 더할 나위 한심한 건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죽음을 각오한 데이드릭은 죽지 않는다.

“···흐어억? 이건?”

머리부터 지면으로 치닫고 있던 데이드릭은 보았다. 처음 봤을 적에는 거대한 구름인가도 싶고 조금 더 자세히 보니 커다란 새의 모습을 한 몬스터인가도 싶었다. 싶었으나 명백히 새 따위는 아닌 용처럼 생긴 몬스터임을 알 수 있었다.

신장은 꼬리까지 포함하면 인간의 약 열 배를 넘어간다. 박쥐같은 날개가 달려 있고, 뿔이 나 있고, 목은 길고, 손톱과 발톱은 매우 날카롭다.

다만 특이점이 있다면 그건 저 용은 살점이 없다. 용으로서 갖춰야 할 파충류 같은 피부에 비늘도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다만 뼈로 이뤄져 있으며 군데군데 골격 부근에 묘한 은빛 털로 뒤덮여 있다.

기이한 몬스터라고 생각하면서, 추락하는 대신 저 몬스터에게 잡아먹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 죽음 앞에서도 이 정의를 조금이라도 실천해 보이겠어.”

그런 다짐을 하며 검을 휘두르려고 해본다.

“데이드릭 공, 무사한가.”

그런 다짐을 하는 데이드릭에게 쇼코가 뒤따라온다.

그런 그녀를 보고 어째서라는 물음을 데이드릭이 표하자,

“자네를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다른 이들은 소인이 설치한 밧줄을 타고 올라가면 되지만. 자네가 무사해도 올라 올 방도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정의를 외치는 자네가 꽤나 분괘 할 거 같아 도와주려고 왔네.”

그런 장대한 말을 들으면서도 데이드릭은 마냥 고마워 할 수 없었다. 그 말을 듣는 와중에도 몸은 점점 더 추락해서 그 예의 뼈 만 있는 용에게 다가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닿는 순간 선제를 잡는 거다. 적어도 놈은 앞을 보면서 날아가는 중이니 이쪽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확률이 크니, 등을 노리자. 그거면 좋다고, 데이드릭은 그런 마음가짐을 품었다.

하지만 예상하고 크게 예의 뼈 밖에 없다고 해도 좋은 용은 데이드릭과 닿기 직전 선회한다. 몸을 조금 비틀어 그를 큰 날개 뼈 덩어리로 감싼다. 그 뿐 아니라 뒤이어 온 쇼코 역시 낚아채어 자신의 등에 태운다.

그 모습은 명백하게 공중에 추락하는 걸 방지하고 보호하는 느낌이다.

“저 위에서 온 걸 보니, 요새에 있던 거 맞습니까.”

큰 덩치에 비해 조금 가는 목소리는 뭔가 예의를 갖춘 말투를 한다.

“저 역시 그쪽으로 가니 옮겨 드리겠습니다.”

그 발언에 놀란 데이드릭은 크게 외치며 거절한다.

“몬스터 따위에게 도움을 받을 수는 없다.”

그렇게 말하며 데이드릭은 또 한 내리려고 저항을 해보지만, 금방 동료로 보이는 인간에 의해서 막힌다.

“이걸로 빚은 갚은 겁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그곳에서 탈출 하는 게 당신 덕도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말이죠, 지금의 모습도 그렇고 말입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뼈 밖에 없는 용은 데이드릭에게 한다.

그 말을 듣고 데이드릭은 무슨 소리인지 물어 보려다가 입을 다문다.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건 의도해서 한 행동이라기보다는 머리가 멋대로 취한 반사적 움직임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걸 관둔 채 우선 위로 올라가 다시 동료들과 함께 자신의 정의를 실현 시킬 것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비록 자신의 정의와 그릇되는 몬스터, 스스로의 정의의 기준에서 어긋나는 악인 몬스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말이다.


****

그야말로 한순간이라고 밖에 표현 할 방법이 없을 움직임이다.

주호와는 대략 거리를 벌려 열 발짝 정도 떨어져 잇던 거리에 있었다. 그 거리는 눈 깜짝할 사이에 소멸되어 버린다.

눈을 감기 전까지는, 비록 눈 갚은 건 없습니다만. 아무튼 멀찌감치 떨어져 마주하고 있던 도주호가 다음에 눈을 뜬 순간에는 이미 검을 치켜들고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엄청난 다리 힘이며 동시에 빠른 신경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대단합니다.”

“그 짧은 사이에 발전 한 거 같더니, 아니었냐.”

저는 오른쪽으로 움직이다. 주호에게서 본다면 왼쪽으로 몸을 비틀어 피하는 동작을 취하였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면 주호 입장에서 저 큰 무기를 들고서 바로 선회는 힘들겠지. 지난번에 움직임에서 몇 안 되는 주호의 단점을 포착한 걸 바로 활용해 본다.

저 큰 무기의 그 무게만큼 파괴력이 있지만 그런 만큼 재빠른 대처가 어렵다. 한번 휘두른 궤도는 어중간하게는 수정이 불가능하겠지.

그런 판단에서 온 움직임을 주호는 보며 비웃는다.

특히 주로 쓰는 손과 반대쪽이 된다면, 자신의 신체가 사이에 들어가게 되는 만큼 거리가 짧아지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그런 계산은 보기 좋게 들어맞는다고 여겼거늘.

“어설프다고, 그 정도로는 이 몸을 못 이긴다.”

그건 틀린 게 저 웃음에서 알 수 있었고, 그건 단 번에 적중한다.

설마 저 무거워 보이는 무기를 내리치는 도중에 직각으로 굽어져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바람의 저항 따위는 단 번에 무시하고 말이다. 또 한 움직임 역시 전혀 느려지지 않은 채 말이다.

“윽?!”

맞아 떨어지는 저를 오히려 흡족해하는 웃음을 지으며 다시 자세를 갖춘다.

“저 부하들을 사용해도 좋다고 했을 텐데. 고집은 그만 부리는 게 어떠냐.”

그런 말을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루히드와 트리비아를 흘깃 쳐다본다. 메라키시스 나를 도우라는 명에 따라 이곳으로 왔다는데. 나는 그들에게 선뜻 주호와의 싸움을 도우라고 하지 않는다.

필시 그러면 이길지도 모른다. 승산은 오를지 모르지만.

지난번에도 약간의 비겁함을 이용했던 나다. 그걸 알고 있기에 그다지 쓰고 싶지 않다. 그 때만 해도 충분히 찝찝한 기분이었는데, 지금도 그러고 싶지 않다.

“쓸데없는 충고입니다.”

날려간 몸을 일으켜 돌진한다.

그걸 막으려는 건지 아니면 날아오는 힘을 조금이라도 약화 시키려는 건지. 주호는 거대한 무기를 바로 자신의 앞으로 휘두른다.

쿠쿵! 하고 대형의 타격병기는 내리치는 동작만으로 엄청난 위력을 만들어 낸다. 상당한 폭음이 울려 퍼지면서 기세가 지나친 일격은 중정의 땅바닥에 길고 깊은 홈을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대량의 토사가 춤추며 날아올라 나와 주호 사이를 가로막는다. 시야가 흐릿해지자 나는 주호의 의도래도 걸음을 멈춘다.

“쓰읍!”

나는 신음한다. 신음하며 주호의 그림자라도 포착하려고 한다.

“그럼 그 건방진 목숨 받아간다!”

동시에 새된 금속음이 흙먼지 속에서 울려 퍼진다.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춤추며 날아오른 건 검 한 자루다.

그동안 들고 있던 검을 던진 거다. 흙먼지 너머로 던져 주호의 습격을 재빨리 검으로 막아낸 거다.

“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걷혀가는 흙먼지. 그 속에서 희미하게 보인 주호의 모습을 향해서 몸을 날린다.

“크어어헉!!”

그리고 이곳에서 습득한 팔 주변을 얼리는 스킬을 사용해서, 양 판을 송곳처럼 얼려 날린다.

“비, 빌어먹을.”

주호는 가늘게 뜨고 중얼거린다.

내 시야는 주호의 복부, 상처가 있어야 할 그 부근에 고정된다. 공격은 한순간 스쳐가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적중했다.

“방심했나.”

고개를 일순 숙이지만 주호는 다시 나를 응시한다.

“하지만··· 아직이다!”

주호는 외친다.

설마 이전처럼 자신의 몸에 파고든 나를 그대로 부여잡은 채 날 뛸 생각인가. 방심했다고 여기며 재빠르게 걸음을 물린다.

“좋은 판단이다. 하지만, 늦었다.”

역시 저번처럼 내 움직임을 자신의 신체를 훼손 시켜가며 붙잡고는, 이리 저리로 나를 공격할 셈인 모양이다.

“같은 수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입 밖으로 불꽃을 토해내며 주호가 다가오는 걸 막아본다.

“누가 같은 수법이라고 했나.”

주호는 불길을 멈추지 않고 달려든다. 마치 불같은 것에 내성이 있는 것처럼 별로 뜨거워하는 기색 없이 말이다.

나는 그 동작을 보고 지면에서 다시 발을 구른다. 도약한다.

부러진 팔을 감싸느라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 높이로 뛸 수밖에 없었지만. 주호의 동작을 보고 팔 채로 부수고 뒤로 후퇴하였기에 없는 팔을 신경 쓰며 움직인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주호를 향해서 아까 쓴 불꽃이 아닌, 이곳에서 터득한 파이어볼 같은 스킬이 아닌 다른 기술을 사용해서 공격해 본다. 스킬 브레스를 사용하여 입 밖으로 강렬한 불길, 마그마 덩어리 같은 걸 토해낸다.

인간이던 시절이 있던 나로서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 상당한 이질감을 지금 순간에 맞지 않지만, 그럼에도 느낀다.

반면 몬스터로서의 감각은 그 공격이 주호에게 적중한 걸, 그것도 상처 입은 복부에 맞은 것에 기뻐한다.

“아, 안 된다. 동포들의 복수를, 나는 복수를 이뤄야 한단 말이다.”

내 일격이 적중함에 따라 주호는 복부를 기점으로 상반신과 하반신이 아예 분리되었다. 내장을 비롯해서 복부 주변은 타버려서 흔적도 보이지 않음에도, 그는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무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 안타까움을 아련하게 보며 숨을 끊어 버린다.

이후 그를 섭취하자,

띵! 띵!

【랭크업!】

【랭크업이 실행됩니다.】

【종족이 용아병에서 스켈 드래곤으로 변경 됩니다.】

【특수조건을 달성 했습니다. 종족 진화가 시행 됩니다.】

란 알림이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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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코어 스톤 18.06.07 44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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