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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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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07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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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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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코어 스톤

DUMMY

고풍스럽고 호사스러운 긴 옷. 칠흑의 옷감에 핏빛과 같은 진홍의 무늬. 목 주변에는 사냥꾼인가 싶은 이미지를 연상 시키는 두꺼운 털가죽이 둘러싸여 있다. 이상할 정도로 커다란 두 눈은 코는 화살처럼 뾰족하며, 머리는 이마의 넓이가 증가 했을 정도로 벗겨져 있다. 환희 웃고 있는 입 속의 이는 뾰족하고 들쑥날쑥하다.

여기까지 살피고서 아르피는 자신이 호출한 이가 아닌 전혀 다른 이가 서 있음을 알아차린다.

“튜드. 튜드는 어디에 있습니까, 인간.”

그 질문에 튜드가 멋대로 데리고 다니는 인간은 시끄러운 발성을 내지른다.

“닥치고 얼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시죠.”

허둥지둥 모습을 이동하더니 이내 튜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거 실례했습니다.”

튜드는 허겁지겁 오더니 고개와 허리를 숙이며 예를 차린다.

“호출을 늦게 받고 뭐하다 온 거죠.”

신경질적인 느낌이 있으나 많이 화가 난 상태는 아니다. 다만 어째서 몬스터로서 불쾌한 인간을 자신에게 대신 내비치면서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를 묻는 거였다.

“이 근방에서 죽은 인간의 영혼을 채집 하고 있었습니다.”

아르피와 마찬가지로 튜드 역시 메라키시스의 충실한 부하다. 메라키시스의 욕망의 도달점을 충족시키기 위해 성실함을 이해하고 아르피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는다.

“그래서 진전은 어떻게 되어가나요?”

아르피는 메라키시스를 대행해서 튜드에게 맡긴 어떤 일의 보고를 듣고자 한다.

“최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낸 정보를 보고 드립니다. 아무래도 몬스터의 등급이 낮은 몬스터 일수록 성공이 높은 모양입니다.”

본래라면 메라키시스가 들어야 할 보고를 아르피가 대신 듣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난 아무래도 좋아. 알고 있잖니, 아르피. 그런 번잡한 건 네가 직접 하렴. 할 수 있겠지?”

아르피는 메라키시스의 그 발언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긍정이라기보다는 주인의 믿음과 신뢰에 따라 재주껏 처신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걸 통해 알 수 있듯이 아르피는 메라키시스에게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다. 또 한 아르피 본인은 이토록 받는 신뢰 받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며 만족해하고 있다.

“예, 콜드 플레임 근처에서부터 이쪽 부근까지 수많은 실험을 해본 결과 등급이 높은 몬스터 일수록, 자신의 의사라는 게 존재해서인지 실패하였습니다. 이를 보건데 등급이 높은 몬스터는 자신의 영혼 안에, 코어 스톤 속에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럼 등급이 높은 몬스터로 만들어 버리면 실패하는 겁니까? 이곳 콜드 플레임에서 한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죠?”

“아직 거기까지는 단정 짓기 어려운 단계지만. 추측하는 바로는 아마 제대로 된 성장을 못하고 죽는 거 같습니다. 몬스터 고유의 능력을 상징하는 코어 스톤 안에 있는 영혼과 인간의 영혼이 서로 충돌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등급이 낮은 몬스터는 코어 스톤 안에 영혼의 힘이 약해 인간의 영혼에 지배당해 버리는 모양 같습니다.”

“확실합니까?”

“조금 더 실험을 통해 확실하게 알아내야 하겠지만, 그런 거 같습니다. 등급이 높은 몬스터는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영혼에 힘이 강해서인지 만들어내면 얼마 가지 못해, 서로 충돌을 하다가 두 영혼이 다 파괴되어 죽는 거 같습니다. 낮은 등급의 몬스터는 융합, 혹은 한 쪽이 안정적으로 안착하여 랭크 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양입니다만.”

아르피는 그 보고를 들으며 고심한다.

그 보고를 못 믿는 건 아니다. 인간들 사이에서 의지가 강하면 혼에 기억이 각인이 되는 법, 그에 따라서 다시 태어나도 전의 삶의 기억을 갖고 태어나는 자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몬스터도 이와 비슷할 거라고 아르피는 추측하고 있는 바다. 그러니 튜드의 보고는 타당하지 못하지 않다고 여긴다.

다만 재차 확인한 의도는 최근 놀라운 성장을 보인 개체 때문에 한 행동이다.

그 개체는 놀랍게도 메라키시스의 부하 안에도 결코 약하지 않은 볼케이노를 이기는 일까지 이뤄냈다. 그런 놀라운 성장을 한 건 이쪽으로서는 흡족한 결과이지만. 방금 튜드의 보고를 놓고 보자면 걸리는 점이 발생한다.

해골 병사는 몬스터 등급으로는 결코 낮지도 않지만 높지도 않은 종이다. 방금 튜드의 이론을 토대로 하면 인간의 영혼과 융합하기 힘들었을 텐데, 그게 성공한 걸까. 지금까지도 보기 드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아르피는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튜드, 그 실험을 통해서 거의 성공이 보장 된 등급은 어느 정도까지죠?”

“예? 그건 어째서······?”

튜드로서는 의문이다. 분명 자신이 맡은 바는 마왕의 유산을 통해서 가능한 많은 인간의 영혼을 몬스터로 만들어라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계선을 아는 건 중요하지만 그걸 현 단계에서 아르피에게 보고해야 하나 싶었다.

“아무래도 E랭크까지 인 듯합니다.”

하지만 그걸 함구할 이유도 없는 그는 숨길 필요가 없어 정직하게 보고한다.

“그렇군요.”

역시 그렇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아르피다.

그 몬스터는 지금까지 멀쩡히 살아 있으며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아르피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마왕의 서의 성능을 실험해주세요.”

아르피의 말에 튜드는 군말 없이 복종한다. 메라키시스에게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는 그녀이기 때문에 튜드에게는 아르피의 말은 메라키시스에 명령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신경 쓰이네요.”

아르피는 비록 빈껍데기지만, 내용물은 텅 빈 채 도둑 받은 마왕의 서를 찾으러 간 그가 마음에 내내 걸린다.

세붐의 부하가 훔쳐간 마왕의 서는 사실 빈껍데기이다. 그 안의 내용물은 현재 튜드에게 맡겨 놓은 상태다. 메라키시스는 현재 튜드에게 맡기고서 어떤 목적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메라키시스는 갖고 싶다. 그 갖고 싶다는 마음은 예전부터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았다.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거처럼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기분이 도달 한 게 지금 현 상태다.

메라키시스는 현재 존재하는 몬스터 안에서도 정점을 찍고 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그녀와 같은 원초의 디자이얼 중에도 현재 그녀가 가장 세력이 큰 편이다. 그건 다시 말해서 살아 있는 몬스터는 거의 그녀의 손아귀에 있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메라키시스의 욕망은 살아 있는 게 아닌, 죽은 존재도 자신의 걸로 만들어 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녀의 욕망이 향한 종점은 그곳이었으며 현재 그걸 튜드가 수행하고 있다.

마왕의 유산 중에 죽은 자의 영혼에 관여 할 수 있는, 황혼의 뒤집게랑 영혼을 실을 통해서 말이다.

* * * * * *

얼굴에는 이마부터 뺨에 걸쳐서 커다란 흉터부근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쓰러 넘기며 튜드는 숙인 고개를 들어 올린다. 자신보다 강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아르피에 대화가 끝나서야 숙인 허리도 핀다.

“아무래도 빅드레 주변에서 높은 랭크의 몬스터를 포획 해봐야 할 거 같다.”

아르피와의 대화를 통해 튜드는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

아르피는 그런 속셈은 없었다. 더 높은 랭크의 몬스터를 통한 실험을 이뤄내라는 의도는 없었으나 튜드는 그렇게 오해했다.

“이 빅드루뤼뤼루루레루레!! 그건 아직 시기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만.”

높은 발성에 튜드는 거슬려 하지 않으나, 자신이 모시는 메라키시스의 뜻을 못 이루는 거 같은 점은 못 마땅해 한다.

“하, 하지만! 지난번 기지를 습격 받은 이후 아직 이렇다 할 개체의 성장이 이뤄지지 못해서 그건 어렵습니다!”

예, 예 하며 쩔쩔매는 빅드레를 뒤로 하고 튜드는 발걸음을 옮긴다.

튜드가 바라보고 있는 건 수직으로 뚫린 구멍의 한구석에, 그곳에는 유리로 보이는 여러 개의 구체들이다. 크기는 다양해서 사람이 두 팔로 끌어안을 수 있을 만한 크기도 있지만, 강철 골조로 보강된 게 보인다. 그 열 배 이상의 규모도 있었다. 안에는 액체가 가득 채워져 있고 이따금 거품이 올라오는 게 보인다.

“이 일대는 어째서 이렇게 고블린이 많은 거지?”

그 안에는 전부 고블린 뿐이다.

지난번 연구를 하고 있던 콜드 플레임 근처에는 다양한 개체들이 많았다. 물론 그 중에 높은 성과를 낸 개체는 볼크 루프스와 미노타우로스, 그리고 오크뿐이었다. 이처럼 다양한 개체 중에서 선별 하는 과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종류가 있었으나, 이곳은 어째서인지 고블린 뿐이었다. 지난번 뜻 하지 않은 습격으로 부득이 하게 옮긴 이 근처는 어째서인지 고블린 뿐이다. 그 점에 불만을 표하며 튜드는 가둬둔 개체들을 지켜본다.

“동감입니다. 제 아무리 고블린 놈들이 번식력이 뛰어나다고는 하나 어찌 이렇게 천지에 고블린만이 왕성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콜드 플레임에서 큰 성과를 낸 샘플들을 보면 인간과 흡사하면 흡사 할수록 영혼이 잘 안착되어 가는 거 같았는데. 그래서 이곳 아몬의 세력에 놓인, 수인종이 많은 곳을 왔거늘. 어째서 고블린이 득실거리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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