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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475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6.12 18:10
조회
421
추천
2
글자
10쪽

아몬

DUMMY

비명을 내지르며 귀족은 잠에서 깬다.

“뜨읍, 하아. 후우, 하아.”

숨이 거칠다. 땀을 등짝까지 흥건히 흘리며 깊은 숨을 내쉰다.

대체 이걸로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요즘 들어 통 제대로 잠을 청해 본적이 없다. 언제나 중간에 잠을 깨고는 한다.

“누구, 누구 없느냐.”

침대를 삐걱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평정심을 잃은 채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하인을 부른다.

"무슨 일이십니까 나으리."

“치, 침입자는 없느냐.”

그런 하찮은 질문을 한 그는 다시 정정한다.

“아니, 없겠지. 그래 없겠지. 미안하다, 그만 가 봐도 좋다.”

자신이 생각해도 얼척이 없는 질문임을 깨닫는 그는 뒤로 물러가라는 손짓을 한다. 그러고는 다시금 잠을 청해 보려고 해도 청 할 수 없었다. 언제 어떻게 세붐의 분노가 자신을 덮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말이다.

“대, 대비는 철저하게 했다. 괜찮을 게야.”

그는 자신을 위로하는 말을 흘리며 불안 속에서 꿈을 청해 본다. 이뤄질 수 없는 꿈을.....

* * * * * *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말인데.”

이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불만 가득한 발성으로 묻는다.

“정말이지, 벌레는 이래서 안 된다는 거야. 지능이 그렇게도 딸리는 거니? 지금 그런 불안에 빠진 인간 때문에 우리가 고용되어서 가고 있는 거라고 설명 해준 거잖아.”

예, 맞습니다. 데스 벨은 잘 이해 한 거 같은데. 이쪽은 이해를 못 한 건가.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몇 번이고 같은 맥락의 질문을 되풀이한다.

“뭐라는 거야, 건방진 파충류! 나도 이해했거든. 거기까지는 알아!”

“알면서 뭣 하러 묻는 건데. 영문을 모르겠네. 그리고 몇 번을 말해, 난 긍지 높은 용이야. 그런 하찮은 게 아니라고 몇 번을 설명 해줘야 하니?”

“내 말은 있지, 그 인간 영주가 공포에 떨고 있어서 이곳으로 온 건 알아. 나도 이해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목적은 그게 아니잖아. 우리는 그 뭐지, 세 뭐시기를 찾는 거라며?”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덧붙여서 자기도 벌레 따위가 아닌 긍지 높은 한 종족의 공주라고 설명 한다.

그러면서 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낮게 부르면서도 한편으로 자신의 정체를 똑바로 불러주기를 외친다.

하아, 저는 왜 이렇게 사이가 안 좋은 조합하고만 계속 만나는 겁니까. 어째서 이렇게 계속 동행하게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혼자서 의견을 구할 곳도 없이 돌아다닌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주변을 살핀다.

이 나라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인간들을 살펴 본 결과. 이곳의 인간들은 이전에 있던 곳하고 조금 다릅니다.

그랬다. 이곳에는 신관 같이 보이는 인간은 전혀 보이지 않다. 반면, 대다수는 조악한 모피로 몸을 감싼 편이다. 그들은 전혀 하얀 피부가 아니다. 눈에 타서 그런 건지 아니면 때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새카만 얼굴을 하고 있다.

이곳 인간들은 나라만으로도 이렇게 인종이며 문화가 획일하게 차이가 생기나 보군요. 일전에 살던 세계에서는 이렇게 까지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감탄하면서 아직 까지 말다툼을 하고 있는 두 몬스터에게 시선을 옮긴다.

“그러니까, 몇 번을 설명 해줘야 하는 거야. 우리가 찾는 세붐이 인간들에게 입수 한 정보로 보고 있자면 분명 이곳에서 곧 벌어질 전쟁에서 등장 할 거라는 거야. 알겠어?”

“왜? 왜 그렇게 되는 건데?”

“코어 스톤이라고 우리에게 나오는 돌을 모아서 이곳 귀족을 처단 할 작정인데, 그걸 세붐이 지휘하고 있다고 하잖아. 인간들은.”

데스 벨의 설명대로다. 이곳이 아닌 처음 잠입한 인간들의 나라에서 모험가라는 걸 통해서 입수 한 정보는 이 말대로다. 우리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돌을 모아서, 그걸 갖고 무기를 만든다. 그 만든 무기로 지금 있는 이 나라, 리트비아 왕국의 귀족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대체 왜 공격하는 건데? 난 이해가 안가. 동족을 죽인 것도 아니라며?”

자이언트 엔트 소녀의 물음대로 저도 이해는 안 갑니다만. 세붐은 자신에게 받쳐야 할 제물을 지불하지 않아 공격한다고 합니다. 소원을 들어줬으면 당연히 줘야 할 걸 안줘서, 죽인다고 합니다. 인간들에게 입수한 정보로는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하지 않은 거라고 이해하면 되는 부분 같다고 보인다. 이 둘처럼 타당하지 못하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나도 몰라, 인간들에게는 그게 타당한 가보지. 아무튼 지금 입수한 정보로는 그렇다는 데 어쩌겠어.”

그 이외는 딱히 단서가 보이지 않던 저희는 지금 이곳에서 해야 할 임무를 하러 왔습니다.

리트비아 왕국의 귀족을 호위하는 용병직을 완수해라. 라는 임무를 받고 말입니다.

물론 그건 위장이고, 정말로 인간들의 정보대로 이곳을 칠 작정이라면. 세붐이 그 제물을 받치지 않은 대가로 이곳의 인간을 죽이러 나타난다면 그때 저는 진짜 임무를 수행할 생각입니다. 메라키시스에게 받은 제가 정말로 해야 할 임무를 말입니다.

“워워. 둘 다 진정하시지요.”

둘을 말리면서 이제 이곳에서 사이좋게 노닥거리지 말고 위장 임무, 인간들에게 받은 가짜 임무를 하러 가자고 말한다.

““시끄러, 사이좋게 노닥거린 적 없거든!””

둘이 동시에 나를 보며 외친다.

“이 파충류랑 안 친해!”

“이 벌레랑 친할 리가 없잖아!”

그런 변명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말하는 걸 보면 정말이지 친해 보입니다. 제가 인간이던 시절 살던 곳에서 말하길, 사이가 안 좋을수록 실은 친한 거라더니. 정말인가 봅니다.

그런 둘을 데리고 인간에게 받은 임무를 수행하러 간 건물의 문을 열자 소의 목에 달려 있는 거와 같은 방울이 딸랑 울린다. 1층은 주점으로, 둥근 탁자가 무수히 놓여 있다. 그 중 세 자리 정도에 사람이 앉아 있다. 걷어붙인 팔, 얼굴의 상처를 살필 필요까지도 없이, 분위기만으로 단 번에 용병이라는 느낌이 딱 오는 자들 천지.

이전에 나라에서 있던 알선소랑은 많이 다릅니다.

이전까지 인간으로서 활약하던 인간들의 나라에서 있던 곳하고, 이곳은 조금 다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모두들 기다란 창 같은 흉흉한 것은 들지 않은 채. 하지만 전원이 카드 놀이 같은 걸 하고 있다.

“여기가 맞는 거겠죠?”

그건 저 혼자의 중얼거림이었습니다. 데스 벨도 자이언트 엔트 소녀에게 묻건 바도 아닙니다. 그런 제 물음에 뜻 밖에도 한 인간이 반응하고 이쪽을 향해 온다.

의자에서 일어서 이쪽으로 온 인간은 풍채가 좋은 남성이었습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역시 전쟁을 대비해서 모인 인간답게 손은 곰처럼 두껍고도 거칠며 털이 가득해 보인다. 그 남자의 푸른 눈이 이쪽을 빈틈없이 번갈아 보고 있는 건 목적을 암묵적으로 묻는 걸로 보인다. 길게 대화 할 거 없이 빨리 목적을 말하라는 뜻을 이해하고 목소리를 낸다.

“길드에서 파견 나왔습니다만.”

그 발언에 주변 자리에 있던 이들의 귀가 일제히 반응한 느낌이다. 잡담이며 몸을 살짝 움직이면서 생기는 나직한 웅성거림이 순간 뚝 끊어진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

“전쟁을 도우라고 하여, 그걸 돕고자 왔습니다.”

전쟁이라는 이름을 꺼낸 순간부터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전원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려 있다.

“헛수고 하셨네.”

역시나 전쟁이라는 이름답게 긴장한 건가 싶었으나, 들려온 말은 의외로 긴장감을 없애는 발언이다.

“예?”

“헛수고 하셨다고. 전쟁은 아마 없을 거요.”

“그게 무슨.....?”

“항간에는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이야기가 무수히 퍼져있으나. 오랜 경험으로 보는데 헛소문 같다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지.”

그렇게 주장하는 까닭을 모르는 저로서 설명을 요구한다.

“확실히 홀 크니스 교국은 근례 들어서 유례 없는 양의 코어 스톤을 수집하고 있지. 반면 최근에 세붐이 행한 기적의 은혜를 맛 본 이곳 리트비아 왕국 귀족 나리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세붐에게 받치지 않았다고 하더군.”

여기까지는 익히 알아낸 정보입니다.

“다만 홀 크니스 교가 코어 스톤을 모으기 시작한 시기랑 이곳 리트비아 왕국 귀족 나리가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시기가 딱 맞아 떨어졌을 뿐. 아주 우연하게 그리 되어서 지례 겁을 먹고 우리를 고용한 거지. 우리가 볼 때는 홀 크니스 교가 노리는 건 이쪽이 아닌 거 같다는 말씀이지.”

이 인간은 끝으로, 우리는 어찌되든 돈만 받으면 그만이니 어찌되어도 좋지만 이라고 덧붙인다.

“우리 견해는 그렇다는 거지. 그러니 당신도 모험가로 왔으면 전쟁을 기대하기보다는, 최근 이 근방에서 유별나게 번식하고 있는 고블린을 잡는 게 좋지 않겠나 싶소. 입에 풀칠은 해야 하잖소?”

나를 인간 모험가로 아는지 그런 조언을 해준다. 하기야 인간이라면 돈이 중요하니까.

“그렇다면 그쪽이 생각하는 홀 크니스 교의 목표는 어디라고 생각합니까?”

“거 우리야 모르지. 그쪽 종교인과 우리 같은 떠돌이 용병은 가치관이 다르니까.”

난감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 인간을 믿는다는 전제를 가정해 둔 채 한 이야기지만.

“잠깐.”

그런 나를 데스 벨이 불러 드려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우선 저 인간의 말 그리 신용 하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몰라.”

딱히 맹목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았습니다. 인간이던 시절의 기억 때문에 아직 까지도 누군가를 그렇게 잘 믿지는 못하니까요. 그보다 데스 벨은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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