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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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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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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05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6.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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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종전

DUMMY

따라나선 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인간으로서의 이성은 이건 정말로 미친 짓이라고 사고하고 있지만. 몬스터가 되어 버린 본능은 외치고 있다, 이곳 이상으로 날뛸 수 있는 장소는 없다고 말이다.

“좋습니다.”

기쁘다고 외치는 본능에 따라 돌격한다.

돌격으로 대응하는 일이 생겨 버린 건 조금 전으로 돌아가면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 * * * * *


슈야한을 따라서 도착한 예의 그 【성지】라는 곳에 도달하자 그 앞의 펼쳐진 광경을 보고 '으윽' 하고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다른 곳 앞에는 대군이 있었다.

그야말로 대군이라고밖에 형용할 길 없는 광경이다. 전체가 얼마나 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전방 지점에, 정연한 사각 진형을 짠 군단이 몇이나 늘어서 있다.

인간이라면 슈야한에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묻기라도 하겠습니다만. 저들은 인간이 아니다. 이걸로만 해도 슈야한에게 물을 필요는 없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선두에 선 건 이족보행이 아닌 네발로 지면을 기어가는 몬스터들이 대부분이다. 그 뒤로는 인간처럼 이족 보행을 한 이들이 무시무시한 뿔이 달린 투구, 그리고 가슴 갑옷을 입고 있다. 그 뒤에는 보병 대열, 제 전신 정도 되는 긴 창을 들고 마치 병정 인형처럼 꼼짝도 않고 서 있다.

몬스터가 이렇게 질서 정열하게 군대를 벌이다니. 콜드 플레임 이후다.

여기까지만 해도 놀랍게 하고 스스로에게 약간의 겁을 주기는 하지만. 긴장감을 고양 시키는 건 그게 전부가 아니다.

위화감을 맨 처음 느꼈던 건 눈으로 뒤덮인 숲속을 빠져나왔을 무렵이다. 그곳에서도 붉은 새를 보기도 했지만 그건 내 머리며, 동행하는 인간 부대 전체를 뒤덮을 그림자를 만든 적이 없다. 기이하게도 종종 그러는 일이 벌어질 적부터 무언가 있다는 예감은 해왔다.

“서, 설마 잘못 본 거겠지.”

어떤 겁먹은 인간은 그런 말도 했다.

“잠이 덜 깼네. 헛것을 본 게 분명 하다고. 어떻게 몬스터도 아닌 건물이 하늘을 나냐.”

“그렇다고. 이만한 성 같은 게 하늘을 날아갔다니까. 확실해.”

자신의 양 팔을 벌려 크기를 설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인간의 말을 믿는 이는 없이 껄껄 거리며 농담으로 지나간다.

그 이야기 틈에 끼어서 나 역시 보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은 건 물론이며 그래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었다. 또 한 그게 확실한지, 우리가 가는 곳에 그게 있을지도 확신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그 예감은 적중해 버렸다. 설사 그거와 대응하는 일이 있을까 하는 아주 깊은 마음속에 있었지만. 그냥 아니겠지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러나 그건 결국 도달한 이곳의 군대와 함께 나를 마주한다.

주위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옆으로 퍼진 모호한 형태를 하고 있는 그건 함선 같기도 하다. 그 뚜렷하게 길쭉한 윤곽은 주위의 풍경과 더욱 동떨어져 보인다. 푸른 하늘 한가운데 있는, 명백히 인공적인 그 모습은 완전히 이질적인 존재다. 인간들 중에 거대한 성 같다고 한 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그 커다란 배 같은 모습 위에서는 뭔가 성 같은 모습도 보인다.

애당초 비교가 될 만한 물체가 주위에 없다 보니 지상에서 정확한 크기를 눈짐작으로 가늠해보기는 어렵지만, 아마 웬만한 성채보다도 훨씬 거대할 거다. 건축물과 비교해본다면 '탑'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정말 이곳에 오면서 인간들 중에 성이나 탑이라고 비교 한 건 옳았습니다.

“뭐, 뭐지.....저건.”

“저, 저건 뭡니까. 예? 알려 주십시오.”

“설마 우리는 저런 거와 싸우는 겁니까?”

놀란 인간들은 여럿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깜짝 놀란 눈으로 그들을 이끄는 걸로 여기는 실버 레이라는 사내에게도 여쭙고. 데이드릭이라는 미소년에게도 묻고 있다.

물론 그 두 사람 다 마땅한 답을 해주지는 못한다. 당연할 거다. 그들 역시 정확하게 그게 무엇인지 아는 눈치가 아니니까.

“예잇, 저게 무엇인지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여기는 용사님이 잠들어 계신 땅입니다. 그런 땅에 몬스터 군대와 함께 알 수 없는 게 들어왔다면 쫓아내야 합니다. 이 땅이 훼손 된다면, 다시는 저희 영웅은 태어 날 수 없고, 그럴게 되면 다시는 몬스터를 봉인 할 기회는 인류에게 없을 겁니다.”

데이드릭은 주먹을 불끈 쥐며 선포한다.

그의 발언은 이 상황이 아니라면 중대한 사실이라고 여겼을지 모른다. 놀랐을 수도 있다. 이 세계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저로써, 아는 게 적은 저라면 그건 처음 듣는 내용이니까 말입니다.

이 긴박한 공기는 그렇게 두지 않습니다. 그럴 기색이 없다고 말 할 정도로 얼어붙은 분위기니까.

【영웅】

【영웅, 그들은 어릴 때부터 인간 들 중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태어나는 자들입니다. 과거 마왕을 봉인 한 용사가 자신의 영혼을 대가로 여신에게 빌었고, 그 결과 그 용사의 영혼을 물려받은 자들을 칭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훗날 몬스터 중에 마왕의 경지까지 오르는 몬스터가 나타날 경우, 그 몬스터를 봉인 하는 힘까지 갖은 자들이기도 합니다.】

그 분위기 속에서 내가 【영웅】에 대해 궁금했다고 여긴 건지 《스킬 현자.》가 대답해준다.

“그렇습니까.”

사실 이곳에서 해골 병사로 다시 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에는 조금 궁금했고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게 맞는 표현으로 흥미를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어쩌면 인간으로서 갖고 있던 이성보다 몬스터로서 본능이 더욱더 제 안에서 커져서 그런 건 어찌 되어도 좋은 모양입니다. 그런 직관적 사실이나 정보보다 나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싸우는 것. 그 기회가 되는 장소를 찾는 게 더 끌리고 중대하게 여겨집니다.

지금도 《스킬 현자.》가 답해준 바를 토대로 보자면 그 마왕이라는 존재는 몬스터인가. 그럼 몬스터 중에 강한 자가 나중에 랭크 업을 통해 그런 존재가 되어 버리는 건가. 그런 고민을 할 수도 있다.

이성적인 판단이 그 고민을 해도 해답은 없다고 한 게 아니다. 그런 이성적 사고는 흐르지도 않은 채 그저 마음속에서 저 많은 몬스터를 공격하고 싶다고 말 할 뿐이다. 그게 피를 끓게 하며 움직이게 한다.

해골이라서 피도 없어서 그 표현이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 * * * *

자신들을 향해 달려드는 저를 발견 한 건지, 그 중 한 부대가 이쪽으로 경로를 바꾼다. 군단이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열 걸음 걷고는 한 번씩 멈춰서 짐승의 포효와 같은 함성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땅을 뒤흔드는 수천, 수만의 함성────────.

“끄아아아아아아악악악!!!!”

나 역시 그 함성에 지지 않게 맞대응에 나선다.

일제히 긴 활로 화살을 쏘아 올렸다. 한순간 하늘이 어두워질 정도의 화살 폭풍이었다. 수천 발의 화살이 정점에 달한 뒤 중력에 이끌려 이쪽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

“소용없습니다. 이 정도는, 이정도는!!”

양 팔을 휘두르며 날아오는 활 중에 신체 닿는 걸 쳐낸다.

십 초 후, 다시 한 번 화살 폭풍이 덮쳐왔다. 그걸 또 막아내며 적들을 향해 공격을 휘두른다.

끝이 없는 전장이다. 인간이었던 시절은 상상조차 못 할 이 공간 속에서 나는 발버둥 친다. 살기 위해라던지, 어떤 목표가 아닌 그저 자신의 강함을 위해서 말이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긴다. 이런 몬스터여도 이긴다고 어디선가 오만감이 오고 있던 건가. 그런 자신감이 인간이던 시절 코딱지만큼도 없었는데 지금은 넘쳐흘렀다.

허나 그 자신감은 이변을 통해 주춤해져 버린다.

몬스터 군단을 대응 하느라 잠시 잊었다. 여전히도 하늘 위에 떠 있는 그 기이한 존재를 말이다.

그런 거대한 물체가 움직이는 날개도 없거니와 받쳐주는 지지대도, 매단 사슬도 없이 그저 공중에 있는 그걸 말이다. 그 부자연스러움을 초월해서 환상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광경인데. 그걸로 부족한지 더욱더 환상적인 일을 벌인다.

푸우우우우우웅!!!!

대포를 쏘는 소리 같은 게 그곳에서 들린다. 그걸 듣고 대포라고 순간 생각 했다. 검은 둥근 물체가 그 위에서 내가 있는 지면을 포함한 일대에 쏟아진다.

하지만 그건 대포 따위가 아니었다.

골렘. 골렘이었다.

과연, 저 위에 떠있는 게 성이라면 이쪽은 제가 인간으로 살던 시절에 본 탱크 수준의 몸집이었다. 그 골렘은 처음에는 옴짝달싹 안하더니. 이내 괴성을 내지르며 주변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끄, 끝이다. 우린 끝이야!!!”

“사, 살려줘!!!”

그런 목소리가 앞의 몬스터며 뒤에 인간들이며 들려오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 세계에는 저런 골렘은 없던 건지 모른다. 아니면 이 골렘의 무자비한 공격에 다들 기겁하여 전의를 상실한 건지 모른다.

물론 저도 그런 거 같이 처음에는 다리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떨어지지도 않은 채 멀뚱, 멀뚱 그 광경을 응시 할 뿐이었지만.

어느 틈에 인가 몸은 그쪽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크라라라라라라아아악!!!"

그때 계곡 밑에서, 콜드 플레임에서 볼케이노와 대적 할 때. 아니 얼마 전 주호와 겨룰 때 이상으로 들 끓는 몬스터의 본능에 따라 돌격한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건 잊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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