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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478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6.07 18:10
조회
444
추천
2
글자
10쪽

코어 스톤

DUMMY

기본적으로 이곳 홀 크니스 교국의 건물들은 하얀 벽이며 창틀은 옅은 파랑, 지붕은 오렌지색으로 칠해져 있다. 형태는 제각각 다르지만, 보기 좋게 통일감이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3층 정도 되는 건물들이 주르륵 나란히 늘어선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물론 이런 장식인 건물만 놓고 보면 미를 갖춘 게 틀림없다.

“쯧, 이쪽도 굶주리기는 마찬가지이구려.”

쇼코가 가리키는 건 신자란 이름의 딱한 거지들이다.

사제와 신관들은 종교도시인 이곳을 '빛이 넘치는 땅' 이라 칭송하지만 그 뒷면에는 이런 이들이 우굴 거린다.

구용교는 대가를 지불하면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뤄주는 신인, 재앙 신이라는 이명을 가진 세붐이 그걸 이뤄준다. 그걸 받치고 자신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흘러 들어온 이들은 이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거리 전역에는 흘러 들어온 거지들이, 나누어주는 걸 받으려고 길가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 그들은 다행히 이 도시까지 당도하긴 했으나 일거리도 없고, 먹을 거 입을 것도 여의치 않아 저리 구걸하고 있다.

그걸 보며 딱한 마음에 쇼코는 자신의 식량을 나눠준다.

“전쟁이 나면 이보다 더 수한 사람들이 굶주리게 될 텐데.”

주변을 살피며 쇼코는 안쓰럽다 말한다.

쇼코에게 구걸한 그 거지들 뒤에는 돌기둥을 몇이나 묶어놓은 호화로운 사원이 높이 솟아 있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신관들이 담소를 나누며 그 문을 지나고 있다. 시민들은 수프 한 그릇 제대로 못 먹는 상황임에도 신관들은 화려하게 차려입고 온갖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백색의 로브를 두르고 유니콘에 올라탄 기사대가 무리가 쇼코와 신위한 그리고 그렉스터에게 다가온다. 그들 모두 하나같이 다부진 몸을 가졌지만, 그중에서도 한층 눈에 띄는 사내가 있다. 굴강하다는 말 외에는 어울리는 말을 찾아보기 힘든 사내다. 갑옷을 입었지만 그 안의 몸이 두꺼운 근육으로 뒤덮였음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이는 30대. 볕에 그을린 얼굴을 찡그려 깊은 주름을 지었다. 까만 머리카락은 짧게 깎았으며 까만 눈동자에는 날카로운 검의 광채가 깃들어 있다.

그는 쇼코, 신위한, 그렉스터와 같은 영웅인 차알이다.

그런 그가 입을 연다.

“기다리게 했군.”

“아닐세. 이쪽도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쇼코, 신위한, 그렉스터, 이 셋은 그들을 따라간다. 걸음을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커다란 성이 눈에 들어왔다.

성, 그 실체는 이곳 홀 크니스 교국의 성당이다.

성당 기사들은 문이 가까워오자 일제히 좌우로 정렬하며 이들을 맞이한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동작으로 문의 좌우에 정렬한 다음, 허리에 차고 있던 성구를 본뜬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햇빛을 받은 지팡이가 은사슬처럼 반짝이며 웅장하고 화려한문이 높이 솟은 대성당을 장식한다.

“우, 웅장하네요.”

지금의 신위한은 평소의 겁이 많고 우물쭈물한 모습이라 그들을 보며 감탄한다. 그런 그녀의 이중적 모습이 익숙한 그렉스터와 쇼코는 별 반 신경 쓰지 않고 차알을 따라 간다.

현관에서 대성당으로 들어서자, 채광창의 스테인드글라스 너머 햇살이 무지갯빛이 되어 눈을 부시게 한다.

호화롭기는 하나 요란하지 않은 단정한 외모의 여성이 그 광채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무지갯빛은 인위적인 광채라고 하면 그 여성의 외모는 자연적인 광채 그 자체였다.

그녀는 구용교의 현 교황인 바오르 폰 티 이브이다.

교황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찬란한 정신, 온갖 정책을 고안 해는 지혜. 그 지혜는 용신교에 비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구용교를 이토록 이끌어 낸 걸 보면 구차한 설명은 필요 없을 거다. 그만큼 그녀는 젊은 나이임에도 총명한 머리를 갖고 있다.

물론 그런 그녀는 지혜만큼 외모도 빛이 나지만, 여성의 상징인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는다. 언 듯 보면 쓰고 있는 로브와 세트인 모자 안에 숨겨진 건가 싶지만. 그 안에도 머리카락은 없다. 일설에는 저 모자 안에는 머리카락이 없다. 여성으로서 추함을 주게 하는 대가로 성녀의 자리에 오른 건다. 그녀에게는 다시는 자라지 않는 머리카락이 대가였다. 세붐에게 그 머리카락을 받친 거라는 일설까지 돌고 있다.

“먼 길까지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신위한, 그렉스터, 쇼코는 방으로 안내 받고 원형 테이블 앞으로 안내 받았다. 테이블을 에워싸듯 놓인 의자에 앉고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 되었다.

“인사치례는 생략하겠습니다. 긴급 사한이니.”

그렉스터가 먼저 입을 떼며 그렇게 말하자 차알이 그를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건 본디 자신의 주군에 무례가 아닌가 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전쟁을 벌이시는 이유, 저희로써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렉스터로서는 구용교의 사상을 이해 못하는 바도 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사상 부분이 아니다. 이번에 라트비아 왕국에서 겨우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전쟁이라니, 그건 너무 하다 싶은 게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와 같은 뜻은 그렉스터 혼자만이 아니다. 쇼코와 신위한도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전쟁이 벌어지면 그 여파로 너무나도 무고한 목숨들이 희생당하고 만다. 그건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벌로서는 너무 크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부디 지금 벌이시는 일을 그만둬주시죠.”

홍차를 따라 놓은 잔을 들고 들이마신 후 이브 교황은 대답을 취한다.

“우선 확인 해두겠습니다만. 저희가 하는 전쟁의 대상이 어디라고 생각 하시는 거죠?”

이브 교황의 질문은 용케도 자신들의 움직임을 알아차린 것에 대한 감탄에 따른 게 아니다. 그게 아니라 무언가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거처럼 보인다.

그렉스터는 예상하지 못한 물음에 잠시 입이 다물어졌다.

“당연히 라트비아 왕국과......아닌가요?”

그런 그렉스터를 대신 해서 신위한이 묻는다.

그 물음에 차알이 코웃음을 친다.

“무례하군요. 차알.”

“실례하였습니다.”

다른 영웅들과 달리 차알은 테이블에 앉고 있지 않다. 그런 차알은 이브 교황의 꾸짖음에 한층 더 차렷 자세를 다잡으며 사죄를 표한다.

“보아하니 틀린 모양이군 그려.”

그런 차알의 통해 알게 된 뜻밖의 정보에 쇼코는 기침을 하며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취한다. 실버레이에 의해서 소집 되었을 당시 모두들 당연히 라트비아 왕국과 벌인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조사를 해봐도 그게 타당해 보였는데, 그게 아니라 조금 놀랐지만. 여기서 그런 자세를 취하는 건 자칫 얕잡아 보일 수 있기에 모두들 감정을 들어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럼, 어디죠?”

신위한은 서슴지 않고 질문한다.

“어디라고 생각하시죠?”

질문을 질문으로 받아 친다. 그건 쉽사리 알려 줄 생각이 없다는 거 같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저희가 코어 스톤을 다량으로 모으고 있는 걸 눈치 채시고 접근해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죠.”

영웅들 쪽에서, 정확히는 용신교를 믿는 영웅들이 그녀를 찾아 올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셔서는 전쟁을 하지 말아 달라는 발언을 할 것도 말이죠.”

예상 범위라며 이브 교황은 대화를 이끌어 간다.

“그런 여러분께 저는 묻고 싶네요. 여러분이 원하시는 걸 들어 준다면, 그 대가로 여러분도 제 뜻을 들어 주실 수 있나요?”

그 발언은 정말이지 구용교의 교황다운 발언이라고 세 사람을 생각했다. 구용교는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면 그 대가를 지불한 사람의 뜻을 이뤄준다. 다만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재앙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런 구용교의 뜻에 그야말로 어울리는 말은 이보다 없을 거다.

“그, 그건.....”

그렉스터는 우물쭈물 거리며 답을 회피한다. 정직 그 자체인 그로써는 이런 교섭에서 필요한 거짓을 행할 수 없다. 하지 못하는 편이다. 교섭 자리에서는 거짓 혹은 애매한 말로 원하는 바를 이끌어가는 게 필수라면 필수이지만 그러지 못한다.

“개인적으로는 질문에 질문을 하는 건 좋아하지 못하나. 이번은 해야겠군. 그럼 뭘 원하시는 지요?”

쇼코가 그런 그렉스터를 대신해서 묻는다.

“저희가 하는 일을 도와주시는 겁니다.”

정말이지 이 자리에서 뜻밖의 말을 들을 줄이야, 라고 셋은 같은 생각을 했다.

용신교라면 모를까 구용교는 용신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탐탁지 않아 한다. 예전에는 같은 뿌리를 둔 하나의 종교였지만. 갈라져 나오면서 사상이 달라져 좋아하지 않으며 어느 때에는 배척까지도 하는 게 구용교다. 그런 그들이 손을 잡자는 발언을 하다니. 그것도 이브 교황 본인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세 사람을 예상치 못한 전개에 놀라 눈빛을 주고받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슨 답을 취하여 할지 말이다. 합당한 답은 당연하게도 도달하지 못한다.

“우선은 어떤 건지 듣고 판단하고 싶습니다.”

신위한은 이브 교황에게 말을 하며 진위를 들려달라고 말한다.

“좋습니다. 설명하도록 하죠.”

이브 교황은 잔에 들은 홍차를 모두 비운 후 진위를 들려준다.

적어도 그녀의 입에서 들려 온 건 더욱 셋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일단 리트비아 왕국을 공격하는 예상 밖의 일은 당연했으며. 이들 세 명이 듣고서 한 번에 뜻을 정리하기는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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