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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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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71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6.06 18:29
조회
428
추천
2
글자
10쪽

코어 스톤

DUMMY

자이언트 엔트.

그들은 제가 기가피아라는 그 지하에서 맞선 몬스터들이며, 그들의 여왕을 제가 먹어 이제 그들을 제 마음대로 다룰 수 있습니다. 스킬 여왕의 굴림을 통해서 말이죠.

“어, 어떡하지······. 피의 복수를 해줄 생각이었는데, 실패했어. 어쩌지, 아, 어떻게 해.”

아마도 그 자이언트 엔트들과 한 패로 보이는 저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산만하게 움직이는 그 몸을 따라 자이언트 엔트 소녀의 걸로 보이는, 척 보기에도 제법 딱딱해 보이는 갑각으로 이뤄진 걸로 보이는 꼬리가 움직인다.

저걸 보면 자이언트 엔트의 여왕이 생각납니다. 그 자이언트 엔트는 꼬리가 아닌 배에 저런 특히나 딱딱해 보이는 걸 달고 있어서 말입죠. 여왕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걸 보면 자이언트 엔트가 맞는데. 그런데 모습은 일반 자이언트 엔트가 아니란 말이죠.

그렇다면······.

“유니크 몬스터 입니까?”

유니크 몬스터란, 돌연 변이한 이상(異常)한 능력을 가진 개채를 말합니다. 드물게 마소 농도가 높은 장소에서 태어나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저 몬스터 역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맞아, 너 어떻게 안 거야?”

빙글빙글 한 자리를 맴돌던 저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쉽사리 긍정한다.

보통 적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거나 쉽게 밝히지 않는 법인데. 저리도 간단하게 답 하는 걸 보니 어리기도 하고, 머리가 썩 좋아 보이지 않은 거 같습니다.

“아니, 그것보다 난 왜 저 따위 놈에게 쉽게 긍정 해준 거야!?”

으윽,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한탄한다.

뭡니까. 대체.

“그렇군요.”

긍정의 태도를 취하면서 돌아서려고 한다. 저쪽은 제게 볼 일이 있어서 보여도 저는 없습니다. 한시라도 주어진 일을 빨리 처리 하고 싶은 저로서는 불필요 한 일에 시간을 쓰고 싶지 않으니까요.

“잠깐, 잠깐, 어디 가는 거야!?”

그런 제 앞으로 와서는 양 팔로 막아선다.

“분하지 않는 거야? 죽었다고, 내가 죽였잖아? 네 동료 내가 죽였는데 화나지 않는 거야?”

“예?”

얼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건 당연했습니다. 몇 분도 경과하지 않은 바로 직전에 제가 아니라고 부정했던 거 같은데 말이죠. 그걸 다시 한 번 묻는 건 뭐죠? 신종 괴롭힙니까?

“아, 인간이라고 했지. 쓰읍, 동료가 아니라니......”

제 대답을 이해를 한 건지. 아니면 혼자서 제가 동료가 아니라고 한 걸 깨달은 건지 내 시선을 피하고 어딘가를 보며 중얼 거린다.

“그러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데······. 어쩌지?”

혼자 고민하는 가 싶더니, 저를 올려다보면서 묻는다.

아니, 저보고 어쩌냐고 해도 말이죠? 도리어 제가 묻고 싶습니다. 저야말로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 거지 묻고 싶습니다.

일단은,

“저 비키시죠?”

그렇습니다. 비켜야죠.

“어째서!”

소리치면서 말하는 자이언트 엔트 소녀를 보며 그럼 안 비킬 겁니까. 라고 묻고 싶어졌습니다.

“어째서 비키라는 거야, 나는 네게 이겨서 나 하인으로 삼을 작정인데!”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게 이리도 금방 올지 몰랐습니다.

“왜죠?”

왜 하인으로 삼습니까? 보통 몬스터라면 저를 죽이거나 해야 하지 않나요.

“그야 우리 어머니를 죽인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만큼 강하다는 건 우리 종족을 번창 시킬 존재라는 거잖아. 그러니까 특별히 네가 갖고 간 병사들을 돌려받고, 어머니를 쓰러트릴 정도로 강한 너를 내 노예로 삼겠어!”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가리키며 외치지만. 그 손가락은 당연히 키 차이 때문에 닿지도 않습니다.

“당장 내 노예가 되는 거야, 그리고 우리 종족의 번창을 도와!”

아니, 제가 어째서 그래야 합니까. 메라키시스의 명령은 뭔가 들어야 하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했다면, 이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그런 게 없다. 도리어 그래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라는 거부감이 짙을 뿐입니다.

“대결이라면 모를까, 그건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어째서냐고 떼를 쓰는 모습으로 내 상의 갑옷을 투닥 거린다.

몬스터로서 본능답게 승자를 가리는 건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그 본능에 집중하자면 충분히 감정은 끓어오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종족의 번창을 도우라니요. 그건 내키지 않습니다.

“어머, 신혼 놀이나 하고 있을 줄이야. 그것도 그런 어린애랑.”

주인 역시 어린애가 아닌가 싶은 어린 목소리와 동시에 큰 그림자가 점점 위에서 내려온다.

악마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날개를 단 절세라는 말이 어울리는 단아한 얼굴의 여성이 내려온다. 나를 투닥이고 있는 자이언트 엔트 소녀처럼 엉덩이 부근에 난 꼬리며 피부가 보이는 곳곳에는 고드름처럼 날카로운 비늘이 덥혀있다. 물론 알몸에서 그렇지는 않고, 팔과 허벅지를 제외한 부위는 모피 같은 옷을 걸치고 있다.

“당신이 콜드 플레임에 새로운 주인 맞지?”

군데군데 푸른빛이 연하게 감도는 검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흩트린다. 벌꿀처럼 노란빛의 홍채 안에 있는 검은 동공이 번뜩인다.

“저를 아시는 겁니까?”

자이언트 엔트 소녀처럼 의도적인 접근이라면 한 가지 추측이 가능한 경우가 생깁니다. 이 여성 몬스터의 정체가 누구인지, 설마 또 이 자이언트 엔트 소녀처럼 제가 쓰러뜨린 어떤 몬스터와 관계가 있는 몬스터 입니까. 그런 추측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제게 스스로의 정체를 알려 준다.

“데스 벨. 네가 쓰러트린 볼케이노는 내 오빠지. 이 정도면 내 설명은 충분하지?”

그 발언을 듣고 예상은 적중한 건가. 이런 곤란한 상황의 연속입니까, 라고 혼자 절망의 소리를 외쳐본다.

“당신도 제가 복수를 하기 위해 온 겁니까?”

“그럴지도?”

새빨간 입술이 갈라지며 젖은 혀가 모습을 드러낸다. 혀는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인 거처럼 입술 위를 한 바퀴 돈다. 벌어진 입에서는 눈에 보일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보인다.

몬스터에게도 의외로 혈육에 대한 정이 깊은 모양이라는 걸 아는 순간이다. 자신의 가족에 해당하는 부모나 형제자매가 죽으면 그 대상에게 강한 복수심을 품는다. 그걸로 인하여 죽은 자신의 가족에 분한 마음을 달래는 거 같다.

“그렇군요.”

자이언트 엔트 자이언트 엔트 소녀를 떨어뜨리고 자세를 다 잡는다.

주위에 냉기를 흩뿌리는 여성 몬스터는 날개를 펄럭이며 대지를 밟는다.

“뭐야, 어째서 저거는 상대하려고 하고 나는 무시야!”

제가 물러서게 한 순간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버럭 소리를 친다. 하지만 그런 소녀에게 신경 쓰기에는 벅차다. 시커먼 오라를 흩뿌리는 여성의 허리에 위치한 검은 꽤 위험해 보인다. 자이언트 엔트 소녀처럼 장난으로 흘러 넘길 대상이 아님이 충분해 보인다.

“오호, 나를 상대 할 생각인가 봐?”

그녀가 말을 할 때 마다 입 주변에는 하얀 입김이 새어 나온다.

그 입김에 주의를 기울기 보다는 곧 벌어질 전투에 대비한다. 방금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 여성 몬스터도 드래곤이겠지. 그렇다면 볼케이노처럼 두 가지 약점이 존재할 거다. 하나는 데스 벨 역시 양 쪽 귀 부근에서부터 솟아난 금색 장식이 덧 씌워진 검은 뿔. 또 하나는 데스 벨 조차 모를 역린의 비늘.

이 두 곳 중에 역시 볼케이노처럼 뿔을 노리는 게 승기를 잡을 방법이라고 판단해본다.

“거기까지 해.”

긴장을 없애는 발언을 돌연 데스 벨은 한다.

“네?”

“거기까지 하라고. 나는 그쪽하고 싸울 생각 없으니까.”

그 발언을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그도 그럴게 싸울 생각이 없다면 왜 이쪽으로 찾아 온 걸까?

“난 그쪽의 일을 도우라는 메라키시스님의 명을 듣고 온 거야. 단순히 도우려고 온 거지, 당신하고 누가 강한지 겨룰 생각은 없어. 안심하라고.”

“그 이야기는 안 싸운다는 거지?”

말벌이 위협하는 소리를 내며 경계하고 있던 자이언트 엔트 소녀가 묻는다.

나보다 먼저 저쪽에게 싸울 여부를 묻는다니.

“그럼, 그럼. 근데 넌 누구야? 메라키시스님에게 듣기로는 단신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나? 난 이거의 주인인데?”

뭘 당당하게 오해를 할 발언을 하는 겁니까?

“뭐야? 메라키시스님께서 아무래도 팔과 다리를 너무 봉한 거 같다고, 걱정되어서 나를 보냈는데. 당신 메라키시스님을 배신 한 거야? 겁도 없이?”

그것보다 어째서 그런 발언을 터무니없게 믿는 데스 벨은 대체 뭡니까?

“그 버러지를 이긴 상대니까, 꽤 하는 거겠지. 좋아, 간만에 몬스터의 본능에 충실해 볼까?”

데스 벨의 주변에는 하얀 냉기가 휘몰아치면서 고드름 같은 게 순식간에 결정이 되어 생성 되어간다.

“아니, 아니 잠깐, 너 안 싸운다며?!”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내 허리 부근을 덜덜 잡은 채 외친다.

이게 누구 탓인데요. 아니지, 멋대로 오해를 믿어 버리는 데스 벨도 문제겠죠. 하아, 할 일이 진척도 보이지 않는데 이게 뭡니까.

"그쪽도 덤비는 거겠지?"

그 물음에 자이언트 엔트 소녀는 앞으로 나와 없는 가슴을 쭈욱 내밀며 외친다.

"조, 좋아. 이쪽은 자이언트 엔트를 이끌어 갈, 아니지 이끄는! 차기 여왕 이시다!"

"겨우 개미 주제에 내게 덤비려는 거니? 가소롭네. 하긴 메라키시스님을 겁도 없이 배반하고 달라붙을 정도면 숨겨진 능력이라도 있는 거겠지?"

지끈 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현 상황을 진정 시켜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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