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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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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09 18:33
조회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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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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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8일째.

DUMMY

전 날 리자드맨, 그러니까 나의 상사 격에 해당하는 리차드 씨의 말대로 이후 나는 허락 하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움직이지 않고 있어 본다는 선택지도 내게는 분명 존재했다. 그 자리에서 있어도 나쁘지 않을지 모른다. 번거롭게 리차드 씨에게 보고하는 일보다 그쪽이 수월하고 편리할지 모른다. 전의 생에서도 주로 타인과 만나는 일보다 집에서 있는 걸 고수했던 나로서는 그 편이 끌렸다.

물론 그 날 이후로 내게 새롭게 일깨워진 그 감각을 알아 차리기 전 까지 말입니다.

살아생전 사람이었던 나라면 그랬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변했다.

본래 전의 삶에서 사람이란 자고로, 식욕, 수면욕, 성욕. 이 3가지 욕구가 강하며 이들 욕구가 3대 욕구라고 불려 질 정도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변하면서 이런 건 조금 변했다. 내게 있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3대 욕구 중 하나가 사라지는 반면, 추가되기도 했다.

먼저 사라진 건 수면에 대한 욕구다. 자는 걸 별로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10시간 이상 씩 자도 자고 싶어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이 세상에 다시 해골 병사로서 살아가게 된 첫 날, 바로 밤을 새는 임무를 맡았을 적부터 예상은 했다. 실제로 지금 이곳에 온지 일주일 조금 지난 지금까지 잔다는 행위를 해보지 않았다. 전에 생, 그러니까 사람이었을 적 꿈도 꿔보지 못한 일이다. 원래부터 잠이 많았던 사람이었으니 말이죠, 예.

그런 내가 지금 해골 병사라는 존재로 다시 살게 되면서 잠이라는 게 필요가 없게 된 모양이다. 본래 사람은 하루는 몰라도 2, 3일 정도 잠을 자지 않은 것은 무리다. 그 이상은 넘어간다면 꽤나 몸에 지장을 주게 되고 심한 경우 목숨까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이라는 칭호를 사용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려서, 잠이라는 게 필요 없는 존재가 되었다. 아직은 추측 단계라서 확신은 아니지만, 아마 그런 존재가 된 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수면욕은 자는 게 불필요해지면서, 더는 사람이 아니게 되면서 사라진 모양이다.

다만 다른 건 생겼다.

파괴적 본능.

이걸 무엇이라고 설명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파괴적 본능이라고 칭하겠다. 그래서 현재 파괴적 본능이 내게 생겨 버렸다.

지금에서야 생각을 해보면 이튿날 리차드 씨의 권유로 코발트 보어를 잡았던 때부터 어렴풋이 알았다. 그 행위에 크나큰 거부감이 없던 게 이것 때문 일 거다. 이 욕구, 무언가를 잡고 싶다는 이 강한 욕망.

파괴 욕? 살인 욕?

뭐라 칭해야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베어 버리고 싶다, 잡고 싶다, 라는 이 감성이 들끓는다. 스스로가 소위 말하는 정신 이상자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거부감은 심히 든다. 그러나 이런 이성을 앞서서 조금이라도 잊으려고 하면 더욱 강하게 끓어오른다. 검부터 시작한 한 쪽 팔이 덜덜 떨리며, 청동 방패에 반사 된 내 붉은 눈은 더욱 밝게 붉어진다.

참고로 식욕은 잡은 몬스터를 먹는 걸 보면 건제하고. 성욕은 원래부터 있는 둥, 마는 둥 했던지라 잘 모르겠다. 이건 기회가 되면 시험해봐야 알 거 같다. 아마, 전에 생에서 마법사라는 경지에 오를 수 있던 수준까지 간 걸 보면 이번 생도 그른 것 같습니다만, 예.

그런 변화를 느끼고서부터 나는 틈이 나는 대로 사냥을 하러 다닌다. 그 덕분에 주변의 몬스터의 종류는 대부분 파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번이고 마주하기도 하였으며, 특징도 금세 파악 하여 명치도 멋대로 붙여 두었다.

대략적으로 나오는 몬스터들은 이러하다.

RPG 게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물컹물컹한 액체 같은 형태를 갖춘 슬라임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밝은 갈색 털로 뒤덮여 있고 정수리와 꼬리 끝에 난 털만 검은 색 녀석도 있다. 이 녀석은 날카로운 송곳니와 발톱을 가졌고 원숭이보다 조금 큰 몽키키라 칭한 몬스터다. 이쪽은 사람과 비슷한지 도구로 막대기 같은 걸 이용한다.

짙은 회색 털로 뒤덮여 있고 토끼치고는 양 볼 따귀 부근에 강한 어금니가 자라나 있는 게 특징인 토끼치고 조금 덩치가 큰 몬스터. 모럴 레빗이라고 붙여 두었다.

자이언트 멘티스는 토끼만 한 크기의 사미귀 비슷한 몬스터이다. 한 마리씩 다니는 경우는 드물고 대체로 다섯 마리에서 열 마리씩 떼로 움직인다. 머리가 가장 단단하기 때문에 높이 점프해서 낙하하는 힘을 이용해 머리를 들어 받아 공격한다. 또 한 검 같은 단단한 양 팔로 위협하기도 한다.

덤불로 위장하는 몬스터도 있었다. 옆을 지나가다 보면, 꼭 공격하는 성가신 녀석이다. 사냥감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 억새처럼 생긴 체모를 고슴도치처럼 곤두세워서 찌른다. 니들 팜이라고 칭해 두었다.

식물처럼 생긴 몬스터는 니들 팜뿐만이 아니라, 웬 썩은 그루터기에처럼 생긴 몬스터도 있다. 나무 같기도 한 몬스터다. 성가시기는 이 녀석이 더욱 성가시다. 나무처럼 가만히 있는 것 치고는 전투가 시작되면 근처로 오는 것도 부족해서 이동하기도 했다. 대신 위험한 정도는 그리 세지 않아서 처리는 단 시간 안에 끝난다. 이름은 그냥 심플하게 고스트 트리로 칭했다.

아르마딜로처럼 생긴 몬스터도 있다. 분명 쥐처럼 생겨서는 전신이 갑옷처럼 생겨서 또한 검에도 쉽게 상처가 나지 않아서 잡는데 애를 먹은 몬스터다. 보통 공처럼 몸을 말고 있고, 그 모습이 공 같아서 아이언 볼이라 명칭을 붙였다.

거미치고는 상당한 크기를 한 자이언트 스파이더도 종종 보이지만, 이 녀석은 많이 만나지 못하는 걸 보면 주 서식지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인 거 같은 생각도 해보았다.

킁, 킁 거리며 멧돼지처럼 생긴 코발트 보어까지. 참으로 여러 종이 있다.

그렇게 9일째인 오늘도 사냥을 한참 나서고 있다.

대략적으로 대부분 쉽게 잡는다. 그 결과가 자신감을 만들어 내 본능을 더욱 억누를 수 없게 한다. 사냥의 쾌감에 사로 잡혀, 본능에 이끌려 오늘도 사냥 중이다. 초목 사이를 헤엄친다는 표현이 더 옳은 채 달리고 있다.

머리 위에는 무성한 잎들이 덮여있고, 숲속은 한 없이 어두워진다.

빛을 차단 할 정도로 우거진 숲속은 만약 지금 해골 병사가 아닌 인간인 몸이었다면, 이 풀들에 의해서 피부가 쓸렸을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할쯤, 느닷없이 숲을 갈가리 찢는 끔찍한 소리가 들려온다.

“ㅡㅡㅡ!!”

무슨 소리인지 미처 표현하기 어려울정도의 소리다. 또 한 동시에 처음 듣는 소리임에, 아직 보지 못한 몬스터 일지 모른다는 흥분감에 젖기 시작한다. 새로운 사냥감을 죽일 수 있다는 흥분에 나는 점점 취해진다.

그때 연이어 또 소리가 난다.

이번에는 닭 모가지를 비틀 때와 같은 날카로운 비명이다.

새의 울음소리인가? 아니면 새처럼 생긴 몬스터의 비명 소리인가?

그러고 보니 닭처럼 생긴, 금빛 몬스터도 존재했지. 약해서 재미가 없던 녀석인데.

그렇게 생각한 직후, 다시금 똑같은 비명소리가 나더니 퍼덕퍼덕 하는 날갯짓이 들린다.

“역시 그 골든 치킨인가.”

아까 미처 설명을 못한 황금빛 깃털을 가진 닭처럼 생긴, 몸집이 크고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새. 나는 그걸 골든 치킨이라고 명했다.

이 근처에 온 건가 싶어 검을 바짝 움켜쥔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숲속은 너무도 어슴푸레하고 너무도 조용하다.

이질감을 느낀다. 몇 번이고 온 숲에서 이런 느낌은 받지 않았다.

그런 뒤 주변을 살피려고 몸을 움직인 그 순간 변화는 없다.

“······?”

다만 뭔가가, 어디선가 쳐다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진다. 지난번 리차드씨에게 들켰을 때 느낀 그 감각이다.

이 근처에는 내 신장만큼은 아니지만 꽤 높은 풀이 나 나무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시야가 그리 나쁜 건 아니다. 숨어 있을 데도 없건만, 시선의 주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

“기분, 탓인가···?”

그 때까지는 몰랐다. 그 때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것보다 조금 앞선 순간부터 나를 관찰 하고 있음을 나는 깨닫지 못했다.

그것을 알았다면, 만약 눈치를 챘었더라면 조금은 다른 선택을 나는 했을 수도 있었겠지.

허나 나는 그 때야 알아차려야 했다. 발견해야 했을지 모른다.

“······.”

이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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