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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의 판타지 모험담

전쟁 후 우리는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드라마

Toary
작품등록일 :
2023.07.17 00:45
최근연재일 :
2023.08.29 03:47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347
추천수 :
5
글자수 :
21,916

작성
23.08.29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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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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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11

DUMMY

[ 이제서야 연락을 주네. 연락이 없는 걸 봐선 뭐, 여태 문제는 없었다는 거겠지. ]


델타-235의 목소리였다.


"그래.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는 없지. 아주 사소한 문제는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충분히 내 선에서 유의할 만한 거야."


나는 미간을 짚으며 말했다.


[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


"특이사항은?"


[ 이쪽도 문제는 없어. 22시간 30분 후에 호치민에 도착하는 건 틀림없지? ]


"확인해봤어. 그건 틀림없어."


[ 돈도 많은 인간들. 참 한가하단 말야. 누구는 1분 1초를 줄이려 하는데 되려 느려터진 열차를 타기나 하고 말야. ]


"접촉 예상 시간은?"


시계를 들여다보며 물었다.


[ 18시간 후. 정확한 좌표가 필요하나? 그럼 잠깐 기다려봐. ]


"아니, 그 정도는 필요없지. 접촉 방식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났나?"


[ 그래. 호버크래프트에 생긴 엔진 문제는 델타-29가 고쳤어. 그 기지배한테 그런 재능이 있는 줄 몰랐는데. ]


"그건 네가 못하는 거다. 이삼오."


[ 너도 못하잖아? ]


"나는 그와 관련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니까."


[ 그래. 뭐. 그건 아무래도 좋아. 간단하군. 네가 말한 그 '사소한 문제'라는 건 네 선에서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고. 우리가 접촉하기 직전에 일대에 재밍을 일으킬 거야. 패닉에 빠지지 마. ]


"알아. 홀로그램 초크는?"


홀로그램 초크는 목에 차는 초크의 형태로 그 위에 홀로그램을 덧씌우는 기기의 통칭이었다.


[ 구하려고 했는데, 폭스트롯-61이 반대했어. 정부가 범죄용도로 악용될 거라고 제재를 너무 과하게 걸어놓았더라고. 위장 수준이 장난감이었어. ]


"육일이 그렇게 말한 거라면 뭐."


마지막 점검을 끝마치고 나는 화장실 칸에서 나와 자리로 돌아갔다.


통신기를 반입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아무리 해당열차가 전략 물자를 실어 나른다 해도, 그것은 눈속임에 근거한 것이었다.


돈많은 큰 손들이 아무리 열차를 탄다 해도, 그 정도가 과하면 시선을 모으기 마련.


사복으로 위장한 요원들이 곳곳에서 보이긴 했으나, 무리는 없는 수준에 그쳤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태평양은 절경이라 부를 법했다.


무한한 수평선을 떠올려 보라.


그 바다색은 푸르기 짝이 없고, 흐릴 데 없이 맑은 하늘이 덧대어진다.


지진과 해일을 고려해 건설된 열차는 해발고도 15미터 상공을 매달려 지나갔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전망대.


그렇기에 더욱 가치가 높은 것일 터였다.


그리고 앞서 말한 사소한 문제점이라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내용이었다.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뜻밖의 요소임은 틀림없었다.


열차의 보다 앞칸에 위치한 좌석에 앉은 여자.


보자마자 눈치챘다고 하면 이상해 보일까.


서해연은 이미 자리에 앉아 고갤 돌려 나를 힐끔 훔쳐보고 있었다.


그녀도 나를 알아본 것이겠지.


나는 한숨이 나왔다.


그녀가 발목 잡을 일이 없길 바랄 뿐.


그것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미연의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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