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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의 판타지 모험담

전쟁 후 우리는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드라마

Toary
작품등록일 :
2023.07.17 00:45
최근연재일 :
2023.08.29 03:47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351
추천수 :
5
글자수 :
21,916

작성
23.08.14 01:58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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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5쪽

07

DUMMY

차기 화성군정을 도맡을 지미 셰퍼드는 임기보다 이르게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가 오기 전까지 임시직을 수행하던 하퍼 대령은 인수인계를 핑계로 모든 일을 지미에게 넘겼다.


지미는 하퍼의 일처리에 절로 혀를 찼다.


모든게 엉망이었다.


차라리 방치만도 못한 행정처리였다.


'애시당초 자기는 이제 떠날 생각이었다, 이거구만.'


하퍼는 이번 임시직을 마지막으로 전역할 예정이었다.


본래라면 군정장관 수행 이후엔 중앙 정계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테였지만, 그러기에는 화성 본국마저도 혼란스러웠다. 한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니 하퍼는 일찌감치 모든 욕구를 털고 마지막 커리어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지미는 베를린에서 모스크바까지 넓게 분포한 지하조직에 분노했다.


'하다못해 반정부 요소는 제거했어야지!'


신질서정부가 해산시킨 근로인민당이 골치거리로 남아있었다.


아직까지 그들은 '그들만의 혁명'에 갇혀있었지만, 그 총구가 다른 곳을 향한다면 불번지듯 혁명이 번질 것은 당연했다.


거기에 더한 것은 화성에 보고되지 않은 탈옥사건까지.


아직 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지구는 혼돈으로 치닫고 있음이었다.


"부관."


지미는 데니스를 불렀다.


"예."


"화성에 연결해주게."


"어디로 연결하면 되겠습니까? 행정부 장관께 연락드립니까?"


"아니, 치안총감에게 연락하게. 지구에 믿을만한 공권력이 부족하다면, 외부에서 충족해야지."


데니스는 곧장 화상통신기를 준비했다.


통신기에 코드를 입력하자 기기가 푸른빛을 뿜으며 광자를 뿜었다.


그것은 홀로그램이 되어 순식간에 치안총감의 형태를 갖추었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은 무슨! 지미, 나는 네가 우릴 버리고 간줄로만 알았는데."


치안총감이 농담조로 말을 건넸다.


"그런건 아닙니다. 여태까지 미루고 있었던 일을 해야할 때가 온 것뿐입니다."


"그래, 그렇겠지. 늘 입에 담고 살았으니까. 그나저나 이렇게 연락한 걸 보니 뭔가 부탁할게 있나보지?"


"하하. 절 너무 잘 아시는데요. 총감님께 부탁드릴게 하나 있습니다."


"편하게 말해봐."


"백골대를 지구에 보내주십시오."


치안총감은 그 말을 듣더니 얼굴을 구겼다.


"그건 공식적으로 요청해야지."


"날마다 행정부 장관이 바뀌는 게 화성인데 어떻게 제가 확답을 받겠습니까?"


"그래도 백골대나 되는 병력을 보내고 마는 것을 밀실에서 결정할 수는 없어."


"총감님께서는 저와 다른 목표가 있으시잖습니까?"


"무슨 말이지?"


"총감님이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을 모르겠습니까?"


"그것과 백골대와 무슨 상관이 있지?"


"지구에 노바가 있습니다."


"그럴리가. 종전협정 후 모두 재판소로 보내버렸을텐데?"


"모두는 아닙니다. 몇몇 이들이 탈옥했습니다."


"왜 보고하지 않았지?"


"아직 제 임기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하퍼 대령이 체계를 어겼습니다. 어떻습니까 총감님? 이 정도라면 백골대가 지구에 올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렇다 해도 이해가 안되는군. 지구의 권좌에 앉은 네가 백골대까지 필요로 할 이유를 모르겠네. 노바 잔당쯤이야."


뒷말은 이어지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었다.


노바 한둘은 군정에 부담이 안간다는 얘기였다.


"지구 내의 반정부인사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반정부인사라면 우리와 더 밀접해야하지 않겠나?"


"그들도 테란주의(Terranism)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외세세력인 저희와 협력을 구축하지 않을 겁니다."


"네가 그정도로 확언을 한다는 건 통치 실패마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가?"


"예, 게다가 기존 신질서정부는 군정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웃기는군. 정작 그들이 따랐던 이들은 누구보다 먼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건만. 그래, 백골대 파견에 관해서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지."


"예, 감사합니다."


홀로그램이 흩어지고 지미는 심호흡을 내쉬었다.


"데니스. 내가 일전에 지시한 일은 어떻게 되었지?"


"진척이 없습니다."


지미는 데니스에게 펜을 던졌다.


"...미안하군. 꿈에 그리던 목표가 눈앞에 있는데도 닿지 못한다니 화가 순간 치밀어올랐네. 진척이 없다는 건... 무슨 의미지?"


"반란 세력 감시와 기존 정부 감시, 노동파업 감시 등의 요소로 소요되는 행정력이 너무 큽니다. 사람 하나를 찾기엔 지구가 너무나 넓습니다."


"그래도 찾아. 찾아야해. 내 마지막 남은 가족이다. ...아니, 알고보면 네 녀석이 문제 아닌가? 아직도 못찾을 리가! 네가 네 일이 아니라고 태만했겠지. 우선 화성과 지구간 밀입국을 시도하는 브로커들을 모조리 털어내. 꼬리를 완전히 잘라내는 범죄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 그들의 장부를 모조리 뒤져. 뭐해? 얼른 일이나 하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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