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아아앍 님의 서재입니다.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41,423
추천수 :
3,976
글자수 :
345,144

작성
23.02.27 20:02
조회
1,879
추천
55
글자
11쪽

양반들의 식사

DUMMY

백성들이 잔칫날 감자를 바탕으로 만든 감자면과 생선을 먹을 수 있는 것에 기뻐하는 것처럼.


양반들도 하나둘 자신들만의 식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이게 그 간장치킨이라는 것이오?”

“그렇소. 기름으로 닭을 튀기고, 간장과 조청을 바탕으로 만든 양념을 바른 것이니 맛이 없지는 않을 것이오.”


기름 가격이 싸진 결과 양반들은 이 기름으로 튀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가장 사람들의 이목을 산 것은 역시 튀긴 닭 요리인 치킨.


이 치킨 중 지금 상황에서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은 네 가지.


양념 없는 후라이드 치킨과 길게 썬 파를 올린 파닭.


간장 양념 치킨과 마늘 양념 치킨.


이렇게 4가지 방향성을 가진 치킨들이 사람들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왜 이리 작은 닭을 사용하신 겁니까?”

“작은 닭이 아니면 뻣뻣해서 맛이 없었소. 그래서 작은 닭을 여러 마리 튀긴 것이오.”


처음 치킨을 맛본 이들은 예상보다 깊은 맛에 감격하면서도, 치킨의 뻣뻣한 식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얼마 안 가 이것이 오랜 기간 닭을 삶아야 부드러워지는 닭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눈치챈 그들은 어린 닭을 튀기기 시작했고 그 결과 부드러운 닭의 식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아직 닭이 품종개량을 통해 빠른 속도로 자라지 않기에 그 크기가 아직 작은 편이라는 것.


온도와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감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것.


또한 베타믹스와 같은 치킨을 위한 전용 반죽이 없어 가정에서 만든 닭튀김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점들을 양반들이 알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그들은 지금 상황에 만족할 수 있었다.


“설탕으로 맛을 낸 것이 아니라 조청으로 간을 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맛은 괜찮을 것이오.”

“그 귀한 설탕으로 맛을 낸 것이 아닌 게 어찌 문제가 되겠습니까.”


조청과 꿀이 있지만 설탕의 강렬하고 순수한 단맛을 아는 그들은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원했다.


“그런 것은 이제 그만 생각하고 이거나 먹어봅시다. 미래에는 이렇게 빵 사이에 치킨을 끼우고 마요네즈를 바른 것을 버거라고 판다고 하죠?”


마요네즈는 계란 노른자, 식초, 기름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간단한 소스다.


그렇기에 싼 가격으로 기름이 풀리자 많은 이들이 마요네즈를 만들 수 있었다.


반면 빵은 이야기가 달랐다.


베이킹파우더는 인산칼슘과 비누에 들어가는 소다, 탄산수소나트륨이 주재료다.


그러니 빵을 만들기 위한 베이킹파우더는 의외로 쉽게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제대로 된 부드러운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것.


빵을 만드는 것 자체는 간단하지만 이를 부드럽고 맛있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레시피에서 1g의 오차라도 나온다면 바로 빵 맛이 달라지고 부드럽던 빵은 질척질척해지거나 딱딱해진다.


레시피가 있다고 할지라도 조선 사람들은 이 레시피를 정확하게 계량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


거기에 오븐이나 화덕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니 제대로 된 빵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돈 많은 양반들은 현대에도 먹힐 수준의 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허, 저는 이런 빵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어떻게 만든 것입니까?”

“하하, 저도 이런 빵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많이 만드니 자연스레 해결되더군요.”


빵을 만들기 시작해서 그냥 단순무식하게 많은 양을 만들어낸 것이다.


너무나 단순무식하기 짝이 없는 방법이었지만 이 방법이 성공한 결과물이 지금 그들의 앞에 놓여있었다.


“허, 이런 부드러운 빵을 만들어내다니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물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했을 것이라 생각 못 하는 사람들은 많은 연습 끝에 만든 것이라 여겼다.



“그나저나 이 빵 위에 올려진 하얀 것은 뭡니까?”

“이번에 만들어진 치즈입니다.”

“치즈?”

“건락(乾酪, 치즈를 이르는 말)이라고 말하면 아시겠습니까?”


한편 요리하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치즈를 만드는 간단한 방법도 알려졌다.


그 결과 반죽을 만든 후 치즈를 올려 이를 굽는 단순한 방식의 피자가 나오게 되었다.


“거, 건락이라니. 이 귀한 것을 먹을 수 있단 말입니까?”

“나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구하게 되었소.”


물론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이 알려졌을 뿐 아직 적은 양의 우유로 치즈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는 시대의 발전이 만들어낸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누군가 치킨과 피자에 놀라워한다면 다른 이는 지금 그의 눈 앞에 보이는 회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보, 복어를 저리 손질해도 되는 것인가?”

“책에 적힌 방식을 숙수에게 교육시킨 것일세.”


복어는 오래 전부터 먹은 요리였다.


그러나 현대와는 달리 조선시대에는 복어를 회로 먹는 이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복어회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를 먹기를 원했고.


그들은 복어를 오랜 기간 다룬 숙수에게 미래의 방식을 바탕으로 복어를 손질하라 제안한다.


이에 오래 전부터 복어를 손질한 이들이 그들이 알려준 방식으로 복어를 손질하기 시작하니.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복어회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건 간장입니까?”

“한번 찍어서 먹어보게.”

“오, 겨자즙과는 다르군요?”


이 시기 회를 먹는 방식은 종지에 담긴 겨자즙에 찍어 먹는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조선 사람들은 미래에도 회를 겨자즙에 찍어 먹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사람들은 간장을 찍어 먹으니.


이를 궁금하게 여긴 이들을 시작으로 회에 간장을 찍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지식을 알게 된 이들을 중심으로 회를 낼 때 간장과 겨자즙을 내기 시작했으니.


많은 이들이 이를 두고 싸우기 시작했다.


“간장 맛이 더 좋다니까. 미래에도 간장을 찍어 먹지 않던가.”

“어허, 그래도 오랜 옛날부터 겨자즙을 먹어왔거늘 자네는 그런 전통의 맛을 부정할 생각인가?”


“겨자즙에 찍어 먹는 것은 알싸한 맛이 있기는 하지만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나로선 간장이 더 낫네.”

“회를 내는 사람들이 간장에 볶은 생강과 파를 내놓는데 이걸 같이 먹으면 될 것을, 간장을 좋아하는 놈들은 대체 뭔 생각인지···.”


마치 탕수육의 부먹, 찍먹 논란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간장과 겨자즙을 둔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아직은 많은 이들이 이를 알지 못했지만, 점점 많은 사람에게 이 간장과 겨자즙 논쟁이 알려질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양반들이 회에 무엇을 찍어먹는지 논쟁으로 싸울 때, 왕실은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샤베트를 먹고 있었다.


“이런 방식이 가능하다니.”

“이렇게 시원한 음식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나이다.”


질산칼륨, 흔히 말하는 초석을 물에 넣으면 주변 물의 열기를 빨아들인다.


이러한 반응을 바탕으로 유럽의 많은 귀족은 샤베트를 만들어 먹었다.


이를 알게 된 왕실도 이를 바탕으로 꿀이 뿌려진 샤베트를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이다.


“우유가 있었다면 이것보다 더 부드러울 것이라고 하니 아쉽습니다.”

“그래도 맛은 이것도 괜찮지 않소.”


지금 왕실이 먹는 샤베트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런 방식이기에 우유를 넣은 것만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를 먹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염초밭을 만들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지금에나 가능한 일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우유가 있으면 부드럽다고 하니 먹고 싶어서요.”

“허허, 알겠소. 내 숙수에게 부탁해보리다.”


그리 말한 세종은 모든 샤베트를 먹은 후 자리를 떠났다.


===


당연한 일이지만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세종을 비롯한 대신들이 할 일도 늘어났다.


어디에 세금을 부여하고, 어디에 어떤 일을 할지.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어떤 식으로 조정해야 할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황보인을 중심으로 하는 많은 이들이 경국대전을 바탕으로 법을 만들었지만.


이런 법을 추가하라, 저런 법을 추가하라, 이 법을 개선하라 같은 문제로 오랜 기간 법이 나오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모든 법은 대명률을 바탕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조정의 많은 문제는 아직 나오지 않은 법으로 인해 생기게 되었다.


“지금 법이 만들어진 것이라도 공표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이까?”

“한시라도 빠르게 법을 공표해야 많은 이들이 안정을 찾을 것이옵나이다. 전하.”



세종도 이런 대신들이 제안하는 말을 따르고 싶었으나 지금은 대신들의 말을 따르기 힘들었다.


“지금 만들어지는 법이 너무 많아서 한시라도 빠르게 법을 공표한다고 한들 바로 다음날이면 새 법이 나올 것이오.


이를 생각하면 지금 공표하는 것은 무리요.”


굴포 운하의 건설로 통행이 쉬워졌다고는 하나 아직 기차도 나오지 않았기에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지금은 새로운 법을 공표하기 애매한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전하, 한 달에 한 번꼴로 법을 전달하면 안 되겠습니까?”

“아직 그 정도로 종이가 많지 않소.”


이전보다 많은 양의 종이를 생산할 수 있지만 아직도 종이는 부족했다.


늘어난 종이의 수만큼 사용할 곳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성균관의 유생들을 가르칠 새로운 서책들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소.”


성균관 교육을 위한 새로운 서책들.


이를 만들기 위해 제작되는 종이를 비롯한 여러 일을 진행하는데 사용되는 종이들로 인해.


새로운 법전을 배포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니 아예 관료들을 더 뽑는 것은 어떻소. 그렇다면 분명 나아질···.”

“그것은 아니 되옵나이다. 전하.”


관리를 늘리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는 세종이 근래에 추진하기 시작한 조선소 건설로 인한 일 때문이었다.


“조선소를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나, 이로 인해 많은 예산이 사용되고 있사옵나이다.”

“관료를 더 뽑는 것이 힘들 정도로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오?”

“이를 총괄하게 된 이천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거대한 범선을 제작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바람에···.”


이를 들은 세종은 자신이 한 실수를 깨닫고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 일단은 알겠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


그 말을 듣고 회의를 마친 세종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이천은 무슨 생각을 하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란 말인가.”


세종은 이천이 무슨 생각을 하기에 이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작가의말

복어와 관련해서 농정회요를 참고했습니다.


추가로 찾아보니 북송의 학자인 심괄이 1080~1090년대에 적은 것으로 알려진 몽계필담에 잘 익히지 않으면 먹는 사람이 죽는다는 말이 있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를 보면 이 시기 사람들도 복어회를 먹었고, 그러다 죽은 사람이 많아 안 먹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정화와의 만남 +5 23.03.06 1,604 50 11쪽
37 조선의 밖에서 일어나는 일 +5 23.03.05 1,741 52 16쪽
36 증기기관 +7 23.03.04 1,697 54 10쪽
35 산업의 쌀, 강철 +4 23.03.03 1,695 56 11쪽
34 바다를 정복하기 위한 도전 +5 23.03.02 1,706 53 11쪽
33 조선소 건설 +8 23.02.28 1,804 52 11쪽
» 양반들의 식사 +7 23.02.27 1,880 55 11쪽
31 오늘도 조선은 발전한다 +4 23.02.26 1,865 60 10쪽
30 미래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 +3 23.02.25 1,911 48 10쪽
29 금은조공의 대체 +5 23.02.25 1,786 54 11쪽
28 연필의 가치는 얼마? +5 23.02.24 1,804 47 12쪽
27 더 나아진 식량 사정 +7 23.02.22 1,977 56 11쪽
26 압력솥으로 할 수 있는 일 +3 23.02.21 1,932 61 11쪽
25 비누 만들기 +5 23.02.20 1,954 62 11쪽
24 소금부터 유리까지 +7 23.02.19 2,018 61 11쪽
23 굴포 운하와 소금 +7 23.02.18 2,042 65 11쪽
22 대나무 태엽 시계 +3 23.02.17 2,100 55 10쪽
21 굴포 운하 건설 논의 +3 23.02.16 2,217 60 11쪽
20 여진족들과의 전투가 끝난 후 +2 23.02.15 2,375 54 11쪽
19 여진족과의 전투(2) +2 23.02.14 2,259 60 11쪽
18 여진족의 추측 +3 23.02.13 2,339 62 12쪽
17 여진족과의 전투(1) +5 23.02.12 2,538 60 11쪽
16 화폐 유통 +5 23.02.11 2,629 68 11쪽
15 감자 보급 +8 23.02.10 2,650 74 10쪽
14 직조기와 방적기, 농서의 보급 +7 23.02.09 2,695 72 11쪽
13 변화의 시작 +3 23.02.08 2,766 72 11쪽
12 집현전 관료들의 제안 +3 23.02.07 2,985 77 12쪽
11 산업혁명의 시작점 +4 23.02.06 3,168 83 11쪽
10 대마도 원정 논의(2) +2 23.02.05 3,111 80 10쪽
9 대마도 원정 논의(1) +8 23.02.04 3,496 79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