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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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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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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2.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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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1쪽

굴포 운하와 소금

DUMMY

모든 회의가 끝나고 유정현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길 때.

맹사성이 그에게 다가와 질문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신 겁니까.”

“주상께서 가라고 명령해도 안 갈 놈들이 수두룩하니 한 말이었네.”


이천을 제외한 대신 중 정화의 원정에 참여하고 싶은 이는 적었다.


미지의 땅으로 떠난다는 두려움.

늙은 신하들에게는 그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사라진 것이다.


이를 눈치챈 그는 자신이 나서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는 지원했다.


이에 유정현이 이런 일에 나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대신들이 나섰으니.


유정현이 원하던 바대로 모든 일이 이뤄진 것이다.


“그런 뜻이었습니까. 그러면 그들이 허황한 꿈을 꾸도록 만들어야겠군요.”

“그대의 말대로일세. 그들이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야지.”


지금 대신들은 유정현이 정화의 원정에 참여하는 것을 돈을 벌 기회라 여겼다.


그렇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정화의 원정이 돈이 될 기회라 말하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이는 그들을 속이는 일도 아니니 맹사성과 유정현의 양심에 찔릴 일은 없었다.


“그런데 대감, 정말 괜찮겠습니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괜찮냐니?”

“대감이 그리 나섰으니 대감이 가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유정현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맹사성이 말한 것이 맞았다.


세종은 누구를 보내건 상관 없으니 누구를 보내건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대신들은 달랐다.

그들은 유정현이 가지 않는다면 왜 가지 않는 것인지 알아볼 것이다.


그렇게 진실을 알게 된다면 그들이 유정현이 원하는 것처럼 행동할까?


당연히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에, 유정현은 자신이 떠나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즉 유정현은 본인이 만든 덫에 본인이 걸려든 것이다.


“...하, 그 시기에 무슨 일을 하건 이 자리에서 도망쳐야 하나.”

“대감이 무슨 일을 하건, 그들이 대감을 데려가지 않겠습니까.”

“...그대의 말대로군.”


무슨 짓을 해도 원정에서 벗어나는 깃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 후.


지금 상황을 받아들인 유정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돈은 많이 벌겠군.”


1년은 걸리는 긴 기간을 떠나고.

학질에 의해 죽을 수도 있는 일.


설령 별문제 없이 끝까지 도착해도.

식사가 입에 맞지 않을 것이고.

물도 제대로 먹기 어려울 것이다.


이걸로 지금 가진 재산의 몇 배가 되는 돈을 벌면 무엇하겠는가.

그 돈을 쓸 시간이 없는 것을.


이리 생각하니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지만, 지켜보는 이들이 많아 흘릴 수도 없었다.


그렇게 유정현은 자신의 슬픔을 감춘 채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


유정현이 이리 집에 돌아갈 때.

태안군에서는 운하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화약을 어떻게 이용할지 몰라 대포를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의견을 들은 집현전 학자들은 자신들이 아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대신들이 하나둘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은지를 고민한 결과.


일하는 인부들의 안전을 위해 새끼줄에 불을 붙여 화약을 터뜨리고 있었다.


“슬슬 식사하고 돌아가지.”

“알겠습니다!”


노역이 진행된 후, 백성들에게는 두 차례 음식이 제공되었다.


잡곡밥이나 삶은 감자를 주로, 여기에 나물 반찬과 된장국, 된장, 간장 정도가 전부인 상황.


정말 가끔 태안군에서 잡힌 생선도 반찬이 되지만 아직은 부족한 일이었다.


“백성들이 이리 먹고 있다니, 이번 농사는 괜찮은 것 아니었습니까?”

“자네 말대로 이번 농사가 나쁘지 않았으나, 쌀값은 같지 않은가.”


누군가 최만리에게 이리 말했지만, 최만리의 귓가에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금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

오직 그것만이 최만리의 머릿속을 메꾼 것이다.


“으음, 무엇을 해야 백성들이 더 풍요롭게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최만리를 다른 관리들이 한심하게 보기 시작할 때, 누군가 수레에 뭔가를 끌고 이곳으로 다가왔다.


이를 본 최만리도 생각을 멈추고 멍한 얼굴로 바라볼 때.


이를 끌고 온 이가 자신이 가져온 것이 무엇인지를 밝혔다.


“이건 거중기라는 것입니다.”

“거중기?”

“아, 그 태안군 관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말이오?”

“맞습니다.”


장영실은 시계를 만드는 날 밤, 조금씩 거중기 설계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일주일 만에 거중기 설계도를 만들었으니.


만든 장영실은 세종에게 이를 바쳤고.


그 결과 다른 일을 하고 있던 장인들이 태안군으로 가서 만들어낸 것이다.


“이게 그 수레에 옮기기 편하게 만든다고 하던데 맞소?”

“그렇습니다. 지금 관아에서 이놈을 위한 부품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금세 몇 개는 더 만들어질 것입니다.”


태안군 관아 인근의 대장간들을 동원해 만들어지고 있으니.


이곳에서 이를 만들기만 하면 몇 배는 수월해질 것이 분명했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인데, 혹 관아가 아니라 이곳에서 만들어도 되는 것 아니오?”

“만들어도 되기는 합니다만, 그리하신다면 품질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간이 가마를 만들어 도르래를 만들 수 있겠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가마의 효율이 높을 가능성은 적었다.


품질을 생각하지 않고 가마를 만들어도 나중에 쓸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고.


지금 처음 만들어보는 물건이기에, 품질이 안 좋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그렇기에 지금 가마를 만들어 생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최만리는 그의 말을 듣고 이를 눈치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품질이 어떨지 몰라 그럴 수 없다니, 아쉬운 일이나 어쩔 수 없군.”


이리 최만리가 지금 상황을 받아들인 다음 날, 거중기가 만들어졌다.


“오, 이리 생긴 것인가?”


거대한 자태를 본 최만리와 관리들은 다른 이들에게 이를 가동하라 명했고.


그렇게 거중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아, 저런 식으로 돌을 고정하는 것인가?”


거중기의 활용법은 단순했다.

화약으로 조각난 거대한 돌을 거중기로 옮긴 후, 이를 들어 올린다.


그렇게 들어 올린 돌을 거중기를 이용해 수레에 옮기면 끝.


이리 말하면 단순한 일이지만.


그 바위의 무게가 장정 둘이 옮길 수 없는 무게라는 것을 생각하면 커다란 일인 것은 분명했다.


“확실히 거중기가 있으니 몇 배는 작업 속도가 편해지는군.”


지금 화약을 통해 만들어지는 잔해들은 인근의 저수지를 위해 이동될 운명이었고.

지금의 거중기는 큰 도움이 되었다.


“이리 거대한 놈을 쉬이 옮길 수 있으니 생각난 것인데, 혹 방향을 돌려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지 않겠나?”

“해보면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만리는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거중기를 보고 크레인을 생각했다.


이는 지금 당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만, 장영실의 도움이 있다면 쉬이 만들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보니 발파 속도가 더딘 거 같군.”

“안전을 위해 새끼줄을 연결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새끼줄은 분명 발파 작업에 도움이 되긴 했으나, 이 새끼줄을 마련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태안군의 아녀자란 아녀자는 모두 새끼줄을 꼬지만, 그래도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그 결과 지금 이를 조정에 알리긴 했지만, 새끼줄이 부족한 것은 변하지 않았으니.


지금 당장은 공사의 진척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새끼줄을 여기서 더 짧게 할 수도 없고, 참으로 아쉬운 일이군.”


새끼줄을 지금보다 짧게 운용하면 눈먼 돌에 누군가 맞고 죽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여기서 좀 더 짧게 사용하라고 명령할 수도 없었으니.


최만리는 그저 조정의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렇게 최만리가 지금 상황을 마음에 안 들어할 때, 조정이 사람을 보냈다.


“조정에서 연락이 왔소. 인근의 관아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하오.”


조정이 최만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게 굴포 운하는 이전보다 빠르게 진척되기 시작했다.


===



최만리가 이리 고생하고 있을 때.


맹사성은 세종에게 자신이 생각한 바를 아뢰었다.


“소금을 그리 쉽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단 말이오?”

“그렇나이다. 전하.”


소금을 만드는 방법은 매우 단순한 방법이기에, 많은 대체 역사물의 주인공들은 소금을 가장 먼저 만든다.


그러나 이렇게 소금을 만드는 방법을 대신들은 그간 모르고 있었으니.


오늘 소금을 만드는 방법이 발견되어 이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소금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나, 문제가 있지 않겠소?”

“지금 소신이 제안한 방법에는 나무나 석탄을 사용하지 않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나이다.”

“나무를 사용하지 않는단 말이오?”

지금 조선이 만드는 소금은 나무를 사용한 자염(煮鹽)이었다.


지금은 조선에 나무가 부족해졌다는 위기감으로 인해 석탄을 사용하지만.


그래도 나무나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세종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비록 이 소금을 만드는데 3년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이오나, 문제는 없나이다.”

“3년 가량이라, 그렇게 오랜 기간이 걸린단 말이오?”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불순물들을 빼내는 과정이기에 그런 것이옵나이다.”


맹사성이 제안한 천일염은 토판염이라 불리는 천일염 제작 방법이다.


토판염은 땅에 어떤 작업도 하지 않은 채 소금을 만드는 방법이니.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없이 많은 불순물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많은 불순물을 제거해야 했고, 그러면서 간수도 제거해야 하니.


맹사성은 이 기간을 3년이라 이야기한 것이다.


“3년이나 걸린다니 아쉽기는 하나, 뭐, 그래도 많은 양의 소금을 백성들이 먹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


세종은 맹사성의 말에 동의했다.


그 결과 여러 갯벌 인근에 소금을 만들 염전들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이 땅바닥에 바닷물을 말리기만 하는 것으로 소금이 생긴단 말이오?”

“해보면 알겠지. 일단 땅을 평탄하게 만들어야 하오.”


세종의 지시를 받든 공노비들은 하나둘 염전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지금의 노동이 너무나 고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이런 일을 시키시다니!”

“내 평생 살면서 이리 힘든 일을 한 적은 처음이오.”


염전 일은 21세기나, 조선 시대나 고된 일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지금 공노비들이 하는 일보다 지금 그들이 만든 염전을 관리하는 일이 더 어려웠고.


그렇기에 공노비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염전 일을 하는 것을 반대했다.


“염전 일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하옵나이다. 전하.”

“허···. 이리 될줄은 몰랐는데.”


물론 이를 알게 된 맹사성과 세종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공노비들도 포기한 일을, 양인들이 해낼 리가 있겠는가.


이리 생각한 그들이 포기할 즈음, 세종이 한 가지 방안을 떠올렸다.


“지금 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일하도록 하는 것은 어떻소?”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옵나이다. 전하!”


그렇게 염전 노역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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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조선소 건설 +8 23.02.28 1,804 52 11쪽
32 양반들의 식사 +7 23.02.27 1,880 55 11쪽
31 오늘도 조선은 발전한다 +4 23.02.26 1,865 60 10쪽
30 미래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 +3 23.02.25 1,911 48 10쪽
29 금은조공의 대체 +5 23.02.25 1,786 54 11쪽
28 연필의 가치는 얼마? +5 23.02.24 1,804 47 12쪽
27 더 나아진 식량 사정 +7 23.02.22 1,977 56 11쪽
26 압력솥으로 할 수 있는 일 +3 23.02.21 1,932 61 11쪽
25 비누 만들기 +5 23.02.20 1,954 62 11쪽
24 소금부터 유리까지 +7 23.02.19 2,018 61 11쪽
» 굴포 운하와 소금 +7 23.02.18 2,043 65 11쪽
22 대나무 태엽 시계 +3 23.02.17 2,101 55 10쪽
21 굴포 운하 건설 논의 +3 23.02.16 2,217 60 11쪽
20 여진족들과의 전투가 끝난 후 +2 23.02.15 2,375 54 11쪽
19 여진족과의 전투(2) +2 23.02.14 2,259 60 11쪽
18 여진족의 추측 +3 23.02.13 2,339 62 12쪽
17 여진족과의 전투(1) +5 23.02.12 2,538 60 11쪽
16 화폐 유통 +5 23.02.11 2,629 68 11쪽
15 감자 보급 +8 23.02.10 2,650 74 10쪽
14 직조기와 방적기, 농서의 보급 +7 23.02.09 2,695 72 11쪽
13 변화의 시작 +3 23.02.08 2,766 72 11쪽
12 집현전 관료들의 제안 +3 23.02.07 2,985 77 12쪽
11 산업혁명의 시작점 +4 23.02.06 3,168 83 11쪽
10 대마도 원정 논의(2) +2 23.02.05 3,111 80 10쪽
9 대마도 원정 논의(1) +8 23.02.04 3,496 7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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