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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

회귀한 천재공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딜쿠샤
그림/삽화
딜쿠샤
작품등록일 :
2022.08.10 02:51
최근연재일 :
2022.09.29 22:2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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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2,033

작성
22.08.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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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회귀한 천재공학자 10화

.




DUMMY

― 2020년도 TK 그룹이 선도하는 첨단 산업 기술 박람회. 그 대상을 거머쥘 주인공은······


“뭐야. 설마 긴장되냐?”

“그런 거 아니야.”


애초부터 수상은 기대도 안 했는데 긴장이 될 리가.


― 아~ 아주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팀은 개인이 참가한 팀인데요. 축하드립니다. 나노 쿨러팀입니다.


“미친! 야 은호야. 이거 실화야?”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나는 넋이 나가 있었다.


― 수상자분? 올라오셔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게 정말 된다고? 다른 기업들 장비가 그렇게나 형편이 없었나?


얼떨결에 단상 위에 올랐다.


―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앞으로 더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수상 소감을 마치고 단상 아래로 내려가려던 그 순간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 하하하. 우리 대표님께서 긴장을 많이 하셨나 보네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잠시 몇 가지 질문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회자가 내 어깨를 붙잡고 걸음을 멈춰세웠다.


“예 말씀하시죠.”


― 우선 이 질문을 안 드릴수가 없는데요. 개인참가자 이시고 또 대학생 신분이라고 들었는데, 개발비를 어떤 식으로 충당하셨을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이 질문에 대해 답변 가능하실까요?


하긴 이게 가장 궁금할만 하지.

다른 건 몰라도 AI 칩을 개발하는 과정은 적지 않은 금액이 소모된다.

다행히 나는 TK 그룹이라는 뒷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타 중소기업 업체들은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일거다.


하나, 주최자가 황 회장인 이번 박람회에서 그의 도움을 받았다는 발언을 하게 된다면 나나 황 회장이나 매우 곤란한 상황에 빠질 것이 뻔하다.


“그건 좀 개인적인 얘기인 것 같아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 아······.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음, 대표님이 개발하신 ‘나노 쿨러’가 정말 혁신적인 아이템이지 않습니까? 혹시 이 장비가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면 그게 언제쯤일지 답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 물론 양산에 필요한 설비나 공간이 마련돼야 하겠지만, 기술적인 면으로 봤을 땐 100% 가능합니다. 또 머지않아 직접 회사를 세울 생각입니다.”


― 그러시군요. 그럼 회사를 세우시게 된다면 사명은 어떻게 지을 생각이십니까?


그 순간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이름이 떠올랐다.


“코어 코퍼레이션입니다.”


김 대표와 함께 하기로 했던 그 날, 내가 고안해 냈던 이름.

― 코어 코퍼레이션······. 듣기만 해도 좋은 이름이네요. 아무튼 질문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 *


박람회가 끝나고 며칠 뒤 무수히 많은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2020 첨단 산업 기술 박람회 대상 수상작 ‘나노 쿨러’ 그 주인공을 만나다]


“오늘 아침에 신문 보고 알았는데, 사진 잘 나왔던데요?”

“이걸 들고 다니십니까?”


장현수 실장.

이른 아침부터 연락해 나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했다.


“이 바닥에서 유명 인사가 되셨던데, 싸인이라도 미리 받아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저희 이번이 2번째 만남인 건 알고 계시죠?”

“그럼요~”


어딘가 황지훈을 닮은 성격에 괜히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말투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지훈이 형이랑 많이 닮으셨네요.”

“하하하. 지훈 씨가 저를 닮은 거겠죠. 어릴 적부터 제가 자주 놀아줬었는데, 지훈 씨가 제 모습을 보고 배웠나 봅니다.”


그럼 그렇지.

천연덕스러운 성격이 어디서부터 왔나 했더니, 이 인간이 그 뿌리였다 이거지?


장현수 실장은 멀끔한 샐러리맨 같은 인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여하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어디로 데려가고 계시는 겁니까?”

“은호 씨가 이전에 얘기했던 조건 사항 이행하러 갑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아 결국은 내 뜻대로 됐다 이 말이지.

처음 조건 사항 얘기를 꺼냈을 때 황 회장의 표정은 그야말로 당혹 그 자체였었다.


내가 제시한 조건은 이랬다.

첫째, 을은 갑이 필요로 할 때 금전적 지원을 해주어야 하며, 갑은 그에 응당하는 대가를 을에게 제공한다.


하나, 그런 황 회장을 더욱 충격에 빠트린 건 다름 아닌 이 이후에 나올 사항 때문이었다.


* * *


며칠 전 TK 그룹 회장실 안.


“둘째, 을은 갑이 원하는 조건으로 사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게 60층짜리 고층 빌딩이 됐든, 조그마한 구멍가게 됐든.


“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장님 잔고를 거덜 낼 정도는 아닐 겁니다. 아마도.”

“우선 세 번째까지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지.”

“셋째. TK 그룹 본사 연구원들 중 10명을 선발해 갑의 본사로 이직시킨다.”

“이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황 회장.


“아닙니다. 회장님이시라면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단언컨대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지 않습니까.”


황회장 정도면 단번에 내 말을 이해할 테지.

가령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내 말마따나 그들에게 적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인력을 넘기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회장님이 힘 좀 발휘해 주셨으면 합니다.”


황 회장의 표정이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덤덤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시죠, 저희 또한 그들에게 TK 못지않은 보수를 할 생각이니까, 불만이 나올 일은 만들지 않겠습니다.”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지 않아도 상관없나?”

“네, 상관없습니다.”


애초부터 내 기술력에 버금가는 장비를 그들이 만들어 낼 거란 기대는 없다.

단지 개선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해야 했을 뿐.

그리고 무엇보다 TK의 연구원들이라면 이미 세간에 평이 자자하니까, 내가 나서서 신경 쓰지 않도록 먼저 발 빠르게 행동해줄 인력들일 것이다.


“흠······.”

“회장님. 고민이 되신다면 지금 당장 대답해 주실 필요는 없지만,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고민을 저렇게 깊게 하고 계시는 건지.

칼만 안 들었지 순 날강도가 따로 없구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지막 사항은 위험 부담이 큰 것 같네만. 그리고 그들 또한 엄연한 TK의 구성원들인데, 솔직히 조금 불쾌하네. 사람은 결코 돈으로 사고파는 물건이 될 수 없는 건데 말이야.”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러나 황 회장이 진정으로 걱정하는 건 인도적 차원에 의거한 마음이 아닐 것이다.

당장 연구원 10명이 부당 해고가 되는데, 그를 지켜본 노조 쪽에서 본인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들고 일어날 것이 걱정되기 때문이겠지.


“물론 맞는 말씀이시죠.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럼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

“제가 잠시 TK 그룹의 일원으로 들어가서 사내벤처 협약 관계를 만드는 겁니다.”


TK 그룹 사내벤처로 위장해 연구원들을 빼돌리는 일.

물론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노조가 들고 일어날 정도의 상황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내벤처로 나오는 직원들에겐 3년 이란 유예 기간이 있으니까.

만약 그 안에 우리 회사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얼마든지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


“편법을 쓰라는 얘기구만.”

“이것도 좀 곤란하십니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잠시 머뭇거리는 황영춘 회장의 모습.

이윽고 그는 묵묵히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알겠네. 그럼 자네를 믿고 그렇게 하도록 하지. 다만, 우리 쪽에서도 검토해 볼 시간을 주게나.”

“물론입니다 회장님.”

“그리고 확실히 말해두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네가 성공했을 때 얘기야 알고있지?”


* * *


그런 일이 있었지만, 결국 내 장비를 영접하게 된 황 회장은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좋으십니까?”

“예?”

“아까부터 실실 웃고 계셨잖아요.”

“아, 그런가 보네요. 하하.”


끼익―


“자, 도착했습니다. 은호씨. 두 번째 조항이 뭐였죠?”

“을은 갑이 원하는 조건의 사옥을 마련해 준다.”

“이곳이 앞으로 은호 씨가 사용하게 될 새로운 업장입니다.”


브레이크 마찰음과 함께 도착한 곳은

경기도 인근 200평짜리 공장이었다.


“더 좋은 곳으로 하셨어도 됐는데, 너무 검소하신 거 아닙니까 은호 씨?.”

“뭐, 위치가 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이 정도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서울에서부터 거리가 꽤 됐지만,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던 터라 공기만큼은 웬만한 공장들에 비해 나름 신선했다.


“그럼 우선 안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공장 안으로 들어선 순간 썰렁한 느낌이 물씬 맴돌았다.


“아직 설비는 들어오려면 몇 달은 걸린다고 하니 조금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역시 은호 씨는 모르는 게 없으시네요. 그것보다 은호 씨. 계좌 한 번 확인해 보실래요?”

“계좌요? 갑자기요?”


핸드폰을 열어 통장을 조회해 본 순간 동공이 확장되었다.


“이, 이게 뭡니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그마치 10억 원이란 금액이 내 계좌에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더 많이 놀라시기 전에 말씀드리자면, 그 돈은 은호 씨에게 드리는 계약금입니다. 참고로 그게 전부가 아니라 앞으로 몇 달을 거쳐 총 35억 원을 계약금으로 송금할 생각입니다.”

“스케일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원래 보통 이런 식으로 계약금을 주시나요?”

“물론 그건 아니죠. 아무래도 회장님이 은호 씨 에게 푹 빠지셨나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가만보면 이 집안 식구들은 뭘 믿고 남에게 선뜻 투자를 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것도, 약소하지만 제 호의입니다.”


장 실장이 호의를 표하며 건넨 것은 다름 아닌 본인의 명함.


“무슨 뜻입니까?”

“물론, 이미 회장님을 등에 업은 은호 씨한텐 별 볼 일 없는 놈일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제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그 번호로 연락주십쇼.”

“왜 이걸 저한테?”

“사실 이전에 은호 씨를 오해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지훈 씨에게 접근해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으려는 인간. 딱 그런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저를 의심하셨다고요?”


하긴 그럴 만도 하지.

여태 황지훈의 곁을 그런 인간들이 여러 번 거쳐갔을 테니까.


“아무튼 다 지난 일이고 일어날 일이었으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쇼.”


장현수 실장은 예상보다 더 좋은 사람이었다.


“감사합니다 실장님.”

“흠. 그것보다, 오늘 학교에 볼일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바쁜 사람을 너무 붙잡고 있었네요.”

“아 그리 급한 일은 아닙니다.”

“타시죠. 제가 그쪽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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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99 김영한
    작성일
    22.08.23 19:44
    No. 1

    ohohohohohohogh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어르말
    작성일
    22.09.13 09:18
    No. 2

    10년을 미리살아복고 미래기술로 ... ~~
    세상에 이런기회가 있다 ~~
    주식시장에서 이런다면 세계적 재벌이 되는것도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2.09.19 08:32
    No. 3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초이랑
    작성일
    22.09.26 21:53
    No. 4

    ㅋㅋ 계약서 보니 웃음만 나오네
    을은 갑에게 사옥을 마련해준다 ㅋㅋ 돈도 지원해준다 ㅋㅋ
    아무리 엄청난 미래 기술이라고 불가능한 계약
    회사 사옥 이거 셰계적으로 가장 비싼거 ㅋ
    돈 1000조달라 지원 이러면 ㅋ 못해주면 계약위반 위약금 1천배? ㅋㅋ
    바보들의 합창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k1******..
    작성일
    23.05.01 21:29
    No. 5

    대기업 회장이랑 계약하는데 저딴 계약서를 내민다고???? 너무 대충쓰는 감이.있는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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