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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종손 장가가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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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11.12.28 21:51
최근연재일 :
2011.12.28 21:51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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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08
추천수 :
362
글자수 :
420,041

작성
11.12.0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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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3.또! 또!!

DUMMY

73.또! 또!!


부산 북구 덕천동 349-3번지에 자리하고 있는 산부인과, 미래로병원.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던 의진 옆에서 동행하던 하룡의 눈이 문득 커진다.

“음? 하민 누님 아니시오?”

Chart를 보며 바삐 걸어가던 어느 간호사의 발이 그 자리에 선다. 겨우 Chart에서 눈을 떼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곳으로 돌린 간호사의 얼굴에 미소가 확 돈다.

“어머! 이게 누구야.”

바로 옆 수납대라고 적혀 있는 곳으로 걸어간 그녀는 Chart를 그쪽으로 넘긴다.

“신생아실 채 과장님한테 부탁드릴게.”

“으응.”

짧은 대답을 뒤로 하고 다다다다 하룡에게로 걸어오는 그녀는 의진을 바로 쳐다본다.

“안녕? 우리는 처음 만나지?”

“아, 네. 안녕하세요.”

이목구비가 하룡과 똑 닮았다는 점, 그가 아는 척을 한 점, 간호사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의진은 그녀가 누군지 바로 알 수 있게 된다.

“처음 뵙겠습니다, 정하민 간호사님. 하의진입니다.”

“반가워. 네가 아는 것처럼 난 하룡의 셋째 누이 하민이야. 배가 꽤 불렀구나? 4개월 넘었다는 것은 위의 두 언니를 통해 들어서 알고 있어. 잠깐 앉아 있어. 내가 예약해줄게. 우리 집 종부가 될 사람을 내 직장에서 처음 만났으니 이 정도는 해줘야지.”

가벼운 윙크를 남기고는 다시 어디론가 다다다다 달려가는 하민.

“어, 그래? 그럼 그렇게 해줘.”

“응. 바로 준비할게.”

“부탁해.”

하룡과 의진이 앉아 있는 대기석으로 돌아온 하민은 손을 뻗어 의진을 조심스럽게 일으킨다. 바로 그 때.

“아!”

짧은 탄성과 함께 배를 손으로 잡는 의진과 더불어 긴장하는 하민과 하룡. 의진은 긴장 어린 두 남매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방금, 뭔가가 툭하고 찬 거 같아요.”

“깜짝 놀랐어! 태동이구나. 어쨌든 가자. 김 과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셔.”

태동! 얼굴이 감격으로 물든 하룡은 슬그머니 손을 뻗어 배를 만져보지만 아무것도 느껴지는 게 없다.

“잘 못 느낀 거 아니오?”

하는데 손에 뭔가가 왔다 간다.

“음!”

짧고 강렬한 그 느낌. 분명 태동이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오오, 신기하구려!”

“초보 아빠 티 그만 내고 얼른 가자.”

하민은 둘을 진료실로 데리고 간다.

똑똑.

“김 선생님, 정하민 간호사입니다.”

“어, 들어와요.”

대답을 들은 하민은 문을 열고 자신부터 들어간다. 안경을 고쳐 쓰며 기다리는데, 환자로 보이는 의진의 배를 보는 김 과장의 눈이 확 커진다.

“음?”

2, 24주(=6개월)? 아니야, 26주는 되어 보이는데?

“말씀 올린 하의진 환자입니다. 방금 태동이 왔대요.”

“20주(=5개월)밖에 안 됐는데 배가 왜 그렇게 불러.”

“쌍둥이래요. 태몽에 의하면 사내구요.”

“호오.”

입술 동그랗게 모으며 놀란 채를 하던 김 과장은 볼펜 든 왼손으로 턱을 괸다. 남자처럼 꽤 중저음의 김 과장은 하민을 놀리듯 한다.

“의사보다 더 잘 아는데, 정 간호사 양반? 구포성심병원으로 외근을 오래 다녀오면 그렇게 되나?”

그렇다. 하민의 원래 소속 병원은 이곳 미래로병원. 헌데 구포의 성심병원에서 일손 부족으로 인해 간호사들을 보내달라고 각 병원에 연락을 취한 덕에 몇몇 간호사들이 그곳으로 외근을 나갔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하민이다.

복귀한 지 며칠 되지 않은 하민은 쑥스러운 듯 얼굴을 살짝 붉힌다.

“선생님.”

“알았어, 알았어. 자. 침대에 눕자고.”

하룡과 하민의 도움을 받아 편히 침대에 눕는 의진. 곧 초음파 기기의 도움 아래 진료가 시작된다.

“음, 쌍둥이 맞네. 산부인과는 처음인가, 의진 양?”

“양산에서 처음으로 확인 검사 받았습니다. 숙소가 화명동에 있어서 산부인과는 여기로 다니려고요.”

“오늘이 진료 두 번째라는 얘기지? 오늘이 딱 5개월째네. 정 간호사의 말에 의하면 태동은 방금 왔다고 그러고?”

“예.”

대답을 들은 김 과장의 시선이 이번에는 하룡에게로 향한다.

“쌍둥이 아빠야?”

“그렇소만.”

“자, 선물.”

김 과장은 어느 단추를 위로 올린다. 곧 쿵쾅쿵쾅 요란한 소리가 진료실을 가득 메운다.

“이게, 무슨 소리요.”

“쌍둥이 심장 뛰는 소리.”

“!”

의진이 나연의 전화에서 가져온 소리를 통해 더러 들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직접 들으니 또 남다르다.

하룡의 눈이 다시 반짝인다.

“오오.”

찰싹!

태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자 손을 올려보지만 김 과장이 거칠게 저지하고, 하룡은 붉게 물든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싸야 하는 처지다.

아빠가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한 하룡의 얼굴이 복잡해진다. 감정도 복잡한 것이다. 신기함 고마움 믿어지지 않음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말이다.


며칠 후.

따스하고 뜨겁게 쏟아지는 햇살이 중천에 떠오른 태양으로부터 내려오고, 곧 그것은 현재 훤한 아침임을 알려주고 있다.

언제 깼는지 손을 뻗어 하룡의 앞머리를 부드럽게 넘기던 의진은 자신의 입술을 하룡의 이마에 가져간다.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고이 끼워진 100일 반지가 햇살을 받아 반짝 반짝 예쁘다.

촉.

“정말로 도망가지 않겠다고 맹세했기 때문에 편지라도 썼어요. 가자마자 바쁘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전화는 꺼놓을 거예요.”

상대의 Schedule에 따라 빨리 올수도 늦게 올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래도 2박3일 이하로는 줄여지지 않을 일정이라는 점이다.

“사랑하는 당신 곁으로 금방 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세 번째 도망이지만 저는 분명히, 어디로 가는 지 왜 가는지 육하원칙으로 분명히 남겨 놓았어요. 하진 언니와 하연 언니한테도 <분명히> 연락 넣었고요. 그리고 알았다는 답변 받았고요. 자, 도망이 아닌 겁니다?’

분명 그렇다 할지라도.

“으음.”

일어나면서 이불을 크게 펄럭이는 통에 바람을 타고 커튼 아래로 슥 들어가 버리는 종이 쪼가리를, 하룡이 끝내 보지 못 한다면.

<도로 아미타불> 아닐까 싶다.

그 날 밤.

“흐음.”

의진은 가고 자신은 남았다.

밤이 늦었는데도 잠이 오질 않는다. 얼른 자야 내일 출근하는데. 비어있는 옆자리는 허전하고 오늘따라 double bed는 또 왜 이리 큰 지. 또! 또!! 무려 세 번째!! 사라졌다, 이번에도 말없이. 흥! 칫! 뿡! 이번에야말로 진심으로 삐질 것이오. 돌아와도 안 풀어질 테요. 인상 한 가득 쓰면서 커튼 쪽으로 슥 돌아눕는다.

‘저게 뭐지?’

까만 커튼 아래 흰색 뭔가가 뚜렷하게 보인다. 침대를 빠져 나온 하룡은 그것을 바로 집어 든다. 집어든 쪽은 흰 면이다. 하룡은 종이 쪼가리를 바로 뒤집는다.


『누가-하의진이.

언제-7월 21일 수요일 아침.

어디서-우리 집인 오피스텔에서 김해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무엇을-나나와 관계자들 모인 자리에서 Remake 계약을 하려고. 우리 실력도 보여주고.

어떻게-직접 만나서.

왜-그러자고 하니까!


이쿠토를 통해 (미즈키) 나나 측에서 Remake 계약을 직접 하고, 또 우리 실력이 얼마나 되는 지를 보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대요. 항공 우편을 타고 비행기 Ticket까지 와서 안 갈수가 없어요.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이렇게밖에 할 수가 없네요. 하진 언니와 하연 언니한테는 문자를 넣어 놨어요. 그러니, 행방불명이니 실종신고이니 하면, 정말이지 이번에야말로 곤란해요!』


“아…….”

편지를 남겨 놨구나. 그것도 육하원칙을 동원하여. 놀러 가는 거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능히 따라가겠는데 (카페는!!) 일 때문에 가는 거라 그럴 수도 없었다. 흥, 칫, 뿡? 까짓 거 다 풀린다!

‘Remake 계약에 대한 것 때문이라고.’

어딜 가나 저작권이란 늘 뜨거운 감자이니 말이다. 하지만 왜 하필 이럴 때. 5개월이 막 지나 태동을 실컷 느껴보고 싶은데.

‘후우우.’

일본 음식 좋아하는 편이니 그나마 다행이오만.

초밥 우동부터 시작해서 규동(불고기덮밥) 타코야키(문어빵)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 알고 보니 삼각김밥의 아부지?) 등등등.

쌍둥이가 태어나면 일본 간다고 성화이지 싶다, 태아 시절 엄마가 다녀온 게 있으므로. 물론 절대 안 되지만. 며칠 전 병원에 같이 갔다가 나와선 휴대전화도 바꾸러 갔었다. 같은 기종에 같은 통신사에 같은 끝 번호에 같은 통화 연결음 그리고 수신 알람음.

……이제 같이 울리고 전화 여럿 헷갈려 봐야 정신을 차리지.

오랜만에 심심함과 외로움을 느끼며 겨우 잠이 드는 하룡.

‘하아!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데, 큰일 났구려.’

한참 뒤척이다가 잠이 슬 들었을 무렵.

머리맡에 놓아둔 휴대전화가 시끄럽게 울어댔고 하룡은 본능적으로 인상을 구겼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누가 왜 깨우는지. 발신번호 확인 안 한 그는 통화단추를 끌어와서는 신경질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뉘시오!”

“우리 쌍둥이 놀라겠어요, 웬 신경질이에요?”

벌떡! 90도로 순식간에 일어나 앉은 하룡은 다시 휴대전화를 바라봤다. ‘내 여자’ 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다. 헉! 헛바람을 들이킨 하룡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린 뒤 말했다.

“의, 의진, 미, 미안하오, 겨우 잠들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선,”

“네에. 그런 줄 알고서도 전화했어요. 아빠의 목소리를 들어야 쌍둥이가 진정할 거 같아서요. 태동이 너무 자주 오네요.”

“큰일이구려. 아프지는 않소?”

“놀라는 게 많을 뿐 괜찮아요.”

“목소리 들려주어 고맙소. 바로 조금 전에 편지를 봤소.”

그 대목에서 의진이 속으로 ‘이제 봤어요? 참 대단하네요.’ 라고 중얼거렸지만, 하룡은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저도 당신 목소리 듣고 싶었고요. 근데.”

“음?”

“당신은 전혀 그렇지 않았나 봐요. 알았어요. 끊을게요.”

시무룩하게 변한 의진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하룡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놀란 그는 전화를 들고 있지 않은 오른손을 공중에 휘저었다.

“아니오, 아니오! 전혀 그렇지 않소! 계속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었는데, 갑자기 깨워지는 바람에 그리 되었소. 혹시 그거 아시오?”

“네?”

“이렇게 한밤중에 통화하는 거, 이상하리만큼 기분이 좋구려.”

생각 같아서는 밤새도록 하고 싶은데 의진의 상태가 상태이니만큼 그건 자제해야겠지.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좋아요. 자, 이제,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았군요.”

“예.”

꾸욱.

“보냈습니다.”

“수고 많았어요.”

하의진, 넌 이걸로 끝이야.


작가의말

*작가의 말
완결이 가까워져가고 있습니다. 빠르면 80편 안, 조금 길면 90편 안으로요.
종손의 완결을 안타까워할 독자 분들을 위해 완결 후 에필로그 한 편 준비해서 올린 뒤, 현재 잠시 접어놓은 를 재개 할 예정입니다. 이 후속이자 전속 느낌으로요.
전생이자 과거를 살려 판타지 장르로 말이지요. 이 종손과는 달리 트릭스터는 베드 엔딩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기본 틀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주요인물의 대폭 수정과 스토리 전개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 연재되었던 분량은 모두 삭제합니다.
트릭스터는 종손 완결되고 나면 이어지며, 다음 74편으로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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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또! 또!! +4 11.12.02 1,214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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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5.정면승부2 +8 11.11.21 845 5 13쪽
66 64.5쉬어가기 11.11.20 640 3 6쪽
65 64.시한부 선고와 내사랑 순대 +3 11.11.20 662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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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0.묻지마 따지지마 무박2일 기차여행1 +4 11.11.10 777 3 15쪽
60 59.오피스텔의 아침 +2 11.11.08 1,547 5 12쪽
59 58.무너지는 순결의 밤 +3 11.11.05 1,442 6 10쪽
58 57.의진의 진심 +2 11.11.04 575 5 13쪽
57 56.횟집 식사와 담배 3갑 +2 11.11.03 588 4 11쪽
56 55.질투의 불꽃 +2 11.10.31 926 5 9쪽
55 54.지혜의 예지몽과 전생 +2 11.10.22 843 5 17쪽
54 53.재발한 대인기피증, 그리고 +4 11.10.10 68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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