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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바라기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 관리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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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소담바라기
작품등록일 :
2023.06.30 18:49
최근연재일 :
2023.10.31 20:03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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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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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1
글자수 :
980,210

작성
23.07.1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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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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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
16쪽

돌아갈 준비

DUMMY

귀환까지 일주일을 남겨두고 우진은 바쁘게 움직였다. 정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과일, 영약, 해산물, 식재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씨앗과 과일 묘목까지 준비했다. 덤으로 특대형 참치도 어마어마하게 잡았다.


“어느 정도 된 것 같은데. 이브, 뭐 빠트린 거 없지?”


[필요한 건 다 챙겼습니다. 이제 금동이 계약하고 바다로 가시면 됩니다.]


그렇지.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다. 육지청소부로 통하는 금동이, 아직 환수로 성장하지 못한 영물과의 계약이다. 그리고 바다 청소부이자 환수인 투명고래와도 계약을 맺어야 했다.


“이 녀석들이 진짜 복덩이들이지.”


[그래서 이름을 그리 지었습니까?]


“이름이 어때서? 금동이 은동이 친근하고 좋기만 한데.”


당사자들도 좋아하는데 뭐가 문제야. 어쩐지 이브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무시로 일관한 우진은 정원 외곽 쪽 바위산으로 향했다. 신수들을 부르면 빠르겠지만 그 녀석들은 지금쯤 채굴로 바쁠 것이다.


“아니지. 그 녀석들이라면 지금쯤 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신수들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만.]


하긴 갈수록 귀가 간지러운 거 보면 노가다 맴버 전체가 욕하는 걸지도. 게다가 밥 먹을 때마다 째려보는 눈길이 점점 매서워지기도 했고.


아마 지금쯤 악덕 고용주니 뭐니 한마음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을 것이다. 물론 주로 투덜거리는 건 에르다와 신수들이겠지만.


“하여간 게을러터져서는. 힘든 일도 아니잖아?”


[12년째 광산 수백 개를 털었죠.]


정확히는 고작해야 12년이라는 말이다. 하나같이 수명 제한 없이 사는 존재들인데 12년이면 세월로 쳐주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그리고 일이라고 해봐야 단순노동이었다.


“계속 나오는 이상은 갈 때까지 해야지.”


산이 하나같이 워낙 거대하기도 하고 매장량이 그 정도로 많을 줄 알았겠는가. 물론, 같은 일의 반복이라 조금 심하긴 한 것 같지만. 뭐 어쩌라고.


“그래도 다시는 못 오잖아. 챙길 수 있을 때 챙겨야지.”


[적당히 가져가시면 될 거 아닙니까.]


“미쳤구나?”


눈앞에 굴러다니는 보물을 무시하라니 그런 끔찍한 소리를! 우진이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학을 떼자 시스템인 이브에게서 육성으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러든지 말든지 우진은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저놈들은 고생 좀 해도 돼. 양심이 있으면 밥값은 해야지.”


하는 일도 없이 맨날 빈둥거리는 놈들인데 단순노동이라도 하면 얼마나 보람차고 좋아.


그동안 그놈들 해 먹인다고 고생한 걸 생각하면 아직 멀었다. 오히려 더 부려먹지 못하는 게 아쉬워서 우진은 불만을 담아 중얼거렸다.


“나머지는 지구에서 굴려주마.”


그때는 단순노동도 아닐 테니까 고생 좀 하겠지. 히죽 웃은 우진은 멀리 바위산 지대가 보이기 시작하자 속도를 더 높였다.


잠시 후 바위산 계곡에 내려선 우진의 시선이 바위만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봉우리를 훑었다.


그중 가장 큰 바위산 아래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기척에 우진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금동아, 형아 왔다!”


마력을 담은 외침에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진동이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땅이 들썩거리며 불쑥 튀어나오는 커다랗고 동그란 암석에 우진의 표정이 환하게 풀어졌다.


“왔구나, 이 귀여운 녀석!”


우진이 활짝 웃으며 암석으로 이루어진 매끈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순간 뚜껑이 열리듯 암석으로 덮여있던 눈꺼풀이 올라가고 동글동글한 눈이 드러나자 우진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암석이 눈을 덮고 있으면 영락없이 바윗덩어리인데 눈이 드러나면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볼수록 신기하다니까. 머리도 동글, 눈도 동글, 코도 동글, 입도 동글, 몸까지 동그란 암석으로 이어졌다니!’


죄다 동글이다. 전체적인 외향만 봐서는 초대형 암석 애벌레인데 성격 순하고 애교 많고 무엇보다 능력도 최고지!


“우리 금동이, 잘 있었어?”


<꾸욱, 꾹>


아직 영물이라 직접적인 대화는 할 수 없었지만 하고자 하는 말뜻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칭얼거리듯 머리를 들이밀고 비비적거리는 금동이의 행동에 우진의 표정이 흐물흐물 풀어졌다.


“그래, 그래. 형도 우리 금동이 보고 싶었지. 형이 금동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빈말이 아니라 금동이, 은동이를 만난 건 이곳에 와서 이룬 성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능력이 탁월하니까.


몬스터인 개불 지렁이는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고 산성으로 죄다 녹여버리지만, 금동이는 어떤 것이든 석화시키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석화된 걸 주식으로 삼아 먹어치우는데 먹성이 어마어마하다. 먹이만 있으면 종일 쉬지도 않고 먹을 정도라니 오죽할까.


또 하나 신기한 건 먹는 족족 흙으로 배출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지력이 엄청 높은 흙으로! 한마디로 천연거름이랄까.


‘농사짓기에 딱 좋은 땅이 된다는 거지.’


그야말로 보물 같은 능력이 아닌가. 무엇보다 지구에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였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비닐, 플라스틱, 각종 쓰레기, 유해물질 등등.


처치 곤란한 모든 걸 석화시켜서 먹어치우고 또 흙으로 배출하는 것만으로도 지구에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괜히 육지청소부라 부르는 게 아니라니까.’


[확실히 지구에 필요한 능력입니다만 오염물질이 계속 생기는 한 오래 걸릴 겁니다.]


‘괜찮아. 나머지는 차근차근하면 돼.’


당장 멸망하는 건 아니니까 시간은 충분했다.


“금동아, 지난번에 형이 계약에 대해 말했지?”


<꾹!>


“지금 계약하고 소환은 지구로 돌아가서 할 거야. 그리고 역 소환하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꾸욱, 꾹!>


걱정 안 한단다. 고개를 한껏 치켜들고 뽐내는 모습이 사뭇 당당했다. 자신도 명색이 영물이라 이거지.


그래 봐야 귀엽게만 보인다는 걸 알까 몰라. 물론 내색했다가는 삐질 터라 속으로만 웃은 우진이 손을 뻗어 금동이의 이마에 올렸다.


그 순간 우진의 손에서 황금빛 마력 실 수백 가닥이 흘러나오며 서서히 문양을 갖춘 채 금동이의 이마 위로 스며들 듯 사라졌다.


계약자의 마력을 주입해 연결고리를 만들어 종속시키는 마력 각인이었다.


이렇게 하면 신수들과 마찬가지로 차원 간의 제약이 사라져 언제든지 소환하고 역 소환할 수가 있었다.


“됐다. 금동아, 형 마력이 느껴지지? 소환에 응하면 형이 있는 곳으로 올 거야.”


<꾹, 꾸욱.>


“알았어. 최대한 빨리 부를 테니까 나중에 보자.”


헤어지는 게 아쉬운 듯 엉겨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는 금동이를 간신히 달래서 돌려보낸 우진은 곧바로 바다를 향해 움직였다.


이제 바다 청소부로 통하는 투명고래인 은동이와 계약만 하면 모든 준비는 끝이었다.


[텔레포트로 가시면 빠를 텐데요.]


“급할 거 없잖아. 바람도 느껴지고 날아서 가는 게 더 기분 좋아.”


[사용하지도 않을 거면서 왜 배운 건지 모르겠군요.]


그야 지구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다. 탁한 공기 마시면서 날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지구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마법이지. 그보다 은동이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려나.”


영물인 금동이와 달리 은동이는 환수로 진화한 상태라 자존심도 강하고 고집도 세고 성격도 까칠한 면이 있었다. 아니 까칠하기보다는 새침하게 츤츤거린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바다 청소부로 불릴 정도로 엄청 깔끔한 성격이라 아마 지구 바다 상태를 보면 난리를 피울 것이다.


“한동안 원망 좀 듣겠군.”


[그보다는 의욕이 앞설 겁니다.]


더러운 꼴을 못 보는 성격인데 오죽할까. 환수라 그런지 실제 능력은 금동이보다 훨씬 뛰어났다. 우선 길이만 150m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여기서 더 성장해 신수가 되면 그때는 물에서만 살 수 있다는 제약도 벗어던진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아무튼, 특별한 능력 중 하나가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럴 때는 가로막은 물체가 무엇이든 그대로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굳이 푹 잠길 정도가 아니라도 일정한 물만 있으면 그곳이 아무리 좁은 곳이라 해도 무사통과라는 말이다.


또 하나는 뱃속의 저장공간이다. 일종의 아공간으로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고 쓸모없는 건 그곳에 저장했다가 서서히 녹여서 없애는 것이다.


그것이 쓰레기든 생명체든 가리지 않았다. 환수인 은동이 입장에서는 인간이나 쓰레기나 동급일 테니까.


“아니 바다를 더럽히는 게 인간이니까 더 싫어하려나.”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에 마스터한테도 까칠하지 않았습니까.]


확실히 그랬다. 도도한 자존심이야 그렇다 치고 얼마나 까칠하던지 한 대 쥐어박고 싶었더랬지.


자신이 후보자니 망정이지 일반 인간이었으면 아마 말도 못 붙이고 잡아먹혀서 저장공간에서 한 줌 핏물로 녹아내리지 않았을까.


“에르다가 능력에 대해 말 안 했으면 진짜 쥐어박으려고 했는데.”


그놈의 능력 때문에!


“어쩌겠어. 아쉬운 놈이 우물 파야지.”


바다 청소만큼은 은동이가 최고니까. 그중에서도 정화능력! 일반 고래처럼 여과하는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정화한 후 내보내는 것이다.


즉 오염과 기름에 찌든 바닷물도 정화할 수 있다는 거! 거기다 지치지 않는 체력까지.


“이 정도면 대접하는 게 당연하지.”


[그래도 마스터를 대하는 거 보면 처음보다는 많이 변했습니다.]


그게 다 투덕거리면서 든 정이다. 사실상 작정하고 꼬시려고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고.


그래도 시간을 돌려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혈압 오를까 봐. 어떻게 된 게 최상급 신수와 계약하는 것보다 더 힘드냐고.


“으휴, 까다로운 놈.”


지난 세월을 돌아보자니 더 징글징글했다. 우진이 질린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다가 어느새 멀리 바다가 보이자 반색하며 속도를 높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내려선 우진은 맑디맑은 바다를 보며 절로 웃음을 머금었다.


“바다라면 이래야지.”


정원의 바다는 언제봐도 좋았다. 볼 때마다 새롭달까. 불순물 하나 없는 깨끗한 수면에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물, 넘치도록 풍부한 자원.


지구에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모습이라 우진은 부러움이 담긴 시선으로 한참을 바라보기만 했다.


[지구도 이렇게 될 겁니다.]


글쎄. 너무 꿈같은 말이라 과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가능하게 만드는 게 목표인 이상 되든 안 되든 하는 데까지는 열심히 해볼 생각이었다.


우진은 심란한 마음을 털어버리려는 듯 고개를 흔들고는 마력을 넓게 퍼트렸다.


그러자 해저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파동에 수면 위로 손을 대고 마력을 흘려보냈다.


한곳을 향해 곧게 뻗어 나가는 모습을 본 우진은 곧바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재료나 더 구해야겠다.


[욕심도 정도껏 부리시죠. 불과 며칠 전에 잔뜩 잡지 않았습니까.]


“내가? 글쎄. 기억이 안 나는데.”


[지구에서는 머리 나쁜 사람을 닭대가리에 비유하더군요. 아니다. 금붕어 대가리인가요?]


“고마해라.”


하여간 건수만 잡으면 시비지. 우진이 혀를 차고는 바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해산물을 잡아 살아있는 건 재빨리 죽여 아공간으로 던져넣었다.


이브의 말마따나 며칠 전에도 잔뜩 잡았는데 여전히 넘치도록 많았다.


“역시 바다는 보고라니까.”


싱글벙글 웃은 우진의 해산물 채집은 은동이가 가까이 오고야 끝이 났다.


그제야 아쉬운 듯 손을 뗀 우진이 수면 위로 올라가자 기다렸다는 듯 몸속까지 저릿하게 하는 고래 특유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쩐지 불만이 가득한 것 같은 소리에 우진이 씩 웃었다.


“뭐가 그리 불만이야? 계약하기로 한 이상 좋게 해야지.”


환수라 대화가 가능함에도 꼭 저렇게 고래 울음으로 불만을 표출한다. 여전히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지만 알게 뭔가.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멋진 은동씨, 환수나 돼서 약속 안 지키는 거 아니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아 왜? 친근하고 좋은데! 투명화도 되고 은빛 비늘인 너한테는 딱이라고.”


<말을 말자.>


그러면서 노려보는 눈빛이 매섭다. 물론 첫 만남에 비하자면 저것도 엄청나게 좋아진 반응이지만.


“일단 지구로 돌아가면 대충 기반 마련해놓고 부를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너도 알다시피 멸망을 앞둔 세계라 아마 네가 할 일이 많을 거야. 미리 각오도 하고 와.”


<그 정도도 모를까. 그래도 약속은 했으니 계약해주마.>


어련하려고. 어차피 해줄 거면서 끝까지 츤츤거리기는. 속으로 피식 웃은 우진이 손을 뻗어 은동이의 머리 위에 올려놓고 마력을 주입했다.


금동이와 계약 때보다 더 많은 마력을 주입하자 그제야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단단하게 이어졌다.


“됐다. 그럼 지구에 가서 부를 테니까 그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 보고 싶어도 참고.”


<그럴 일 없다.>


매정한 척하기는. 우진은 웃음이 터지려는 걸 꾹 참고 멀어지는 은동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계약 전에도 은동이의 기분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는데 계약하고부터는 좀 더 세밀해졌다. 그 덕분에 지금 은동이가 헤어지는 걸 섭섭해한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그게 매력입니다.]


별 쓸모도 없는 매력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울리는 것 같아 묘한 웃음을 흘린 우진은 훌쩍 멀어진 은동이의 기척을 확인하고는 몸을 돌렸다.


“작업은 얼마나 했으려나.”


12년 동안 채굴해낸 광석만 해도 작은 동산 수백 개를 만들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간혹가다 원석 종류가 나올 때도 있었고 크고 작은 마력석도 심심찮게 나왔다.


“쯧, 너무 아까운 시간을 보냈어.”


사방천지에 보물들이 가득한데 태평하게 놀기만 했으니 새삼 속이 쓰렸다. 특히 에너지를 압축해놓은 마력석은 이곳이 아니면 앞으로도 구하지 못할 거 아닌가.


태초부터 시작해 아득한 세월이 흐르면서 마력이 뭉쳐져 광석이 된 게 마력석이다.


품고 있는 마력 양도 엄청난 데다 그 쓰임도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런데 그걸 이제야 발견했으니 속이 쓰린 게 당연하지 않은가.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말해줬으면 됐잖아? 그랬다면 악착같이 채굴해서 잔뜩 챙겼을 텐데!


“아오, 진짜 속 터져서. 이브, 너 그러는 거 아니다.”


[물었으면 대답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세계에서 왔는데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판타지라고 해봐야 젊을 때 몇 번 본 소설이 전부인데 뭘 알아야 말이지.


생각할수록 짜증이 치밀었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마음을 다잡았다. 뒤늦게 따져봐야 입만 아플 터라 앞으로가 중요했다.


“그냥 애들 보내고 더 있다가 가는 게 좋으려나?”


[굳이 상관은 없습니다만, 지구로 돌아가도 당장 마력석을 사용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건 그렇지.”


자신이 과학 기술에 일가견이 있어서 뭐든지 턱턱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난데없이 처음 보는 광석을 턱 내놓으면 난리가 날 것이다.


하물며 대한민국처럼 작은 나라라면 온갖 외압이 들어오지 않을까.


그럼 또 성질나서 한바탕 할 테고, 이래저래 피곤한 일이 넘치게 될 터라 우진은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픈 듯 혀를 찼다. 멸망 막기도 바쁜데 그딴 데 신경 쓸 틈이 어디 있냐고.


“뭐 당장 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있는 게 좋겠지?”


[당연합니다. 마력석 사용만으로도 위험성이나 오염률이 사라질 테니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걸 알면서 말을 안 해줘? 이건 금덩이보다 더 귀한 건데?”


[그러니까 안 물어봤지 않습니까.]


“말을 말자.”


[운이 좋아 발견했으니 된 겁니다. 그만 투덜거리고 앞으로 활용 방향이나 생각해두시죠.]


그거야 당연하지. 기름, 석탄, 가스, 희토류, 핵 원자력 등등. 위험성도 높고 무엇 하나 환경에 도움 되는 건 없었다.


그저 인간을 위한 에너지 자원일 뿐이다. 실질적으로 그 부분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은 온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을 테니까.


“마력석은 최대한 챙겨 가야지.”


[지금도 충분히 많습니다만.]


혹시 부족할지도 모르니까. 세계수가 지구 전체를 덮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릴 테니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작가의말

내일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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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산불 진화 23.07.15 2,065 52 12쪽
31 쓰레기부터 치워야 하나 23.07.14 2,102 52 14쪽
30 세계수 터는 흉가 23.07.14 2,147 56 15쪽
29 일단 출근부터 (2) +1 23.07.13 2,164 55 21쪽
28 일단 출근부터 23.07.13 2,251 55 14쪽
27 드디어 돌아왔다 (2) 23.07.12 2,287 53 13쪽
26 드디어 돌아왔다 23.07.12 2,374 58 18쪽
25 뜻하지 않은 계약 +2 23.07.11 2,238 54 16쪽
24 각자의 세계로 +1 23.07.11 2,222 56 16쪽
» 돌아갈 준비 23.07.10 2,214 56 16쪽
22 아무래도 더 챙길 게 남은 것 같다 23.07.10 2,152 51 18쪽
21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 23.07.09 2,143 55 14쪽
20 제 기능을 상실한 몸뚱이 23.07.09 2,129 52 13쪽
19 복장이 왜 저래? 23.07.08 2,137 53 16쪽
18 세월이 약이다 +1 23.07.08 2,158 50 12쪽
17 거인족 후보자 +1 23.07.08 2,176 52 18쪽
16 새로운 후보자? +1 23.07.07 2,188 55 15쪽
15 드디어 첫 계약! 23.07.07 2,231 47 19쪽
14 원래 김장은 다 같이 하는 거지 +2 23.07.07 2,205 54 15쪽
13 이상한 후보자 +3 23.07.06 2,224 48 13쪽
12 배추 채집과 무 사냥? 23.07.06 2,241 49 15쪽
11 해산물 파티 +3 23.07.05 2,348 50 16쪽
10 먹거리 탐방 +1 23.07.05 2,461 43 17쪽
9 제대로 된 음식이 먹고 싶다고! +1 23.07.04 2,583 45 12쪽
8 사막여행 23.07.04 2,752 52 14쪽
7 두고 보자, 이놈들아 +1 23.07.03 2,863 51 12쪽
6 오래 버틸수록 좋다니 23.07.03 3,014 54 12쪽
5 환골탈태 +2 23.07.02 3,355 55 18쪽
4 태초의 정원 +1 23.07.02 3,806 66 15쪽
3 까짓거 가보자 23.07.01 4,136 6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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