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th******* 님의 서재입니다.

풀도핑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퓨전

the_lee92
작품등록일 :
2019.10.15 18:14
최근연재일 :
2019.10.27 20:54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10
추천수 :
1
글자수 :
50,360

작성
19.10.22 21:32
조회
9
추천
0
글자
16쪽

5-3/ 연놈소년

DUMMY

‘사이’는 어두운 마차 속에서 마차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버린 지금, 그는 정말로 혼자였다. 허나 표정에 두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조금 기뻐 보이기까지 했다.


사실 애초에 가족들은 ‘사이’에게 짐만 되는 존재였다. 애초에 없던 사람들.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게 속이 편했다. 무능에 무능을 더하면 그건 말 그대로 무거운 짐이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무지렁이였고, 어머니는 값싼 몸을 굴려가며 살아온 거리의 창녀였다. 그런 어미와 아비 밑에서 자란 그와 그의 형제는 자연스럽게 거리에서 굴러가며 삶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부모에게 받은 게 없었으니, 돌려 줄 것도 없었다. 허나, ‘사이’는 부모를 위해 거리에서 구걸을 했으며, 부모를 위해 자신을 팔았다. 그리하여 12살의 ‘사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연놈이 되었다.


어쩐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이’는 자신이 부모님과 같이 팔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제 부모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덜커덕- 드디어 기다리던 마차가 출발했다. 허나 ‘사이’는 직감으로 느꼈다. 이 마차는 어떤 식으로든 목적지인 ‘진창’에 닿지 못할 것을.


‘ 외로우냐? 내가 데려가 주마. ’


연놈시장에서 100챈을 내고 자신을 사려고 했던 여인, 자신을 위해 처음으로 울어준 여인, 어머니가 되어주겠다고 말해준 냉차집 마담. 그 여인이 자신을 이대로 포기 하지 않을 것임을. 사이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마차가 출발한지 1분도 되지 않아, 깜깜하던 마차 안이 갑작스럽게 밝아졌다. 호롱불 하나가 갑자기 켜진 것이었다. 그 호롱불을 들고 있는 소년은, 연놈 시장에서 본 그 소년이었다.


솔직히 ‘사이’는 조금 놀랐다. 소년 혼자서 이곳에 기어 들어올 줄이야.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소년은 호롱불을 한손에 들고 마차 안에 든 연놈 아이들을 하나 하나 살피고 있었다. 연놈 소년 소녀들은 하나 같이 더럽고 낡아빠져 헤진 옷을 입고 있다. 소년은 연놈 소년들을 살펴보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사이’의 얼굴에 호롱불을 비추는 순간, ‘찾았다’ 라는 표정을 지었다.


“ 뭐야? ”


“ 너 데려가려고. ”


“ 그게 가능해? ”


.소년은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소년 역시 이제 마차에 실려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으니 말이다.


“ 너 어디로 팔려가는 지 알아? ”


“ 몰라, 안 궁금해. ”


“ 진창. 너 거기가면 잡아먹혀. ”


소년이 ‘잡아먹혀.’ 라고 말하자 주변 연놈 소년 소녀들이 동요한다. 급기야 우는 소녀도 있다.


“ 그거 말해주려고 온 거야? ”


사이는 소년을 비웃으며 자신의 옷 속에 숨겨두었던 술빵을 꺼낸다. 술빵은 아까 냉차집 앞에서 마차가 대기 할 때,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테이블에서 슬쩍한 것이었다. 되는대로 막 집어왔는데도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소년은 단번에 사이가 훔쳐 온 술빵이 자기 가게의 것이라는 사실을 눈치 챈다. 다른 집 빵과는 다르게 냉차집에서만 술빵에 검은콩 대신 옥수수를 넣었기 때문이다. 사실 옥수수를 넣는 큰 이유는 없었다. 마담이 그걸 좋아했을 뿐.


“ 그거 어디서 났어? ”


“ 훔쳤지. ”


사이는 소년을 놀리듯이 키득거린다.


“ 잘했네. ”


도둑질이나 하고 쯧쯧,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소년은 주변에서 부러운 듯이 보고 있는 다른 연놈 소년과 소녀들의 시선을 느끼고 당황한다.


“ 좀 나눠줘. 다들 배고파 보이는데. ”


사이는 그저 지금 이 순간은 즐기는 것처럼 한쪽 입꼬리를 슥- 올려 웃는다. 빵을 전혀 나눠 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소년은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따위 녀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 짜증이 났고, 그냥 이 녀석과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자체가 진저리나게 싫었다.


소년은 사이가 먹고 있는 빵을 한 웅큼 빼앗아, 다른 연놈 소년 소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져갔다. 서른 명의 아이들 누구에게 빵을 주어야 할지 몰라, 가장 어려보이는 소녀에게 빵을 주며 말했다.


“ 사이좋게 나누어 먹어. 여기서 나가면, 마음껏 먹을 수 있게 해줄게. ”


“ 너 실수하는 거야. ” 사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자기 손에 남은 나머지 빵을 뜯어 먹으며 이어 말한다. “ 가진 거 없는 애들이 왜 무서운지 알아? ” 사이가 활짝 웃는다. “ 자기 손에 들어온 건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으려 하거든. ”


처음에 소년은 그 말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소년에게 빵을 받아든 조그마한 연놈 소녀는 자신의 얼굴보다도 더 큰 빵을 누구에게 뺏길세라 우걱우걱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두 볼이 빵빵해지고 목이 막혀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입 안으로 계속 해서 밀어 넣기 시작했다.


“ 말도 안 돼. ”


“ 그러니까 책임질 거 아니면 이 아이들한테 아무것도 주지 마. 말 한마디도. 니가 건넨 말한 마디가 저 아이들의 전부가 될 수도 있거든. ”


사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목이 따끔거리고 , 속이 울렁거렸다. 그리고 그런 사이를 보면서 소년은 결심한 듯 말한다.


“ 널 데려 갈 거야. 그리고 여기 있는 아이들도 전부. ”


“ 그러고 싶었으면 더 빨리 날 찾았어야지. 그리고!! ” 지금 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던 사이의 목소리가 흥분한 것처럼 한껏 올라갔다. “ 네 잘난 어미의 힘을 이용했어야지. 멍청하게 혼자 와서 어쩌겠다는 거야? "


확실히 그 말이 맞았다. 소년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무모했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순간 방법은 이것 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덜커덩 거리며 마차가 멈췄고, 밖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사이는 재빨리 소년이 들고 있는 호롱불을 빼앗아 ‘후’ 불어 껐지만, 이미 밖에서 그 불빛을 본 모양인지 외침소리가 들렸다.


“ 마차 안에서 이상한 빛이 세어 나옵니다!! ”


와락- 마차 문이 열리고, 얌생이 콧수염을 기른 상단 우두머리가 등불을 들고 창고 안으로 걸어들어 왔다. 등 뒤에 즐비한 상단 단원들. 전원 무기를 뽑아들고 경계를 취하고 있다.


마차 안을 등불로 천천히 비춰가며 수색하는 상단우두머리, 불빛이 자신의 얼굴을 스쳐갈 때 마다 연놈 소년과 소녀들은 화들짝 놀란다.


사이와 소년은 어느새 다른 아이들 틈에 섞여 있었다. 하지만 소년이 입고 있는 금빛 호랑이 무늬의 두루마기가 너무 화려해 티가 났다. 사이는 얼른 소년의 두루마기를 벗겨 자신의 엉덩이 밑에 깔았다.


“ 어떻게 할 거야? ”


“ 지금 여기서 뭘 어떻게 해? "


"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여길 들어온 거야? “


사이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마차가 ‘진창’으로 당도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의 예상이 꼭 들어맞았다. 어쩌면 지금 이곳이 자신의 마지막 삶의 종착역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깐 스쳐갔다.


“ 너 그건 어디서 났어? ”


소년이 사이의 주머니에 든 물건을 가리키며 물었다. 손가락만한 초록색 병, 냉차집에서 파는 프로톤이었기 때문이었다.


“ 알거 없잖아. ”


“ 말해 줘! 중요하니까. ”


사이는 조금 난감했다. 진창으로 향하는 상단은 연놈 아이들과 마약을 마차에 함께 실었다. 아이들이 마약에 손을 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사이는 달랐다. 마차 구석에 실린 박스 하나하나를 열어보며 돈이 될 만한 프로톤 몇 병을 이미 주머니에 슬쩍한 상태였다.


“ 저기 구석에 있길래. 몇 개 슬쩍했어. 많아서 티도 안나.”



상단 간부가 등불을 들고, 점점 사이와 소년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소년은 사이가 가리키는 곳을 확인한다. 파란 천으로 덮어놓은 나무상자 무더기가 보인다. 냉차집에서 판매한 약들이었다. 소년에게 기회가 온 것이었다.


“ 하나만 약속해. 마차에 불이 붙으면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냉차집으로 가. 거기 가면 알아서 다 해줄 거야. ”


“ 나를 믿어? ”


“ 안 믿어. 그래서 부탁하는 거야. 지금은 그거 밖에 없으니까. ”


말을 마친 소년은 바닥에 있는 호롱병을 집어 들어 나무 상자가 가득한 구석으로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


호롱병이 쨍그랑 깨지면서 안에 있던 기름이 사방으로 튄다. 소년은 재빨리 호롱병이 깨진 곳으로 달려가 부싯돌을 꺼내든다.


“ 여길 봐요! ”


딱딱, 딱딱! 부싯돌을 부딪히자 부싯돌 파편이 튀며 불꽃이 튀어 오른다. 불꽃이 튀어오를 때 마다 소년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불빛 속에서 소년은 여유롭게 웃고 있다.


“ 뭐하는 놈이냐! ”


상단 우두머리는 어이가 없었다. 개만도 못한 연놈 소년 하나가 상단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만도 했다.


“ 얼른 처리하지 않고 뭐하느냐. ”


상단 우두머리의 불호령에 상단 단원들이 소년에게 우르르 몰려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 달려! ” 마차 출구가 열린 틈을 타서, 사이가 달리기 시작한다. 처음에 눈치만 보던 연놈 소년 소녀들도 본능적으로 사이를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뭐!! 뭐야!?!?! 잡아! 잡으란 말이야!!!!!”


당황한 상단의 우두머리는 뒤늦게 도망가는 연놈들을 붙잡을 것을 명령하지만 이번에는 소년이 부싯돌을 이용해 박스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박스 끄트머리에 불이 붙자 소년이 씨익 웃는다.


“ 급한 불부터 끄셔야죠. ”


불은 순식간에 번진다. 모든 상자에 옮겨 붙은 이제 마차를 타고 번져 가기 시작한다..


“ 밖으로 나가 물을 퍼부어라!! "


상단 단원들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물이 저장된 마차에서 물을 가져와 불이 붙은 마차에 뿌리기 시작한다. 나머지 다른 상단 단원들을 숲으로 도망친 연놈 아이들을 추격한다.


다행히 큰불로 번지기 전에 마차에 붙은 불길은 쉽사리 제압된다.


자욱히 연기가 남아있는 마차 안, 상자들은 검은 숯덩이로 변해 있다.


“ 가서 녀석을 살펴보고 오너라! ”


우두머리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만약 불을 지른 그 연놈이 살아있다면 사지를 찢어놓을 생각이었다.

상단 단원의 막내는 조심 조심 마차 안으로 진입한다. 방금 전까지 불길이 치솟았던 마차 안은 열기로 후텁지근 했다. 얼른 버러지 같은 연놈을 찾아 나가야겠다 생각한 순간, 매스껍고 역한 냄새가 코 안으로 훅 들어왔다.


약냄새였다. 액체상태였던 프로톤이 열에 의해 기화되면서 마차 안에 퍼져있었다.


‘ 잠깐은 괜찮겠지? ’


상단의 막내는 얼른 소년을 찾아 밖으로 나가려했다. 허나 마차 깊숙이 들어가도 소년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머리가 핑 돌아 더 이상 마차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그의 코에서 피가 주르륵 쏟아졌다.


“ 도와주세요. 살려 주세요. 형님들...살려... ”


그리고는 마차 안에서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마차에 뻗어버린 그의 눈 코 입 모두에서 검붉은 피가 터져 흐르고 있었다.


“ 뭐야? 저 녀석 왜 저래? ”


상단 단원들은 그제야 마차 안이 프로톤 가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들 겁에 질린 표정이다.


“ 으아아악!! ”


그때였다. 도망친 연놈들을 추격하러 간 추격대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



얼굴에 커다란 상처가 있는 상단 간부에게 머리끄덩이가 잡힌 연놈 소녀, 그 주변에는 겁에 질린 연놈 소년 소녀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 스물 아홉 명, 한 명이 안 보입니다. ”


“ 고작, 열 살 남짓한 아이들이다.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니 주변을 삿삿히 수색해라! ”


“ 예! ”


상단 간부의 지시에 횃불을 든 상단원들이 주변으로 흩어져 나갔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단 간부는 머리끄덩이를 잡고 있던 소녀의 뺨을 후려쳤다.


“ 너희들은 마지막 한 명이 돌아 올 때까지 모진 매질을 당할 것이다! 짐승만도 못한 것들! ”


쩍! 쩍! 쩍!


뺨을 내갈기는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가 숲 전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사이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결국 멀리 도망 갈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근처 덤불에 몸을 숨겼기 때문이었다.


사이는 얼른 상단 단원들이 자신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저 아이들을 데리고 가버리길 바랬다.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비명은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진창으로 간다면 사라질 아이들이었다. 연놈으로 비루한 목숨을 이어갈 바에 그편이 나을지도 몰랐다.


사이는 수풀에 몸을 웅크린 채 자신의 주머니에 든 물건들을 확인했다. 먹다 남은 술빵과 프로톤 6병. 시장에 내다 판다면 적어도 20챈은 될 터였다.


난데없이 나타난 소년 때문에 좀 꼬이기는 했어도 어쨌든 마차에서 탈출했으니 다행이었다.


아이들의 비명소리, 그 사이 섞여 들려오는 남자의 고함소리, 사이는 그 모든 소리를 들으면서 술빵을 조금씩 뜯어 먹기 시작한다. 마치 아무런 감정이 없는 아이처럼. 냠냠 맛있게 빵을 먹는다.


그때였다.


슥슥-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빛이 보였다. 횃불을 들고 근처를 수색중인 상단 단원 둘이었다.


“ 이런 곳에 몸을 숨기기 좋단 말이지. ”


상단 단원은 수풀을 칼로 찌르면서 걷고 있었다.


“ 그런데 마차에 붙은 불은 진압 됐나 몰라. ”


슥-슥-슥- 남자의 칼질에 잘려나가는 수풀들 ,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사이는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낀다.


어느덧 목소리는 바로 앞에서 들린다.


“ 마차에 불을 지른 아이 한명에, 저기 잡아 둔 아이 스물 아홉이면, 총 서른명 숫자가 맞는게 아닌가? ”


슥-슥- 수풀을 찌르던 남자의 손이 멈춘다. 사이가 숨어 있는 바로 옆 수풀이었다. 사이는 눈을 꽉 감고 있다.


“ 자네, 천잰가? ”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는 표정을 짓는 남자, 그리고 으쓱한 표정을 짓는 다른 남자, 두 사람은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간다.


사이는 겨우 숨을 돌리고 덤불사이를 조심스럽게 빠져 나온다. 조금 남은 술빵을 바닥으로 던지고 뒤돌아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 으아악!! ”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뚫고 한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보통의 비명이 아니었다. 처절한 삶의 끝에서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사이는 등꼴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 으아아아아아악!!! ” 비명은 한번으로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계속해서 비명이 연달아 이어진다. “ 으아아아악!! ” 비명이 숲 전체에 울려 퍼진다.


스륵스륵 떨어지는 나뭇잎, 연속해서 들리던 비명이 멎는다. 사이는 아직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


바람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숨소리, 하아- 하아- 하아- 사이는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검은 숲에서 붉게 빛나는 안광. 천천히 달빛 아래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 보는 낯선 짐승, 아직 덜 자란 맷돼지 그것도 아니면 늑대? 사이가 그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낯선 짐승이 걸음을 움직인다. 비틀 비틀 네발로 걷는 짐승, 그러다가 갑자기 속도를 올려 사이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사이는 도망칠 수도 없다.


하지만 괴생물체는 사이 앞에서 쭈욱- 미끄러 쓰러진다. 달려오던 속도 때문에 사이의 눈앞에 모래먼지가 날린다.


모래먼지가 가라앉고 사이의 눈앞에는 피투성이에 피부가 까맣게 그을린 소년이 쓰러져 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풀도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8/ 그 기억 19.10.27 17 0 12쪽
9 7/ 소년의 이야기 19.10.25 8 0 12쪽
8 6/ 운명의 끈 19.10.23 15 0 12쪽
» 5-3/ 연놈소년 19.10.22 10 0 16쪽
6 5-2/ 연놈소년 19.10.22 14 0 14쪽
5 5/ 연놈소년 19.10.21 15 0 11쪽
4 4/ 냉차집 마담 19.10.18 22 0 9쪽
3 3/ 민악의 죽음 19.10.17 19 0 11쪽
2 2/ 섬나라 소한의 작은 아이 19.10.16 28 0 10쪽
1 1/ 슬픈 이야기. +1 19.10.15 63 1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