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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듯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던전 탐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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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듯
작품등록일 :
2020.11.16 20:21
최근연재일 :
2021.01.07 19:3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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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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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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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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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0화

DUMMY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하물며 그것이 귀족들의 일임에야, 그 중요성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아침부터 부랴부랴 면도하며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이유였다.


테펜 가문에서 지정한 날짜가 오기 전까지, 거의 폐인처럼 밥-수련-잠 테크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머리는 부스스한 산발에, 수염은 삐죽삐죽 튀어나온 염소수염으로 자라나 있었으니까.


그리고, 약속 시각까지 1시간이 남은 시점에서 정돈이 끝났다. 마무리로 세수를 하고 나자, 나름대로 멀끔해진 인상의 청년 하나가 거울 속에 비쳤다. 슬쩍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음··· 잘생겼구만? 그래도 이만하면, 못생겼다고 면접 탈락하는 일은 없으리라······.


자신감과 함께 욕실을 나섰다. 남은 시간은 1시간, 약속장소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한가로이 아침을 먹을 시간은 없다. 서둘러 방으로 올라가 미리 빨아둔 누비 갑옷을 입었다.


약속 시각은 9시, 당연하지만 약속 시각에 딱 맞춰가는 멍청한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이 세계도 결국엔 사람 사는 곳이지 않은가?


아무렴, 남들보다 일찍 도착하는 편이 같거나 늦게 도착하는 편보다 훨씬 좋은 일이라는 것쯤은, 고향에 있을 때부터 깨닫고 있던 절대적인 진리 중 하나였다.


***


그로부터 20분 뒤, 나는 약도에 적혀있는 길을 따라 시험장, 테펜 가문의 수련장 앞에 도착했다. 가문에 소속된 모험가들이 사용하는 곳으로, 무려 도시안에 있는 땅값 비싼 수련장이다.


수련장 앞에는 이미 먼저 온 모험가들이 여럿 보였다. 아무래도, 수련장 안으로는 아직 들어가지 못하는 것인지, 그들은 아무렇게나 퍼져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을 따라 같이 기다리는 척하며, 은근슬쩍 복장을 훔쳐보았다. 경쟁자, 혹은 동료가 될지도 모르는 이들이다. 갖추고 있는 장비가 전부는 아니라지만, 이들의 수준을 대략적으로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생각을 한 듯, 모험가들의 시선이 일순 내 쪽으로 꽂혔다가 바로 거두어진다. 명백히 무시하는 행동, 개중에는 피식거리는 웃음을 지은 놈도 있었으니··· 어째 처음부터 단단히 얕보인 것 같다.


하기야, 기본이 몬스터 가죽 갑옷에, 겉보기에도 굉장히 값비싸 보이는 철갑옷을 입은 이들도 더러 있었다. 그런 그들의 눈에 딸랑 누비 갑옷 하나 걸치고 온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는 뻔한 일, 속으로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약속날짜가 하루만 더 뒤에 있었더라면, 나도 번쩍이는 새 가죽 갑옷을 입을 수 있었을 텐데··· 이래서야 아침 댓바람부터 외모 관리 한답시고 부산을 떤 보람이 없지 않은가.


그저 테펜 가문이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뽑는 게 아니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시간은 시시각각 흘러갔고, 수련장 앞은 점점 갖가지 복장을 차려입은 모험가들로 가득 들어찼다.


도대체 얼마나 초대장을 뿌린 건지, 약속 시각이 거의 다 되어 가는데도 속속들히 새로운 모험가가 도착하고 있었다. 어느새 거리를 가득 채운 모험가들의 행렬에 살짝 기가 질릴 무렵,


“지금 밖에 있는 모든 이들은, 안으로 들어오도록!”


수련장 안쪽에서 여자로 들리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더니, 굳게 닫혀있던 수련장의 문이 스스로 열렸다. 어느샌가 약속 시각이 다 된 모양이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모험가들이 앞다투어 열린 문으로 몰려들었다. 하나같이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듯 서로 무섭게 어깨를 부딪치고 있었다. 서로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위해 벌인, 일종의 신경전이다.


다들 한가락 하는 모험가이니만큼,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 신경전은 그칠 줄 모르고 점점 과열되어 가고 있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말린다고 들어먹을 놈들이 아니다. 하기야, 길드 마스터란 양반이 직접 제 입으로 하이에나라 그러지 않던가.


저기 껴들어서 좋을건 단 하나도 없었다. 그저 뒤에서 그들이 하는 짓거리를 바라보며, 얼른 내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허나, 우리 테펜 가문은 감히 영역에서 난장 피우는 이들을 아주 싫어한다. 경고하는데, 들어오라고 하였다고 알아서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놀랍게도 그녀가 흘린 경고 한마디에, 과열되던 모험가끼리의 신경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모험가들은 처음에 서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말 잘 듣는 양 떼처럼 얌전히 그녀의 말을 따라 줄지어 입장했다.


이것이 테펜 가문의 역량이었다. 스스로는 결코 뭉칠 수 없는 이 실력 좋은 하이에나들을 말 한마디로 따르게 만드는, 그들의 힘.


그 힘에 감탄을 조금 느끼며, 두 줄로 입장하는 모험가들의 뒤를 따랐다.


수련장의 내부는 도시 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제법 좁았다. 작은 단상 위에 조금 전의 목소리로 들리는 여자가 위치한 가운데, 모험가들이 들어찬 것만으로 수련장 내부가 꽉 들어차버렸기 때문이었다.


어떤 면접을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래서야 제대로 움직일 수나 있을까? 도대체 무슨 시험을 본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 시점이었다.


단호하게 꾹 닫힌 여자의 입술이 위로 말려 들어 가듯 비틀어지더니, 이내 아무렇게나 서 있는 모험가들 사이를 훑었다. 어딘가 서늘한 시선, 마치 벌레를 쫓는 듯한 경멸스러운 표정이다.


“쥐새끼가 기어들어 왔군···. 지금부터 5초를 세겠다. 그 안에 이곳에서 꺼진다면, 딱 한 번 못 본 척 해주겠다. 하지만 5초를 세고도 지금 이 자리에 남아있는 쥐새끼들이 있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러더니 그녀는 갑작스럽게 카운트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쥐새끼라니, 누굴 보고 하는 소리란 말인가?


그녀가 누굴 지칭한 것인지는 금세 드러났다. 방금까지만 해도 태연한 기색으로 내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갑작스레 안절부절못하며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카운트가 내려갈수록 급격히 어두워져 가는 남자의 모습에, 그제야 나는 그녀가 어떤 이들을 지칭했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남자의 몸에선 마나, 마력이라고 할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명백한 초보자, 그것도 짐꾼으로나마 던전 탐색 한 번 해본 적도 없는, 사실상 일반인이랑 다를 바가 없는 자였던 것이다.


결국, 바들바들 떨던 그는 카운트가 2로 내려가기도 전에 서둘러 뒤돌아 수련장에서 빠져나갔다. 그 남자가 신호탄이 된 듯, 그와 같은 이들 몇몇이 남자의 뒤를 따랐다. 아마 그들은 초대장도 받지 못했으면서, 소문만 듣고 슬쩍 들어왔던 것이리라.


그렇게, 아예 던전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이들이 전부 수련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녀는 여전히 카운트 세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서늘한 눈빛이 더욱더 매섭게 변하며 모험가들을 훑고 지나간다.


“제로···. 흠, 쥐새끼라도 자기는 어느 정도 컸다 이 말인가? 대왕 쥐새끼들만 골라서 여기 남았군. 감히······.”


그녀의 얼굴은 이제 더는 굳을 때가 없을 만큼 무섭게 굳어있었다. 대왕 쥐새끼라··· 그녀가 누굴 말하는 것인지 알 것 같다.


그녀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렸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별 것 아닌 행위. 하지만 난 그녀가 들어 올린 손으로 많은 양의 마나가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얽히고 뭉쳐 일종의 사슬 같은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는 것도.


곧, 그녀가 들어 올린 손을 앞을 향해 내밀었다. 순간 폭사하듯 퍼져나오는 마력, 그것이 어디로 향할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느껴지는 심상찮은 기세에 절로 몸에 힘이 들어감이 느껴졌다.


“크억! 뭐, 뭐야!”

“어어··· 으아악!!!”


쏘아진 마력이 다섯 명의 모험가를 칭칭 감으며 들어 올렸다. 그 갑작스러운 광경에 주위 모험가들 사이로 웅성거림이 퍼져나갔다.


“쓰레기들. 자비는 두 번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진정 몰랐더냐? 가문을 능멸한 죄를 그 더러운 몸뚱어리로 직접 갚아야 할 것이다!”


그리 일갈하며, 그녀가 들어 올린 모험가들을 한구석에 던져버렸다. 날아가면서 그들이 지른 비명은 곧 제 입까지 덮어버린 사슬로 인해 덧없이 사라졌다. 수련장 한구석에, 온몸이 사슬로 칭칭 쌓인 번데기 5구가 만들어졌다.


그 처참한 광경에, 웅성거리던 모험가들의 입이 닫혔다. 그들도 느낀 것이리라. 눈앞에 서 있는 여인이 그들로서는 어찌해보기 힘든 강자라는 사실을, 모험가들의 시선이 단상에 오롯이 서 있는 여인에게로 꽂혔다.


모험가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그제야 여자는 일그러뜨렸던 표정을 풀고, 방금 흐트러진 머리칼을 한쪽으로 쓸어 넘겼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금 모험가 무리를 훑고 지나간다.


···기분 탓인지, 그녀의 시선이 잠시 내 쪽을 머무르다 간 것 같다. 입고 있는 갑옷 때문인가?


곧, 여인이 희미한 미소를 띄며 가볍게 묵례해왔다. 방금의 다섯 명을 끝으로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는 ‘쥐새끼’들이 전부 사라진 모양이다.


“반갑다. 모험가 여러분. 이제야 그대들을 초대한 장본인으로서 인사를 할 수 있겠구나. 나는 테펜 철광의 관리자이자, 테펜 가문의 34번째 기사, 사미라 테펜이다.”


모험가들 사이에서 성의 없는 박수 세례가 터져 나왔다. 그녀의 실력을 인정한 것과는 별개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의미의 박수였다. 그녀가 여전히 입가에 띈 미소를 유지한 채,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부터 여러분은 나를 따라 간단한 시험 몇 가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는 그대들의 실력을 믿지 못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들이 임무 중 처하게 될 환경 때문에 하는 것이니, 너무 마음 상할 일 없었으면 한다.”


쭉정이는 이미 걸러냈다는 소리다. 그녀의 말에 내 주위에 있던 모험가들의 시선이 내 쪽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하여간, 빨리 가죽 갑옷이라도 입고 다니든지 해야지······.


잠시 말을 멈춘 사미라가, 제 허리춤에서 무색의 오브를 꺼내 들었다.


“시간이 제법 지체되었군. 곧바로 시험 내용을 알려주겠다. 방식은 간단하다. 여기 내 손에 들린 오브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을 테지? 그 위로 손을 가져다 대고 마력을 주입하면 된다. 자격이 된다면, 오브가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일 것이다. ···맨 앞에 있는 이들부터 단상 위로 올라오도록.”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남자 두 명이 각각 탁자와 의자를 들고 단상 위로 올랐다. 그러곤 사미라가 들고 있던 오브를 탁자 위에 올리자, 마치 간이 검사소처럼 보이기도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나는 저 오브가 뭐 하는 물건인질 몰라 당황했으나,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인지. 저마다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었다. 웅성거리는 이들에게서 간간이 ‘운’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


···운? 무엇에 대한 운을 말하는 거지? 나는 모험가들이 단상에 올라 오브에 마력을 주입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다.


가장 앞에 있던 모험가가 자신 있게 단상으로 올라섰다. 단상에 마련된 탁자에 앉은 그는 시종일관 자신만만한 미소를 얼굴에 가득 띄우고 있었는데, 자신이 이깟 테스트에 떨어질 리 없다는 듯한 당당한 태도였다.


곧, 그가 오브에 두 손을 올려두고 손에서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자신감이 이해될만한 상당히 강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아마 여기 모인 모험가 중에서도 꽤 상위권에 있는 인물이었으리라.


허나, 그의 자신감 넘치던 표정은 여지없이 깨졌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마력을 흘러 넣었음에도, 무색의 오브는 별다른 변화 없이 잠잠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애쓰던 남자는 사미라의 제지에, 축 늘어진 자세로 수련장을 떠났다.


“미리 말 해두겠는데, 오브에 변화가 없다면 그저 여길 떠나면 된다. ···실력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그 뒤로도, 단상 위로 올라가는 모험가는 꽤 되었지만 오브는 여전히 요지부동, 어떠한 변화도 보여주질 않았다. 어느새 수련장을 꽉 채웠던 모험가의 숫자가 눈으로 보일 만큼 줄어들었다.


“다음!”


사미라의 목소리와 함께 또 다른 모험가가 단상 위로 올라섰다. 어딘가 유약해 보이는 인상을 지닌 여자 모험가, 그녀가 자신 없는 태도로 오브위로 손을 올렸다.


그 순간, 잠잠하던 오브가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곧, 그 안쪽으로 희미한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보인 변화, 여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오브를 쳐다보고 있었다.


“흠··· 이름이 어떻게 되지?”

“기, 기예른느입니다. 기예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화산지대 출신인가? 좋다, 기예. 넌 합격이다. 저 옆으로 가 서 있으면 된다.”


드디어 첫 합격자가 나왔다. 사미라의 말을 들은 기예가 신나는 몸짓으로 단상 옆으로 가 섰다. 그 모습을 본 모험가들 사이로 불만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들 중 대표로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모험가 한 명이 나섰다.


“체. 뭔가 했더니 불 속성 저항력 시험이었구만··· 괜히 시간만 낭비했네. 이보쇼, 기사 나리! 난 불 저항력이랄게 없는데 먼저 가봐도 되겠소?”

“꼭, 불 속성 저항력을 시험하는 것만은 아니다만··· 너는 가도 상관없겠군. 마음대로 해라. 아니지, 혹시 남은 이들 중에서도 불 속성 저항력이 없는 이들이 있나?”


그 말에, 나이 든 모험가가 투덜거리며 시험장을 떠나고, 남은 모험가 중에서 절반이 손을 들었다. 사미라가 또 예의 훑어보는 눈빛으로 그들을 보았지만, 곧 그들도 나이 든 모험가와 마찬가지로 시험장을 떠나게 되었다.


누군가 중얼거렸던 것처럼, 이건 누가 봐도 그냥 ‘운’으로 밖에 보이질 않지 않는가?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모험가들이 시험장을 떠나는 가운데, 그나마 시험장에 남은 이들의 표정도 썩 밝아 보이진 않았다.


그러는 중에도 모험가들은 단상 위로 올랐고, 여지없이 수련장 밖으로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하여 남은 모험가가 나 포함 세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을 때쯤, 내 바로 옆에 서 있던 엄청난 근육질의 거한이, 자신을 호명하는 소리에 단상 위로 올랐다.


이곳, 시험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종일관 주변을 깔아보는 태도를 유지했던 남자였다. 그는 다른 모험가들이 시험을 정체를 알고, 자신 없는 표정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자세를 유지했었는데 드디어 그 남자가 단상 위로 오르게 된 것이다.


“기사 양반. 이 시험이란 거, 꼭 불 속성 저항력이란 게 있어야 하는 건가?”

“···호오. 꼭 그럴 필요는 없지. 어디 한 번 보여주겠나?”

“흐흐흐, 바로 보여드리지!”


남자가 진한 미소를 지으며 오브 위로 손을 올렸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건지, 그의 두 손에는 이미 엄청난 양의 마나가 집결돼 있는 상태였다.


드드드-


남자의 손으로부터 시작된 마력의 흐름이 탁자를 덜덜 떨리게 할 만큼 겉으로 드러나 보였다. 그와 동시에, 손이 올려진 오브가 느릿하게 점멸하며 빛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방식으로 오브가 변화를 보인 상황, 남은 모험가는 물론 단상 뒤에 서 있는 남자들에게서도 감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가 이를 악물며 두 손에 마나를 더했다. 점차 오브의 깜빡임이 더욱더 빨라지더니, 이젠 더는 깜빡임을 맨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그저 환한 빛만을 내뿜었다. 그렇게 점점, 점점 더 오브가 발하는 빛이 강해지기 시작할 때쯤!


펑-


작은 폭발 소리와 함께 오브의 안쪽에 빙글빙글 스스로 회전하며 빛나는 빛의 덩어리가 생겨나 있었다.


“합격이다. 네가 게펜이로군.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하하, 하마터면 개쪽 당할 뻔했구만. 휴! 간만에 진땀 좀 뺐소이다.”


어깨를 으쓱해 보인 남자가 곧 기예의 옆자리로 가 섰다. 두 번째 합격자. 이것으로 합격의 기준이 명확히 밝혀졌다. 불 속성 저항력을 가지고 있거나, 그를 억누를만한 힘을 가지고 있거나.


내 옆에 있던 거한의 차례가 끝났으니, 그다음은 자신 차례였다. 솔직히 자신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시도도 해보지 않고 꼬리를 말 수는 없는 법. 앞의 거한처럼 양 손 가득 마나를 끌어모았다.


“마지막인가? 거기 있는 검은 머리칼 모험가는 이미 합격했으니, 그 다음 사람이 단상 위로 올라오도록!”


좋아, 그럼 한번 가보실··· 까? 의지를 다지다 말고 멍청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잘 못 들은 게 아니라면, 분명히 나를 보고 합격이란 소리를 했다.


···왜?


작가의말

퇴고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금방 써서 올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여덟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쩝... 기다리고 계시던 독자님들께 사죄드립니다.

부디, 다음 번엔 제 시간에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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