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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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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7.07 21:42
연재수 :
309 회
조회수 :
137,844
추천수 :
3,292
글자수 :
1,720,011

작성
19.03.10 01:03
조회
1,725
추천
36
글자
8쪽

몰살은 성공적이었다

DUMMY

도적들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무기들을 주워 동굴 안으로 되돌아갔다.


“뭐...야, 지금 건.”

“너도 알고 있지 않나. 마안이다.”

“하지만, 여러 명한테 동시에, 그것도 이 정도로 지배한다고...?”


시이나는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납득은 한 모양이다.


“류셀 씨 덕분에 수고가 덜었네요. 저희는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죠?”

“고작 네 명 가지고 나머지 서른 명을 전부 죽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한다. 뒤처리는 5분 쯤 뒤에 들어가서 하면 되겠지.”


아니나 다를까, 동굴 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거친 욕설소리와 무언가가 철퍼덕 쓰러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소리가 잠잠해질 무렵, 나는 둘에게 손짓했다.


“들어가지.”


역시나 열 명 남짓한 도적들이 남아있었다. 스무 명 정도라도 죽인 게 어디인가. 내 꼭두각시들은 열심히 싸워주었다.


“너... 네 짓이냐? 이건...”


이미 기진맥진하고 있던 도적들이지만 우리들을 보고 무기를 들었다. 동굴 내부는 대부분 어지럽게 늘어진 약탈품이 대부분이었지만, 발에 족쇄가 채워진 여자들도 있었다. 행색을 보아하니 아마 성욕처리를 위해 잡아온 인질들.


“영애에 손이라도 댔으면 곤란한데. 거기 너, 질문에 답해라.”

“...네. 질문해주십시오.”


나와 눈이 마주친 도적이 순하게 대답하는 걸 보고, 그 동료들이 입을 크게 벌렸다.


“여기 도적들은 영애에 손을 댔나.”

“아니오. 귀한 상품이니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래. 그럼 자살해라.”

“네.”


도적은 아무 거리낌 없이 손도끼로 자신의 목을 찔렀다. 선혈이 튀어나오고 그는 끄르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히이익!”

“괴... 괴물!!”


나머지 인원들도 겁에 질려 아무 말이나 막 내뱉는다. 나는 인자한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서로 죽여라.”


1분 정도가 지났을까, 도적들은 전부 시체로 변해있었다. 이스가 연신 흥미롭다는 듯 날 쳐다봤다.


“류셀 씨, 그게 마안이라는 거라고 했지요? 엄청 편리하네요. 그게 있으면 굳이ㅡ”

“네가 뭘 생각하는지는 알겠다만. 이건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다. 게다가 정신마법에 저항력이 높을수록 걸기가 힘들어져. 놈들이 잔챙이였을 뿐이다.”


시이나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류셀이랑 다니면 심장이 안 좋아진다니까... 분명 몰살도 의뢰 조건 중 하나긴 했지만...”


나는 발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시체들을 피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우리들을 보고 새된 비명을 지르는 여자가 있었다.


“살, 살려주세요!”

“괜찮으세요?”


시이나가 다가가려 했지만, 내가 손을 들어 막았다.


“누구지, 넌.”

“저, 저는 잡혀있었어요! 행상인을 하다가 도적들한테...”


그 말은 듣지 않고, 내 눈은 한데 고정되어 있었다.


여자의 발에는 아무런 족쇄도 걸려있지 않았다.


나는 이스에게 성처리용 인질로 잡혀있던 여자들을 데려오게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여자가 도적들과 한패였다 말했다.


“그렇게 살려 달라 빌었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던 년이야.”


입을 다물고 있던 인질 중 하나가 말했다.


“내 여동생이 임신하니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자는 얘기를 한 년이라고!”

“그, 그렇지는... 히익!”


내가 도적들이 가지고 있던 무기 중 하나를 발로 차자 여자가 놀라 자빠졌다.


“마음대로 해라.”


나는 그들을 내버려두고 앞으로 걸었다. 뒤에서 귀를 찢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류셀, 저 여자는...”


시이나가 자꾸 뒤를 돌아보다, 안색이 새파래져 다시 앞을 본다.


“사사로운 원한도 아니고, 저 정도면 갚아도 되겠지. 우리는 이대로 영애를 구출하고 바로 떠난다.”

“저들은 안 구해도 되는 건가요?”


이스의 질문에,


“길드를 통해 위병들을 부른다. 게다가 저들은 한동안 바쁠 것 같으니 말이야.”


내 말을 이해했는지 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찌르고 베고 때리고 밟고. 오랜 시간 억압되어 분노에 찬 저 행위는 여자가 죽는다 해도 반나절은 계속되겠지.


“어, 저기에!”


시이나가 뭔가 발견하고 앞을 달려 나갔다.


“의뢰, 완료네요.”


이스가 시원스레 말한 것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영애는 조그마한 철창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첫 퀘스트를 30여분 만에 끝내고 돌아온 우리를 보는 접수원은 기가 막혀 했지만 겉으로 크게 내색하지 않는 프로다움을 발휘했다.


“확실히 영애의 구출, 확인했습니다. 그럼 여기 보수로 15 실버입니다.”


네이아르 가문의 밀랍인장으로 봉해진 의뢰 달성 확인용 편지를 주고, 5가 새겨진 은화 세 개를 넘겨받았다.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또 다른 퀘스트를 바로 받으실 건가요?”


나는 이스와 시이나를 슬쩍 보았다.


“아니. 당주에게 저녁 약속을 초대받았다. 오늘은 이만 쉬지.”


네이아르 가문의 당주는 무사히 돌아온 영애를 보더니 우리에게 연신 감사인사를 했다. 불편해진 시이나가 말릴 정도로. 그는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며 우리들을 저녁에 초대했다. 매번 이스의 손을 빌릴 수도 없는데다 귀족의 제안이니 받아들였다.


“저녁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데 말이지~”

“무사히 귀환한 영애를 보살피고, 식사의 준비가 필요하겠지."

“이제 뭘 하면 좋을까요?”


생각보다 의뢰가 빨리 끝나는 바람에 약속한 시간까지는 반나절이 남아있었다.


“이번은 류셀 씨 덕분에 금방 해치우긴 했지만, 저희가 팀으로 뭔가를 한 건 없는 거 같아요. 서로 합을 맞춰보는 건 어떨까요?”


이스가 의견을 내었다.


“확실히 그건 그래. 강한 몬스터에 대항해서 싸우는 걸 연습하는 건 필요하겠어. 이 근처에 공용 훈련장이 있긴 한데... 어때?”


시이나가 찬성하고 내가 반대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바로 길드 뒤에 위치한 훈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건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원형의 널찍한 공터였다. 모험자들이 서로 대련하거나 마법을 연습하는 것이 보인다.


“그럼, 일단 서로 쓸 수 있는 스킬이나 마법 등을 말해보기로 하죠. 시이나 씨?”

“음...”


시이나가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난 마법은 못 써. 스킬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건 없고... 그냥 검 휘두르는 정도는 아빠한테 배웠어.”

“대검 말이네요.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시이나가 등에 차고 있던 대검을 뽑아, 앞으로 크게 휘둘렀다. 작게 바람이 일었다.


“아침부터 생각했지만 그 검, 엄청 무거울 것 같은데 대단하네요. 공격뿐만 아니라 방어로도 쓸 수 있을 정도의 크기고.”

“웨어울프는 다섯 살배기도 그 정도는 들 수 있다고.”


칭찬받아 머쓱한지 시이나가 붕붕 대검을 휘둘러댔다. 그걸 보는 다른 모험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럼 제 차례인가요. 전 신체강화 마법과 이거 말고는 그렇게 쓸 수 있는 마법이 많지는 않아요. 아직 배우는 도중이라서요.”


이스가 흰 검 두 자루를 소환해 보였다.


“궁금한데, 그 검들은 마법으로 만들어 쓰는 거야?”

“아뇨, 수납마법으로 넣어둔 걸 빼서 쓰는 거예요.”


시이나가 물어보자 이스가 기뻐하며 대답해주었다.


“전 검술은 일단 기본은 하는 정도일까요. 시이나 씨, 괜찮다면 한 합이라도 괜찮으니 대련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는 편이 이해가 빠를 것 같아요.”

“나야 뭐, 괜찮은데. 이런 건 오랜만이라 재미있기도 하고.”

“그럼 류셀 씨가 심판을 맡아주세요.”


둘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다.


나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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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도적 소탕전을 시작하다 +3 19.03.09 1,781 39 9쪽
12 첫 퀘스트를 받다 +5 19.03.08 1,870 43 7쪽
11 세계 정복의 시작 +2 19.03.06 2,000 42 10쪽
10 능력 판정을 받다 +3 19.03.06 2,093 37 10쪽
9 피로 얼룩진 계약을 맺다 +2 19.03.04 2,214 39 8쪽
8 소녀는 순수하지 않다 +3 19.03.04 2,402 44 10쪽
7 퀘스트를 제안 받다 +3 19.03.03 2,504 45 7쪽
6 살육에 취하다 +8 19.03.02 2,731 52 9쪽
5 거처를 얻다 +8 19.02.28 2,976 50 10쪽
4 사람을 죽이다 +14 19.02.26 3,423 56 9쪽
3 아인종 소녀와 만나다 +10 19.02.25 4,128 56 9쪽
2 이세계로 전생하다 +9 19.02.24 5,077 74 13쪽
1 한 번, 죽다. +10 19.02.24 6,961 7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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