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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님의 서재입니다.

테르센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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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작품등록일 :
2015.03.30 14:51
최근연재일 :
2016.02.02 20:41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406
추천수 :
577
글자수 :
766,658

작성
15.06.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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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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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68화. 기만

DUMMY

켄베트로가 이끄는 켄츄게이트의 요격대의 주축은 머스켓티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인피던이 양성한 정예 머스켓티어는 그 수가 어느 새 수천에 이르고 있었는데, 이들이 알피엑시 대륙 최강의 부대임을 부정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었다.


화약과 납탄환을 사용하는 그들의 전투법은 지극히 단순했지만, 테르센트의 전술 매커니즘을 모조리 바꿀정도로 효율이 좋았다. 특히 방어전에서 이들은 압도적이라 할만 했다. 궁병의 사격은 저격으로 응수하고, 빠르게 접근하는 기병이나 경보병은 제사로 쓰러뜨린다. 방어를 굳히고 총탄을 막아내는 적은 폭탄을 던져서 날려버린다. 단순하기 그지 없지만 이 전략을 깨뜨리는 것은 최소한 테르센트에서는 불가능했다. 그들의 약점이라면 습기 뿐이었지만, 매정하게도 하늘은 당분간은 호우의 예정이 없었다.


켄베트로는 이 전술로 많은 전투에서 이겨왔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했다. 때문에 적이 접근하면 즉시 사격할 준비를 하고 천천히 이동했다. 야간에는 시야확보를 위해 대낮처럼 횃불을 밝히게 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한, 적의 마법에 화약이 젖는 것을 감안하여 부대의 한가운데에 화약마차를 두는 치밀함도 발휘했다.


"우리가 질 리가 없다. 그 애송이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도망치는 일 뿐이야. 덤벼주는 편이 재밌을텐데 말이야."


최소한 그때까지는 그는 호쾌하게 웃어댈 여유가 있었다.


행군을 시작한지 사흘째, 앞서던 병사들은 얕은 도랑이 있다는 보고를 했다.


"이 길에 도랑이 있었나?"


"잘 모르겠습니다. 인위적인 흔적이 있습니다."


"물은 깊은가?"


"아니요. 발목까지 올뿐이고, 조금 진흙뻘이 되어 있습니다."


켄베트로는 코웃음을 쳤다.


"우릴 막으려고 물길을 파려다 실패했나보군. 놈들이 풋내기라는 증거다. 요즘같이 비가 안오는 때에 물길을 파다니, 저 놈들은 소꿉장난을 할 셈인가!"


그는 즉시 병사들을 풀어 화약마차를 밀게 했다. 몇개의 수로가 이어졌지만 마찬가지로 깊지 않았다. 그렇게 병사들이 한 목소리로 마차를 미는 것이 바람을 통해 유지니오는 전해졌다.


"아카드, 적의 화약마차 두대가 수로에 걸렸어."


아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젠데온에게 손짓했다. 젠데온은 외쳤다.


"쏴라!"


건축용 목재를 지지대로 삼고 두그루의 참나무를 이어 만든 작은 투석기는 바위를 날리기에는 너무 조약했다. 단 한번의 투척을 견디지 못하고 고장났지만 어차피 두번 쓸 용도가 아니다. 이 작전은 단 한번에 성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에.


세 대의 투석기의 끈이 풀리며 '무언가'가 적진을 향해 날아갔다. 날아가는 묵직한 검은 덩어리는 공중에서 흩어져 적진으로 쏟아져 내렸다. 저녁 노을이 지는 하늘에서 펄럭이는 것들이 흩어지자 금새 하늘은 수많은 까마귀떼가 덮치는 것처럼 시커매졌다. 그리고 동시에 아체나의 궁병대가 100여살의 불화살을 날렸다.


투석기에서 쏟아진 것은 기름을 먹인 천을 묶은 마른 나무로, 타격을 하기에는 조잡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떨어진 곳이 화약마차 위고, 그 위로 불화살이 떨어지는 것은 적에게 있어 치명적일 수 밖에 없었다.


"불을 꺼라! 불을 꺼!"


켄베트로가 외쳤다. 하지만 아무리 내화성 자재로 만들었다해도 이런 식의 직접 화재에는 견뎌낼 수가 없었다. 불화살이 떨어진지 1분도 안되어, 화약마차 두대는 적진의 한복판에서 폭발해버렸다. 큰 폭발로 적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경계를 늦추지마라! 외각 대는 적의 공격을 막고, 그 이외에는 화재를 진압해라! 남은 화약마차에 불이 붙지 않도록 조심해!"


켄베트로의 용병단은 혼란 속에서도 전투를 준비했다. 이런 공격 기회를 적이 놓칠리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잠시후 그들의 예상대로 궁수대가 나타나서 사격을 개시했다.




"아체나, 뒤를 부탁해."


"해볼게."


아체나는 아카드에게 웃어보이고, 즉시 별동대를 움직였다. 동시에 유지니오는 전군의 전진을 지시했다. 아체나가 받은 지시는 단순했다.


"적에게 혼란을 줄거야. 아체나는 200여기의 궁수대로 적을 공격해줘."


"응. 그럼 그 사이에 본대가 공격하는거야?"


"아니. 아직 아냐. 아체나는 적이 추적을 시작하면 지도대로 도주해줘. 그리고 표시된 곳에서 사격을 하면 적은 '반드시' 멈출거야. 그들이 멈추면 사격을 중지하고 지도를 따라 이동해줘."


"멈추면 우리가 도망치는거야?"


"응. 너무 빨리 도망치면 안돼. 서둘러 도망치면 적에게 따라잡힐거야. 천천히 도망쳐야해."


"천천히 도망쳐야 한다고?"


"응."


"..."


그녀는 적에게 사격을 하고 부대의 퇴각을 지시했다. 200기의 궁수들을 쫓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켄베트로는 적극적으로 쫓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제대로 사격으로 반격할 수도 없었다.


너무 천천히 도주하는 것은 유인을 하는 기분을 주었다. 사격을 유도하는 것 역시 수상하기 그지 없었다. 그렇다고 바로 눈앞에서 이동하는 적을 추적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녀가 멈추는 곳마다 적들의 부대가 잠복할 수 있는 수풀이 있었지만 기습은 없었다.


그는 아체나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사실 이 지시를 수행하는 아체나도 자신이 하는 행동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튿날 아침이 되고 나서야 켄베트로는 흩어진 정찰병들의 보고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쫓는 적은 200명밖에 안됩니다!"


"적들의 본대는 이미 한참 전에 스스하로 향했습니다!"


켄베트로는 땅을 치며 분노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즉시 회군을 시작했지만 진작에 그들을 지나쳐서 강행한 학생군과는 이미 하루만큼의 차이가 났다.


작가의말

가이아 프레디히는 티프소인이었지만 테르센트 침공을 반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2차침공때 리베리아 제국의 참모가 되어 테르센트 연합군을 이끌었습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테르센트는 티프소군을 단 3주도 버텨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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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화. 기만 15.06.22 44 3 6쪽
68 67화. 잡담 15.06.19 90 2 6쪽
67 66화. 교섭, 그리고 동맹 15.06.17 54 3 15쪽
66 65화. 패배를 앞두고 -3 15.06.15 50 3 16쪽
65 64화. 패배를 앞두고 -2 +1 15.06.12 208 3 16쪽
64 63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3 15.06.12 130 3 7쪽
63 62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2 15.06.10 92 3 21쪽
62 61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1 15.06.08 164 3 10쪽
61 60화. 실패 -2 15.06.05 91 4 8쪽
60 59화. 정의의 군대가 되기 위하여 15.06.03 96 5 9쪽
59 58화. 스스하 수비전 -1 15.06.01 148 4 7쪽
58 57화. 실패 -1 15.06.01 78 3 6쪽
57 56화. 되찾은 세인트 에일린 -2 15.05.29 57 3 11쪽
56 55화. 되찾은 세인트 에일린 -1 15.05.29 159 3 11쪽
55 54화. 리프베아체의 반란 15.05.27 181 4 6쪽
54 53화. 승리는 거두었으나 15.05.25 146 3 22쪽
53 52화. 새로운 무기를 -1 15.05.22 192 4 12쪽
52 51화. 패배를 앞두고 -1 15.05.20 147 3 8쪽
51 50화. 라즈나 일가의 젊은 당주 15.05.18 104 4 10쪽
50 49화. 남 랑시에의 불꽃 작전 15.05.15 110 3 9쪽
49 48화. 사투의 끝 15.05.13 124 3 18쪽
48 47화. 사투- 후편 15.05.11 132 3 21쪽
47 46화. 광마도적단 15.05.08 121 3 28쪽
46 45화. 미끼가 사는 방법 -2 15.05.06 297 3 17쪽
45 44화. 미끼가 사는 방법 -1 15.05.06 230 3 20쪽
44 43화. 기로 - 최악의 선택 15.05.04 128 4 9쪽
43 42화. 사투 -중편 15.05.01 154 3 12쪽
42 41화. 탈출 15.05.01 163 4 11쪽
41 40화. 원조 15.05.01 246 5 16쪽
40 39화. 사투 -전편 +1 15.05.01 19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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