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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님의 서재입니다.

테르센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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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작품등록일 :
2015.03.30 14:51
최근연재일 :
2016.02.02 20:41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392
추천수 :
577
글자수 :
766,658

작성
15.06.01 09:19
조회
146
추천
4
글자
7쪽

58화. 스스하 수비전 -1

DUMMY

광마도적단을 노리던 사카우의 선봉대가 괴멸되었다는 소식은 전해질 때마다 과장이 더해져서 켄츄게이트 본진에 이를 때는 거의 고대 전설 수준이 되어있었다. 위센이 깜짝 놀라 그 패전 소식을 그의 새로운 상관에게 보고했다. 게랄드의 무용에 대해 듣던 인피던은 나직히 웃으며 마치 독사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혼자서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냈다고?"


"그... 그렇습니다. 그들의 전술도 허를 찔렀지만, 모든 패배는 그 남자 때문입니다. 그는 혼자서 수백명을 상대할 수 있는 괴물이라 합니다. 인간이 아니라고..."


인피던은 이 심약해보이는 남자에게 다가와 퉁퉁한 뺨에 손을 대고, 천천히 그의 턱수염을 문질렀다. 뱀이 뺨에서 턱으로 기어가는 것 같은 기분에 위센은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위센, 나의 친구여. 그 이야기를 믿는건가?"


"예?"


"그런 무공을 가진 녀석이 혼자서 적진으로 달려들었다는 이야기 말이야."


"하... 하지만, 살아 남은 이들이 입을 모아 그리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 위압적인 외모가 아닌 인피던이지만 그의 손은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위센의 뺨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자 인피던은 소리내어 웃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소문은 3할만 믿어야 하는 거야, 나의 친구여. 그런 싸움이 가능할리 없지 않은가? 상인이라면 상인답게, 현실을 보게나."


인피던의 얼굴은 이제 위센의 바로 앞에 있었다. 그는 언뜻 보면 용병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곱상하게 생겼다. 만약 그가 제대로 옷을 차려입고 리베리아 제국의 왕성파티에 참가했다면 손에 물 한번 묻혀본 적이 없는 귀족의 탕아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초점이 흐릿한 눈은 지독할 정도로 생기가 없었다. 그의 앞에 선 사람이 누구든지 먹이로 만들어버리는 것처럼, 그는 "살아있는 것"자체를 증오하는 눈빛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적에게 접근을 허용했으니 싸움이 제대로 될리가 없지. 나라면 그 전에 저격해버렸을 걸세, 위센. 결국 사카우 놈이 전술에서 패한거야."


위센은 식은 땀을 흘리며 인피던의 말이 옳다고 맞장구를 쳤다. 위센은 위센에게 병사들 사이에서 나는 소문을 막으라고 지시하고 세타와 겐베트로를 불렀다. 패전 소식에 인피던의 기분이 언짢지 않을까 염려하던 켄베트로는 그가 의외일 정도로 미소를 지으며 반기자 머뭇거리며 물었다.


"형님, 패전 소식에 분위기가 제법 흉흉합니다. 사기가 염려되지 않습니까?"


인피던은 자신의 거구인 동생에게 얼어붙은 목소리로 말했다.


"1주 내에 광마도적단과 피아조 상단은 한 명도 남김없이 죽게 될 거다. 그때가 되면 다시 사기가 오르겠지."


"뭔가 작전이 있어요?"


세타의 질문에 인피던은 "저 놈들은 우리의 작전을 알아도 막을 수 없을 거다."라고 대답하고 소리죽여 웃었다.




레인의 정찰대가 적들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보고를 올린 것은 거의 닷새가 지난 후였다. 7천의 병력으로 2만여 병력과 대치하고 있으니 마땅히 먼저 공격할 방법도 없기에 스스하를 지키는 위치에서 견제 병력만을 움직이던 예리엘은 레인이 직접 와서 올린 보고에 깜짝 놀라 되물었다.


"길을 만들고 있다고?"


레인은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하를 통하는 늪을 메우고 숲을 깎아서 길을 만들고 있어요. 거의 만여명의 병사를 투입했는데, 상당히 진척속도가 빨라요. 2주는 걸리겠지만, 확실하게 스스하로 통하는 길이 만들어져요."


"그렇게 간단히 길을 만들 수 있어?"


게랄드가 멍하니 묻자 레인은 고개를 저었다.


"임시로 밖에 쓸 수 없는 길이에요. 여름에 폭우라도 만나면 그 길은 메워지겠죠. 하지만 당장 전투에는 치명적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길 만드는 걸 방해하면 어떤가?"


아리스토틀의 말은 당연히 최선의 작전이지만 레인은 쓴 입맛을 다실수 밖에 없었다. 적의 본진은 아직도 1만이니 그들보다 많았다. 게다가 원거리 전투에 능한 그들이 수비에 전념한다면 정면 돌파는 절대 선택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야습이라도 해볼까요?"


아미가 마지못해 의견을 냈다. 적의 작전을 알면서도 두고볼 수 없던 예리엘은 그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려뽑은 천여명의 병사는 게랄드의 지휘하에 늦은 밤에 적을 기습하기로 했다. 하지만 출진한지 한시간만에 게랄드는 병사를 되돌릴 수 밖에 없었다.


"숲이 험해서 우리가 소리를 안내고 갈 수 없는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적들이 트렙까지 설치해놨어. 해제하면서 가려면 더 병사가 많아야 할 것 같아."


"이 틈에 본진을 격파하면 어때?"


안절부절하던 예리엘이 물었으나 레인은 한마디로 반대했다.


"빈틈이 없어요. 인피던 켄츄게이트는 인간성은 최하지만 전략가로써는 분명 우수해요. 요지요지를 격파하고 들어가려면 희생이 작지 않을거에요."


"에잇! 이렇게도 안되고 저렇게도 안되고! 그럼 어떻게 해?"


예리엘이 짜증내자 레인은 한숨을 쉬며 제안했다.


"스스하의 시민들을 빼는 수밖에 없겠죠. 이대로는 막을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레인, 스스하는 그 사람들에게 버릴 수 없는 곳이라구. 내가 그 사람들이라도 죽으면 죽었지 버리진 않을거야."


예리엘이 딱 잘라 말했다.


"그럼 다른 방법을 쓰는 수 밖에 없네요."


레인이 중얼거리자 회의장의 모두가 그녀에게 시선이 몰렸다.


"있었으면 좀 빨리 말하라구! 다른 방법이 뭔데?"


예리엘은 당장이라도 헤드락이라도 걸 기세로 물었다. 레인은 손을 휘휘저으며 "우리끼리는 정말로 방도가 없어요."라고 웃어보였다.


"하지만 우리에겐 동맹이 있잖아요?"


예리엘은 게랄드에게 "있었어?"라고 물었고, 게랄드는 자신이 묻고 싶은 것을 예리엘이 먼저 물었으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시선으로 모르겠네, 누구지, 우리가 아는 사람인가? 등의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 아미가 정답을 이야기 했다.


"학생군들 말씀이시군요?"


"엑.. 학생군? 메렌스에 들어간 다음 꼼짝도 안하고 있잖아?"


"학생들이 그렇게 전투에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예리엘과 게랄드가 동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레인은 태연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없어요. 스스하가 멸망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그들에게 출진을 요청해야해요."


상단장과 부상단장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결국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출전해줄까?"


"제가 직접 가서 설득하도록 하죠. 그들의 도움이 꼭 필요해요."


레인을 말리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예리엘은 결국 몇 번의 한숨 끝에 그녀를 보내며 호위역으로 게랄드를 붙여주었다.


작가의말

테르센트의 궁사들은 사정거리가 500보에 달하며, 매우 정확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바람 정령이 그들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티프소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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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8화. 기만 15.06.22 43 3 6쪽
68 67화. 잡담 15.06.19 90 2 6쪽
67 66화. 교섭, 그리고 동맹 15.06.17 54 3 15쪽
66 65화. 패배를 앞두고 -3 15.06.15 50 3 16쪽
65 64화. 패배를 앞두고 -2 +1 15.06.12 208 3 16쪽
64 63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3 15.06.12 129 3 7쪽
63 62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2 15.06.10 92 3 21쪽
62 61화. 호르리텐시아 수비전 -1 15.06.08 164 3 10쪽
61 60화. 실패 -2 15.06.05 91 4 8쪽
60 59화. 정의의 군대가 되기 위하여 15.06.03 96 5 9쪽
» 58화. 스스하 수비전 -1 15.06.01 147 4 7쪽
58 57화. 실패 -1 15.06.01 76 3 6쪽
57 56화. 되찾은 세인트 에일린 -2 15.05.29 56 3 11쪽
56 55화. 되찾은 세인트 에일린 -1 15.05.29 158 3 11쪽
55 54화. 리프베아체의 반란 15.05.27 181 4 6쪽
54 53화. 승리는 거두었으나 15.05.25 146 3 22쪽
53 52화. 새로운 무기를 -1 15.05.22 192 4 12쪽
52 51화. 패배를 앞두고 -1 15.05.20 147 3 8쪽
51 50화. 라즈나 일가의 젊은 당주 15.05.18 104 4 10쪽
50 49화. 남 랑시에의 불꽃 작전 15.05.15 109 3 9쪽
49 48화. 사투의 끝 15.05.13 124 3 18쪽
48 47화. 사투- 후편 15.05.11 131 3 21쪽
47 46화. 광마도적단 15.05.08 120 3 28쪽
46 45화. 미끼가 사는 방법 -2 15.05.06 297 3 17쪽
45 44화. 미끼가 사는 방법 -1 15.05.06 230 3 20쪽
44 43화. 기로 - 최악의 선택 15.05.04 127 4 9쪽
43 42화. 사투 -중편 15.05.01 153 3 12쪽
42 41화. 탈출 15.05.01 163 4 11쪽
41 40화. 원조 15.05.01 246 5 16쪽
40 39화. 사투 -전편 +1 15.05.01 19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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