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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님의 서재입니다.

심연의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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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uros
작품등록일 :
2017.06.26 20:13
최근연재일 :
2017.09.26 08:52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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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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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글자수 :
213,883

작성
17.09.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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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8화 - 아리엘의 과거 8

DUMMY

루시퍼의 날 2조에게 지급된 심연의 무기는 총 7종류로 물론 그 후 다시 각지의 지부로 보관이 완료 되었는데 무저갱 지부의 라스트 콜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실은 페렐의 부탁을 받은 진이 라스트 콜을 그가 가지고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었고 지금 진은 그때 자신의 선택을 깊이 후회하고 있었다.


"루시퍼의 날 아리엘을 구하려고 라스트 콜을 신청한 너를 보고 난 너의 부탁에 아무런 의심도 갖지 않았어...그런데 지금 그 무기를 아리엘을 죽이는데 사용하려는 거야?"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진심이 담긴 페렐의 대답이었지만 라스트 콜의 작동 원리를 알고있는 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사용하는 순간 아무리 일이 잘 풀린다해도 참담한 결과만이 남을 거라는걸 잘 알고있었다.


"진! 어서 생활관으로!"


제이크가 다른 간수들과 이동하며 아직 남아있는 진을 향해 소리쳤지만 진은 묵묵부답으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결국 생활관으로 이동한건 제이크와 엔도 그리고 하르켈의 팀원 1명까지 총 3명이었고 남은건 진과 페렐, 케일과 하르켈까지 4명이었다.


페렐의 손에 들린 단도를 보며 케일이 입을 열었다.


"어리석은짓 하지마 페렐...우선 생활관으로 이동해서 제대로 전투준비를 하면 이길 수 있어."


"이미 전력이 너무 많이 감소했어..."


이번엔 하르켈이 나서며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하겠다."


무언가 결심을 굳힌 얼굴의 하르켈이 손은 펼쳐 들며 자신에게 단도를 건내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페렐은 고개를 저으며 하르켈의 제안을 거절했다.


"제가 져야할 책임입니다. 생활관으로 가십시오...진도 어서."


"웃기지마 가려면 너나 가. 난 아리엘과 이야기를 해봐야겠어."


페렐을 째려보며 말하는 진의 모습은 분노로 가득차 있었지만 적대감이 아닌 혼란과 슬픔이 섞인 복잡한 종류의 표정이었다.



"....."


구덩이로 떨어진 아리엘은 당황한 표정으로 바닥에 누운채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진이라는 이름의 남성 그리고 그를 본 순간 스치듯 떠오르는 단편적인 장면들. 아리엘은 머리속에 떠오른 기억을 되짚어보려 했지만 그녀의 몸을 가득 채운 검은 기운은 불순물을 용납하지 않았다. 떠올랐던 기억은 순식간에 저편으로 사라졌고 다시금 밀려오는 정체불명의 평온함이 그녀를 감쌋다. 검은 기운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살육의 파티를 즐기는 것.


상체를 일으킨 아리엘이 손바닥을 펼치자 그 위에서 검은 기운이 모이며 응축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유희를 방해한 진이라는 이름의 남자. 가능하면 그의 고통과 죽음의 순간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싶었지만 아까같은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이상 직접 다가갈순 없었다.


그녀의 손 위로 모인 검은 구체가 위로 향하며 떠올랐고 3명중 케일이 검은 구체를 가장 먼저 발견하며 소리쳤다.


"조심해!"


케일의 외침을 듣자 마자 페렐은 진을 잡아당기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만약 케일의 외침을 듣고 페렐이 뒤를 돌아봤다면 피하기는 이미 늦었을 것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아리엘의 공격은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였다.

아까전 가공할 파괴력과 속도를 갖춘 아리엘의 공격을 본 페렐은 그녀와 자신의 힘의 차이를 일찌감치 인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케일의 외침을 들은 순간 페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몸을 날렸다. 대응할 생각은 버리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0.1초라도 줄여 우선 공격을 피하고 본다는 판단이었다.


옆으로 기우는 진의 몸. 그리고 그런 진의 오른쪽 어깨를 뚫고 지나가는 한줄기 검은 빛.

진의 비명소리를 들은 페렐이 안좋은 느낌을 받으며 자신의 뒤로 진을 끌여당겼다.

그리고 채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또다시 날아온 검은 빛이 페렐 뒤로 살짝 삐져나온 진의 다리를 관통했다.


"아아악!!!"


다시 터져나온 진의 비명 그리고 페렐은 공중에 떠있는 검은색의 구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체가 반짝이나 싶더니 페렐이 아차하는 순간 3번째 빛이 이번엔 페렐의 다리를 그대로 뚫고 지나가며 진의 왼팔마저 관통했다.


또다시 진의 신음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이를 악문 페렐이 단도를 치켜들었다.

마지막 멋들어진 대사를 할 시간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다.

소중했던 사람들을 생각할 시간 또한 없었다.

다시한번 예상을 뛰어넘는 아리엘의 공격에 1초가 다급한 상황이었다.


애써 스스로 각오를 굳혔건만 아리엘의 이상증세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은 덕분에 이젠 진까지 목숨을 잃게 생겼다. 자신을 질책하는 마음을 마지막으로 페렐은 라스트 콜이라는 이름의 은빛의 단도를 자신의 심장으로 찔러 넣었다.


"안돼!"


케일의 외침을 마지막으로 모든게 순식간이었다. 라스트 콜의 날 끝이 페렐의 심장을 관통하는 순간 단도가 박힌 부분에서 백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고 페렐의 비명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주변을 집어삼켰다.


"우아아아아!!!!"


이어서 괴성을 지르는 페렐의 눈과 입에서도 백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며 간수들은 물론 아래에 있는 아리엘 조차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백색의 빛이 복도를 가득 매웠다.


"멈춰...페렐...제발.."


무릎꿇은채 빛을 뿜어내는 페렐의 몸을 진이 오른팔을 들어 붙잡으려 했지만 뒤에서 달려온 케일이 진을 들쳐매고는 뒤로 냅다 도망가기 시작했다.


"늦었어! 여기있다간 휩쓸리는 순간 사망이야!!"


"생활관으로!"


케일과 하르켈의 외침을 들으며 끌려가는 진의 눈에 페렐의 마지막 모습이 들어왔다.

페렐은 몸 안에서 부터 점점 커지는 빛에 삼켜지고 있었다.



아리엘은 자신의 유희를 방해한 진을 단숨에 죽일 생각은 없었다.

조금더 고통스럽게 조금더 절망스럽게...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아래에서 진의 3번째 비명소리를 들은 아리엘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숨통을 끊기위해 검은 구체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리려고 할때였다.

사방으로 덥쳐오는 빛에 놀란 아리엘이 이상한 변화를 눈치채며 자리를 박차고 뛰어올랐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건 도망가고 있는 세명의 간수들과 무릎을 꿇은채 남아있는 하나의 간수 그리고 정체를 알수없는 힘은 그 한명의 남아있는 간수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그 간수는 이미 인간의 형태를 잃어가고 있었다. 마치 말라 부스러진 낙엽이 바람에 스러지듯 그의 옷가지와 살점이 하얗게 타오르며 공중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알지 못한 아리엘은 도망가는 간수들을 쫒지 않고 가만히 서서 앞의 간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눈앞의 남자는 빠르게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안에서 느껴지는 힘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파앗.


아리엘이 신호를 받은 공중의 구체가 검은 빛을 발사하며 페렐의 몸을 꿰뚫었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그를 집어삼킨 빛이 점점 다시 작아지고 있음에도 그의 힘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었다.


"..."


천천히 일어서는 페렐, 그리고 아리엘은 그를 노려보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번에 미소를 띄고 있는 쪽은 다름아닌 페렐이었다.


"대상 확인했다...걱정말고 편히 쉬어라 소환자여."


하얀 연기가 걷히며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더이상 페렐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완전히 다른 존재였다.

백색의 비늘로 뒤덥힌 팔과 날카로운 손톱 그리고 짐승의 눈과 머리카락이 있어야 할 곳에 자리잡고 있는 붉은 깃털, 이세상의 존재가 아니었다.


라스트콜.


그들이 존재하는 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태양계 저편인지 아니면 아예 다른 은하인지 알수 없으나 그들도 우리와 같은 한 행성의 주인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들을 우리의 세계로 불러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이 작은 단도는 소유자의 목숨과 육신을 대가로 발동되며 그로인해 현새로 강림한 그들은 소환자를 대신해 그의 적을 처단함으로써 거래를 완료한다.


case1. 1947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당시 악명 높았던 살인마가 소유하고 있었으며 얼마 후 그에게 한 소녀가 살해되면서 발동되었다. 단도가 소녀의 심장을 관통하는 순간 이세계의 존재가 그녀의 몸을 매개체로 소환되었으며 그 존재는 자신을 '창성대좌'라고 밝힌 후 곧바로 살인마를 잔인하게 살해, 그 후 2분여간 가만히 머물다 소멸함.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되며 위의 내용은 일반인 목격자의 진술이기에 100프로 신용하기에는 정확하지 않음.)

창성대좌 추정 등급 - 정보가 미흡해 측정 불가.


case2. 1953년 아르델 지부의 간수 포라에 의해 두번째로 사용되었다.

2레벨 C등급의 언노운 '화마 수라'와의 전투에서 열세에 밀리자 자신의 부하에게 강제로 사용 했으며 이번에 소환된 존재는 자신을 '에게나'라고 밝힘.

에게나는 '화마 수라'와 팀장 포라를 소멸시킨 후 3분정도 머물며 살아남은 2명의 간수와 대화를 하다 사라짐. 대화중 자신들은 지구를 떠난 구 세계의 신들이라는 대사를 언급함. (진위여부 불투명)

에게나 추정 등급 - 정보가 미흡해 측정 불가. (최소 B등급 이상의 3레벨로 추정)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라스트 콜이 사용되지 않은 이유는 불 보듯 뻔했다. 사용자의 목숨이라는 너무도 무거운 대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라스트 콜의 비밀을 밝히려 했지만 번번히 아무런 성과도 없이 실패만을 거듭하자 결국 연구 중단과 해금이 동시에 이루어지며 무저갱 본부에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라스트 콜의 3번째 사용자가 나타났다. 심연의 연구원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면 눈을 번뜩일 상황이지만 지금 이곳엔 단 둘만이 남아있었다.


"기라우네시도라메이아...짧게 기라라고 한다. 그럼 이제 죽어라."


자신을 기라라고 밝힌 존재가 팔을 들어올리자 기라를 노려보고 있던 아리엘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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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 아리엘의 과거 12 17.09.26 66 1 11쪽
52 51화 - 아리엘의 과거 11 17.09.23 41 1 11쪽
51 50화 - 아리엘의 과거 10 17.09.19 54 1 12쪽
50 49화 - 아리엘의 과거 9 17.09.18 55 1 8쪽
» 48화 - 아리엘의 과거 8 17.09.15 61 1 10쪽
48 47화 - 아리엘의 과거 7 17.09.12 35 1 8쪽
47 46화 - 아리엘의 과거 6 17.09.08 41 1 9쪽
46 45화 - 아리엘의 과거 5 17.09.05 69 1 12쪽
45 44화 - 아리엘의 과거 4 17.08.28 85 1 9쪽
44 43화 - 아리엘의 과거 3 17.08.23 90 2 8쪽
43 42화 - 아리엘의 과거 2 17.08.18 55 1 11쪽
42 41화 - 아리엘의 과거 1 17.08.16 96 1 11쪽
41 40화 - 그후2 17.08.10 70 1 12쪽
40 39화 - 그 후 17.08.08 70 2 7쪽
39 38화 - 탈출 17.08.04 49 1 13쪽
38 37화 - 하루가 저물며. 17.08.04 81 1 8쪽
37 36화 - 아드리안의 회상 17.08.04 57 1 9쪽
36 35화 - 일촉즉발 17.08.04 66 1 18쪽
35 34화 - 잡담. 17.08.03 70 1 8쪽
34 33화 - 다가오는 그림자. 17.08.03 45 1 11쪽
33 32화 - 제이크 17.08.02 65 1 9쪽
32 31화 - 또 다른 불청객 17.08.02 71 1 9쪽
31 30화 - 어쩌다 친구. 17.07.31 75 1 7쪽
30 29화 - 불청객 17.07.31 82 1 8쪽
29 28화 - 대화 17.07.29 124 1 7쪽
28 27화 - 수습 17.07.28 103 1 8쪽
27 26화 - 타결 17.07.26 83 1 7쪽
26 25화 - 검은날개4 17.07.25 81 2 7쪽
25 24화 - 검은날개3 17.07.24 88 1 8쪽
24 23화 - 검은날개2 17.07.21 115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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