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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님의 서재입니다.

심연의감옥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tauros
작품등록일 :
2017.06.26 20:13
최근연재일 :
2017.09.26 08:52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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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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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글자수 :
213,883

작성
17.08.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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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2화 - 아리엘의 과거 2

DUMMY

다음날 아리엘이 관련된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팀인 제이크나 페렐 또는 엔도가 아닌 다른 이와의 다툼이었다. 차라리 엔도와 또한번 문제가 발생한거였다면 팀내에서 어떻게든 무마시킬 수단이 있었을 테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사고가 난곳은 직원들의 휴식처중 한곳인 정원으로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장식되어 있는 조용한 공간이었지만 페렐의 팀원인 수의 비명소리가 짧게 울려퍼진 후론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쥐새끼가..."


이마를 움켜쥔 사무엘이 잔뜩 화가난 표정으로 아리엘을 쏘아보고 있었다. 찡그린 표정의 사무엘의 이마에선 손가락 사이로 붉은 선혈이 몇가닥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무엘 앞으로 몇발자국 떨어진 곳엔 아리엘과 수가 서있었는데 걱정된 표정의 수와는 달리 아리엘은 성난 짐승처럼 자세를 낮추고는 당장이라도 앞의 남자에게 달려들 기세로 위협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난 괜찮아 아리엘, 진정해!"


수를 보호라도 하는양 둘의 사이를 가로막고 사무엘과 대치하고 있는 아리엘을 끌어당기며 수가 외쳤다. 하지만 굳건한 아리엘은 수의 당기는 힘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리엘은 키가 상당히 작은 편이었고 수는 반대로 여자치고는 상당히 키가 큰편이었지만 둘의 엄청난 신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리엘의 버티는 힘은 수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사무엘이 이마를 감싼 손을 아래로 털어내자 정원에 핀 아름다운 백색의 꽃위로 붉은 선혈이 흩어졌다. 그의 이마엔 세줄기의 기다란 상처가 생겨있었다. 아리엘이 할퀸것이었다.


"그래 해보자는거지? 운좋게 살아오더니 겁을 상실했구나."


"겁을 상실한건 너겠지"


아리엘의 비아냥이 끝나기 무섭게 사무엘의 오른발이 아리엘을 향해 날아들었다.


"사무엘!"


수가 소리쳤지만 사무엘의 발은 멈출생각이 없었다. 사무엘은 자신의 이마를 할퀸 저 건방진 꼬맹이의 얼굴을 어서 빨리 엉망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사무엘은 알지 못했다. 수가 걱정을 하며 외친건 아리엘이 아닌 바로 자신이었다는걸.


아리엘이 누구던가, 해결사 아리엘로 불리며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위험도가 높은 임무들을 계속해서 완수한 최정예 간수였다. 그녀의 실력은 11개라는 많은 팀이 상주하고 있었던 이곳 무저갱에서도 견줄자가 몇 없던 진짜배기였다. 물론 아리엘의 전투를 직접 본적이 없던 다른 팀원들중 많은 이들이 연약해보이는 아리엘의 겉모습만을 보고 의문을 품었지만 같은 팀인 수는 그녀의 강함을 잘 알고있었다.


-퍽


사무엘은 자신의 발끝으로 전해져오는 둔탁한 타격감에 미소를 지었다. 정확히 아리엘의 얼굴을 명중시켰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띈 미소였지만 곧바로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에 붙들린듯 꼼작도 하지않는 자신의 발에 이상함을 느낀 사무엘이 힘을 주며 뒤로 빼려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리엘의 손이 얼굴로 날아든 사무엘의 발을 한손으로 쥐고있었다.


"그리고 넌 나랑은 달리 운도 없구나."


아리엘이 발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자 사무엘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짧은 신음소리를 내었다. 당장이라도 발의 뼈가 가루가 될것만 같았다.

대체 저 작은 손에서 어떻게 저런 악력이 나올 수 있는지 기가막힐 노릇이였지만 이대로 주저앉기엔 사무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고정된 자신의 발을 축으로 삼으며 아리엘쪽으로 몸을 던지듯 튕겨온 사무엘이 주먹을 들어 다시한번 공격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허무하게 실패했다. 아리엘이 붙잡은 발을 뒤로 당기자 중심을 잃은 사무엘의 몸이 뒤로 넘어가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바닥과 충돌하며 뒤통수로 전해지는 충격에 사무엘은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곧바로 그런 그의 얼굴 위로 아리엘의 주먹이 내리 꽂히기 직전이었다.


-촤악!


아리엘은 자신의 등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촉을 감지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불에 데인듯한 뜨거운 무언가가 등에서부터 올라오며 순식간에 온몸을 휘감고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한 충격을 주었다.


사무엘의 얼굴로 낙하하는 주먹을 거둔 아리엘이 마치 날다람쥐처럼 몸을 날려 쓰러진 사무엘을 가볍게 뛰어넘고는 한바퀴 몸을 굴리며 자신을 공격한 등뒤의 누군가로부터 눈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벌렸다.


"무슨짓이야 수!"


아리엘을 공격한건 다름아닌 수였다. 이대로면 큰 사고로 이어질것만 같아 어쩔 수 없이 수가 아리엘에게 채찍을 휘두른 것이었다. 이 위험한 무기를 언노운이 아닌 같은 편에게 사용하게 될 줄은 수도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지만 행동에 여유를 줄 상황이 아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사무엘은 큰 부상을 입을 상황이었고 맨몸으로 아리엘을 막을 힘이 없던 수에겐 이 방법뿐이었다.


"이만하면 됐어 아리엘 이제 멈춰!"


수는 마치 호랑이를 조련하는 서커스의 숙련된 단원마냥 채찍을 다시 한번 바닥으로 감아치며 무서운 기백을 아리엘에게 쏘아보냈다. 하지만 아리엘은 움츠러들기는 커녕 이번엔 수를 무섭게 노려보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리엘의 의외의 모습에 수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위협적으로 쏘아보며 당장이라도 덮쳐올것 같은 아리엘의 저런 모습은 여태껏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아리엘이 아니었다.


겁을 먹고는 몇번 뒷걸음질을 친 수는 어느세 자신도 모르게 전투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된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리엘과 수는 다른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가.


아까전과는 달리 수는 긴장된 표정으로 아리엘을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하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이성을 잃은 아리엘이 자신에게 달려들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아리엘과 싸우고 싶진 않았지만 채찍을 쥐고 있는 손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수의 걱정과는 다르게 아리엘의 반응은 의외였다.


"우..으.."


수에게 뭔가 말하려다 순간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말을 잊지 못한 아리엘이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이다 몸을 홱돌리곤 그대로 정원을 빠져나간 것이었다.


수는 정원에서 도망치듯 나가버린 아리엘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어서 순식간에 밀려오는 후회섞인 감정에 수는 말로 표현못할 죄책감을 느꼇다. 채찍으로 아리엘을 멈춘것까진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자기합리화를 해도 그 다음 행동은 분명한 실수였다. 무기를 거두고 대화로 아리엘을 진정시켜야 했는데 순간 자신을 째려보는 아리엘에게 공포심을 느낀 수는 전투태세를 갖춰버렸다.


"아..."


짧은 탄식을 밷은 수가 계속해서 밀려오는 후회와 자기혐오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아리엘을 쫒아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아리엘에게 한시라도 빨리 진심어린 사과를 전해야 했다.


"안그래도 마음이 여린아이인데..."


정원을 나가기전 수는 몸을 일으키고 있는 사무엘을 내려다 봤다. 사무엘도 수를 올려다봤지만 차가운 표정으로 무섭게 째려보고 있는 수와 눈이 마주치자 애써 아닌척 시선을 다시 바닥으로 돌렸다. 그런 사무엘의 위로 수의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왔다.


"방금 있었던일은 없던걸로 하죠, 저도 그쪽이 절 성추행 하려고 했던건 잊을테니..."


바닥에 앉아있는 사무엘은 혀를 한번 차고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먼산보듯 딴청을 피웠다. 수의 말에 동의한다는 암묵적인 표현이었다. 오히려 사무엘에게 이득이되는 부분이 많은 제안이었다.




.....


"엇...아리엘?"


페렐과 제이크 그리고 엔도가 함께 복도를 걷다 멀리서 뛰어오는 아리엘을 보고는 제이크가 먼저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냈지만 아리엘은 들리지 않는지 그대로 제이크의 인사를 무시하고는 3명을 지나치며 뛰어갔다.


"아리엘 울고 있지 않았어?"


페렐이 묻자 엔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뛰어갔지만 분명 살짝 보인 아리엘의 얼굴은 울상이었다.


"또 무슨일이라도 있는건가..."


제이크가 말하는 와중에 이번엔 같은 방향에서 수가 급하게 뛰어오다 페렐일행을 발견하고는 멈춰서며 말했다.


"대장, 아리엘 못봤어요?"


딱봐도 아리엘을 쫒고 있는 모양새였다. 페렐이 조용히 엄지로 자신의 등뒤를 가리키자

숨을 고른 수가 다시 다리를 움직였다.


"생활관이구나...고마워요 대장."


아리엘에 이어서 뒤로 멀어지는 수를 쳐다보던 엔도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뭔일 있나본데 안물어보고 그냥 보내시게요?"


"큰일이었으면 우리한테 말했겠지...여자들끼리 해결하게 냅두자고."


엔도의 생각은 달랐다 어제의 일도 그렇고 루시퍼의 날에서 살아돌아온 이후로 아리엘은 무언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물론 엔도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심각한 부상은 없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쇠약해져 있을 겁니다. 뭐니뭐니해도 그 지옥과도 같았을 현장에 있었으니까요...정신과치료를 권했지만 그건 본인이 싫다고 했으니 어쩔수 없고...혹시 트라우마 증상이나 PTSD로 의심되는 행동이 보이면 알려주십시오.'


루시퍼의날 이후 의무실로 호송된 아리엘의 담당 의사가 페렐에게 전한 말이었다.

확실히 아리엘은 요즘 난폭해지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지는등 이상행동을 보인적이 몇번 있었지만 페렐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제도 별일 아니었고...크게 신경쓰지 말자."


"저한텐 별일이었다고요 대장. 제일 아끼던 셔츠였는데..."


엔도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걷고 있는 일행 앞 복도의 왼편에서 사무엘이 잔뜩 화난 표정을 지은채 걸어나오며 그들을 지나쳐갔다.


"이 XX년들 두고보자..."


분노에 이성을 잃은듯한 표정과 이마에 생긴 무언가가 할퀸듯한 상처에서 흐르는 피.

욕설과 함께 무언가 중얼거리며 걸어가는 사무엘을 멍하니 쳐다보던 일행중 페렐이 먼저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별일아닐거야 그치 엔도?"


제이크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며 골치아픈 표정을 지을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짧게 답한 엔도의 말만이 들려왔다.


"사무엘한테는 별일인거 같네요..."


작가의말

대사 문장을 []에서 “”로 바꿨습니다. 나중에 시간을 들여 지금까지 올라온 41화 모두 수정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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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 아리엘의 과거 8 17.09.15 61 1 10쪽
48 47화 - 아리엘의 과거 7 17.09.12 35 1 8쪽
47 46화 - 아리엘의 과거 6 17.09.08 41 1 9쪽
46 45화 - 아리엘의 과거 5 17.09.05 69 1 12쪽
45 44화 - 아리엘의 과거 4 17.08.28 85 1 9쪽
44 43화 - 아리엘의 과거 3 17.08.23 90 2 8쪽
» 42화 - 아리엘의 과거 2 17.08.18 56 1 11쪽
42 41화 - 아리엘의 과거 1 17.08.16 96 1 11쪽
41 40화 - 그후2 17.08.10 70 1 12쪽
40 39화 - 그 후 17.08.08 71 2 7쪽
39 38화 - 탈출 17.08.04 49 1 13쪽
38 37화 - 하루가 저물며. 17.08.04 81 1 8쪽
37 36화 - 아드리안의 회상 17.08.04 57 1 9쪽
36 35화 - 일촉즉발 17.08.04 67 1 18쪽
35 34화 - 잡담. 17.08.03 70 1 8쪽
34 33화 - 다가오는 그림자. 17.08.03 45 1 11쪽
33 32화 - 제이크 17.08.02 65 1 9쪽
32 31화 - 또 다른 불청객 17.08.02 71 1 9쪽
31 30화 - 어쩌다 친구. 17.07.31 75 1 7쪽
30 29화 - 불청객 17.07.31 82 1 8쪽
29 28화 - 대화 17.07.29 124 1 7쪽
28 27화 - 수습 17.07.28 103 1 8쪽
27 26화 - 타결 17.07.26 83 1 7쪽
26 25화 - 검은날개4 17.07.25 81 2 7쪽
25 24화 - 검은날개3 17.07.24 88 1 8쪽
24 23화 - 검은날개2 17.07.21 115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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