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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쟁투 님의 서재입니다.

데페라도 탈출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10.17 11:51
최근연재일 :
2023.01.02 20:00
연재수 :
1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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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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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글자수 :
867,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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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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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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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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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03화

DUMMY

뉴플릭스는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다.

그들은 모기업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영화, 드라마, 예능을 만들어 냈고 수억 명의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제임스는 그런 기업의 사장이니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었는데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현물을 쌓아 두고 있진 않을 거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출소 후 돈 때문에 눈이 멀었던 이강재는 시간이 지나자 몇 가지 이상한 점을 느끼고 있었다.


“저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뭐?”

“제임스의 집은 한국에 없잖아.”

“그런데?”

“분명 호텔에 귀중품을 쌓아 두고 있진 않을 텐데 뭘 털러 가는 거야?”


뉴플릭스 사장 제임스는 외모 외에는 나이도 국적도 모두 불명이었다.

당연히 그가 살고 있는 집도 밝혀진 것이 없었다.

그저 파랑새를 통해 일정을 알리는 등 소통하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 오달소가 지갑과 휴대폰을 훔치라고 했을 땐 해킹으로 계좌를 털든 하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조금 머리가 식으니 이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이강재의 질문에 오달소의 부하 각진 얼굴은 싸늘하게 말했다.


“넌 그냥 놈이 묵고 있는 호텔에 들어가서 싹 다 가지고 나오면 돼.”

“나는 그냥 큰돈 못 만질 것 같은데 헛고생하는 것 같아서 그러지.”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해. 아니면 드럼통에 들어가고 싶나?”

“아, 아니야. 알았어.”


사내의 서슬 퍼런 기세에 이강재는 기가 죽었다.

오달소 패거리의 행동으로 봤을 때 분명 돈이 아닌 따로 노리는 물건이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생각보다 위험도가 높아질 것 같은 예감에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를 감싸고 있는 수많은 양복 깡패들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도 없었다.

이강재는 자신의 멍청함을 원망하며 사내를 따라갔다.


“놈은 구성 호텔 7층 스위트룸에 숙박하고 있다. 가서 쓰레기 하나라도 모조리 가지고 와.”

“그··· 내가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돈 될 만한 것만 후딱 훔쳐 오면 안 될까?”

“쓸데없는 소리 말라고 했지. 방 안에 있는 것은 머리카락 한 올까지 싹 다 긁어 가야 해.”

“아, 알았어.”


이강재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오달중을 빼내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더니 이제는 돈이 되든 말든 다 훔치라니.

잘못하면 뽀찌는커녕 꼬리 자르듯 독박을 쓰고 죽을지도 모른다.

이강재는 여차하면 도망칠 생각으로 주변을 살피며 사내들을 따라갔다.


***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 구성그룹.

회장 일가의 막내딸이 운영하는 구성 호텔은 철저한 보안과 응대로 유명했다.

소문에 의하면 투숙하고 있는 모든 고객의 얼굴을 외워 외부인이 나타나면 접근해 여러 가지를 묻는다고 한다.

때문에 오달소는 일을 실행하기 전에 구성 호텔의 객실을 잡아 두었다.


“누가 잡고 물어보면 606호에 묵고 있다고 하면 돼.”

“알았어.”

“그리고 눈알 좀 굴리지 마. 수상한 놈인 거 티 내냐?”

“그냥 불안해서 그러지.”

“후우, 어떻게 이딴 놈이 우리나라 도둑 서열 2위인 건지.”


각진 얼굴의 한숨에도 이강재는 열심히 눈동자를 굴렸다.

구성호텔은 상당히 넓었으나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눈에는 벌써 세 개의 탈출로가 들어왔다.

나중에 정말 위험한 순간이 되면 그곳을 통해 빠르게 도망칠 생각이었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순조롭게 제임스의 객실로 향했다.

사전에 객실을 잡아 둔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한 번을 제외하면 그들에게 오는 직원은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제임스의 객실 문 앞에 도착했다.


“애들 둘 붙여줄 테니까 빨리 들어가서 끝내. 난 여기서 망보고 있을게.”

“알았어.”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가져오는 것 잊지 말고.”


각진 얼굴은 객실 안의 먼지 한 톨이라도 남김없이 가져오라며 몇 번이고 강조했다.

그럴수록 이강재의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그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카드키를 넘겨받았다.

백금색의 카드키는 딱 봐도 고급스러움이 넘쳤다.

이강재는 갑자기 밀려드는 긴장감에 담배가 간절했다.

그러나 호텔은 금연 구역이고 각진 얼굴이 한 대 피울 시간을 줄리 없기에 단념해야 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카드키를 꽂았다.


***


객실 안으로 들어선 이강재는 깜짝 놀랐다.

평생 모텔만 이용하던 그에게 구성 호텔 스위트룸은 신세계였다.

방도 많았고 화려한 그림이나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무슨 여관방이 이래? 대체 방이 몇 개야?”

“이보쇼 형씨. 놀러 왔어? 한눈팔지 말고 일이나 합시다.”

“아, 알았어.”


이강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객실의 모습에 좀 더 구경하고 싶었으나 일이 먼저였다.

그는 일단 가볍게 방 안을 훑었다.

벽에 액자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고 금고 또한 눈에 들어왔다.

침대 밑을 내려다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역시 이런 쉬운 곳에는 아무것도 없구나. 일단 금고부터 까 볼까?”


객실의 금고는 터치패드 형식과 다이얼이 혼합된 형태.

제법 까다로운 놈이었다.

이강재는 가방에서 기다란 꼬챙이와 전동드릴, 청진기를 꺼냈다.

이 꼬챙이는 그와 수년을 함께한 동료로 오달중과 함께 고안하여 제작한 만능 열쇠였다.

이강재는 우선 전동드릴로 금고에 구멍을 뚫었다.


위이잉!


드릴이 철판을 꿰뚫으며 굉음을 냈다.

방안 가득 소음이 울렸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명색이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호텔인 구성 호텔.

방음 수준도 최상급이라 남들이 들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구멍은 뚫었고.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


총 세 개의 구멍이 뚫렸고 그 안으로 꼬챙이를 쑤셔 넣었다.

이강재는 꼬챙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순차적으로 구멍을 헤집었다.


삐리릭!


됐다.

금고의 비밀번호를 재설정해 풀어낸 이강재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청진기를 썼다.

이 방식은 한물간 구식이 분명했지만 이런 다이얼 방식을 처리할 땐 무엇보다 유용했다.

구식의 방법이 최고의 실력을 지닌 이강재와 만나니 엄청난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침착하고 천천히 다이얼을 돌렸다.


“······.”


왼쪽으로 4회 오른쪽으로 6회.

이강재는 소리에 집중하며 손을 움직였다.

그렇게 꽤 시간이 흐른 후.


딸깍.


다이얼이 맞물리는 느낌과 함께 이강재는 씩 미소를 지었다.


“됐다.”


이강재는 긴장으로 흘린 땀을 훔치며 묘한 쾌감을 만끽했다.

설렘과 흥분으로 떨리는 손.

금고의 문을 여니 찬란한 황금빛이 쏟아져 나왔다.


“예스! 대박이다!”


금고 안에는 커다란 황금 두꺼비가 그를 맞이했다.

두꺼비 외에도 여러 종이들이 있었는데 모두 무기명 채권과 주식이었다.

대충 가치만 따져도 억이 넘어갈 것 같았다.

한 건 해낸 이강재는 뿌듯한 표정으로 오달소의 부하들을 봤다.


“다들 이것을 봐. 완전 대박······ 너희 뭐 하냐?”

“왜 그러쇼?”

“도둑질했다고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짓이야?”


호텔 객실은 오달소 부하들로 인해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물건 찾는다고 헤집어 놓은 것이겠지.

이렇게 방을 엉망으로 만들면 금방 도난당한 것을 눈치챌 것이다.

객실 청소를 위해 온 직원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이강재는 초짜들과 일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혀를 찼다.


“우리 얼굴이 카메라에 다 찍혔을 텐데 걸리면 어쩌려고?”

“물건 찾는 게 우선이니 신경 쓰지 마쇼. 그보다 뭐 찾은 건 있나?”

“당연하지. 대충 계산해도 일억은 넘을걸?”


이강재는 금고에서 찾은 금두꺼비와 무기명 채권 등을 보여줬다.

그런데 어쩐지 깡패들의 표정에 기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이강재를 책망했다.


“그런 건 대충 챙기고 다른 것을 찾아 보쇼.”

“왜? 이 정도면 충분한 거 아니야?”

“다른 게 더 있을 테니 찾아보라고.”

“내가 도둑질 선배로서 말하는 건데 사람은 만족을 알아야 해. 이만하면 됐잖아.”

“아, 시끄럽고 더 찾으라고!”


오달소의 부하들에게서 살기가 느껴졌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놈들에게 돈 외에 다른 목적이 있음이 확실했다.


“알았어. 할게.”

“똑바로 합시다. 우리도 손에 피 묻히긴 싫으니까.”

“으, 응.”


이강재는 대충 객실을 뒤지는 시늉을 하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원래 진짜 중요한 물건은 예상치 못한 곳에 숨기는 법이라며 둘러대니 놈들도 수긍하는 눈치였다.

이강재는 화장실에서 대책을 생각했다.


“미친놈들. 뭘 노리는 거야? 사람 불안하게.”


아무리 봐도 이건 단순한 도둑질이 아니다.

최대한 빨리 오달소 패거리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이강재는 차라리 빨리 일을 끝내고 호텔 로비에서 소란을 일으키자고 생각했다.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경찰의 품이 오히려 안전할 테니 직원 한 명을 붙잡고 패 버리다 잡히면 깡패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좋아. 대충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하고 일단 뒤지는 척을 하고 나가자.”


이강재는 사내들에게 의심받지 않게 화장실에서 물건을 찾는 척을 했다.

그는 변기를 밟고 올라가 천장의 타일을 뜯어 손을 넣었다.

그런데 행운인지 불행인지 손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뭐지?”


제법 크고 무거운 느낌에 이강재는 두 손을 넣어 꺼냈다.

화장실 천장에서 나온 것은 검은색 상자였다.


“이게 뭐지?”

“그건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데요.”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의 목소리에 이강재는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


이강재는 굳어버린 몸을 억지로 돌려 뒤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도박장에 있어야 할 제임스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어떻게······.”

“손기술이 제법 뛰어나시네요. 지갑과 휴대폰을 훔쳐 가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당신은 지금 하우스에 있어야 하는데······.”


오달소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제임스는 여기 있을 수 없다.

그는 이강재가 지갑과 휴대폰을 훔침과 동시에 제임스에게 술과 여자를 보냈다.

오달소는 무한 서비스를 통해 제임스가 정신 차리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심지어 음식에 약을 타 제정신이 아니게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때문에 제임스는 인사불성이 되어 하우스에 처박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제임스는 너무나 멀쩡한 상태로 수십 킬로미터의 거리를 넘어 이곳에 와 있었다.


“아주 흥미로워요.”


이강재는 제임스의 눈을 피하며 오달소의 부하들을 찾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제압되어 쓰러진 상태였다.

당황한 이강재를 보며 제임스는 말했다.


“일단 그 상자는 주실래요? 중요한 물건이라.”

“예. 여기 있습니다.”

“우리 도박장에서 봤죠? 화장실에서 제 물건을 훔쳤고.”

“죄, 죄송합니다. 제가 그러려던 것이 아니라······.”

“아, 됐습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에요.”

“예?”

“원래는 다른 참가자를 찾으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나타났으니 말이에요.”


제임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그는 이강재의 몸을 계속해서 훑으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그쪽인가?

이강재는 혼란스러움과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돈이 필요하기도 하고 협박을 받고 있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예. 알아요. 도박장 사장님에게 위협받고 있고 병원비도 필요하시네요?”

“예? 그것을 어떻게······.”

“다 아는 수가 있어요. 그보다 내게 당신의 고민거리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데 할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냥 보내주시던지 경찰에 넘겨주세요.”


그동안 수많은 집을 털고 경찰에 쫓기며 신기에 가까운 감을 얻었다.

그 감은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 그를 구해주곤 했다.

그런 감이 말하고 있다.

제임스는 오달소보다 위험한 놈이라고.

그런데 제임스는 쉽게 이강재를 놔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주머니에서 총을 꺼냈다.


“초, 총?”

“이거 진짜 총입니다. 혹시나 한국에서 총을 봤다고 장난감이라고 생각할까 봐.”

“저, 저기 대화로 풀면 안 돌까요?”

“당연히 되죠. 당신이 제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말이죠.”


이강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앞에 있는 제임스란 놈은 눈빛을 봤을 때 큰일을 저지를 놈이다.

놈은 멀쩡한 척하는 미친놈이 분명했다.

제임스는 잔뜩 겁먹은 이강재의 표정을 음미하며 입을 열었다.


“제가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참가자가 되어 주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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