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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쟁투 님의 서재입니다.

만가서점 영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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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06.26 17:42
최근연재일 :
2022.10.01 12:0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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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2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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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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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86화

DUMMY

산서지부 마인들은 순식간에 방도들에게 접근해 그들을 밀어냈다.

그들이 내지른 장에는 마기가 담겨 있었으나 살기는 없었다.

마치 밀어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처럼 보였다.

흑사방 방도들이 뒤로 물러나자 마인들은 그들의 앞을 막았다.

그러자 선우진과 화염철, 흑사방 방도들과 산서지부 마인들로 나뉘게 되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방해가 될까 봐 치운 것이다. 또한 저들 중에도 전의 일에 관련된 자가 있을 테니 보낼 수는 없지.”


화염철은 조그마한 구슬들을 흩뿌렸다.

그것들은 땅이나 선우진에게 닿자 화염과 함께 폭발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선우진은 화마(火魔)에 뒤덮이고.

화염철은 선우진이 죽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화탄을 던졌다.

그러자 방도들은 선우진을 돕기 위해 달려가려고 했다.


“형님!”

“너희는 갈 수 없다. 이곳에서 지부장님의 처분을 기다려라.”

“닥쳐! 비키지 않겠다면 베어버리겠다.”

“다시 말한다. 그 선만 넘지 않으면 죽이지 않겠다. 그러니 얌전히 지부장님의 처분을 기다려라.”


마인이 손을 휘젓자 그들의 앞에 긴 선이 그어졌다.

마인들은 그 선을 넘지만 않으면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는 듯이 무심하게 그들을 바라봤다.

그때 다시 한번 폭음이 들리며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방도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마인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비켜 이 새끼들아!”

“어쩔 수 없지. 비산폭철진(飛散爆鐵陣)을 펼쳐라.”


놈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의 말에 마인들을 신속하게 움직여 흑사방을 포위했다.

그들은 마름모 형태로 늘어서고 화탄을 꺼냈다.

그러자 방도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의 주변에는 폭발에 피해 몸을 숨길 수 있는 물건이 없었다.

방도들은 놈들이 화탄을 던지기 전에 포위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으나 마인들의 장법에 몸을 빼지도 못했다.

결국 꼼짝없이 직격으로 화탄을 맞게 될 위기에 처했다.

마인들은 화탄을 던졌다.

그들과 흑사방의 거리가 워낙 가까워 폭발에 휘말릴 수 있음에도 그들은 주저함이 없었다.


“젠장. 모두 엎드려!”


화탄이 날아오고 있었으나 흑사방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검이나 손으로 쳐내 봤자 폭발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하늘 높이 올라간 화탄은 허공에서 터지며 수많은 철조각을 토해냈다.

수천 개의 작은 철조각들이 방도들을 향해 꽂혔다.

그 순간 선혜성이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


“막내야?”


선혜성은 주변을 향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풍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철조각을 잘라버리고 밀어냈다.


“네, 네가 어떻게?”

“다들 황성에서 보셨잖아요. 제 무공.”

“아니 그래도 그렇지 분명 한 달 전만 해도 갓 검기를 발현하던 놈이었는데.”


선혜성이 이처럼 거센 검풍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은 일 갑자가 넘는 내공 덕이었다.

검풍을 발출하기에 차고 넘치는 내공과 더불어 저번 3장에서 혁련세광에게 배운 내공 운용의 묘리까지 더해지자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마인들은 자신들의 수가 막혔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다시 구슬을 꺼냈다.


“형님, 놈들이 다시 화탄을 던지려고 해요.”

“다들 뭐 하냐? 어서 놈들에게 붙어!”


바위나 나무같이 큰 물체에 몸을 숨기기.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피해 줄이기 등 화탄을 피하는 방법은 많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거리를 좁혀 아예 던지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더 좋은 방법은 화탄을 던질 수 없게 손을 잘라 버리는 것이고 말이다.


“얘들아 놈들의 손을 잘라버려!”

“예. 형님.”


선혜성의 검에서 검기가 번뜩인다.

마인은 수투를 낀 손을 내밀어 저항하려고 했으나 예리한 검기는 그것마저 두부 자르듯 잘라버렸다.

그러고는 손을 잃은 고통에 비명 지르던 그의 목마저 베어버렸다.

순식간에 마인들을 죽인 흑사방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막내야, 대체 너 언제 그렇게 강해진 거야?”

“그러게 말이야. 사실 황궁에서 있을 때 물어보고 싶었는데 도망치느라 묻질 못했네.”

“너 뭐 좋은 것 먹었지?”


갑작스러운 막내의 성장에 놀란 방도들은 선혜성에게 달라붙었다.

그중 백산은 선혜성의 맥문을 짚어보다 깜짝 놀랐다.


“야, 뭐냐? 너 내공이 왜 이래? 설마 혼자 좋은 거 먹었냐?”

“그럴 리가요. 항상 형님들과 붙어 있었는데 어떻게 몰래 먹어요?”

“어쩐지 전보다 검이 더 빠르고 힘이 있더라니. 다 내공이 깊어져서였어.”

“맞아요. 다 내공 덕이죠.”


최근 들어 더욱 실감하는 거지만 내공이라는 것은 참 신기했다.

한 줌의 내공으로도 거력을 낼 수 있고 몸을 가볍게 만들기도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검에 두르면 자르지 못하는 것이 없다.

선혜성은 저번 3장을 끝내고 원래 세상으로 돌아갔을 때 묘한 아쉬움을 느꼈다.

영웅록 속의 그는 절정 경지에 이른 무인이다.

그 무시무시한 마인들도 그의 검 앞에서는 쓰러지고 만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가면 그에게 힘을 주었던 내공은 사라진다.

가난한 집의 자식인 평범한 선혜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현실에서 가끔 박탈감을 느끼곤 했다.


“내공이 내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선혜성의 작은 중얼거림에 백산이 물었다.


“뭐라고 막내야?”

“아, 아니에요.”

“인마! 마인들 다 정리했으면 노닥거리지 말고 빨리 와. 형님을 도와 지부장을 죽이고 산서지부를 빠져나가야 한다.”


아까의 엄청난 폭발을 봤으나 만규성은 선우진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라면 폭발을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믿음대로 선우진은 대검에 의지하여 폭발을 뚫고 나왔다.

방도들이 마인들과 전투를 벌일 때 그도 지부장과 싸움을 벌였고 그것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


“형님. 우리와 함께 지부장을 죽입시다.”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너희는 빠져 있어라.”


화염철이 발을 구르자 그와 선우진 주위에 동그랗게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장벽처럼 그들을 감싼 화염은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할 수 없다는 듯이 뜨겁게 타올랐다.


“너희는 그곳에서 기다려라. 이놈을 죽인 후 그날의 일에 관련된 놈들은 모두 죽일 것이다.”

“자꾸 그날 거리는데. 대체 언제 있던 일을 말하는 거냐?”

“잊었나? 너희가 오대산에서 벌인 만행을. 반의극에게서 그날의 범인이 너희라는 것을 들었으니 발뺌하지 마라.”


아버지 화신재의 부름에 북경에 갔다가 돌아와보니 지부가 모조리 타버렸다.

지부가 있던 자리에는 재만 남았고 마인들 중 살아남은 자는 몇 없었다.

처음에는 너무도 믿기 힘든 현실에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부하들이 화약을 잘못 관리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믿었다.

그런데 하오문도 반의극에게 들으니 이 모든 것이 사파 놈의 짓이었다더라.

그 사실이 교에 알려지자 화염철은 모든 마인들에게 조롱과 비웃음을 받았다.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올라온 놈이라 사파에게도 패했다고.

화염철은 아직도 그때의 일만 떠올리면 이가 갈렸다.


“난 너만 있으면 돼. 다른 놈들이야 교의 무인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 그래서 또 남의 집이나 빼앗았냐? 무슨 마교가 사파도 안 하는 도둑질을 하냐?”

“닥쳐라. 네가 그렇게 발버둥 치지 않아도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려고 했다.”

“응, 해 보시던가. 너 같이 불장난하는 놈들은 이불에 지도나 그리게 해 줄게.”


본래 고수의 싸움이란 작은 것으로 결정되는 법.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는 자가 싸움에서 우위를 가진다.

해서 선우진은 화염철의 평정심을 흔들기 위해 그를 계속 도발했다.

그는 타오르는 마기를 두르고 내뻗는 화염철의 장을 피하며 계속 입을 놀렸다.


“그것도 장이라고 지르는 거냐? 어째 너희는 화탄 아니면 별 볼일 없냐?”

“······.”

“야, 넌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불장난이냐?”

“······.”

“참, 그거 아냐? 네 아버지 나에게 밀려서 성화령 빼앗겼다.”

“잘도 입을 놀리는구나. 이 버러지같은 것이!”


화탄을 다루고 화기를 쌓은 화염철은 성격이 급하고 불같았다.

거기에 더해 선우진이 마교의 신물인 성화령과 가족인 화신재를 거론하자 그는 쉽게 평정을 잃었다.

숨소리가 거칠어졌으며 초식을 뻗는 그의 손이 난잡해졌다.

손에 힘은 잔뜩 들어갔으며 변초가 사라져 투박해진 손은 허공만 때렸다.

선우진은 자신의 노림수가 통하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싸웠으면 반나절을 싸워도 결판이 안 났을 상대였겠지만 화염철이 처음부터 흥분해 있던 이상 승부는 이미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우진의 대검이 단번에 그의 복부를 뚫고 튀어나왔다.

그러자 화염철은 마지막 기운을 쥐어짜 그에게 달라붙었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는 데려갈 것이다. 같이 가자.”


생의 마지막 순간.

화염철은 자신의 단전을 깨트리고 기혈을 역류시켜 기를 폭주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화염철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으아악! 뭐, 뭐야?”

“다들 침착하고 내공을 끌어올려 몸을 보호해!”


화염철이 일으킨 폭발은 선우진과 방도들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잠시 후.

폭발에 휘말렸던 그들은 옷에 구멍이 나고 그을음이 생긴 것을 제외하면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역시 문곡이의 수호부다. 덕분에 살았어.”

“그러게 말입니다. 전에도 느꼈지만 문곡 형님의 부적은 천하제일이에요.”


그들이 엄청난 폭발에도 멀쩡할 수 있었던 것은 문곡이 준 수호부 덕이었다.

그가 만들어준 부적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면 이번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네 덕에 살았다. 아무튼 이곳도 대충 정리됐으니 빨리 나가자.”


그때 멀리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최소 수십은 되어 보이는 소리에 방도들은 검을 고쳐 잡고 긴장했다.

곧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당가. 괜찮으십니까?”

“아니, 지 문주님. 지부를 빠져나가신 것 아니었습니까?”

“저희가 어찌 대당가를 두고 갈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돌아와야지요.”

“그래도 붉은 빛이 보이던데 위급한 상황 아니었습니까?”

“마인들이 몰려오긴 했는데 다른 형제들의 도움으로 해결했습니다.”

“다행입니다. 근데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입니까?”


아까 잡혀있던 그들을 풀어줄 땐 몰랐는데 이제 보니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제법 됐다.

아마도 마인들의 습격에 당한 것일 것이다.

선우진은 참담한 기분이 들었으나 애써 밝게 웃었다.


“그래도 웅 형님이나 응형 등 많은 사람들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팽씨도 괜찮아 보이네.”

“형님 지금 여기서 안부나 살필 때가 아니오. 마인들의 추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소.”

“그래 네 말이 맞다. 근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맹으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한데.”


화염철을 죽이긴 했으나 아직 산서에는 마교의 마인들이 많았다.

완전히 그들의 추적을 뿌리치지 못한 이상 맹으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했다.

그러자 팽도후가 말했다.


“그럼 섬서로 갑시다. 그곳은 이제 우리 무림맹의 영역이니 문제없을 것이오.”

“응? 그곳은 패왕총 영역 아니었어?”

“사천과 섬서를 탈환한지가 언젠데 그 소리요? 제발 맹의 일에 신경 좀 쓰시오.”


반격을 시작한 무림맹은 사천 무인들과 함께 싸워 사천과 섬서를 탈환해 내는데 성공했다.

두 성에서 패왕총 무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그랬어? 나야 계속 밖에 나돌아 다니다 보니 몰랐네.”

“그곳에는 공보 대사님과 다른 장로님들이 계시니 안전할 것이오.”

“알았다. 그럼 서두르자.”


목적지가 정해지자 그들은 빠르게 산서지부를 벗어났다.

그런 그들을 멀리서 천천히 뒤따르는 그림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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