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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서점 영웅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06.26 17:42
최근연재일 :
2022.10.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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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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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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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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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74화

DUMMY

얼떨결에 끌려온 선혜성은 백색 공간에 들어섰다.

사관은 이젠 하다 하다 연기까지 하며 나타났다.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깜짝 놀래 줄지 기대가 될 지경이었다.

선혜성은 실실 웃고 있는 사관에게 삐딱하게 말했다.


“재밌냐?”

“저번에는 조금 무섭게 데려간 것 같아서 이번엔 방식을 바꿔봤는데 어때?”

“제발 평범하게 나타나.”

“그러면 재미없잖아.”


사관의 말에 선혜성은 어이가 없었다.

영웅록에 끌려와서 한 고생은 둘째치고 그와 엮이는 바람에 무림맹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다 겪었다.

선혜성은 금방이라도 사관의 얼굴에 주먹을 꽂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고문까지 당했다고.”

“그러니까 왜 무림맹에 달려가 날 고발했어. 심보가 고약하니 벌을 받는 거 아니야.”

“뭐?”

“그리고 무림맹에서 고문을 받았으면 남궁위를 욕 해야지 왜 날 탓해?”

“그게 다 너 때문에······ 됐다. 말을 말자.”


어차피 사관은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화를 낼 필요도 없으며 그에게 물어볼 것을 묻는 것이 나았다.

오직 그만이 답을 해줄 수 있으며 누구보다 정확한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선혜성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사관, 너 전에 영웅록 속에 내 아버지가 있다고 말했지?”

“왜? 이제야 관심이 가?”

“이번에 밖에 나갔을 때 무림맹에 잡혀가 고문을 받았어. 그 이유가 아버지의 출신이 흑사방이기 때문이라더군.”

“남궁위도 지금쯤 머리가 아플거야. 흑사방과 관련된 것을 찾느라 바쁘겠네.”

“설마 지금 무림맹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맞아. 우리가 움직이고 있어서야.”


최근 개봉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화약고였다.

무림맹 무인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하남에 들어와 분위기가 흉흉했다.

싸움도 자주 일어나고 잡혀가는 사람도 많았다.

이 모든 일들이 사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어쩐지 무인들이 많이 보이더라니.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이지. 아마 너도 영웅록의 끝을 보게 되면 우릴 이해하게 될 거야.”

“글쎄. 이젠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한때는 무림맹주 남궁위가 공명정대하고 올바른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림맹의 밀실에서 만났던 남궁위는 그 어떠한 마두보다 악독했다.

어느 것이 진짜 그의 모습인지 혼란스러웠고 이제는 진짜 영웅록의 내용이 진실이라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 말했듯이 네가 영웅록의 모든 내용을 겪어보면 알게 될 것들이야. 그리고 그때가 되면 선택을 해야겠지.”

“또 뭘 꾸미고 있는 거야?”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고. 그보다 네 아버지에 대한 것을 물어보려고 한 것 아니었어?”

“맞다. 그랬지.”


사관의 무리가 무림맹을 습격하고 있다는 말에 잠시 원래 물으려 했던 것을 깜빡했다.

지금은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어머니도 말이 없으시고 주변에서도 선룡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

아버지에 대한 것을 알아낼 방법은 지금 눈앞에서 웃고 있는 사관밖에 없었다.


“너 내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지?”

“물론이지.”

“네가 날 영웅록 속으로 끌고 온 것도 사실은 아버지 때문이지?”

“그것까지 알아냈어? 맞아.”

“아버지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흑사방의 방도들 중에 있어?”

“찔끔찔끔 묻지 말고 한 번에 말해. 네가 묻고 싶은 것이 아버지가 누구고 어떤 사람이었는지잖아.”


선혜성이 정말로 궁금한 것은 아버지의 정체였다.

무림맹주 남궁위가 관심을 가질 정도에 사관이 그를 영웅록 속에 집어넣은 것을 보면 아버지는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평범한 사파인은 아닐 것이다.

대체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기에 어머니도 자세한 말씀을 해주지 않으시며 남궁위는 흑사방도 하나 때문에 집착을 하는지 궁금했다.

사관의 표정이 돌변하며 입이 열렸다.


“정말 그게 궁금해?”

“어. 그러니까 빨리 말해줘. 꼭 알아야겠어.”

“궁금해도 좀 참아봐. 어차피 영웅록을 진행하다 보면 알게 될 거야.”

“사관!”

“근데 너 내가 누군지 이젠 알지 않냐? 네 아버지가 흑사방의 방도였으니 난 네 백부잖아.”


흑사방은 방주와 방도라는 상하관계 대신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영웅록에서도 막내인 그가 방주인 선우진에게 형님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대충 사관의 정체가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던 선혜성은 갑자기 그가 어려워졌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께 유교에 대한 공부를 받아 예절에 민감한 그는 아버지의 윗사람인 사관에게 함부로 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그래서 어쩌라고요.”

“인마, 예의를 차리던가 싸가지 없게 하던가 태도를 확실하게 해. 그게 뭐냐?”

“아니 내가 뭘 또 싸가지 없게 했다고···요.”

“야, 됐다. 그냥 평소대로 해. 가면을 쓰고 네게 정체를 밝히지 않았으니 전처럼 그냥 막 대하라고.”

“그, 그래도 돼···요?”

“그렇다니까.”


관은 자신이 가면을 썼으니 짐작하고 있는 사람이라 확신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편하게 대하라 말했다.

누가 봐도 그가 생각하는 사람이 사관임이 확실하지만 선혜성은 받아들였다.

지금 와서 그에게 예의를 따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자, 이제 4장을 시작해 볼까? 참, 영웅록을 다시 읽어 볼래?”

“됐어. 어떻게 해야 끝이 나는지만 알려줘.”

“좋아. 4장의 끝은 안휘의 남궁세가를 해방시키면 된다.”

“알았어. 이제 보내줘.”

“오냐. 참, 이번장은 드디어 회천단이 등장하는 부분이야.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보고 오라고.”


회천단이라는 이름이 선혜성의 귀에 틀어박힌다.

지금 사관의 패거리의 이름이자 그를 남궁위에게 붙잡히게 만든 원인이다.

회천단이라는 이름 하나에 선혜성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것이 어떤 곳이기에 남궁위가 못 찾아서 안달인지 알고 싶었다.

사관은 4장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해줬다.


“설명은 이만하면 됐고. 참, 그러고 보니 내가 아직 내공을 주지 않았구나.”

“저기 근데 왜 계속 내게 내공을 주는 거야?”

“다 필요해서 주는 거야. 소설 속의 세상에서라도 절대 고수가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사관은 선혜성의 등에 손바닥을 대고 내공을 불어넣었다.

이십 년의 내공이 선혜성의 단전에 안착한 것을 확인한 사관은 영웅록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자 이제 진짜 시작해 보자.”


그가 발을 구르자 허공이 일그러지며 구멍이 뚫렸다.

그 구멍의 너머에는 무림맹 흑사방의 천막이 보였다.


“여기로 들어가면 돼?”

“그래. 이번에는 장난 안 칠 테니 걱정 말고 들어가 봐.”

“정말이지? 나 믿고 간다.”


선혜성은 구멍을 향해 한걸음 내디뎠다.

그는 지금 묘한 흥분에 휩싸인 상태였다.

사관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영웅록에 들어가서 확인하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아버지를 찾아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쉬운 일이었다.

선혜성의 나이 열다섯.

이미 영웅록의 세상 속에서는 태어난 지 한참 되었을 것이다.

즉, 방도들 중 자식이 있는 사람이 그의 아버지 후보였다.

선혜성이 들어가자 구멍은 서서히 좁아지며 완전히 사라졌다.


“자, 그럼 나도 일을 하러 가 볼까? 혜성아, 이번엔 정말로 늦지 않으마.”


사관은 영웅록을 펼쳐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백색의 공간은 어둠에 잠겨버렸다.


***


사관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가 뱉은 말은 모두 거짓이기 때문이다.

사관의 말을 믿느니 차라리 이명걸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나았다.

그런데 그는 왜 또 그를 믿었을까?


“으아아아!”


지금 선혜성은 하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사관이 열어준 문 너머로 보인 풍경은 모두 거짓이었다.

그가 한발 내디뎠을 때 갑자기 땅이 꺼지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밑에 있는 모두가 개미로 보일 만큼 높은 곳에서부터.

선혜성은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한참을 떨어지던 그는 곧 느껴질 충격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한참 뒤.

아무리 기다려봐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막내야 뭐 하냐?”


선혜성은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살며시 눈을 떴다.

그러자 웬 일면식 하나 없는 사내가 주저앉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막내야. 어서 일어 나라. 곧 대당가께서 돌아오실 거다.”

“예?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누구······.”

“자식이 장난치나. 우리가 만난 지 얼마나 됐는데 아직도 내 이름을 몰라?”

“그게, 제가 이름을 잘 기억 못 하는 병이 있어서.”


사관에게 속으며 보낸 지난날의 시간.

그 시간들은 선혜성도 능숙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내는 병이 있다는 선혜성의 말을 믿어버리고는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이거 내가 미처 몰랐다. 미안하다.”

“아니에요. 제가 죄송하죠. 하필 그런 병에 걸려서.”

“네가 죄송할게 뭐 있어. 이름이야 다시 말해 주면 되지. 난 응사구패의 행동대장 야오찬이다.”


저번 장에서 사파인들을 불러 모은다고 하더니 야오찬도 그들 중 하나인 모양이다.

사관이 말하길 4장은 많은 것이 바뀌어 있을 거라더니 정말이었다.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았다.


“아무튼 어서 돌아가자.”

“예.”

“근데 아무리 병에 걸렸다고 해도 몇 달 전에 일어난 일을 잊으면 심각한 것 아닌가?”


야오찬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파인이 들어 사파인들이 무림맹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선혜성은 다시 말을 지어냈다.


“제가 이름만 기억 못 해요. 다른 것들은 모두 기억합니다.”

“그래? 그거 이상하네.”

“참, 형님께서 돌아오실 때가 됐다고 하셨죠? 어서 돌아가요.”

“그래. 근데 너 어디 가냐?”

“예? 우리 천막은 이쪽에 있잖아요.”

“쯧쯧. 정말 병이 심각한가 보구나. 그쪽이 아니라 이쪽이야. 따라와.”


그사이 흑사방이 머무는 곳의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

사람이 많아지니 더 넓은 곳으로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야오찬을 따라간 곳에는 수십 개의 천막이 있었다.

그는 그곳이 사파인들이 머무는 곳이며 가운데에 있는 천막이 흑사방의 것이라고 알려줬다.

야오찬은 갑자기 놓고 온 것이 있다며 응사구패의 천막으로 들어갔고 선혜성은 홀로 걸어가 흑사방의 천막에 들어갔다.

문이 열리고 방도들이 그를 반겼다.


“막내야. 어디 갔다 이제 오냐?”

“예? 잠깐 바람 좀 쐬고 왔습니다.”

“그래. 잘 했다. 이제 곧 형님들이 회의를 마치고 오실 테니 안에서 기다리고 있자.”

“예. 형님.”


선혜성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천막 안에는 없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마 그들은 지난번 천산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리라.

막개도, 석철도 보이지 않았고 천막 안의 방도는 고작 삼십 명에 불과했다.

그들은 형제를 잃은 슬픔을 이겨냈는지 안색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방도들은 화로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야, 근데 요즘 규성 형님 보니까 짜증 확 나지 않냐?”

“그러니까. 아주 형수님과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니까.”

“젠장. 이거 애인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너도 애인 있잖아. 아마 개봉에 돌아가면 애까지 있을걸?”


그때 선혜성의 귀가 쫑긋했다.

잠깐 잊고 있었지만 선혜성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아내겠다고 결심했었다.

만약 방도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가 아버지일 확률이 높았다.

선혜성은 그에게 다가갔다.


“저기, 형님.”

“막내야 왜?”

“듣자 하니 아이가 있으시다고.”

“아, 확실하진 않은데. 아마 있을걸?”

“그러세요? 그럼 다른 형님들은요?”

“글쎄다. 영철이와 백산이도 아마 있을 거야.”


침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그렇다면 설마 영철과 백산 그리고 눈앞의 방도, 상화 중 한 명이 선혜성의 아버지?


“나, 나이. 아기의 나이는 어떻게 돼요?”

“나이라······.”


만약 자식의 나이가 이제 두 살쯤 됐다면 아버지가 확실했다.

선혜성은 잔뜩 긴장한 채로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곧 그에게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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