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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님의 서재입니다.

이 세상은 몬스터인데 저 세상은 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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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작품등록일 :
2020.05.11 21:41
최근연재일 :
2020.05.25 23:22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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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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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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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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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9화 아지트로.

DUMMY

“어? 형씨? 살아 있었어?”


당황하는 태호의 얼굴이 보였다. 태호와 함께 있던 일행들은 누군지 몰라 어리둥절해 한다.

그러나 내가 궁금해하는 건 따로 있다.


“유성이는 어디 있지?”


“그 꼬마녀석? 우리가 새로 합류한 아지트에 데려다 주었어.”


“그쪽으로 가지.”


내 마음은 들뜨고 있었다. 어째선지 좀비로도 변하지 않았고 이상한 힘까지 느껴지는 상황. 확실히 내 몸이 어떻게 변했던 간에 일종의 진화를 이뤄내고 만 것이다.

아직 위험성은 남아 있지만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만 같다.


“죽은 것 아니었나?”


태호가 재촉하며 물어온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몸을 이리 저리 돌리며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살아 있잖아. 놈에게 먹히고 나니 이상하게 변해 버렸어.”


“흐음..”


여전히 의심쩍은 얼굴이었다.

태호와 말을 하는 사이, 뒤로 그 카리스마 넘치던 여자 혜진이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 물린 거는 어떻게 됐어요?”


“그랬는데 말야. 봐봐. 이렇게 상처도 사라졌다고.”


내가 보여주는 상처자국이 있던 곳. 그 곳은 태호와 혜진도 확인했던 자국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내 팔에 있던 상처가 싹 사라진 모습이 신기한 모양이다.


“아저씨 혹시 능력자가 된 거 아니에요?”


눈을 동그랗게 뜬 혜진의 물음에 나는 의뭉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작 대답은 옆에서 보고 있던 태호에게서 나왔다.


“그래. 이 아저씨 능력자 됐나 본데? 아까 그 놈 죽였을 때부터 알아봐야 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 같다는 것은 나뿐일까.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녀석들도 있었고 거기다 경악스런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능력자?”


“네! 능력자요. 좀비시대에 나타난 능력자.”


내용을 들어본 즉 슨, 몇몇 이들이 초능력을 각성했단 모양이다. 무슨 불을 뿜는 능력과 물을 뿜는 능력 등, 여러 능력이 있었던 모양이다.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의지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다들 초능력자에 대한 동경에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그런 사람들은 다 어디가고 너희만 여기 있냐.”


“아지트에 계시죠.”


“아지트, 아지트라 하던데 그게 어디지?”


“그게 말이죠.”


“잠깐!”


혜진이 말하려던 사이, 불쑥 기어드는 음성이 있었다.

바로 그 놈. 아까 힘자랑 하려다 나에게 굴욕을 당한 놈이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린 게 이 상황에 불만이 가득해 보인다.


“함부로 아지트를 발설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함부로 떠들고 다니지 않겠다고 하고 합류했잖아!”


“이 아저씨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런가요?”


냉정하게 묻는 혜진. 아무리 다른 아지트로 합류했다 하더라도 그 성격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분명 빌라에서 나를 쫓아내던 그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반대편에 있는 놈도 밀리지 않는다.


“흥. 이 자가 저 괴물을 잡았단 말이 사실이 맞아? 우리는 제대로 보지도 못했지 않나? 다른 초능력자가 잡아놓은 걸 이 사람이 잡았다고 하는 걸 수도 있잖아. 안 그래?”


놈의 큰 소리에 몇몇 이들이 동조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래, 거짓이 분명해.”


“저런 놈은 우리 대장님도 힘들거야.”


“야! 거기 헛소리 하지 마. 우리 대장이라면 저런 놈은 순식간이야 순식간!”


떵떵거리며 소리치는 모습이 그 대장이란 사람을 어지간히 신뢰하나 보다. 다만, 지금 대장이란 사람은 옆에 없지만 대신 내가 있단 걸 잊은 모양이다.

나는 놈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이름이 뭐지?”


“뭐, 뭐야.”


“이름이 뭐냐고.”


“이, 이두석.”


이두석이라. 나는 놈을 천천히 살핀다. 태호와 비견될 만한 체구에 꽤 나온 뱃살하며 큰 팔 하며, 일명 근육돼지라고 불리는 체형.

어디서 그런 힘만 믿고 행패부리다 먹히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의 힘을 빌리려 하는 멍청한 놈.

그런 놈은 한 마디로 정의 가능하다.


“야. 돌머리.”


“돌머리? 아니, 이 자식이.”


놈이 주먹을 다시 치켜들고 있다. 방금 전의 힘차이를 인식하지 못했나 보다. 나는 놈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들어올렸다.


“컥. 커억.”


놈의 상의가 위로 들려지며 뱃살이 보인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놈의 체구보다 작은 나에게 들렸단 것이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선다.


“적당히 생각하고 덤벼. 내가 저 놈을 죽인 게 아닐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내가 한 걸 수도 있잖아. 넌 지금 50대 50 확률을 걸고 나에게 덤빈거야. 독사굴에 손을 들이밀고 있단 소리지.”


“커, 커억. 이, 이것 좀.”


놈은 내 손목을 잡고 떨쳐내려 했지만 그것이 될 리가 만무. 내 힘의 측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 정도는 가뿐하게 가능할 지경이다.


그 때, 혜진이 다가와 말을 했다.


“잠시만요. 이 사람은 아지트 리더의 부하라서요.”


“중요한 사람인가?”


“아무래도 지금 리더와 예전부터 친했던 사람이라 무슨 일이 생기면 껄끄러워 져요. 리더도 강력한 화염을 다루는 능력자라 부딪치면 곤란할 거예요.”


“불이라.”


그 리더란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는 눈에 그려진다.

무슨 의리를 중요시하며 자기 사람들을 아끼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은 없는 듯 하다.

결국 이 놈을 묵사발 내는 순간 불을 쓰는 초능력자와 적대관계가 생긴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놔 줄수는 없지.’


나는 놈의 멱살을 잡아 끌어 그 귀에 대고 말을 했다.


“깝치지 마라. 정말 뒤지고 싶지 않으면. 아까 한 번, 이번이 또 한 번. 인생은 삼세번이란 소리 알지? 한 번만 더 헛소리 하면 니 사지를 다 부셔버릴 테니까.”


“크억.”


그제야 놈을 앞으로 던졌다. 슬쩍 밀었는데도 3미터는 날아가 쿵 소리와 함께 밑으로 떨어진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 강해진 내 힘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와, 형씨. 정말 강력해졌는데.”


“그러니까요. 아저씨.”


어째선지 나를 쫓아냈던 둘이 나서서 눈을 반짝이고 있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아, 잠깐.”


나는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쓰러진 놈의 옆구리에 박혀 있던 내 검을 찾아 한 바퀴를 휙 돌아보았다. 살이 뒤룩뒤룩 찐 놈이라 찾기는 어려웠지만, 결국 놈의 살에 파묻혀 있던 검을 찾아냈다.


‘깜빡할 뻔 했네.’


검집도 찾아내 그 안에 쏙 집어넣고 손에 들고 있으니 든든하다. 처음부터 함께 하던 검이라 그런지 애착이 생겨 버렸다.

이제 더 이상 피 냄새를 쫓아 올 놈도 없으니 들고가도 별 상관없었다.


“제가 안내하죠.”


앞으로 나서는 태호. 그리고 나의 뒤를 따르는 혜진. 거기다 3명과 떨어져 걷는 나머지 인원까지.

어색한 기운이 좔좔 흐르는 그룹이 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호오.


입에서 나온 감탄.

도착한 건물은 학교였다. 아마 이들은 학교를 아지트로 사용하고 있던 모양이다. 그러나 고작 학교라고 하기에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설치된 상태.


각종 철조망과 가시 박힌 것들이 마구 엉켜져 학교를 봉쇄하고 있었다.


그래도 궁금증은 있다.


“아까 그 놈같이 큰 놈이 등장하면 어떻게 하지?”


“그 정도 놈은 여기까지 등장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웬만한 놈들은 여기 대장이 처리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어제 합류해서 모르지만 엄청 강하다고 들었어요.”


“그래?”


“한 번 만나보셔야죠. 그래도 같은 능력자신데.”


“기회가 된다면. 난 유성이만 보고 갈 생각도 하고 있거든.”


혜진은 그 말에 살짝 실망한 눈치다. 아마 능력자들이 그리 흔하지 않을뿐더러 한 사람이라도 더 있는 게 생존에 탁월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 바람대로 무리에 섞여서 지내기는 싫었다. 각성을 하기 전, 좀비의 머리를 처음으로 박살낼 때부터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왔구나!”


“밖으로 나갔던 순찰대가 돌아왔다!”


입구부터 시끌벅적했다. 이 주위는 모두 정리했는지 약간의 큰소리는 따로 제제하지 않는 모양이다.

대장이 꽤 능력이 있어 보인다.

이 곳 주위에 오자마자 좀비들이 사라진 것은 보았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안은 밖의 세상과는 천차만별.


아이들이 뛰어놀고 웅성거리며 있다.

그러나 그 아이들 중에는 유성이가 없다.


대신 저 멀리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아이가 보였다.


천천히 그 쪽으로 다가간다.


“아저씨. 어디가요.”


혜진이 옆에서 불렀지만 손을 들어 보이며 조용하라 이른다. 천천히 걸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이 앞에 섰다.


내리쬐던 햇빛이 사라져서일까.

아이는 햇빛을 막은 당사자가 누군지 싶어 고개를 올려다본다.


우리 둘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슬쩍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저씨!”


펄쩍 뛰는 아이. 나는 그 녀석을 그대로 잡을까 싶다가 그만두었다. 돌연변이 놈의 몸을 헤집고 다니느라 옷은 여전히 빨간 상태다.

옷에 피를 묻히고 싶지는 않다.


슬쩍 뒤로 피하니 유성이가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힌다.


“아야야.”


“괜찮냐. 자식이 어디서 함부로 달려들어.”


“아, 아저씨!”


그 말에는 수많은 말이 함축돼 있음을 느꼈다. 걱정, 미안함, 고마움 등.

별다른 말은 아니었지만, 피신시킨 게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몇 시간 동안이지만 잘 지내고 있었냐?”


“네! 근데, 어떻게 빠져나오신 거에요. 아니, 그 죽기를 바랬단 거는 아니구요.”


“내가 생각보다 힘이 세더라고.”


빙긋 웃어보이니 더욱 갸우뚱한 표정으로 본다.

결국 진실을 말해주었다.


“초능력이 생겼어.”


“초능력이요?”


“이거 봐.”


나는 폴짝 뛴단 식으로 위로 점프했다. 그러나 고작 폴짝이 아니다. 순식간에 3미터는 뛰어 버린다.


“허억. 대단해요 아저씨!”


감탄을 하며 박수는 치는 꼬마아이.


“이것도 봐봐. 팔에 상처 없어졌지? 이제 감염될까 걱정하는 것도 안 해도 될 거 같아.”


“정말요? 다행이에요.”


우리는 열심히 떠들어댔다. 방금 전까지 풀죽어 있던 아이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유성은 떠들고 있었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이러고 있냐. 애들이랑 같이 있지.”


“아저씨 때문이잖아요.”


“내가 뭘.”


“갑자기, 그렇게 되시니까요. 미안해서요.”


녀석은 녀석 나름대로 내 생각에 우울해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뒷말은 이해가 간다. 녀석도 나름대로 나를 추모하고 있었다.


“자식이. 어디서 내 핑계대고 있어. 너도 가서 놀아.”


“근데, 쟤들이 이젠 공놀이보다 아저씨한테 관심이 생긴 것 같은데요?”


슬쩍 뒤를 돌아본다. 계단에 앉아 있던 유성이와 이야기하느라 몰랐지만 아이들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째서지?


“아저씨가 방금 점프하신 거 보고 다들 눈이 초롱초롱해요. 헤헤.”


“아. 그렇구나.”


당연한 일.

좀비세계가 펼쳐졌음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나 초능력자들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던 아이들이니 내 능력에도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어른이야 상관없지만 순수한 아이들 하나하나의 눈이 반짝이는 건 조금 부담스럽다.


당장이라도 슬금슬금 주위로 올 것만 같다.


“그럼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할까?”


“네. 그래요 아저씨.”


몸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하자 유성이가 조르르 쫓아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뒤를 돌아보며 웃는 것이 나와 더 친하단 걸 아이들에게 자랑하는 표정이다.

이런 부분을 보면 아이처럼 보인다.


그 모습이 귀여워 살짝 웃음이 터진다.


난 뒤로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가온 혜진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그 대장이란 사람은 날 찾던가?”


혜진은 아직 소식이 안 왔다고 고개를 젓다가 누군가를 보고 반색한다.


“조금만 기다리면 신호가 올 거예요. 아! 저기 오네요.”


그 때, 누군가가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다. 살짝 통통한 몸이었음에도 지독히도 빠르게 느껴진다.

내 앞까지 온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헥헥. 이번에 오신 초능력자 분이십니까?”


“네. 맞습니다.”


“헥헥. 저를 따라오시죠. 아지트의 리더님께 모시고 가겠습니다.”


“으음...”


어차피 한 번 쯤은 볼 예정이었다.

보는김에 일찍 만나보는거도 나쁘지 않다.

난 고개를 낮추고 유성이에게 말했다.


“기다리고 있어. 금방 다녀 올 테니.”


“알았어요. 아저씨. 빨리 다녀오세요.”


몸을 돌려 그 대장이란 사람이 있다는 곳으로 향한다.


살짝 기대는 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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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몬스터인데 저 세상은 좀비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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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확인작업. 20.05.25 53 3 14쪽
15 15화 돌아간다. +2 20.05.22 58 6 15쪽
14 14화 전투를 벌이다. +2 20.05.21 71 7 17쪽
13 13화 검술을 맛보다. 20.05.20 73 5 15쪽
12 12화 잘못 걸렸는데? +2 20.05.19 70 6 12쪽
11 11화 아이들에게 말하다. 20.05.19 69 7 10쪽
10 10화 화염 초능력자와의 만남. +4 20.05.18 87 8 16쪽
» 9화 아지트로. 20.05.17 87 8 13쪽
8 8화. 변화하다. +2 20.05.16 105 10 12쪽
7 7화 끔찍한 괴물. 20.05.15 97 7 13쪽
6 6화 거짓말을 하는 거라구요. 20.05.14 103 8 14쪽
5 5화 살아있단 느낌이 들지 않아. 20.05.13 114 9 11쪽
4 4화 따라올래? +2 20.05.13 119 10 13쪽
3 3화 스트레스가 풀린다. +8 20.05.12 143 13 12쪽
2 2화 떠나서 죽어주세요. 20.05.12 147 12 15쪽
1 1화 아줌마가 이상하다. +2 20.05.11 227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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